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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문서 : 법학전문대학원
1 개요
이 문서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옹호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의 안정적 정착을 저해하는 사법시험 존치에 반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장점과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비판의 반론을 적시하는 문서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비판은 법학전문대학원/비판 문서를 참조. 토론 합의에 따라 문서를 분리하였으므로 로스쿨에 대한 비판이나 이 문서에 대한 반론은 법학전문대학원/비판문서에 작성 요망.
2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자체의 장점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에 대하여 미국식 로스쿨에 대한 환상으로 졸속으로 도입되었다거나, 유력가 자제들이 쉽게 법조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거나 하는 세간의 오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오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1995년에 처음 논의되어 10년의 걸친 시간 동안 꾸준히 이야기가 되었고,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 2004년 10월 사법개혁위원회 제21차 전체회의에서 법전원 도입안을 결정하고 2005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법조계, 법학계 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부처, 언론계, 경제계, 노동계, 시민단체, 여성계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20명의 위원들이 회의를 하여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80여 차례의 공청회가 진행되었고, 10,000여쪽이 넘는 연구보고서가 제출되었다. 결코 졸속으로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 # ##[1]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제도가 그동안 노정해왔던 수많은 문제점들에 대하여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서 제시된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이 정말 기득권들을 위한 정책이었다면 참여연대에서 지지성명을 내겠나 법학전문대학원과 사법시험은 각각 뚜렷한 장점과 단점이 있다.[2] 그러나 사람들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장점에 대하여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사법시험 대비 고유한 장점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래와 같다.
2.1 학부 교육의 충실화
기존의 사법시험 체제에서는 학부 학점이 법조인이 되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쉽게 이야기해서 학부 학점이 2.0이든, 4.0이든 아무런 차이 없이, 심지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사법시험에만 합격하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학부 교육을 충실히 이수할 아무런 유인이 없었기 때문에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업을 충실히 이수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고시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출석만 부르고 나와서 수업을 듣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고시공부를 하지 않을 때에도 ‘어차피 시험에 합격하면 되니까’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안 듣는 사람들이 존재하였다. 이것이 소위 ‘대학의 고시학원화’ ‘대학교육의 황폐화’ 라고 이름붙여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었고, 이 사실은 로스쿨이 도입되기 전인 2004년 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YTN 뉴스기사, 2004년 한국일보 기사 등
그러나 로스쿨의 경우에는 입시 과정에서 학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로스쿨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학생이라면 학부 교육을 충실하게 이수하여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유인이 생겼다. 학부 학점이 좋지 않으면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교수들도 수업을 충실히 하고, 수업 내용의 개선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그 결과 황폐화되었던 학부 교육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2.2 고시낭인의 발생 방지
2011년 법률저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법시험 ‘합격자’의 평균 수험기간은 4년 10개월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합격자의 통계이고, 불합격자들의 통계까지 고려하면 수험기간은 한없이 늘어난다. 실제로 10년, 20년 가까이 공부해서 합격하는 사람이 해마다 존재하였고, 이러한 사람들로 인한 사회적 인력 낭비는 극심한 수준이었다. 사법시험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우수한 사람인데, 그 재능을 사회적 효용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위하여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고시 제도의 all or nothing 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고시는 학력의 제한없이 모두에게 응시자격이 있기 때문에 합격의 영광은 극소수만이 누릴 수 있고 절대다수는 불합격하게 되어있는 구조다. 1963년부터 2014년까지 사법시험에 출원한 사람 수는 696,331명인데 합격자는 20,450명으로 합격률은 2.94%에 불과하다. 정원이 통제되기 때문에 3% 남짓한 합격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절대 다수가 불합격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한 번 불합격하면 고스란히 수험기간이 1년 늘어나게 되어있고, 불합격자에게 남는 것은 머릿속의 지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시를 준비하면서 학부 수업을 충실하게 이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고시에 불합격하면 낮은 학점이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고시에 불합격한다 → 고시를 준비하느라 학점, 영어 성적이 낮다 → 학점, 영어 성적이 낮아서 취업이 어렵다 → 공부한 것이 아까우니 다시 고시 준비를 한다. → 고시에 불합격한다 ...
이러한 굴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열심히 공부해서 3%의 합격률을 뚫고 어떻게든 최종합격하면 다행이지만, 합격하지 못하면 다시 저 생활을 처음부터 반복해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손절하고 빠져나오는 사람도 있었지만(물론 그 사람들에게도 고시 공부 기간은 ‘잃어버린 시간’이 된다), 그 생활이 8년, 10년, 길게는 20년에 달하는 사람들이 신림동에는 수없이 많이 있었다. 오랜 수험기간 동안 피폐해진 정신상태는 덤으로. 이러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개인의 선택일 뿐’ 이라며 외면해온 것이 사법시험 체제였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고 절대 다수가 불합격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로스쿨도 입학생의 숫자가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불합격자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10년, 20년씩 로스쿨을 준비하는 ‘낭인’이 될 가능성은 없다. 왜냐하면 어차피 학점, 영어 등의 정량적 요소들은 크게 변동이 없고, 법학적성시험인 LEET는 오랜 시간 준비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성질의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두해 해보고 안되면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열심히 관리한 학점과 영어로 취업을 하면 되고, 학점과 영어가 나쁘지 않으니 취업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제로 로스쿨과 취업을 병행하는 사람도 아주 많고, 그 결과 좋은 직장에 가게 되는 사람도 많다. 고시 낭인의 문제는 결국 불합격에 따른 리스크의 문제인데, 사법시험의 경우에는 불합격하게 되면 커다란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반면, 로스쿨은 기껏해야 리트 시험과 로스쿨 원서비용 정도 이외에는 아무런 리스크가 없는 것이다. 어떤 제도가 더 불합격자를 배려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제도인가는 명백하다.
또한 비싼 학비를 생각하면 경쟁률 자체도 낮아지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낭비도 줄어들게 된다. 불공정 경쟁이라는 문제점이 있지만 올림픽에서도 출발선에서 방아쇠를 당기기 전까지는 불공정 경쟁이란 것을 고려해야 한다.
2.3 사회적 취약계층의 법조계 진출 확대
로스쿨 체제 하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약자, 장애인, 새터민 등에게 특별전형을 통해 쉽게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고 있고, 그 결과 4년간 전체 변호사 6000여명 중 334명이 특별전형 출신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3] 또한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이르지 않더라도 총 등록금 대비 37.6%가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장학금의 절대 다수가 가정형편을 고려하여 지급되기 때문에 경제적 약자들이 장학금을 받고 변호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로스쿨이 경제적 약자에게 불리하다는 세간의 통념이 잘못된 것임을 입증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그렇다. 로스쿨은 제도권 내의 교육이기 때문에 장학금/학자금 대출 등으로 경제적 지원을 얻은 후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중앙대에서는 경제적 약자에게 전액장학금과 함께 1년에 1200만원의 생활비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고 [4], 다른 대학들도 생활비 장학금을 충원하고 있다. 반면 사법시험은 장학금이나 생활비의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로스쿨은 3년이라는 고정된 시간 동안 충실히 공부하면 어느 정도 합격률이 보장되는 반면, 사법시험은 ‘합격자’의 평균 공부기간이 4~5년이고 합격자는 전체 응시자 중 3%에 그친다. 4~5년을 공부하고도 불합격하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말이다. 당장 생활비 마련조차 어려운 경제적 약자가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할 수 있겠는가?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독서실 총무,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주경야독할 ‘가능성’은 있을테고, 그렇게 합격한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 그래도 합격률이 극히 낮은 시험을 생업과 병행해서 합격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5] 시험에 한 번 합격하지 못하면 1년의 수험기간이 늘어나고, 고심 끝에 시험을 포기했을 때 그 사람에게 잃어버린 1년의 시간과 흘려버린 1년 동안의 생활비+학원비는 더욱 무겁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의 경우에는 준비과정 자체도 LEET 시험의 부담이 크지 않아 생업과 얼마든지 병행할 수 있고, 설사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학점과 영어라는 사기업 등 취직에도 공통된 요소이기 때문에 취업을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수록 불안정성에 큰 영향을 받는데,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로스쿨이 훨씬 더 우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로스쿨 비판측에서는 ‘로스쿨교수협의회에서는 입학자 숫자만 나오고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숫자는 제시하지 않는다, 특별전형 출신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는 식의 주장이 적시되어있는데, 이는 모두 통계로 반박될 수 있다. 우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 발간한 자료에는 1기~4기 특별전형 출신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숫자가 334명으로 명시되어있다. 또한 신문기사를 참조한 입학자 숫자는 499명인데[6] 그렇다면 입학자 대비 특별전형 출신 변호사 배출률은 334/499=66.9%가 된다. 1~4기 동안 전체 로스쿨에는 8000명이 입학했고 총 6,104명이 변호사로 배출되었는데 전체 변호사 배출률은 76.3%가 된다. 그렇다면 특별전형 출신이 일반전형 출신에 비하여 10% 정도 낮기는 하나, 개인차를 고려하면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별전형 출신이 변호사가 되기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2.4 법조계 학벌 독점의 완화
이 사실은 통계가 보여준다. 사법시험 합격자 10458명(2002년~2014년)과 로스쿨 합격자 10,410명(2011~2015)의 학벌을 비교하면,
- SKY 비율은 사법시험 58.51%에서 로스쿨 46.8%로 감소하였다.
