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포크스 데이

Guy Fawkes Night 혹은 Guy Fawkes Day

테러미수사건을 일으킨 가이 포크스를 처형한 것을 기념하는 날. 11월 5일이다.

헨리 8세부터 엘리자베스 1세까지 이어지는 영국의 가톨릭 탄압 이후 가톨릭 교도였던 제임스 1세가 영국의 왕위에 오르자 영국의 가톨릭 교도들은 메리 여왕 시대와 같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웬걸, 제임스 1세는 성공회, 가톨릭, 청교도의 난립을 정리한다고 한게 상당히 친성공회적인지라[1] 훼이크 되려 가톨릭 교도와 청교도들의 불만을 사게 되었다. 특히 희망을 가지고 있던 가톨릭 교도들의 절망은 상당하였고, 이에 1605년 가이 포크스, 로버트 케이츠비, 토머스 윈터, 토머스 퍼시, 존 라이트 등의 주모자들이 모여서 런던 화약음모사건을 계획했다.

이는 의회 의사당을 폭파시키는 계획으로서 이를 위해 옆에 붙어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지하실을 장기 임대하고서는 화약[2]을 채워 넣었는데, 구성원들중 밀고자가 발생, 거사 이전에 (거사 예정일이 11월 5일) 발각되고 말았다. 이로 인하여 영국내 가톨릭 교도들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나빠지게 되었고 이에 발맞추어 성공회와 청교도 주축의 의회는 1606년에 11월 5일을 공식적인 감사절로 지정하고 이는 지금까지 일종의 축제로서 이어져 오게 되었다.[3]

주로 가이 포크스의 인형을 끌고 다니며 조롱하다 태우거나 등의 일을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그 성격상 가톨릭 교도들에게는 좋지 않게 여겨진 듯하다. 예를 들어 톨킨 같은 경우는 가이 포크스 데이를 매우 싫어했다. 영국에 유학했던 어떤 유학생의 증언에 의하면 학교가 복자 존 헨리 뉴먼[4]이 세운 학교다보니 가이 포크스 데이에 몰래 폭죽 을 터트리고 놀다가 걸리면 주말에 벌로 교장 선생님 앞에서 자습시간을 가져야 했다고 한다.

그저 영국의 기념일에 불과한 날이었지만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통하여 나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재밌는 사실은, 원래 브이 포 벤데타의 북미 개봉일이 2005년 11월 4일, 즉 가이 포크스 데이 전날이였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연기되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11월 5일 기준으로 前 1~2주 동안 화약음모를 기념(?)하는 뜻에서 폭죽을 쏜다. 11월 5일 당일이나 아니면 가장 가까운 주말이 하일라이트이다. 가이 포크스 인형을 끌고 다니며 조롱하거나 태우는 건 요즘은 별로 없는 듯하다.

이하 영국 BBC에서 재현한, 가이 포크스의 테러가 실제로 성공했을 시를 가정한 실험영상.

BBC에서 제작한 2006년작 'Gunpowder plot: Exploding the legend'에서, 유명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의 진행자로 유명한 리처드 해먼드는 실제로 당시 영국 의회 건물을 재현한 다음 건물 지하에 1톤에 달하는 흑색화약을 넣고 폭파시킨 적이 있다. 참고로 보면 알겠지만, 완전히 박살나고 말았다.



저 실험은 흑색화약 폭발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한다.

2011년 11월 4일에 영국 고속도로에서 7명의 사망자를 낸 34중 충돌의 원인이 가이 포크스 데이를 위하여 터트린 폭죽이라고 한다. 이미 안개가 낀 상황에서 폭죽의 연기가 시야를 완전히 가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얼라이언스 퀘스트 '지하묘지의 대격변'이 이 테러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대성당 지하에 바리바리 쌓인 폭탄더미. 덤으로 할로윈과 가깝기 때문에 할로윈 주간 축제내용에 인형 태우기가 존재한다.

닥터후 게임에서도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손타란과 루탄의 전쟁에 엮여서 루탄 중 하나가 인간으로 변장해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테러를 지원하고 있었다.

셜록 시즌 3 1화에서 이 날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왓슨은 이 날 통구이가 될 뻔했다. 정확히는 납치해서 기절시킨 후 장작 아래에 숨겨두고 불을 당기려한 것. 당시 기념행사의 일환이었는지 난리가 났었다.
  1. 실제로 교황이 아닌 국왕이 교회의 수장이 되는 것이기에 왕이라면 먹음직스러우니. 이념 교리보다는 이득이 먼저인 법이다.
  2. 책 "불량직업 잔혹사"의 초석장이 항목에 나와있는 바로는 해당 계획에 '폭발물 전문가'로 참여한 가이 포크스는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갓 만들어낸 장약이 아닌, 이미 부패한 프랑스제 장약 36통 3600파운드(1632Kg)를 구입했다고 나와 있다.
  3. 만약 가이 포크스 일당이 이미 부패한 장약이 아닌 갓 만들어낸 장약으로 계획을 실천에 옮겼더라면 3600파운드에 달하는 장약의 폭발로 인하여 웨스트민스터를 중심으로 반경 5백 야드(457m)내의 지역을 폐허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라고 해당 책의 저자는 적어놨지만 어쨌거나 습기를 먹어 부패한 장약이라 사전에 계획이 밀고로 탄로나지 않았더라도 결국 망했어요.
  4. 성공회 사제로 옥스퍼드 운동을 주도하다가 천주교로 회심 부제급 추기경에 오른 사람이다. 뉴먼이 지은 찬송시가 개신교 찬송가에 존재할 정도로 먼치킨급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