황홀한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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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비밀은 최초의 경험에서 시작되며 애욕의 수렁과 뜨거운 육체를 감당키 어려워 가쁜 숨결과 욕정의 분출로 이어지는 한 여인의 황홀한 체험기!!

80년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에로소설.

1981년 예문사 초판 서지정보에는 저자 影村英生(가게무라 에이세이)[1], 역자 이원철(李原喆)로 나와 있다. 影村英生의 구체적 이력은 확인할 수 없으나[2], 인터넷으로 검색되는 그의 작품 목록을 보면 '숙녀의 방과후', '밀실의 여탐정' 등등 제목만 봐도 이쪽 전문 작가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1987년에는 '문예사'라는 곳(예문사에서 이름만 바꾼 듯)에서 影村英生 작, 이원철 역으로 다시 '여자의 문이 열릴 때'라는 제목의 비슷한 류의 책이 나온다. 그리고 그 속편까지. 일단, 影村英生는 가공의 인물은 아니지만 실제 황홀한 사춘기가 그의 작품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인터넷에는 황홀한 사춘기가 우노 고이치로(宇能鴻一郎)의 작품으로 소개된 정보가 많다. 그런데 잘 보면 전부 한결같이 '우노 고이치로'로 이름 표기가 잘못돼 있는 걸 알게 된다.[3] 그 이유는 시공사에서 나온 <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이란 책에서 황홀한 사춘기의 작가를 '우노 고이치로'라고 잘못 소개한 것을 그대로 복붙해서 인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빨간 책>에서 서지사항을 무시하고 우노 고이치로를 작가로 지목한 근거는 나와 있지 않다.

폰섹스, 관음, 근친, 도착증, 대딸, NTR, 동성애, 여고생과 교사와의 섹스, 쓰리썸, 레즈비언, 친구 누나와의 첫 경험 등 상당히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응답하라 1988에서 나온 책은 원조 황홀한 사춘기가 아니라, 대히트 친 이후 나온 '속 황홀한 사춘기'이다.

황홀한 사춘기는 1987년 6월 항쟁 이전 한국에서 대히트를 쳤던 작품이다. 유행 당시에는 상당히 화끈한 수위를 자랑하는 책이었으나, 발매 시대가 시대인지라 지금 보면 에로 서적 치고는 수위가 낮다고 느껴질 것이다. [4] 검은색 표지에 여성이 누워있는 실루엣만 있는, 상당히 점잖은 장정의 책이었고 '황홀한 사춘기'의 '황'자가 주요 부분을 가리고 있다 그래도 ㅎ자 사이로 검은 색 부분이 살짝 보이는 것은 함정, 일부 동네 서점에서도 판매가 되곤 했다. 터미널 앞, 세운상가 주변 또는 청계천 일대 매대 및 리어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빨간 책들'과의 차이점이다.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가끔 매물이 보이는데, 풋풋한 젊은 시절 스스로 위안(?)하던 시절에 대한 '재력가 중년'의 추억 때문인지 상당히 고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

당시 가격은 권당 2천원~4천원 수준이었다.[5][6][7]

이런 빨간책들은 당시까지 '납본필' 인지를 받는 형태로 존재하던 '검열'을 피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검열해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는 우회해 표시하는 꼼수를 부렸다. (어차피 검열은 안받을 거면서!) 여성성기를 '꿀단지'로 표기하거나('황홀한 사춘기'에서 주로 사용한 표현), '옥문'[8] 또는 '자궁'(질과는 다르단 말이다! 질과는!!), '바기나'라고 표현하는 방식. 자지 보지와 같은 노골적인 표현은 빨간책 유통 말기의 일부 도서에서만 사용되었다. 반면, 말그대로 지하에서 유통되는 '색만화'에서는 그딴 거 필요없이 마구 등장하는 단어. (사실 자지 보지 보다는 , 이 기본단어) 예컨데 이런 식의 대사를 친다. "아아...씹물이 터져 나와요!" 이들 지하 출판물은 거의 '사어'가 되어가던 언더계의 음어를 보존하는데 나름대로 기여했다. (ex. 클리토리스 대신 공알과 같은 단어) 이 출판물에서 관용적으로 사용되던 문장이 "홍콩보내줄께"라는 말이었다.