- 10대 대학[7] 출신 비율은 사법시험 체제 84.66%에서 로스쿨 74.5%로 감소하였다.
- 지방대학 출신은 사법시험 체제 하에서 12.03%에 불과했으나, 로스쿨 체제에서는 19.68%로 증가하였다.
- 사법시험은 매년 평균 40.6개 대학에서 합격자가 배출된 반면, 로스쿨 합격자는 매년 평균 102.4개 대학에서 배출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살펴볼 때 학벌의 다양성이 증진되고 소수 대학의 법조 독점이 완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부 로스쿨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명백한 통계를 외면하고 SKY 로스쿨만을 통계로 제시하여 학벌주의가 심화되고 있다고 하나, 이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잘못되었다.
1.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면 서울대 로스쿨 변호사든 제주대 로스쿨 변호사든 모두 똑같은 변호사다. 로스쿨과 사법시험을 비교하는 것은 변호사 양성 제도를 서로 비교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전체와 전체를 비교하여야지 일부 대학의 통계만을 원용하는 것은 그 정당성이 없다. 이러한 통계제시에는 SKY 로스쿨이 그 이하 로스쿨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그들이 비판하고 있는 ‘학벌주의적 사고’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2. 또한 SKY 로스쿨과 그 이하 로스쿨 간에 어떤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로펌 취업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법조계에 진출한 모두가 대형로펌을 선망하는 것도 아니며, 대형로펌은 본래 극소수만이 갈 수 있는 직장이다. 사법시험 합격자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갈 수 있었던 곳이 대형로펌이며, 사법시험 체제하의 대형로펌 입사자의 학벌을 보아도 90% 이상이 SKY 출신이다. 2015년 10월 발표된 5대 로펌 변호사 전수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법시험 출신 로펌 변호사 SKY 비율이 92%였는데 SKY 로스쿨 출신은 78%로 오히려 감소하였다. 설령 학벌을 보는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사기업인 대형로펌에서 함께할 변호사를 선발함에 있어 로스쿨간의 평등을 강제할 방법도 없고, 그래야 할 근거도 없다. [8]
대형로펌이 아닌 공직, 즉 검사와 로클럭 취업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별이 없고, 실제로 출신 로스쿨과 관계없이 25개 로스쿨 모두에서 공직을 배출하고 있다. 대형로펌이 아닌 중소형 로펌에서도 학벌에 따른 차별이 구조적으로 존재한다는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지방 법무법인의 경우에는 그 지역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을 우대하기도 한다. 물론 법무법인, 기업 등 사적 영역에서는 완전히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지 않는 한 학벌을 채용에 고려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의 문제일 뿐 로스쿨의 문제와는 완전히 무관하다. 오히려 로스쿨은 학부-로스쿨로 학벌이 이원화됨으로써 학벌의 문제가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
즉 전체 로스쿨이 아닌 SKY 로스쿨과 그 외의 로스쿨을 구분하여 통계를 제시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고, SKY 이하 로스쿨에서 변호사의 꿈을 이루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많은 로스쿨생과 이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본인의 직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정당한 근거 없이 통계에서 배제하여 모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법학전문대학원/비판 문서에서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학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는 이 문서의 내용을 오해한 것이다. 이 문서에서는, 제도와 제도를 비교하는 것이니 전체 로스쿨 입학자와 전체 사법시험 합격자의 통계를 원용해야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지적하는 것 뿐이다. 한국 사회에 학벌주의가 만연해있기 때문에 학벌의 영향력 자체는 있을 수 있다. 그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로스쿨이 사법시험에 비해서 학벌 독점의 문제를 심화시켰는가 하는 문제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하여 답을 내리기 위하여는 결국 통계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전체 통계를 보면 로스쿨 입학자는 물론 대형 로펌 입사자 비율에서도 학벌 독점이 완화되어 로스쿨이 학벌의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측의 주장과 완전히 모순된 결론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그들에게 유리한 자료만을 원용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다.
2.5 전문성있는 법조인의 양성
2013년 사법시험 합격자 중 비법학 전공자는 18.95%에 불과했으나, 2014년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 비법학 전공자는 46.7%에 달한다. 로스쿨 인가대학에서 법과대학이 폐지됨에 따라 비법학 전공자 비율은 앞으로 훨씬 더 늘어날 예정이다. 실제로 지금도 의사, 약사, 변리사, 회계사, 교사, 항해사, 공무원,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갖춘 사람이 로스쿨에 입학하여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그 전문성을 활용하여 법조계에 진출하고 있다. 이에 관하여는 아래의 기사를 참조. 신학대학 출신 판사, 음악치료를 전공한 판사, 경찰 출신 판사, 국가보안연구소 출신 검사, 의사 출신 검사, 기자 출신 변호사 등등 많은 전문가들이 로스쿨 체제 하에서 법조인이 되어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소위 명문대 법학과 출신 일변도였던 법원에는 이번 임용을 통해 서 판사 외에 난치성 질환 환자를 위해 음악치료 공익활동을 하다 로스쿨을 택한 최현정 판사, 경찰 출신의 장태영 판사 등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둔 로스쿨 수료생들이 진입했다.
검찰과 변호사 업계에는 로스쿨 출신의 등장으로 이미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검찰의 경우 로스쿨 출신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날로 진화하는 범죄에 맞서고 있는 검찰 입장에서는 분야별 전문 검사 확보가 중요하다. 다양한 전공과 근무 이력을 쌓은 로스쿨 출신 검사는 1년간 법무연수원 실무 교육 이후 ‘즉시 전력’으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막상 운용을 해 보니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일선 검찰청에서 이들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로스쿨 출신 ‘법조 삼륜’ 입성 완료… 법조계, 변화는 시작됐다
이에 대하여 몇몇 대학의 30대 이상 입학자가 많지 않다는 통계를 활용하여 로스쿨에서 ‘어린 학생들만 선발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겠다는 취지가 몰각되고 있다’라는 비판을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SKY등 일부 대학만을 통계로 제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고,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입학생의 나이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직장경력자 = 30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에는 30대가 아닌 사람들을 모두 ‘직장 무경력자’로 간주하는 오류가 개입되어있다. 그러나 20대 후반에도 직장경력을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즉, 연령이 본질이 아니라 직장 경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하여는 숙명여대 법학부의 홍성수 교수가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로스쿨 입학자의 연소화 문제는 사실 '연령'보다는 '사회경력자의 유입' 문제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비법대 학부 졸업생이 로스쿨에 진학하는 건 사시와 비교할 때 로스쿨의 장점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시 막판에는 비법대생이 꽤 많았고, 심지어 학점도 좋은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비법학 자기 전공 열심히 공부하고 로스쿨 진학해서 법조인이 되는 모델은 사시 시절에도 적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사실 저는 비법학 전공자가 법조인이 되는게 그리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경영학 4년 + 로스쿨 3년'으로 법조인이 된 사람에 비해, '법학부 4년 + 로스쿨 3년'으로 법조인이 된 사람, 또는 '법학부 4년 + 고시 공부 3년 + 사법연수원 2년'으로 법조인이 된사람보다 법조인으로서의 능력이 떨어질까요? 실제로 법조인은 다양한 사회현상을 '법'으로 해석하는 것이지 그 사회현상 자체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는 부차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학 4년 공부를 했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지, 게다가 법공부 기간이 짧아서 법실력 자체는 부족할 수도 있는 로스쿨체제가 더 나은 것이 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경력자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예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기관에서 5년 동안 일했던 사람이 금융전문 변호사가 된다면, 사회학을 전공하고 NGO에서 5년 동안 일했던 사람이 변호사가 되는건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법조계 유입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로스쿨이 사시와 차별화될 수 있는 장점이라는 겁니다. 반대로 이런 사람들이 로스쿨에 들어오지 않는게 작금의 문제라는 것이고요.
