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 『경혼기』
목차
1 개요
- "이런 초식을 본 적이 있소?"- "나 같은 자를 본 적이 있소?"
풍종호의 무협소설 『경혼기(驚魂記)』의 주인공으로, 이름은 물론 자신에 대한 어떠한 기억조차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그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분뢰수(奔雷手)라는 절기와 이것이 천하무적인지 확인해주겠다는 약속뿐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이름도 그 절기의 명칭에서 따와 부른다. 더군다나 그의 전신은 백포로 둘둘 말려있어 자신의 얼굴을 볼 수조차 없다. 작 중 '신도' 급인 마라도(魔羅刀)로도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다만, 적수인 상관월이 사용한 천하제일검이라고 불려도 아깝지 않을 왕자검(王者劍)에 의해서 일부 베어지기는 하지만 상관월이 아닌 분뢰수의 손 아래에서는 그 위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책이 끝날 때까지 백포괴인의 신세로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는다.
2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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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뢰수가 대결하여 꺾은 고수들을 중심으로 그의 행적을 간략히 정리하였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경혼기 - 줄거리』를 참고하자.
2.1 곤륜파(崑崙派)
분뢰수는 서천지계에서 깨어나 천축과 천산파(天山派)를 거쳐 곤륜파에 당도한다.
- 곤륜검문(崑崙劍門) 곤륜신원(崑崙神猿) 이장천 : 운룡십삼회(雲龍十三廻), 금안행운(金雁行雲)
- 곤륜도문(崑崙刀門) 월광도(月光刀) 사준우 : 용비십구도(龍飛十九刀), 양의인(兩儀刃)
- 곤륜운궁(崑崙雲宮) 운해룡 : 옥룡장(玉龍掌), 삼원세(三元勢)
- 곤륜비문(崑崙飛門) 일섬단운(一閃斷雲) 곡비 : 비운축전(飛雲逐電)
- 곤륜선문(崑崙仙門) 곤룡선(困龍仙) 궁일평 : 선운비뢰(仙雲飛雷)
2.2 아미파(峨嵋派)
곤륜파를 지나 중원의 사천성에 도달하여 바로 아미파를 찾아간다. 또한, 아미파에 머무르고 있던 청성파(靑城派) 장문인인 적우자(摘羽子)와도 비무를 한다.
- 아미파 아미철승(峨嵋鐵僧) 혜과(慧過) : 탄금지(彈琴指), 복호살법(伏虎殺法), 적하신공(赤霞神功)
- 청성파(靑城派) 적우자(摘羽子) : 벽운도(劈雲刀), 비류보(飛流步), 대라신공(大羅神功)
2.3 성도(成都)
분뢰수는 아미와 청성의 비전절기를 꺾고 성도로 향하는 중에 자신을 추적하는 살수들의 정체가 살수당(殺手黨)임을 파악하고, 역으로 직접 찾아가 살수당을 궤멸시킨다.[1] 이후 분뢰수는 만보루에 들러 오색살수(五色殺手) 중 청(靑)과 적(赤)살수와 대결하고, 만보루의 주인인 화풍렬에게도 철검비환(鐵劍飛環)을 보여달라며 비무를 청한다. 화풍렬은 이를 거절하나, 그동안 감춰온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오색살수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는 기련산에서 다시 어떠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눈치챈다. 그래서 사해표국의 표행에 끼어들고, 분뢰수도 화풍렬을 따라 표행에 가담하면서 분뢰수를 따라 움직이고 있던 적우자 일행까지 합류한다.
- 살수당주 : 염왕검법(閻王劍法)의 색명검식(索命劍式)
- 오색살수(五色殺手) : 청살수 - 청천수(靑天手), 적살수 - 적염장(赤焰掌)
2.4 공동파(崆峒派)
표행은 먼저 점창파(點蒼派)에 들리는데, 점창파 장문인 마덕위는 거짓말로 이들을 이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상대를 얕본 어리석은 행동이었기에 점창파의 제자이면서 황(黃)살수였던 비영검(飛影劍) 진조운이 마덕위를 죽여버린다. 이상한 낌새를 챘던 분뢰수는 진조운이 도망가기 전에 나타나 그를 제압한다.
점창파를 지나 공동파에 이르러 분뢰수는 공동쌍독(崆峒雙毒)이라는 요위(了威), 요좌(了佐)와 비무를 한다. 그 둘은 공동파의 문제장로들로 오랜 시간 폐관을 하고 있었으나, 소문의 분뢰수와 겨루기 위해 폐관을 깬다. 분뢰수는 두 사람을 동시에 상대하여 보는 사람들도 놀랄 만큼 하얀 번개와 같은 빠른 공격으로 순식간에 그들을 무찌른다.
