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라

풍종호의 무협소설 『경혼기(驚魂記)』의 등장인물로, 사문의 비보인 대혈신정(大血神鼎)을 찾아 중원으로 온 천축의 명문 대혈문(大血門)의 차기 문주가 가루라(迦樓羅)[1]이다. 내공을 최상승지계까지 단련하고 기문병기인 십자인(十子刃)을 능숙히 다루는 절정고수(絶頂故手)이나, 사문의 신조가 마라도(魔羅刀)를 가진 분뢰수(奔雷手)를 지목하는 것을 보고 대혈신정을 가진 것으로 오인하고 그에게 덤벼 들었다가 패배한다.[2]

분뢰수에게 대혈신정이 없음을 알게 된 뒤 분뢰수의 대혈신정을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잠시 동행하며 귀역(鬼域) 결전에 참여한다. 쌍마(雙魔), 독왕(毒王), 구룡(九龍) 몇 명과 함께 마왕선(魔王船)의 함정을 돌파하는 중에 대혈거령인(大血巨靈人)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대혈문에 배신자가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분뢰수와 사천황(邪天皇)의 격돌에서 이혼겁백(移魂劫魄)을 시전하는 사천황을 보고 잠시나마 그를 마라왕(魔羅王)이라고 여겼지만, 분뢰수가 검은 띠로 사천황을 먹듯이 지워버리고 상관월마저 무찌르자 분뢰수를 진정한 마라왕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분뢰수가 마라도의 주인임을 인정하고 대혈신정만을 가진 채 천축으로 돌아간다.
  1. 금시조를 뜻하는 천축어이며, 대혈문의 문주를 뜻하는 호칭이기도 하다.
  2. 작 중에서 십자인을 두 번 빼앗기는데, 분뢰수와 상관월이 빼앗는다. 분뢰수는 십자인을 빼앗아 오히려 가루라보다 더 능숙하게 펼쳐서 발목, 손목 같은 그의 중요한 신체의 마디마디를 베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