그래서 미국 로스쿨에서는 연령 분류 통계도 내지만, '사회경력이 있는 신입생이 얼마나 되는가'로 통계를 냅니다. 하버드는 "80% at least 1 year out of college, 63% out of college for 2 or more years"라고 공개해 놓았고, 콜롬비아는 31% began law school directly from college, and 5% earned graduate or professional degrees."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콜롬비아는 30대 이상이 2%에 불과하지만, 직장경력이 있는 사람이 69%나 되니까, 20대지만 사회경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입학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변회가 로스쿨의 인적 다원성에 대해 진지한 관심이 있다면, 연령 차별보다는 '사회경력자'를 얼마나 합격시키고 있는가를 따지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리고 인권위에 연령 차별이라며 진정을 내는 것보다는, '사회경력자 비율을 공개하라'고 로스쿨에 직접 요구하고 그 정당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신시켜나가는게 바람직한거죠.
출처 : http://transproms.tistory.com/194
로스쿨 비판측은 이러한 통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심지어는 통계도 없이 사회경력자를 많이 받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자가 있다.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입증할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입증책임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이러한 지적을 받아 제시한다는 통계도 고작 전체 로스쿨이 아닌 '서울대 로스쿨'만의 연령 비율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밝혀지기 전까지 주장을 안 하면 될 것인데, 어떻게든 통계를 만들어 주장을 하는 모습은 그들의 목적이 '로스쿨 제도의 개선'이 아닌 '로스쿨 깎아내리기'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다.
2.6 부적절한 세금 집행의 정상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체제 하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생은 5급 수준의 별정직 공무원 신분을 갖게 됨에 따라 연수기간 동안 국가로부터 1년차 140만원 상당, 2년차 146만원 상당의 월급을 받는다. 이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300명이 되지 않던 시절 대다수가 판검사로 임용될 것으로 전제로 하여 연수기간 동안 월급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1000명의 합격자가 배출되면서 20% 남짓한 연수생을 제외하고는 전부 민간영역에서 일하게 되는데, 이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즉, 매 해 300억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서 민간 영역에서 일하게 될 예비 변호사들에게 월급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 꾸준히 문제제기가 되었으나 개선되지는 않았다. 로스쿨 제도의 도입과 함께 사법시험의 폐지가 예정되고 사법연수생이 사라짐에 따라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었다.
로스쿨 비판측에서는 이에 대하여 ① 로스쿨 체제 하에서도 사법연수원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② 국공립 로스쿨에 대하여도 세금은 들어간다는 두가지 반론을 하는데, 둘 다 문제의 본질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반론이다. 부적절한 예산의 집행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사법연수생의 월급을 지급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지 사법연수원 유지비용과 사법연수원 교수들의 월급을 주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법연수원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으로서 유지비용을 세금으로 집행해야 할 당위성이 있고, 사법연수원 교수인 판검사들도 공무원으로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에 당위성이 있다. 그러나 사법연수생은 무엇인가? 절대다수가 민간 영역으로 진출할 연수생들에게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것은 당위성도 없고,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김앤장 변호사 월급 주는 격
이 문제에 대해서 양 제도를 비교하면서 고려할 사실은 단 두 가지다.
- 사법연수생은 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월급을 받고 다닌다.
- 로스쿨생들은 국가의 복지제도의 일환으로서 장학금을 받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등록금을 내고 다닌다. 그리고 이 등록금은 학교의 주요한 수입원이 된다.
어떤 제도가 더 수익자 부담 원칙에 부합하는 제도인지는 명확하다. 그리고 두번째 반론과 관련하여 로스쿨에 들어가는 세금은 학교 운영비와 교수 월급으로 국가에서 국공립 교육기관을 운영함에 따라 발생하는 필연적인 비용이다. 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 아닌 국립대학, 예를 들어 졸업자 절대다수가 민간영역으로 진출하는 경영대나 음대, 미대 등에도 운영비와 교수 월급을 충당하는 데에 세금은 들어간다. 로스쿨 비판측은 이러한 세금도 전부 다 부당하다고 주장할 것인가? 이러한 비판은 문제의 본질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보고자 변죽을 울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9]
이에 대하여 법학전문대학원/비판#s-2.2.1.1 문서에서는 로스쿨 측에서 장학금 확충을 위해 국고 지원을 해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들어 셀프디스라고 하는데, 우선 법학전문대학원 이사장의 인터뷰일 뿐 받아들여지지도 않았고, 세금을 연수생 개개인들에게 월급을 주는 데 쓰는 것과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해서 등록금을 낮추는 것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법학전문대학원 등록금을 낮추게 되면 사회의 모든 중산층의 법조계 진입장벽을 낮추는 명백한 사회적 효용이 있다. 등록금 인하가 사회적 효용이 없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반값 등록금'이 이슈가 되는걸까. 그러나 시험을 합격하여 선발되었을 뿐인, 대다수가 민간에서 일하게 될 사법연수생들에게 전원 월급을 주는 것은 대체 어떤 사회적 효용이 있는가? 이 문제에 관하여 비판측은 '세금이 들어가는가'에만 관심이 있고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이에 이어서 사법연수생에게 월급을 주는 것과 로스쿨에서 생활비 장학금을 주는 것이 같다는 주장마저 나왔는데, 생활비 장학금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극소수의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해서 복지를 확충하여 실질적 평등을 이뤄야 한다는 것은 현대 복지국가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교육분야에서 구현된 것이 장학금 제도인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법연수생들이 사회적 복지제도의 수혜를 받을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운 경제적 취약계층인가? -_-;; 이에 대하여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제도와도 연관하여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사법연수생에 대한 보편적 복지제도 확충이 과연 타당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지에 대하여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2.7 국제경쟁력 있는 법조인의 양성
법조시장의 개방, 다국적 기업의 확대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법조인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존재하였다. # 이런 취지에서 사법시험 체제하에서 영어 점수를 요구하기는 했으나, 그 기준은 토익 700만 넘으면 시험에 응시자격을 주는 아주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로스쿨은 영어 성적 등 외국어 성적을 입시에서 고려할 것을 법률에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성적이 높을수록 좋다. 국제 경쟁력을 판단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어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로스쿨에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법시험에도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제도의 구조상 영어 성적을 높일 인센티브가 있는 쪽이 평균적으로 영어를 더 잘하리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2.8 법조인에 대한 접근성 강화
2.8.1 일반 국민에 대한 법조인에 대한 접근성 강화
사법시험 체제 하에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극소수만이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고, 인원 배출이 통제되어있어 법률가가 ‘특권적 계층’으로 기능하였다. 그 결과 법조 비리, 전관예우, 법조 카르텔 등의 사회적 문제가 많았고, 국민들의 입장에서 변호사 수임료가 비싸서 법조인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았다.
사법시험이 야기한 사회적 불이익은 너무나 컸다. 성적이 법률가 평가의 절대 기준이 되면서 사시를 합격한 다수들은 '법률가'가 아닌 '특권층'이 됐다. 사법시험 합격을 특권층 진입의 열쇠로 여기면서, 자연스럽게 법을 특권층의 보호구로 사용했다. 자신이 왜 법률가가 됐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변호사가 됐는지를 알지 못했다.