- 오색살수(五色殺手) : 황살수 진조운 - 황연권(黃煙拳)
- 공동쌍독(崆峒雙毒) : 요위(了威), 요좌(了佐)
2.5 연혼전(練魂殿) 관제묘
드디어 표행은 공동파마저 지나 기련산맥에 이르고, 표행과 찢어진 분뢰수 일행을 맞이한 것은 넋을 잃은 낙백인들과 흑(黑)살수였다. 분뢰수가 흑살수를 제거하고, 일행이 낙백인들을 처리한 다음에 그들은 삼 년 전에 망했다는 연혼전이 숨겨 놓은 관제묘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분뢰수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따라 홀로 달려나가고, 이로 인해 남은 일행은 낙백인, 적마승(赤魔僧), 청마군(靑魔君)과 버거운 싸움을 벌인다. 그리하여 적우자와 송추는 물론 유홍광을 따라 관제묘 안으로 들어왔던 점창파의 많은 제자가 죽게 된다. 그러나 쌍마(雙魔)와 구룡(九龍)인 연비청과 한비가 나타나 그나마 살아남은 일행을 도와준다.
분뢰수는 관제묘 깊숙한 연혼대전에서 환혼술로 자신을 부른 환혼노인(還魂老人)을 만난다. 분뢰수의 강함에 환혼노인은 간신히 몸만 빼내고, 분뢰수는 환혼노인을 쫓다가 쌍마에게 농락당하고 버려진 시왕(屍王)을 만나 완전히 소멸시켜 버린다. 결국, 마지막 도피처까지 쉽게 찾아온 분뢰수를 본 환혼노인은 만리신응에 분뢰수의 정체를 담은 전서를 달아 날려 보내고, 그를 향해 육탄돌격을 한다. 분뢰수는 이 공격을 간단히 피한 뒤에 일격으로 환혼노인의 삶을 끝내버리지만, 만리신응을 놓치고 만다.
2.6 파자구
분뢰수는 만리신응을 쫓아 백제성(白帝城)이 바라보이는 천금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미 늦어 상관월이 만리신응과 전서를 없애버린 뒤였다. 분뢰수는 우연찮게 천금장에서 마주친 말종이란 이름을 쓰는 병든 아이를 거두고, 장강에 퍼진 괴질을 살피며 파자구라는 작은 나루터 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분뢰수는 운령과 운고는 물론 신조를 타고 천축에서 자신을 찾아온 대혈문(大血門)의 가루라와 만난다. 또한, 천하오패(天下五覇) 중 독왕(毒王)과도 만나게 된다.
가루라는 신조가 가리킨 분뢰수가 대혈문의 보물인 대혈신정(大血神鼎)을 훔쳐간 도둑놈이라 생각하고 다짜고짜 덤벼든다. 그러나 분뢰수는 가루라가 병기로 사용하는 십자인(十字刃)을 빼앗아 그보다 더 능숙한 솜씨를 보여주며 그를 패배시킨다. 이 대결을 끝까지 지켜본 독왕은 몰래 분뢰수를 중독시키려 하지만 분뢰수는 호신강기로 독왕의 모든 독을 막아낸다.
2.7 귀역(鬼域)
장강에 퍼진 괴질의 발원지가 귀역임을 눈치챈 분뢰수는 말종과 가루라와 함께 신조를 타고 먼저 귀역으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구룡 및 다른 고수들이 나타나 일을 치르기를 몇 일 동안 기다렸다가 그들이 드디어 귀역에 침투하자 분뢰수도 행동을 개시하여 먼저 마왕선(魔王船) 안으로 들어간다. 역시나 마왕선 안으로 침투해오는 쌍마, 운고, 운령, 독왕, 유봉월 등을 기다렸다가 한 일행으로 뭉치고, 본격적으로 함정을 돌파하며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일행은 백(白)살수, 대혈거령인(大穴巨靈人), 오독신마(五毒神魔) 등을 격파하고, 이 모든 흉계의 주역인 상관월과 대면한다. 그런데 갑자기 삼백여 년 전에 죽었다는 사천황(邪天黃)이 부활하여 나타나자 일행은 모두 경악한다. 그렇지만 분뢰수에게는 그저 자신의 말을 끊고 앞을 가려버린 성가신 존재였을 뿐으로, 즉시 공격하여 짓이겨 버리고 혼령은 천마삭(天魔索)으로 먹어치워 버린다. 마지막으로 상관월은 사대기보(四大奇寶) 중 왕자군림검(王者君臨劍)의 십절천검(十絶天劍)을 연성했기에 막강한 기세를 자랑하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나, 잘못된 판단으로 분뢰수에게 허무하게 죽고 만다.
