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검

가검(假劍/Imitation Sword)
진검을 모사한 가짜 칼.

1 가검의 개념

가검이란 진검을 모사하여 제조한 도검으로써, 비철금속 으로 날을 만들어 법적인 도검의 기준을 피한 칼 모양의 물건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스테인리스강 등으로 제조한 이코노믹 소드(Economic sword)등이 판매되며, 이 또한 비철금속 가검처럼 약하지만 엄연히 철제합금으로 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거합수련 목적으로 진검과 똑같이 만들되 날만 세우지 않은 특수강 가검이라는 물건이 존재하며, 일본에서도 진검에 날을 세우지 않거나 죽인 하비키(刃引き)등이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므로, 실제 가검의 개념은 단지 사용한 재질이 강철이냐 비철이냐를 떠나 크게 확장될 수 있다.

2 국내외의 가검

2.1 국내에서의 가검 장르의 등장 배경

국내에서 가검이라는 장르가 등장한 것은 일본의 도검법을 그대로 들여온 총포도검법의 조항에 의거한다. 당 법령에서는 끝이 둥글고 날이 서지 않은 것을 도검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며, 또 강철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도검으로 보지 않는다는 항목이 있다. 그 해당사항을 벗어나는 <도검>으로 규정되는 물건은 도검소지허가를 받아야만 소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검을 동경하지만 법적으로 소지허가를 낼 수 없는 아이, 청소년이나 해당 나이대의 검술 수련자, 소품으로써의 칼이 필요한 연극이나 코스프레등의 종목에서 도검법에 해당되지 않는 칼 모양의 소품의 수요가 발생했고, 국내의 여러 도검사에서 이러한 수요에 맞추어 알루미늄이나 두랄루민으로 만든 가검을 판매하면서 국내에 점차 퍼지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스테인리스로 만들기는 했으나 속이 텅 빈 튜브 형태라 날을 세우려 할 경우 구멍이 나 버리는 스테인리스 가검도 존재했으며, 이것은 소지허가가 필요없었다. 아예 진검과 똑같이 만들었으나 날만 없는 특수강 가검도 존재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특수강 가검은 소지허가가 필요없었는데, 이것을 조폭이 날을 세워 소지하고 범죄에 사용하면서 소지허가 대상이 되었다.

90년대까지는 주로 해동검도를 비롯한 검술단체들의 수련생들이 주요 고객이었으나, 90년대 말부터 코스프레를 위해 가검 수요가 커지면서 자금사정이 부족한 학생신분이 많았던 처지를 감안하여 싸게는 만원에서부터 10만원까지의 가격대를 가진 가검들이 등장했는데, 중국에서 싸게 만들어와 팔던 저질 가검들이 대다수였다. 이러한 코스프레 수요층에서 주로 소비되는 1~5만원 정도의 가검들은 그 품질이 매우 조악하며 쉽게 망가지는 특징이 있다.

검술계에서는 가검이 지나치게 가볍고 약해서 쉽게 망가진다는 원성이 컸는데, 쇠보다 가벼운 알루미늄, 두랄루민을 사용하고 그조차도 폭이 좁거나 했기 때문에 당연했다. 그러나 현재는 1kg에 근접하는 진검과 비슷한 무게의 중량 가검들이 들어와 있으며, 재질도 항공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단단한 물체를 타격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쉽게 망가지지 않을 만큼 탄성이 있어 진검 대용으로 충분한 퍼포먼스를 가진다. 이러한 가검은 10만원을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

소지허가가 필요없다는 점 때문에 등장하고 흥할 수 있었던 가검 장르였지만, 2007년 1월 경, 정부가 가검의 기준을 다시 정하는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시행령[1]의 개정안[2]을 내놓자 일부 가검 이용자들이 반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현재까지도 이 조항은 바뀌지 않았다. 정확히는 2008년 2월 29일에 일부 개정이 이루어졌으나 논란이 된 항목은 여전하다.

카라한승연이 집에 두 개 가지고 있다고 한다(?)[3].