사회와 장시간 단절한 채 법전만 외우고, 가혹하리만큼 힘든 사법시험 합격이 절대 목표가 되면서, 사시만 합격하면 ‘정의의 여신상’처럼 법전을 들고 앉아있어도 되는 걸로 착각하게 됐다. 변호사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압적이고 권위적이었다. 변호사들이 법을 배타적 독점적으로 사용하면서 공정가격은 기대할 수 없었고 독점가격만 존재했다. 서민들에겐 10만원 가치의 상담이 필요한 사건이 다수 존재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 벌금형이 나올 게 예상되는 사건이지만, 법률에 무지한 의뢰인을 상대로 '벌금형'을 성공보수로 책정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 됐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법조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높아졌다.
SBS [취재파일 '정의의 여신'이 한국에서 칼을 버린 이유…로스쿨의 존재가치]
로스쿨 도입 이전인 2007년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변호사 숫자는 0.17명으로 OECD 평균인 0.75명에 현저히 못미쳤다. # 그러나 로스쿨의 도입과 함께 2014년 기준 0.3명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 변호사들의 생계는 어려워졌지만[10], 변호사들끼리 수임료 경쟁을 통하여 수임료가 낮아졌고, 마을 변호사가 생기는 등 다양한 직역에 변호사가 진출하게 되어 일반 국민들의 변호사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2.8.2 법학전문대학원/비판#s-2.5.3 문서에 대한 반론
이에 대하여 법학전문대학원/비판#s-2.5.3 문서에서는 경제 운운하며 ‘변호사의 숫자가 늘어나더라도 수임료는 하락하지 않는다, 법조인을 대량양성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법률서비스 비용을 높이는 것이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그 주장을 간략히 정리하면,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하여 투입한 비용이 있기 때문에 그 비용을 회수하기 위하여 수임료를 비싸게 받을 것이다. 즉 변호사 생산 비용이 늘어나면 그에 비례하여 수임료도 올라간다.’라는 것인데, 이는 변호사의 매출이 고객수 X 수임료로 결정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변호사가 많은 수입을 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수임료를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수임료를 낮추어 고객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다 떠나서 실제로 과거 500~700만원씩 받던 수임료가 200~300만원으로 하락되어 변호사 업계가 힘들다는 기사가 수도 없이 나오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주장은 현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탁상공론이다. 현실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하여 명지대 경제학과의 김두얼 교수는 KDI 연구보고서에서 "사법정의 구현과 한국 경제 규모에 맞는 법조 전문인력을 공급하려면,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연 4,000명이 신규 공급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고, 숙명여대 경제학부의 신도철 교수도 로스쿨의 적정 인원을 3,000~4,000명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이분들 모두가 경제학적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 (..)
위에서 제시된 신도철 교수의 논문인 "우리 나라 변호사 인력의 수급에 관한 연구(2007)"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표 5>는 지금까지의 논의에 기초하여 변호사 인력의 수급차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2003년 현재 변호사 공급부족문제가 워낙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요구되는 변호사의 10%만이 공급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현재 수준으로 변호사를 공급해 나갈 경우 그 공급부족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2009년에 법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되고 2012년부터 2,000명의 신규 법조인이 배출된다고 하여도 변호사의 심각한 공급부족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의 분석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국가정책 과제는 분명하다. 현재의 제반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하여 변호사 공급을 늘리고자 노력해야 한다. 법관과 검사의 수도 더 큰 폭으로 늘려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분석에서는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의 법조인 수요증가는 고려하지 않았으나, 이 점도 심각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법학전문대학원 수료자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80% 수준으로 잡더라도 그 입학정원은 시작단계에서 3,000~4,000명은 되어야 할 것이다.
<신도철, "우리 나라 변호사 인력의 수급에 관한 연구", 법경제학연구 4권 제1호(2007), p. 53.>
참고로 신도철 교수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사 재학중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과 교수다. 이 분의 논문에는 명시적으로 "시장균형가격과 거래량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정해진다. 법률서비스시장에서의 시장균형도 마찬가지 원리에 의해 결정된다"[11] 라는 문구가 나온다. 경제학과 교수가 공급의 가격탄력성, 수요의 가격탄력성, 수요의 소득탄력성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문적인 경제 지식과 수식을 동원하여 변호사의 대량양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법학전문대학원/비판#s-2.5.3 문서에서는 아무런 레퍼런스도 없이 경제학과 교수의 분석과 정면으로 반하는 서술을 하고 있다.[12]
2.9 소결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위와 같은 사법시험의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시정하기 위하여 도입된 분명한 장점이 있는 제도이다. 제시한 문제점 중 일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법연수원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가령 연수생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등록금을 받도록 한다던가, 판검사 업무 위주의 교육과정은 연수생들의 교육과정을 개편한다거나, 영어는 예전과 같이 시험을 본다던가, 법조서비스 접근성의 문제는 선발인원을 늘린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사법연수원 측은 대체 어떤 자정의 노력을 기울였는가? 수차례 문제제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의 법조인들은 스스로 월급을 받는 특권층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변호사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은 서로 얽혀있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판검사 교육이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을 갖는 것이고,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시설의 한계, 봉급 등의 문제로 많은 인원을 선발할 수 없다. 그런데 판검사 교육이 아닌 변호사 교육 위주로 재편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방식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민간인인 변호사들을 전부 다 공무원 신분으로 채용할 것인가? 이 제도의 산적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으면, 거의 '사법연수원'이라는 기관을 처음부터 설계하는 수준으로 뜯어고쳐야만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가장 큰 문제인 고시낭인의 문제, 학부교육 황폐화의 문제는 '모두가 응시 가능하고, 응시횟수 제한도 없으며 합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문제는 기존의 사법시험의 구조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 법과대학을 졸업한 이에게만 응시자격을 주거나, 응시횟수 제한을 둔다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구조는 이미 사법시험이라기보다는 로스쿨과 유사한 것이다.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얽혀있고, 이에 대해서 전부 개선을 하자니 답이 없는 상황이라(..) 외국의 보편적인 법조인 양성 모델을 따라 로스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이에 대하여 개별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기존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으로 해결된다'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인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저 어떻게든 기존의 제도를 존치하고자 하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노력을 가지고 로스쿨 제도를 개선하면 왜 안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3 법학전문대학원 비판에 대한 반론
- 나승철 : 제가 이 [로스쿨 입시부정-註] 문제에 대해서 항상 우리 법조계 지금 로스쿨때문에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다..- 윤재선 : 유령이란 게 뭐죠?
- 나승철 : 의혹은 있는데 실체를 밝히기 너무너무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결국 우리사회의 공포와 불신과 의혹을 키우고 있고 정말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 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게 되버린 것이죠. 그러면 우리 사회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신뢰 자체가 흔들려버리는 겁니다.
- #
그런데 위 발언은, 뒤집어 보면, 실체가 없는데도 의혹만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그래서 결국 우리 사회의 공포와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와 동의어이다(...).
3.1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의 신뢰성
로스쿨 교육의 신뢰성에 대한 로스쿨 비판론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사법시험의 경우 법과대학+사법시험+사법연수원 체제를 거쳐 평균적으로 6년 정도의 수험기간을 거치지만, 로스쿨은 3년의 시간밖에 거치지 않으므로 교육기간이 너무 짧다.
② 변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에서 실무가가 아닌 이론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듣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충실할 수 없다.
③ 당연히 들어야 할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있지 않는 등 커리큘럼상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가치판단의 문제가 개입되어있어 ‘사실이 아니다’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고려해야할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문제를 매우 과장한 측면이 있다.
3.1.1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체제와의 기간 비교의 부당함
로스쿨 비판론자 측에서는 사법시험은 6년 이상, 로스쿨은 3년으로 기간을 단순비교한다. 하지만 같은 시간이어도 공부의 밀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간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그 기간이 얼마나 충실하고, 변호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는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로스쿨은 유급의 문제가 있고, 학점이 곧 취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학점경쟁이 매우 치열한 측면이 있고, 단기간 내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야 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이야 어쨌든 학생들이 변호사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내용을 치열하게 공부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들이 산정한 법과대학+사법시험+사법연수원 6년을 '변호사가 되기 위한 공부'에 온전히 쏟는다고 볼 수 있는가? 이에 대하여 항을 나누어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3.1.1.1 법과대학 체제의 문제점
법과대학에 대하여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부 교육이 황폐화되었던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시를 준비하는 절대 다수가 법과대학의 수업을 성실히 수강하지 않았으며, 이 사실은 2005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 백서에 잘 드러나있다.
