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1 개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행동. 조영남과 리쌍은 겸손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한다.

스스로를 겸손하다고 말하면 그 순간 더 이상 겸손한 사람이 아니게 된다.

2 동양

어디까지나 극동적인 관점 한정으로 최고의 미덕 중 하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상대방으로서도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 겸손하면 겸손하다고 까고, 안 그러면 안 그렇다고 까고. 대체 뭘 바라는 걸까. 특히 웹상에서 본좌급 메이저이면서 마이너라 칭한다거나 하면 상대방으로서는 좌절이나 어이없음을 느끼거나, 자학 또는 가식으로 보인다.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어느 정도 자각하는 선에서 겸손해야 상대의 기분이 덜 나빠진다. 칭찬이 지나치면 아부가 되는 것처럼 완급 조절이 필요한 행동. 그리고 동양적인 겸손이 지나쳐서 아예 답정넌말 급까지 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과거 한국에서, 흔히 겸손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까운 가족, 가문, 무엇보다도 특히 자녀에 대해 나타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예를 들어 2010년대 기준으로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타인에게 자신의 자녀들을 소개할 때에는 "제 돼지새끼들입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누군가가 자신의 자녀를 칭찬이라도 하면 "어휴, 그놈은 그저 못나고 미흡한 놈입니다."라고 앞장서서 자녀를 디스(…)했으며,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때에는 교사에게 "못 배우고 부족한 게 많은 놈이니 매를 아끼지 마십시오."라는 경고성의 편지를걱정섞인 편지를 함께 들려 보내기도 했다.

사실 근래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과도한 겸양 문화는 거의 사라져 가고 있지만, 문화인류학자들이나 문화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사례의 대표급으로 보통 중국을 꼽고 있다. 흥미롭게도, 서구권에서 부모는 자녀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자 자녀의 기를 세워 주는데 앞장서는 역할이지만, 중국에서는 '타인이 자녀를 칭찬해 높이면, 부모가 자녀를 다시 낮추는' 형태로 사회적 조화와 통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

3 서양

서양권에서는 이러한 겸손한 행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동양에서 단순히 행하는 겸손을 자학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서구권에서는 자학을 경멸시하므로 문화적 차이에서 벌어지는 오해가 많다. 서양에서의 겸손은 상대를 배려할 목적[1]에서 하는 것이지 자기절제 및 단순한 예의표출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동양에서는 사람들이 겸손이란 사회적 개념이 뭔지를 알고, 누군가 겸손을 떨면 '아, 저 사람이 체면 차린다고 저러는 거구나.'라고 이해를 하지만, 이런 사회적 개념 자체가 없는 북미권에서는 겸손이 아니라 자기혐오증에 빠진 사람이라 생각하고 오히려 무슨 병 걸린 사람인 양 주변에서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경멸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 든지 비슷한 면은 있기에 이렇다 해서 북미에서는 자뻑을 펑펑 터뜨려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이 동네에서의 겸손은 딱 남을 친절하게 배려하는 수준에서 멈추어야지, 안 그러면 잘못 하면 인격이나 정서에 문제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 서구권에서 명예에 대한 관점, 특히 남성의 행동 예법과 가치관은 19세기의 신사 문화, 그 이전 중세기사도에 근본을 두고 있으며, 이 가치관의 핵심은 자존한 귀족이자 당당한 전사로서의 개인이기 때문에 자기과시 보다 자기혐오를 더 나쁜 악으로 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구권에도 비슷한 개념 자체가 없는 건 아니다. 당장 영어로 겸손이라 직역되는 'humility', 형용사로는 'humble'이라는 단어도 있다. 기본적으로 동양에 비해서는 겸손이란 개념이 희박한 사회라고 해도 서양에서도 자뻑 퍼레이드하는 인간들은 그나마 능력이 뒷받침 되면 뒷담화, 은따의 대상이고[2], 자뻑은 넘치는데 실제 능력은 뒷받침 안되는 허세라면 바로 경멸의 대상이다. 반면 능력도 되는 사람이 겸허한 것은 승자의 여유로 크게 좋게 평가한다. 게다가 동양 내에서도 사실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모두 유교를 비롯한 큰 가치관적 개념들은 공유해도 실제 사회상은 크게 다르듯, 서양도 저런 기사도적 자존심을 아직도 높게 쳐주는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카톨릭 남유럽권이나, 말이 적고 허세부리지 않는 것은 미덕으로 치는 독일 같이 나라, 문화별로 크게 다르니 함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1.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을 경우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는 상황이거나 상대를 도발 혹은 무시하게 될 상황인 경우.
  2. 하우스를 생각해보자. 사실 서구권에서도 하우스나 토니 스타크 같은 제잘난 맛에 사는 천재형 캐릭터들을 애들한테 '아무리 인성이 개판이라도 능력만 되면 다 상관 없구나.' 하는 식의 가치관을 퍼뜨린다고 비판하는 논객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