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黑鉛
Graphite

1 개요

다이아몬드과 같은 탄소로 되어 있으나 분자구조가 판 형식으로 되어 있어 잘 부스러진다. 연필의 주요 재료로 사용된다. 연필의 연(鉛)은 연자인데, 흑연 연필 이전에 사용하던 납 펜과 비슷하게 쓸 수 있다 하여 검은 색을 내는 납(鉛) 즉 "Black lead"라고 한 것이다. 한자 흑연(黑鉛)도 이 단어를 옮긴 것. 오늘날에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Graphite'를 쓰는 경우도 많으며 중국어로는 석묵(石墨), 즉 '돌로 된 '이라고도 부른다.

2 용도

15세기 말 즈음에 영국에서 처음 발견되어, 목장에서 양이나 나무 울타리에 표시를 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영국의 흑연 광맥이 차츰 고갈되고 다른 광산에서는 좋은 연필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의 크기를 가진 흑연 덩어리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프랑스에서 흑연 분말과 점토를 섞어 구워내는 공법이 개발되었다. 이것이 바로 현대의 연필심.

연필 이외에도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데, 엄청나게 높은 내열성[1]으로 인해 로켓의 엔진 내벽이나 화학 공정에서의 내열성 장비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기가 통한다는 점 덕택에 전극으로도 쓰이는데, 전기아크로의 전극으로서 고철을 녹이는 데 쓰이거나 전기 분해 기구의 재료로 사용된다.

순도 높은 흑연은 중성자 단면적이 낮아 원자로의 감속재로 쓰이기도 했다. 맨해튼 프로젝트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마그녹스 등의 원자로에서 사용했다. 다만 요즘에는 더 안전한 재료인 을 감속재로 주로 쓴다. 덕택에 일정 순도 이상의 흑연은 전략물자 +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물질 취급을 받는다.

최초로 그래핀을 분리해낸 물질이기도 하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Andre Geim 연구팀과 러시아 Chernogolovka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연구팀이 스카치 테이프를 사용해서. 계기가 좀 흠좀무한데, 그 그룹에서는 가끔씩 진행하는 연구와는 무관하게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이나 연구를 하곤 했다고 한다.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을 만들어 볼까?" 하면서 착안한 것이 스카치 테이프와 흑연. 그리고 곧바로 스카치 테이프에 흑연을 붙인 후 테이프를 붙였다 떼었다 하니까 기하급수적으로 얇아지면서 최종적으로 단일 원자 두께의 그래핀을 분리해 냈다고 한다. 정확한 원리는, 흑연에 스카치 테이프를 붙이면, 그래핀 표면과 스카치 테이프의 접착력으로 인한 결합이 그래핀 사이의 결합보다 더 강해지게 되고, 이 상태에서 스카치 테이프를 떼내면 그래핀이 스카치 테이프에 붙은 채 떨어지게 되는것.

3 생산

흑연에는 인상흑연(鱗狀黑鉛)과 토상흑연(土狀黑鉛)이 있다. 흑연은 우리나라의 중요 광물 중 하나로, 한반도의 흑연 매장량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이다.[2] 대한제국 시대부터 채굴되기 시작해서 1930년대에는 세계 제1의 흑연 생산국이었고, 1970년대에도 남북한의 생산량을 합치면 소련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 제1위였다. 남한 단독의 생산량만도 세계 생산량의 10%를 차지했을 정도. 지금은 중국이 (2009년 현재) 세계 생산량의 71%를 차지하고, 우리나라도 생산은 하고 있지만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4 기타

흑연에 고농도의 전자를 넣으면 흑연 조각과 이웃 흑연 조각 사이가 연결돼 사실상 빈틈없이 메워질 수 있다고 한다. 2012년 9월에 독일에서 이걸 이용하여 섭씨 130도짜리 초전도체(추정)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1. 약 3900K를 넘어야 승화하기 시작한다.
  2. 1위와 2위의 차이가 넘사벽이긴 하지만... 세계 총매장량 7100만톤 중에서 중국에 5500만 톤이 매장되어 있다. 인도는 520만 톤, 한반도는 430만 톤(인상흑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