(차) 법조인 양성 관련 설문조사(2005. 11. 2. ∼ 11. 3.)◦ 개요
- 대상 : 2005년 현재 사법연수원에 재원 중인 제36기 2개 반의 사법연수생
- 방법 : 사법연수원의 협조를 통한 서면조사
◦ 조사 결과
- 설문 응답자의 평균 연령 30.5세, 최종 학력 대졸 이상 97%, 비법학 전공자 비율
26.2%, 평균 시험 준비기간 3년 11개월
- 법률기본과목은 대부분의 수험생이 학원 수강
- 사법시험 합격할 때까지 500여만원의 학원비를 지출
-대학교육이 시험합격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5% 미만으로 조사됨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백서 p. 128.
고시가 존재할 때는 고시를 준비하는 이들은 대학교육을 성실하게 듣지도 않았고, 대다수의 합격자가 대학 교육이 시험 합격에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 교육기간을 ‘변호사가 되기 위한 수험기간’에 고스란히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다.
3.1.1.2 사법시험의 문제점
- 사법시험은 1차 시험의 경쟁률이 10:1 정도고, 2차 시험의 경쟁률이 5:1 정도되는 구조이다. 그러나 사법시험이 법률가로서의 소양을 판단하기에 적절한 시험인지에 대하여는 꾸준히 의문이 되고 있다. 다음은 2005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연구 결과이다.
한편 사법시험의 출제방식과 내용에 있어서도 예비법조인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변별력이 부족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주관식 시험인 2차 시험에 법적 사고력을 묻는 문제보다는 암기력을 검증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고, 수험생들이 객관식 시험의 준비에 더 노력을 집중하게 되어 법조인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보다는 수많은 수험생들을 걸러내는 장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2005년에도 이미 이러한 비판이 제기되었고,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명예교수이신 호문혁 교수도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다음과 같은 지적을 한 바 있다.
첫째, 근래의 사법시험은 능력있는 법조인 선발시험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였다. 과거의 사법시험, 그러니까 지금 중견 이상의 법조인들이 친 그 시험은 실력있는 응시자를 합격시키는 시험 본연의 임무를 비교적 충실히 수행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응시자가 몰리면서 1차시험의 관문이 10:1로 좁아졌다. 거기다 1차시험 문제가 전부 판례를 묻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답 시비를 피하겠다는 취지였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이른바 고시공부를 하면서 판례 외우기에 시간을 다 쏟아부었다. 그래도 1차시험 합격이 매우 어려웠다. 용케 1차의 관문을 통과하면 그 다음에 2차시험을 쳐야 하는데, 1차 합격자 발표가 난 두어 달 뒤에 응시해야 한다. 2차시험 준비는 거의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때 2차 합격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었다. 불합격한 뒤 다음 해 2차시험을 치게 되는데, 1차 준비에 시간을 소모하고 나서 정작 중요한 2차 시험 공부를 1년 밖에 못한 상태에서 응시하여 합격하거나 불합격하게 된다. 그 시험에 다행히 합격하면 좋지만, 그래도 2차시험 과목에 관해 충분히 실력을 쌓았다고 볼 수가 없는 상태이다. 1차과목인 헌법, 민법, 형법은 주로 판례만 외었기 때문에 법리에 관한 공부를 소홀히 했고 나머지 네 과목 공부를 제대로 할 시간이 없었으니 공부가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연수원에 들어가는 것이다. 2차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은 다음해 1차부터 다시 응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또 판례를 줄줄 외워야 하고 다시 10: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대학에서 최상위급의 성적을 받은 우수한 학생들도 판례외우기를 잘 못하여 1차시험에서 계속 낙방하는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았다. 수험생활의 대부분을 판례 외우는 것으로 보내야 했다. 이것이 근래의 사법시험 모습이다.
제도가 이렇다 보니 합격생들의 법률 실력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가 대두되었다. 물론 합격자들 중 일부는 법대에서 충실히 공부하여 탄탄한 실력을 갖추어 별다른 고생 없이 합격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합격자도 상당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3차 구술면접시험에서 보면 합격생이 어떻게 공부하였는지를 금방 알 수 있었다. 기초적읜 법률문제를 물어뵈도 대답을 못하는 응시생이 꽤 있었다. 그 부분은 학원에서 따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이들은 예상문제를 여럿 맞추어 운좋게 합격한 것이다. 이처럼 요행으로 합격한 사람이 아니라도 법리 이해가 탄탄한 합격생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고, 1000명 정원제이다 보니 2차시험 합격선이 과락 선인 40점을 간신히 넘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수험생들은 실력을 쌓을 생각은 접고 면과락 전략으로 대비하였으니 실격 저하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런 문제점은 뱁대교수들이나 연수원 교수들이 모두 걱정하는 부분이었다. 당시에 변협에서는 이러한 점을 들어 사시 정원을 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법시험 위원회나 다른 회의에서도 항상 이 점이 걱정거리로 등장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나는 개선안을 제시하였다. 1차시험 합격 후에 바로 두 번 응시하게 할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3년이나 4년 정도 시간을 주고 그 사이에 응시자가 선택해서 두 번 응시하도록 하면 2차 합격자의 실력이 월등 향상될 것이라고. 다들 듣고 좋은 방안이라고 말만 하였지 아무런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호문혁 교수의 2015년 12월 9일자 페이스북 포스팅
즉, 사법시험 1차 시험은 2000년대를 전후로 하여 복수정답 시비를 피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출제를 판례와 법령, 헌정사 등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사항에 국한하게 되었고, 합격자를 소수로 통제하기 위하여 극단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졌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하여 실무가들도 잘 알 수 없는 지엽적인 판례에서 문제가 출제되기 시작하였고, 속독시험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문제의 양이 많아 도무지 정상적으로 공부해서는 합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최근 몇 년전부터 사법시험 1차시험이 변별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5∼8지 선다형으로 바꾸고 문제의 분량마저 지나치게 과다해 '속독시험' '순발력 테스트'라는 비아냥까지 받아왔다. 특히 올해 변호사 모의시험이 공개되면서 사법시험의 1차시험도 변호사 모의시험처럼 문제의 분량을 대폭 줄여달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7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비해 사법시험의 문제 분량이 터무니없이 많아 오히려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률저널이 지난해 사법시험 1차시험의 문제량을 분석한 결과, 헌법은 40문항에 총 글자수는 31,871자에 달했다. 답안지에 체크하는 10분 정도의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1분당 530자 정도를 읽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반면 18일 실시된 변호사 모의시험의 공법(선택형)은 40문항에 총 글자수는 19,474자에 불과했으며 헌법 분량의 61%에 그쳤다. 민법도 총 글자수는 34,236자에 달해 실제로 1분당 약 600자를 읽어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셈이다. 반면 변호사 모의시험의 민사법은 70문항인데도 38,717자에 그쳤다. 1분당 350자 정도 읽어야 하는 분량으로 민법에 비해 58% 수준에 불과하다. 형법은 총 25,641자로 변호사 모의시험의 형사법(25,370자)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2008년 29,081자, 2007년 28,293자, 2006년 29,653자에 달했다. 70분에 이 정도 분량의 문제를 읽기 위해서는 속독을 배우거나 문제를 푸는 스킬을 익히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사설사법시험도 25,000자 이내로 제한하자]
시험 방식의 변화도 이런 흐름을 강화했다. 과거 법학 이론 비중이 높던 시절엔 다수설이 아닌 소수설을 택해 답안을 쓴 수험생들이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정답 시비가 일었다.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정답 시비가 어려운 판례가 시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사법시험 주관 부서도 2002년엔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고시과에서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로 바뀌었다.
