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날개의 한 종류.
可變翼
Variable-sweep Wing
상황에 따라서 상태를 바꿀 수 있는 날개를 가리킨다. SF에서는 날개 자체가 바뀌어버리지만, 현실의 가변익은 비행기의 속도에 맞춰서 비행기 날개의 각도, 특히 후퇴각을 바꾸는 것을 가리키며 이후 설명은 가변후퇴익에 관련된 내용이다.
고속에선 이렇게 접힌다.
처음 이 개념을 현실로 옮기려고 한 것은 2차대전 당시의 독일. 메셔슈미트에서는 P.1101이라는 실험기를 제작중이었는데, 이 항공기는 3단계로 날개의 후퇴각을 바꿀 수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 임무에 따라 지상에서 날개 각도를 바꾼 다음 출격하는 개념이었으며, 그나마 전쟁이 끝나서 이 실험기는 제대로 완성이 되지도 않았다.
미국은 전쟁이 끝나자 이 P.1101을 가져가서 면밀히 뜯어보고 X-5라는 실험기를 만들었다. 형상은 P.1101과 거의 유사하지만 X-5는 공중에서 날개 각도를 조종사가 임의로 바꿀 수 있었다.
가변익은 저속에서는 날개를 펼치고, 고속에서는 날개를 접어들여서 각 비행환경에 맞춰서 날개의 효율을 극대화 한다. 즉 아음속 영역에서는 천음속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 충격파 등을 겪을 일이 없으므로 후퇴각을 줄여서 양력효율과 양항비를 높이면서 그에 따른 이착륙성능이나 순항능력, 선회성능을 높이고 부분충격파 내지는 그냥 충격파가 문제되는 천음속 영역에서는 후퇴각을 적절히 늘려 불규칙한 충격파와 항력을 줄인다. 초음속 영역에서는 당연히 후퇴각을 최대한으로 하여 충격파에 의한 항력을 최소화시킨다[1]. 결과적으로 이러한 천음속 대역에서의 적응성으로 인한 저항력 특성 덕분에 가변익 기체의 경우 천음속 가속력이 대체로 우수하다.
전투기나 폭격기들이 이 가변익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대부분 짧고 악조건인 활주로에서의 STOL 성능과 고속비행능력이 동시에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가변익기인 F-111이나 MiG-23, Su-17, Su-24, 토네이도는 모두 매우 짧은 활주로에서 이착륙 해야 한다는 요구조건이 있었다. F-14는 아예 함재기이므로 뭐 말할 것도 없고...심지어 대형 폭격기인 B-1이나 Tu-22M, Tu-160도 가변익을 사용한다.
유독 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의 군용기에서 가변익이 잘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당시 전투기/폭격기의 주요전술 중 하나가 저고도침투 임무였기 때문이다. 아직 스텔스가 없던 당시로서는 레이더를 피하려면 저고도 고속 침투가 그나마 가장 생존성이 높은 방법이었다.[2]. 저고도 고속 침투시에는 날개면적이 작고 후퇴각이 커야 돌풍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저고도 고속 침투용으로 가장 적합한 날개는 바로 델타익. 하지만 이렇게 저고도침투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작은 면적의 델타익으로 항공기를 만들면 매우 긴 활주로가 필요하므로 야전의 임시활주로나 간이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작전하기 힘들다. 더불어 당시에는 다들 핵전쟁이 당연시 되던 냉전시절인 만큼, 멀쩡한 기지도 전부 핵공격을 받고 활주로들이 엉망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쨌거나 전투기나 폭격기들이 짧은 활주로에서 이착륙할 수 있어야 했다. 그 결과 당시 눈으로 저속 비행능력과 고속비행능력 모두 만족스러운 가변익은 매우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가변익은 유행하는 속도도 빨랐지만 사양화되는 속도도 빨라서 대략 6~70년대에 개발붐을 이룬 후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는데 이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기체구조 관점에서의 태생적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데 주익이 받는 모든 하중이 다른 종류의 기체와는 달리 날개뿌리부의 날개보에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날개를 회전시키는 피봇축 한 군데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그 부분의 구조를 크게 강화시키게 되면서 중량 측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고 이를 티타늄 같은 고급 소재의 사용으로 극복하려고 하면 이번에는 가공-제작비와 재료비용의 상승을 불러왔다. 게다가 주익 자체의 구조설계도 날개 종횡비가 커지면서 날개뿌리부 기준 굽힘모멘트에 가장 취약해지는 낮은 후퇴각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주익의 중량도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거기에 더해 부품수가 많은 피봇기구 자체가 정비소요와 가격상승을 불러올 수 밖에 없었다.
두번째는 항공기술의 발전에 의한 것으로 60년대부터 연구가 진행되면서 발전한 LEX나 고양력장치, 제어기술, 고추력 엔진 등의 도입으로 초음속기의 천음속 특성과 이착륙특성이 가변익의 채택 없이도 현저히 개선되면서 굳이 비싸고 복잡하며 관리하기도 어려운 가변익을 도입하지 않아도 필요한 성능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세번째는 다량의 무장장착대를 설치하는 설계가 쉽지 않다. F-111의 경우 무장장착대를 피봇구조 아래에 설치하여 무장장착대 숫자를 확보하기는 했으나 구조가 복잡해지고 무엇보다도 후퇴각이 커지면 무장장착대간 간격이 좁아지면서 공력간섭이 발생하여 실질적으로 무장장착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F-14처럼 동체에 무장장착대를 모두 달자니 무장장착대가 부족해지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70년대의 군용기 연구개발의 추세가 비용절감과 통폐합 분위기로 인해 소수의 저가-다목적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고가-고비용의 가변익기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심지어 가변익기가 우세를 차지하는 저고도 고속침투 시나리오의 경우조차도 비록 가변익이 가져다 주는 우수한 비행특성에는 못미쳤지만 기존 다목적기의 기골강화 등으로 대응하면서 아쉽지만 써먹을 수 있는 정도로 굴리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80년대에 유행했던 카나드+델터익 조합의 기체들은 델터익 특유의 높은 후퇴각 덕분에 나름대로 저공특성도 나오는 편...
또한, 카나드 와 마찬가지로 RCS 저감 설계를 어렵게 하는 원흉 중 하나인데 아무래도 날개의 각도나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만큼 기체의 모서리를 거의 극단적으로 특정 각도로 배열하는 스텔스기 설계방식과는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변익 스텔스기가 개발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3]
SF에서는 날개 자체가 통째로 바뀌어버리는 편이 많은 편이다. 대개 형상기억합금 같은 설정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마크로스 시리즈의 YF-21이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