3 무공
- 분뢰수(奔雷手)
- 섬전영(閃電影) : 만리신응을 쫓을 수 있는 빠르기로는 최고를 다투는 신법으로, 사천황의 환마보(幻魔步)보다도 빠르다. 아예 발을 쓰지 않고, 팔의 움직임에 다리를 떠맡기는 형식으로, 물속을 날아가는 새와 같아 따로이 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4 정체
소설 곳곳에 분뢰수의 정체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들이 녹아 있어서 '절대무적의 그'가 분뢰수임을 짐작할 수 있으나,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는다.[2]
첫 번째 단서는 분뢰수가 깨어났다는 시기와 장소가 풍현이 사라져버린 때와 장소와 겹친다는 점이다. 단천상의 말에 따라 풍현이 서천지계에서 모습을 감췄을 때, 분뢰수가 서천지계에서 처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분뢰수가 천축을 여행한 지는 일 년의 시간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3]
두 번째 단서는 환혼노인이 파악한 것으로, 분뢰수의 정체는 마도(魔道)의 전설을 잇는 절대자로 절대무적이라 일컬어지는 '그'이다. 환혼술에 있어서는 스스로 고금제일이라 칭했던 환혼노인은 칠백여 년이 넘은 마교(魔敎) 교주의 혼을 초혼하는데, 분뢰수는 자신을 부르는 것이라고 답한다. 『지존록(至尊錄)』에서 그 마교 교주인 절대천마(絶代天魔)의 혼이 이혼전겁(移魂轉劫)으로 풍현과 동화되었으므로, 분뢰수는 풍현으로 생각될 수 있다.
세 번째 단서는 신주십일파(神州十一派)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분뢰수는 1권 초반에 나온 신주십일파 중 곤륜파, 아미파, 청성파의 문중의 인물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호산절기(護山絶技)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이는 분뢰수가 풍현이라면 가능한 것이, 그가 운령과 시간을 보냈던 암천향(暗天香)의 유진(遺塵)에서 신주제파(神州諸派)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읽었고, 한 문파의 장문인도 모르는 문중의 고수에 대한 정보 역시 그의 정보통인 강호만사통(江湖萬事通) 만가휘가 저술한 강호인명록을 보아서 알고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그가 분뢰수 구식뿐만이 아닌 다른 무공에 대한 지식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은 분뢰수가 말종에게 전수해준 '벽력수(霹靂手)'의 경우를 보았을 때 확실하다. 이는 무적신마(無敵神魔)가 알지 못하기에 분뢰수처럼 전수해 줄 수 있는 절기가 아니다. 비록 풍객 치우(瘋客 痴愚)와 무적신마가 친우였지만, 무적신마도 치우가 천뢰구식(天雷九式)을 잡고 궁리하는 것만 알았지 이를 벽력수라는 수공으로 완성한 줄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풍현과 무적신마가 결전을 벌일 때, 풍현이 구사하는 벽력수로 인해 자신의 분뢰수가 천하최강수라고 자부하기 어렵다며 한탄했다. 그리고 치우의 묵연동(默然洞)은 들어가도 제대로 절기를 수습하지 못하면 나오지 못하고 평생을 그 안에서 보내야 한다는 특성상 치우의 친구인 금시령에 의해 자격을 가진 이만 들어갈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었고, 나온 후에는 풍현이 소천벽 진영주(素天璧 眞影珠)를 먹어버렸기에[4]다른 누구도 벽력수를 익힐 가능성이 없다. 그렇기에 벽력수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이는 풍현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네 번째 단서는 분뢰수가 사람들의 마음[5]을 읽을 수가 있었고, 지세만 보고도 어디에 누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런 그였기에 정보의 취득이 자신이 기억하는 지식이 아니라 무공 또는 능력임을 예상할 수 있는데, 풍현이 익힌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의 경우 사람의 혼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며, 칠정식(七睛式) 중 예견(豫見)의 자정식(紫睛式) 응용이라면 주변 지세를 통한 정보의 취득이 가능하다. 게다가 『지존록』에서 풍현의 색혼탈백신공은 무의식적으로 전개되던 것을 고려하면 풍현이 무적신마의 안배를 통해 기억을 잃고 분뢰수가 되었더라도 색혼탈백신공은 여전히 운용되고 있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다섯 번째 단서는 운령이 분뢰수의 행동을 보며 '그'가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분뢰수가 송가촌 혈사에 가담한 동백기를 만났을 때에 그가 과거의 잘못으로 고통에 겨워하는 모습을 본 후 통쾌해 하며 즐겁다고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보면 분뢰수가 그 원한의 소용돌이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풍현일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분뢰수가 풍현이 아니라는 가정은 한 가지 유별난 이유에서 비롯된다. 무공상 특징인지 아니면 성격 탓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로, 그는 싸움에서 절대로 단 한 발자국도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 상대방의 공격에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물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존록』에서 쌍마와 겨룰 때 처음으로 그 증상이 나오며, 이후 단마애에서 처음으로 상관월과 겨룰 때도 그에게 일격을 허용하여 만겁윤회로(萬劫輪廻路)에 처박히는데, 이때에도 뒤로 절대 물러나지 않는 그 이상행동이 큰 장애였음이 묵연동의 절대천마와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경혼기』에서의 상관월은 그의 이러한 습성을 이용한 맞춤전략을 구사하지만, 예상 밖으로 뒤로 물러선 분뢰수에게 어이없어하며 패배하고 만다. 그래서 주변에 있던 다른 인물들은 그가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고 분뢰수가 풍현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지존록』을 읽어본다면 분뢰수가 '그' 풍현일 것이라는데, 거의 99%이다. 무적신마와의 인연을 통해 거의 확정되었고, 남아있는 것은 풍현에서 '분뢰수'로 변화하는··· 과정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보는게 가장 타당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