누가 더 많은 판례를 숙지하고 있느냐가 사법시험 합격의 관건이 될수록, 고시 준비생들은 학원으로 몰려들었다. 전국 석차가 나오는 모의고사도 대부분의 고시 준비생이 치른다. 신림동에서는 사법시험 1차를 앞두고 최신 판례나 대법원 판례공보에 실리지 않은 판례까지 샅샅이 구해 강의해주는 강사가 인기를 끈다. 특히 민법과 형법 과목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사정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지원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2월 ‘변호사시험 실시 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사법시험 출제위원인 나도 처음 들어보는 판례를 들고 와 학생들이 질문하는 경우가 있어 난감했다”며 “왜 그런지 알아봤더니, 판례 위주 문제가 나오다 보니 지엽 말단적인 판례까지 출제가 되더라”고 개탄하기도 했다.[한겨레 21돈 없으면 사법시험 준비 ‘난감’]
물론 판례에 대한 이해는 법률실무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판례 위주로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판례를 공부한다는 것은 판례의 사실관계를 알고, 사실관계에 적용되는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여 논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엽적인 판례가 출제 대상이 됨에 따라 키워드를 따서 결론만을 암기하는 공부방법이 권장되었다.
요컨대, 사법시험 1차 시험은 법률가로서의 소양을 측정하기에 적절한 형태의 시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법시험 2차 시험 또한 암기력을 검증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시험 준비기간이 짧아 충실한 준비를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시험 문제를 합리적으로 출제하고 시험 준비기간을 늘리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한정된 합격인원을 줄 세워야 하는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다수가 법률가가 되기 위하여 인생을 걸고 공부하는 시험이 법률가의 소양을 측정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사실은 쉽게 인식되지는 않았으나 분명히 개선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 기간을 더욱 압축하여 효율적으로 필요한 내용만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리라는 발상을 할 수 있고, 그러한 의미에서 로스쿨 체제가 도입된 것이다.
3.1.1.3 사법연수원 교육의 비효율성
사법연수원은 기본적으로 1년 6개월의 강의와 시험, 그리고 6개월의 법원-검찰-변호사 시보로 구성되어있다. 구체적으로 과거의 사법연수원의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3학기 전체 72학점 중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 수업의 학점이 40학점에 달하고, 변호사 실무는 19학점에 그쳤다.
그러나 사법연수원 1000명 시절 200여명을 제외한 절대다수가 변호사의 진로를 걷게 됨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변호사 교육이 아닌 판검사 교육을 강도높게 이수하는 것의 효율성에 대하여 의문이 많았다.
사법연수원 강의는 교과과정이 법원 및 검찰 실무에 치우쳐 있어 변호사 등 다른 직역으로 진출하는 연수생들에 대하여 충분한 연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변호사들이 송무 업무에만 매달리게 하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물론 재판실무와 검찰실무가 변호사로서 업무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재판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야 소송에서 적절한 주장과 입증을 할 수 있고, 공소가 어떻게 제기되는지 알아야 방어권의 행사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실무와 검찰실무에서는 변호사로서 업무를 하는 데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 판사가 되거나 검사가 될 생각이 없다면 전혀 알 필요가 없는 형식적인 요소들도 알아야 했고, 그것들이 아주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었다.
즉, 사법연수원의 1년 6개월의 시간은 절대다수의 판검사가 되지 못할 않을 사람에게도 강도 높은 판검사 교육을 하는 비효율적인 체제였고, 로스쿨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압축적으로 변호사가 되기 위해 충분한 교육만을 실시하고 판검사에 임용되는 사람들에게 별도로 판검사 교육을 하는 구조를 택한 것이다.[13] 로스쿨에서도 사법연수원에서 출강하는 민사재판실무와 형사재판실무와 검찰에서 출강하는 검찰실무 수업이 열리나 이러한 취지에서 실제 판, 검사만 알면 충분한 형식적 기재사항에 대한 것은 전혀 배우지 않고 법리를 중심으로 배우는 ‘검토보고서’를 평가대상으로 한다. 그렇게 하다보니 3학점으로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을 다 가르친다
3.1.1.4 소결
즉 법과대학-사법시험-사법연수원 6년 VS 로스쿨 3년으로 기간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법과대학의 교육은 황폐화되었으며, 사법시험은 법률가로서의 소양을 측정하는 데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다. 그리고 사법연수원은 변호사가 되기 위한 사람에게는 과잉교육이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오로지 ‘변호사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여 3년 + 실무연수 6개월[14]의 교육기간을 예정한 로스쿨의 공부기간은 결코 짧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그들의 주장대로 로스쿨 교육과정에 개선할 수 없는 흠이 있다면 실무에서도 로스쿨 출신이 사법시험 출신에 비하여 열등한 성과를 내는 것이 마땅할 것이나, 실제로 가장 우수한 역량을 요구하는 대형로펌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업무능력에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소위 말하는 6대 로펌(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화우)에서는 광장 정도를 제외한 모든 로펌에서 로스쿨 출신을 연수원 출신보다 더 많이 채용하고 있다. 대형로펌들에서는 법학사보다 비법학사들을 압도적으로 많이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변호사로서의 실력을 갖추는 데 공부기간의 문제가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대형로펌에 재직 중인 한 사시 출신 변호사는 “현재 같이 근무하는 있는 변호사들을 업무능력만으로 누가 사시 출신이고 누가 로스쿨 출신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며 “로스쿨 출신들도 로펌에 입사한 뒤 충분한 교육을 거쳐 업무에 투입되기 때문에 우열을 나누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과 사시 출신 사이에 특별한 차이는 없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온 변호사 중에서도 일 잘 하는 변호사가 많다”며 “출신보다는 개개인의 역량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사실 이게 당연한 결과이긴 하다. '공부를 잘하는 것' 과 '일을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법률가로서 최소한의 지적 소양만 갖추고 있다면, 업무 역량이란 것은 결국 개개인이 가진 능력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시출신이 상대적으로 더 오래 공부하였고, 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인재임은 사실이나. 이는 '시험'에 관련된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봐야 할 것이지, 변호사로서 업무역량까지 무조건 더 뛰어나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게다가 막변이 하는 일이란 걸 생각해보면..) 소수의 인원을 추려내고 그만큼의 메리트를 부여했던 사시와 달리, 로스쿨 교육의 목적은 법률을 다룰 수 있는 최소한의 지적 자격을 양성하는 데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단순 비교는 부적절하다.
3.1.2 실무 교수비율의 문제
로스쿨을 비판하는 이들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사법연수원에서는 교수가 전원 판, 검사, 변호사였지만 로스쿨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자들이 대다수다’라는 것이다. 기본 과목에 대한 이론 교수 수업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변호사가 되기 위한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과정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대체로 수긍할 수 있는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고려되고 있지 않은 것은 실제로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변호사 시험 대비를 위하여 90학점 중 40여 학점 정도의 변호사 출신 교수의 수업을 듣고 있어 아주 부족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비판 문서에서는 마치 모든 교수가 강의력이 안좋은 것처럼 묘사했으나, 로스쿨생들의 강의력에 대한 비판은 주로 석,박사를 외국에서 딴 이론 교수에 치중되어있으며, 실무 교수들에 대하여는 강의력에 대하여 비판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보다 이 문제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대체 왜 로스쿨에 이론 교수의 비율이 높은가? 하는 점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로스쿨은 법과대학을 계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법과대학에는 이론 교수가 실무 교수보다 훨씬 더 많았는가? 그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학부 교육과 법조인 양성 제도가 관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법과대학에 가도 아무도 수업을 듣지 않았고, 스스로 법조인을 양성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학계는 실무가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지 못하고 정말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 된 것이다. 즉 ‘사법시험의 존재’ 때문에 법학교육이 비정상화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의 도입과 함께 현직 판사, 검사, 헌법연구관, 김앤장 파트너 등 정상의 역량을 가지고 있는 실무가들이 로스쿨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로스쿨에 신규 임용되는 교수들도 대부분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실무가이다.
