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 Sports Boxing. 1991년 Distinctive Software에서 아미가용으로 처음으로 발매한 복싱 게임. 후에 IBM PC, MS-DOS, 매킨토시, FM TOWNS 마티로도 이식되었다. 버추어 파이터보다 무려 2년이나 먼저 나온 세계 최초의 폴리곤 기반 복싱게임[1]이며, 완성도도 매우 높다. 무엇보다도 당시 한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던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고 8088 CPU를 사용하는 XT 시스템에서도 잘 돌아가서 큰 인기를 끌었다.[2]
당연하지만 4차원이 아닌 3차원 상에서 게임이 이뤄진다(...). 4차원은 사실상 일반인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은 재껴두자
기본적인 게임의 진행 방식은 플레이어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상위 랭커들에 도전하는 형식으로, 상대를 쓰러뜨리고 나서 얻는 보너스 능력치를 자기 캐릭터에게 부여해서 캐릭터를 육성하여 더 높은 랭킹에 도전하는 스포츠 게임의 왕도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또한 플레이어 캐릭터에게는 단순히 얼굴의 생김새나 능력의 차이뿐만 아니라 신장과 체급과 같은 세세한 구분도 주어져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좀 더 몰입감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대전 역시 단순히 버튼을 눌러 공격, 방어를 구분하는 방식이 아니라 키보드의 방향키를 이용해 왼손과 오른손의 궤적을 입력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를 통해 단순히 주먹 버튼 연타로 귀결되고는 했던 이전의 복싱 게임들에 비해 다양한 펀치 및 움직임이 가능하여 전략성과 차별성, 그리고 대전의 깊은 맛을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도발이나 백 텀블링 같은 어필기마저도 있었다! 게다가 폴리곤을 기반으로 만든 3D 게임이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점변경 기능이나 (1인칭 시점도 있었다.) 리플레이 재생, 편집 기능까지 지원했다. 근래 나온 복싱 게임들도 기본적으로 이 게임에서 표현력을 올리고, 온라인 대전을 지원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자면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 나간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랭킹 1위는 모든 능력치가 풀인 '챔피언'이었는데, 때리는 경로를 예측하여 방어하는[3] 사기적인 캐릭이라 아무리 장기전으로 가도 이기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느냐, 인공지능이 극한이냐고 할 수 있는데, 간단하다. 플레이어의 버튼 입력에 캐릭터가 대응하는 것이다[4]. 그래서 사기인 것. 그러면 완전 무적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일정 확률로 대응을 하지 않게 하거나 대응을 할 수 없이 플레이어가 공격할 수 있게 설정을 해서 캐릭터의 완전 무적을 피한다. 고전 게임에서는 이런식으로 해서 보스 캐릭터의 AI를 조정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 ↑ 복싱, 프로레슬링, MMA 등은 대전액션이 아닌 스포츠로 분류하는 게 일반적이다. 참고로 최초의 폴리곤 기반 게임은 아이, 로봇#s-3이다.
- ↑ 사실 권장 사양은 AT 이상이라 XT에서 1인칭 시점으로 전환하면 좀 많이 느렸다. 이 때문에 디테일을 조정하는 기능도 있는데 캐릭터 모델이 거의 작대기 수준이 되어야 그럭저럭 할만한 프레임이 나왔다.
- ↑ 간단히 말해 한참 얼굴을 때려서 가드를 얼굴로 올린 뒤 복부 펀치를 누르면 그 순간 가드가 복부로 내려가 있다.
- ↑ 이게 1p 컨트롤러에만 대응하기 때문에 이 게임이 아니라 콘솔 게임에서는 2p컨트롤러 잭에 컨트롤러를 연결하고 플레이하면 대응을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