이런 에로 서적물의 전성기는 87~88년이었다. 89년 당시 노태우 정권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디오가 가정에 널리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포르노 비디오 테이프로 바뀌자 에로 서적들은 점차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갔다.

내용의 일부(맨 처음)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바람이 살갗에 차갑게 느껴진다. 하늘은 맑게 개었지만 공기는 이미 겨울 내음이 난다.

우하루 요시꼬(宇春美子)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아무렇게 내팽개치고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교복차림 그대로 침대 위에 몸을 던져 벌렁 누웠다.
남달리 추위를 타면서도 석유 스토브를 켤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누운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런대로 볼록한 가슴이 아래 위로 흔들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다소 호흡이 가쁜 모양이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볼이 약간 상기돼 있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돋아나 있기도 하였다. 그런 이마에 머리카락 몇 개가 달라붙어 있었다.
새빨간 예쁜 입술 사이로 다람쥐와 같은 앞니가 드러나면서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요시꼬는 지금 여고 2학년 생이다. 몸집이 비교적 작은 편이었지만 그 학급에서는 아름다움에 있어 누구나 손꼽고 있었다. 다소 덜 성숙하기는 했지만 가슴이나 엉덩이는 거의 어른이 되었다 싶을 정도로 둥그렇고 톡톡히 튀어나와 있었다.
요시꼬는 그날 따라 어쩐지 해소되지 않은 불만 같은 마음이 들었다. 마치 큰소리로 외치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1. 여기를 보면 Kagemura Eisei 라는 이름으로 아래 작품 목록과 동일한 제목의 책들이 검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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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장음까지 표기하면 '우노 고우이치로'다. 표준 외래어표기법에서는 장음을 표기 안하기 때문에 '우노 고이치로'로 표기한다.
  4. 이 책과, 항쟁 이후 '빨간책'이라고 불린 책들은 화보의 수위가 달랐다. 빨간책 화보의 '수위'는 처음에는 그라비아 수준의 누드 사진을 담다가 역시 87년 6월을 기점으로 점점 대담하게 풀림. 다양한 체위로 결합되어 있는 남녀의 주요부위를 검은 막대로 살짝 가린 수준의 칼라 화보들이 실림. (의도한 것인지, 대충 대충 대량 생산 모드여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종종 음모 노출이 이뤄짐)
  5. '비디오책자'라는 음어로 불리던 포르노스틸컷 책자는 얇지만 황홀한 사춘기에 비해 1~2천원 더 비쌌다. '빨간책'은 그래도 리어카에 당당히(??) 쌓아놓고 팔았는데 반해, 이 비디오책자들은 여전히 입고 있는 코트 안에 감추거나, 돈을 받고 꼬불쳐 놓은 곳에서 찾아와 건너기도 했다. 007
  6. 이렇게 은밀히 거래된 물건들은 또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색만화였다. 이것은 색(色)만화라는 이름과는 달리 약 70쪽 내외의 국판 흑백인쇄 만화였다. 일본에서 몰래 들여온 에로 만화 서적을 베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원본에서 누락된 부분을 작가(?) 멋대로 대충 그려 넣은 부분이 종종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원가가 낮기 때문인지 당시 지하시장에서 거래되는 음서(淫書) 중에선 이게 가장 저렴했다. 권당 1500원 가량. 당시 유통되던 청계천 2층 일대에 가면 살짝 다가와 하는 호객 소리가 "빨간책, 비디오 책 있어요, 칙칙이(사정지연제) 있어요"와 같은 소리. 아버지와 컴퓨터사러갔다 호객꾼에게 잡혀 쪽팔렸다는 이야기도.
  7. 빨간책 시장이 치열해지자, 색만화 보다 월등히 퀄리티가 좋지만 대신 수위는 살짝 낮은 동인만화가 뒤에 부록으로 실린 빨간책이 유통되기도 했다.
  8.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전통있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