즉 교과과정에서 이론 교수의 비중이 높은 문제는 당장은 문제로 보일 수 있겠으나, 이 문제는 사법시험으로 인한 폐해가 일시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과도기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앞으로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인가 요건 및 평가항목에는 일정 비율 이상의 실무가 출신 교수를 임용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3.1.3 커리큘럼의 문제
로스쿨 비판측은 일부 로스쿨에서 변호사가 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있지 않아 커리큘럼이 부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로스쿨들은 공통적으로 35학점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도록 되어있고, 그 중 4학점은 법조윤리, 법정보 조사, 모의재판, 법문서 작성 등 필수실무과목으로 할 것이 요구되고있다. 기본과목의 경우 31학점만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야 하는데, 헌법,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상법, 행정법 모든 과목을 채우기에는 조금 부족할 수밖에 없다. 즉, 변호사가 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과목이 필수과목에서 누락되는 것은 필수과목의 학점이 고정되어있음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하여 학생들이 그 수업을 듣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오류다. 현실적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기 위하여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이를 수강하고 있다. 물론 이 수업을 안 듣고도 변호사가 될 가능성은 존재하겠지만, 그렇게 공부해서 점점 하락하는 합격률을 뚫고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필수과목에 대한 문제제기는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가능성만을 고려하여 극단적으로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
3.1.4 이른바 변시낭인의 발생 원인
로스쿨 비판 측은 법전원 제도를 비판하면서, 왜 변호사시험도 변시낭인이 발생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격시험 제도가 본질인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에서 우리 나라와 같은 합격률의 제한 발생은 대한 변협의 반대로 인한 것이다. 즉, 법전원 제도의 본래 취지대로 제도가 실행되지 못하게 자기들이 방해해 놓고, 이제와서는 그것을 가지고 비판하고 있는 어불성설을 범하는 것이다.
3.2 과도한 비용에 대한 비판
- 장학제도의 존재
법학전문대학원의 높은 등록금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장학제도의 존재를 외면한다. 2014년도 로스쿨 등록금 총액의 37.6%가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으며, 전체 학생의 15.8%가 전액장학금을, 전체 학생의 70.6%가 등록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장학금을 받고 있다. 장학금의 거의 전부가 경제적 환경을 고려하고 지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등록금 전액을 내고 다니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며, 이러한 사람들에게 등록금을 받는 것은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비판 문서에서는 로스쿨 특별전형이 마치 기초생활수급자만 혜택을 받는 것처럼 서술하여 놓았으나, 특별전형은 기초생활수급자 뿐 아니라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 계층이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이 점에 있어서는 사실관계 자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서술이라고 할 것이다.
- 사법시험의 기회비용 간과
사법시험 또한 앞서 언급한 지엽적인 판례 위주의 출제로 학원강의 중심이 됨에 따라 로스쿨에 못지않은 고비용과 불안정성 때문에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공부·시험의 패턴 변화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집안 수험생들에게 치명적이다. 사법시험 준비에는 짧아도 2~3년 정도는 필요한데, 이 기간 동안 신림동 학원가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신림동에서 고시를 준비 중인 한 수험생은 “거주비와 식비에 책값, 학원비까지 감안하면 아무리 빈한하게 지내도 한 달에 60만원 이상은 든다”며 “한 달에 100만~110만원은 써야 중간 정도 생활을 유지하며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패했을 경우의 위험 부담도 저소득층 자녀들로 하여금 사법시험 응시를 포기하게끔 만든다. 과거에는 시험에 떨어져도 괜찮은 일반 기업체에 취직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빈곤층 가정 출신이 고시 공부에 전념하려면 어디선가 몇 년 동안 상당한 비용을 조달해야 할뿐더러, 불투명한 미래를 위한 모험도 불사해야 하는 것이다.
[한겨레21 돈 없으면 사법시험 준비 ‘난감’]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체제와 비교하면, ‘사법시험 '합격자’의 비용과 로스쿨 졸업 비용을 비교했을 때 전자가 후자보다 저렴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는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시험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합격률이 3%밖에 되지 않고, 불합격하게 되면 시험 준비기간이 고스란히 소모되게 된다. 반면 로스쿨은 3년의 교육과정을 거치면 비교적 높은 합격률로 안정적인 변호사로서의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높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변호사가 되어 이를 회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로스쿨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사실 로스쿨의 비용 문제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었던 이른바 '금수저 프레임'은 사법고시 존치를 주장하는 측에서 악의적으로 만들어 퍼트린 것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로스쿨 입학생들은 수험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수험기간의 단축(3년+비교적 높은 합격률)를 노리고 학자금 대출을 통해 로스쿨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사법시험의 경우 1천명을 선발하였던 2007-2009년에도 평균 53-56개월의 수험기간이 소요된 바(다시 말하지만 평균이다. 평균. 옛날 드라마에서 고시공부 10년 운운하는게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로스쿨에 비해 17-20개월의 수험기간이 더해지는 것이고. 그 기간동안 일을 했었다면 못해도 월 200만원 기준으로 3400-4000만원 이상의 기회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더 오랫동안 공부한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고.
즉, 로스쿨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많은 돈이 드는 게 아니다. 단지 (등록금을)미리 땡겨서 빨리 끝낼 뿐인거지.
물론 당신이 사법시험에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로스쿨에서 등록금 전액을 내야 하는 계층이라면 더 저렴하게 변호사가 될 수 있었음에도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었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합격자 개인이 아닌 불합격자까지 모두 고려한 사회적 비용을 비교할 때 이러한 제도설계는 현저히 불합리한 수준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구조적으로, 비용은 사법시험과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
어차피 사법연수 1인당 들어갈 돈이 로스쿨 1인당 들어가는 돈보다 적다 한들 사법연수를 시도하는 사람 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결국 국가적 비용으로 따지면 사법연수 쪽이 훨씬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든 국가가 같은 효용성이라면 비용을 줄이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 대한변호사협회의 모순적 주장
또한 이 문제에서 유념해야할 것은, 로스쿨 등록금이 높은 것은 정원의 통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통제와 압력’은 현재 로스쿨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재정적 문제의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교수인력의 충원과 설비 수준, 강의과목의 다양성을 매우 높게 설정했으며 많은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했다.
로스쿨이 재정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학생을 선발해야 하지만 이 또한 정원 통제로 인해 허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대한변협을 중심으로 한 사시존치론자들은 로스쿨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로스쿨을 비판해 왔지만 대한변협이 현재와 같은 재정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도록 제도 설계 단계에서 압력을 넣은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흔들리는 로스쿨, 원인은 ‘과도한 통제’
- 즉, 이 문제는 로스쿨 비판측인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변호사 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정원을 통제하여 로스쿨 학생들로 하여금 과도한 비용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그 사실을 들어 로스쿨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대체 어쩌라는 거냐
3.3 불투명한 입시구조에 대한 반론
3.3.1 정량평가 vs 정성평가의 문제
로스쿨 비판측은 로스쿨에 대하여 입시구조가 불명확하고, 이로 인해 각종 차별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정성평가를 입시에서 고려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입시 과정에서 면접 평가, 자기소개서 평가를 실시하는 어떤 교육기관에서도 정성평가 항목에 대하여 그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입시를 치루면서 면접을 치룬 수험생들 중에 자신의 면접 점수에 대하여 고지받은 경우가 하나라도 있는가? 이는 본질적으로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정성적 요소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어렵고, 그 기준을 납득시키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즉 이 문제는 로스쿨만의 고유한 문제가 아니라 정량평가를 할 것인가 정성평가를 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는 법학 시험을 보지 말고 정성평가를 실시할 것을 명문으로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적인 트렌드는 시험 한방으로 줄세우는 선발을 하기보다 에세이와 면접을 보는 등 정성평가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대학의 입시에서도 학력고사->정시 위주->수시 위주로 입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각종 입시 기관에서도 면접을 보지 않고 시험 점수만으로 줄세워서 선발하는 것은 오히려 예외적인 현상에 속한다. 대한민국에서 모든 입시는 교수자에 대한 신뢰에 기인하고 있고, 로스쿨 또한 예외가 아니고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랐을 뿐인데, ‘공정성’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장점이 없었던 사법시험이라는 제도가 과거에 존재하고 있었고 이 제도로 회귀하고자 하는 기득권세력에 의하여 이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시험으로 줄 세우는 것만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 이에 대하여는 아래의 기사와 같은 의견이 있다.