2.2 해외에서의 가검

2.2.1 일본의 사정

원칙적으로는 민간인은 무기를 가질 수 없다. 이는 일본이 패전국이며 이른바 비무장국가이기 때문인데, 일본도만큼은 등록된 도검에 한해 도검소지허가같은 제도 없이 자유롭게 판매와 소유가 가능하다. 이는 창과 나기나타, 기타 특수무기나 화승총도 마찬가지이다.(집에 놓고 즐기는 '소유'는 가능하지만, 휴대하고 다니는 '소지'는 역시 총도법 적용 대상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골동품, 공예품으로써 전통 무기를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장난은 2차대전 패전 직후 반자이 돌격에 학을 뗀 미군이 일본의 모든 도검을 몰수하여 용광로에 넣어버리려고 하자 일본도를 비롯한 무기를 세세하게 그 특징을 구분하고 예술성을 특히 강조함으로써 일본도를 살아남게 하려고 했던 데에서 비롯된다. 덕택에 일본도는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지금도 일본도를 거래하는 것은 무기를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전통공예품을 사고파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단, '전통공예품'이기 때문에 칼 장인이 전통방식으로 만든 칼만이 '일본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인은 서양도검이나 총검을 소지할 수 없다. 일본에도 도검소지허가법이 존재하기는 하며 조항은 한국과 거의 동일하지만, 이것은 이른바 "무기"를 개인이나 단체가 학술, 연구, 전시 등을 위해서 소지할 때나 적용되는 법안으로, 국민에게 누구나 허가증이 나오는 한국과는 달리 어지간한 곳이 아니고서는[4] 거의 나오지 않으며, 따라서 민간인이 총검이나 서양도검, 95식 부사관도 등을 소지하려면 칼날을 부러뜨려서 날길이를 15cm이하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다만 <법조도검규칙>에 의거, Hrc40이하의 경도를 가진 도검은 무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비철금속으로 제조된 도검도 무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법령에 의거하여 가검이 판매/소비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일본도를 비롯한 전통 무기는 그 거래 가격이 100만원대 이상으로 비싼 편이고, 그조차도 대부분 우치가타나에 편중되어 있으므로, 서양도검이나 세이버, 수요층이 적은 환두대도당태도, 타치 등의 고전 시대의 도검은 가검으로 많이 만들어지며, 일본 여행을 가면 도검가게에서 상당히 많이 비치하고 있다. 일본군도류의 도검도 중국에서 들여온 값싼 가검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이러한 도검들은 1~2만엔 정도이다.

또 통칭 이아이토(居合刀)라 불리는 한국과 같이 거합수련용으로 사용하는 하이퀄리티의 가검이 있으며, 주로 NPS社, 미노토, 노슈이아이도 등의 가검 전문 기업에서 만들어진다. 이것은 칼날만 비철금속일 뿐이지 외장은 고급 진검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지며, 그렇기 때문에 가격도 수십~수백만원대로 비싼 편이다.

2.2.2 미국의 사정

미국은 도검시장이 일부를 제외하고 완전 자유화[5]되어있기 때문에 비철금속 가검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으며, 비철금속으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6] 스틸 블런트 라는 개념이 있으며 국내의 특수강 가검과 동일하지만 어떠한 수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보관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진검과 동일하게 만들면서 날을 세우지 않은 것뿐이다. 미주유럽에서 소비되는 도검 대부분이 이 스틸 블런트로 나온다. 피더슈비어트와 같은 장비는 처음부터 도검을 모사하기 위한 것이 아닌 검술 훈련을 위해 만들어진 훈련장비에 해당하며, 형태도 도검과는 좀 다르므로 가검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검의 개념에 가장 가까운 것은 이코노믹 소드(economic sword)인데, 사실상 싸구려 장식용, 도검을 흉내낸 장난감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 수준의 물건으로, 비싸도 100달러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재질은 일괄적으로 304스테인리스. 녹이 슬지 않고 가공이 쉽기 때문에 쓰이며, 강도는 별로 좋지 않다.[7]

  1. 칼끝이 둥글고 날이 서있지 아니하여 흉기로 사용될 위험성이 없는 도검은 제 1항의 규정에 의한 도검으로 보지 아니한다.
  2. 칼끝이 날카롭지 아니하고 칼날이 서있지 아니 하더라도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제4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7호에 규정된, 도검의 형태를 갖추고 칼날의 길이가 15cm 이상이 되는 것은 제1항의 도검으로 본다.
  3. 아버지가 검 장인이다. 진검은 못 놔둬서 가검이라고
  4. 박물관, 학자 정도가 아니면 매우 힘들다고 한다.
  5.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소드스틱과 같은 은닉형 도검, OTF(전방사출식 자동나이프)와 같은 물품은 소지 불가하게 되어 있다.
  6. 위험성으로 따지면 미국은 칼이 아니라 총이 문제.(…)
  7. 고속도로 휴게소 등지에서 판매되는 싸구려 중국제 나이프가 바로 이 재질이다. 두꺼워 보여도 쉽게 휘어지고, 날도 오래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