물론, 로스쿨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공감합니다. 내막이 어찌됐든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은 현실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든 건 사실입니다. 다만, 그 대안이 ‘시험’일 수는 없습니다. 계층 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한계는 로스쿨이나 사법시험이나 고스란히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계층 사다리’는, 애당초 출발점을 달리 만들어주는 방법, 가령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전형 혹은 채용 방식이 어쩌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쉽지는 않을 겁니다. 소외 계층에 대한 규정문제, 틈새를 이용한 도덕적 해이, 여기에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비공정성’이란 범주에 가둬버리는 우리사회의 폐쇄적 시선도 쉽게 극복되진 않을 테니까요. 일부 대학에서는 입학 전형에 따라 서열을 만드는 식의 ‘계급 놀이’가 유행하고 있다죠. 다만, 사법시험이 ‘계층 사다리’가 되고, ‘개천의 용’의 산파 역할을 하기엔, 우리 시대의 양극화가 너무 많은 길을 와버린 것 같습니다.
SBS [취재파일 '시험'은 과연 공정한가]
3.3.2 그릇된 문제제기로 인한 문제 해결의 지연
정성평가의 본질상 그 기준과 평가점수에 대하여 공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평가과정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가령 외부인사를 정성평가에 개입시켜서 감시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 설계를 통하여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 비판측에서는 ‘불투명하다’는 사실로부터 ‘불공정하다’는 사실을 추정하는 오류를 범하였고 ‘기승전 사시존치’를 외침으로써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전혀 이바지하지 못하였다.
이들은 흔히 유력가 자제가 로스쿨에 입학하거나, 법조인 자제가 로스쿨에 입학하면 이들이 정성평가상에서 어떤 이익을 받아 진학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는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사법시험 체제 하에서도 법조인 자녀들이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렇다면, 로스쿨 체제가 되었다고 해서 법조인 자녀들이 특별히 무능해지지 않는 한 법조인 자녀들 중에 로스쿨 합격자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이다. 오로지 그 사실을 갖고 로스쿨이 음서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측은 이러한 그릇된 문제제기를 하여 로스쿨에 대한 여론을 호도하였고, 로스쿨은 이에 대하여 반박하기 위하여 진짜 로스쿨 제도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개선의 노력을 경주할 수 없었다. 이 문제는 로스쿨의 개선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로스쿨을 깎아내려서 사시 존치와 로스쿨 폐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몇몇 변호사 단체들과 일부 변호사들 때문에 건전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4 사법시험 존치론, 소위 투-트랙의 부당성
- 사법시험의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200-300명 수준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법시험의 수많은 문제점들은 대부분 제한된 정원제 선발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형태의 병행은 기존의 사법시험의 문제점들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더 적은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 또한 사법시험은 학부 졸업 이전에도 얼마든지 응시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먼저 오는 기회’로서 일본에서 그랬듯 로스쿨을 우회할 수 있는 통로로서 어린 명문대생들의 잔치가 될 것이고, 그 결과 로스쿨에 우수한 인재가 유치되는 것을 막아 로스쿨의 안정적 정착을 저해할 것이다.
- 그리고 같은 자격을 갖는 변호사의 출신이 이원화됨에 따라 ‘더 우수한 집단’으로 평가받기 위하여 서로를 모욕하거나 부당한 이의제기를 하는 일이 늘어날테고, 아래와 같은
막장짓언론 플레이, 입법로비 등의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막대한 사회적 비효율을 가져올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2017년 폐지되는 사법시험을 존치시키기 위해 국회, 청와대, 정부, 헌법재판소, 언론 등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로비를 펼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본지가 입수한 대한변협의 회의록 4건에 이같은 정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관악을 선거 적극 개입 통한 국회 전진기지 확보' '비노대 친노구도를 활용' '로스쿨 자녀 특혜의혹 연속적 제기' 등 논란이 일 수 있는 내용이 다수있다.
공익을 대변하는 법정단체인 대한변협이 이익단체와 같이 행동한 데 대한 비판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한변협, 내부문건서 '사법시험 존치' 전방위 로비 드러나
그런데 사법시험제도의 폐해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10여 년 고심하여 로스쿨제도를 도입해 놓고 그와 별도로 그 뒷문에서 로스쿨 교육을 받지 않아도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예비시험제도를 두는 것은 한마디로 로스쿨제도 도입의 취지를 몰각하는 주장이고 로스쿨제도를 채택한 국가정책의 신뢰성을 크게 저하시키는 일입니다. 이름만 바꾸어 사법시험을 계속 존치하자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현행 사법시험은 전혀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 배려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난해서 로스쿨에 가지 못하고 그래서 법조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은 근거가 없는 포퓰리즘 주장입니다.
강용석 의원은 가난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예비시험제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비시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보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예비시험을. 오히려 로스쿨 교육을 생략하고 단기간에 변호사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예비시험이 이용될 우려가 큽니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비싼 사교육을 받고 예비시험에 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또 로스쿨 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변호사시험의 문호를 열겠다고 합니다. 2000명의 10%면 200명입니다. 현재 사법시험 합격자가 10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만약 로스쿨 졸업생 외에 200명을 별도로 예비시험을 통해 합격시킨다고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사법시험이 돼서 현행 사법시험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할 것입니다. 다시 신림동 고시촌에 200명의 자리를 노리는 수만 명의 고시생들이 모이게 될 것입니다.
- 변호사시험법 제정 당시 장윤석 의원의 발언. 예비시험 도입안에 대한 반대의견이지만, 사법시험 존치론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비평이다.
변협의 사시존치 주장의 모순성에 대해 비판하는 기사로 아래 링크 참조
'정의의 여신'이 한국에서 칼을 버린 이유…로스쿨의 존재가치내용 추가 요망.
- ↑ 정작 졸속으로 도입되었던 제도는, 사법대학원과 사법연수원이다(...).
- ↑ 이에 반하여 사법시험은 단점은 뚜렷하지만(대학교육에의 악영향, 고시낭인 발생), 장점(개천용의 등용문, 실력 있는 법조인의 선별)은 모호하다. 사법시험의 장점으로 거론되는 것들을 유의해서 살펴보면, 우리 집에 금송아지 있다는 식이어서, 그런 게 있다고 부득부득 우기기는 하지만 그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 반면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중에 기초생활수급자 출신 혹은 차상위 계층 출신이 몇 명인지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 만약 있더라도 극소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 없는 게 아닐까통계가 있다면 추가 요망 - ↑ 다른 로스쿨의 생활비 장학금 지급 현황에 대하여는 조사 요망
- ↑ 그리고 그렇게 공부해서 합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서 그렇게 공부하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 ↑ 이 신문기사에서는 특별전형 출신 변호사가 315명으로 되어있으나, 보다 이후에 발간한 로스쿨 협의회측의 공식자료에 의하면 334명으로 기재되어있다. 처음의 집계에 무언가 오류가 있었고 이를 보정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 SKY+성대, 한양대, 이대, 부산대, 중앙대, 경북대, 경희대. 이상 사법시험 합격자 배출 순위
- ↑ 우리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 때문에 클라이언트들이 SKY 대학을 요구한다면, 로펌 입장에서 SKY 출신을 뽑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 간혹 사법연수생들은 시보 생활을 하면서 업무를 하고, 법률봉사 등을 하기 때문에 월급을 받아야 한다는 반론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교육 받는 시간이 아닌 실제로 일을 하는 시기에만 보수를 받으면 된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은 반론이다.
보수를 받으면 그게 봉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사기업 직장인들 보다는 낫다. 예전처럼 돈을 쓸어담지 못하는 것 뿐
- ↑ 앞의 논문, p. 46.
- ↑ 참고로 비판 문서의 해당 서술의 작성자는 해당 서술의 내용과 관련하여 노동 시장의 공급탄력성에 대해선 경제학 원론만 파도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신도철 교수가 경제학원론을 배웠는지 안배웠는지에 대하여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자.
- ↑ 이러한 로스쿨의 취지를 생각하면, 같은 변호사인데 사법연수원 출신 판검사는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으나 로스쿨 출신은 연수를 받아야 하므로 로스쿨 출신이 실력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주장인지 알 수 있다
- ↑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딴 이후 6개월 동안 연수를 받지 않으면 독자적인 법률사무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 이 기간 또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예정한 로스쿨 변호사 양성기간으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