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경제학

1 개요

실제 경제현상을 분석하여 관계를 찾고, 이론을 실증하는 학문이다.

계량경제학적 분석 방법은 이론경제학/수리경제학과 함께 대표적인 경제학의 분석 방법이다.[1] 계량경제학은 이론경제학에 대해 상대적인 개념으로써, 실제 경제학자들이 이용 가능한 데이터활용하여 경제이론에 기반한 가설이 유효한지 유효하지 않은지검증하는 것이 계량경제학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론경제학이 수리적 모델에 주로 기반하여 논리의 전개가 완벽한 연역법에 기초하여 논리를 전개한다면, 계량경제학은 통계적 기법과 해석을 통해 전개되는 귀납법에 기초한다. 계량경제학에서는 이런 귀납적인 분석 방법을 배우며, 계량경제학적 지식을 통해 실제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검증을 수업에서 살아남으면 할 수 있게 된다. 수학을 배우는 수리경제학과 통계학을 배우는 계량경제학은 조금만 파고들어가면 아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계량경제학은 귀납법이라기보다는 '연역적 실험'에 더 가깝다. 이론경제학에서 도출된 반증가능한 명제를 계량경제학에서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귀납적 연구를 통해 경제이론을 만들어 가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경제학은 이론경제학에서 계량경제학으로 이어되는 완전한 연역체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래에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실증분석이 크게 활용되면서 데이터에서 먼저 현상이 발견되고 그 다음 그걸 뒷받침하는 경제이론을 만들어 나가는 쪽의 연구도 많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인 이론경제학 이상으로, 통계학적 엄밀함을 요구하면문과생들의 뇌를 녹여 버린다. 그리고 둘이 합쳐지면 지옥의 쌍두마차가 완성된다. 게임 이론까지 합쳐지면 삼위일체 아니 trilemma

2 예제

가장 단순한 예로는 다음과 같은 예시가 있다.

어떤 사람이 거시 경제 이론을 막 학습하기 시작하여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다.

"표준적인 사람이 100원을 벌면 그 중 얼마나 소비를 하게 될 것인가?"

당연히 100원 중 일부는 소비를 하고 일부는 저축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문점을 실제 데이터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식을 세울 수 있다.[2]

[math] C = \alpha + \beta * I + \epsilon[/math]

이 때 알고 싶은 것은 소득이 [math]I[/math]일 때 소비 [math]C[/math]를 설명해 줄 수 있는 [math]\alpha, \beta[/math]의 값이다. 이 [math]\alpha, \beta[/math]의 값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정확한 값은 아무도 알 수가 없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수 많은 소득과 소비 액수의 표본을 이용하여 [math]\alpha[/math][math]\beta[/math]의 추정치인 [math]\hat{\alpha}, \hat{\beta}[/math]을 구하는 것이다.

3 방법론

위와 같이 데이터를 통해 경제학적인 질문을 해결하는 것이 계량경제학의 목표인 만큼, 기본적으로 통계학에서 이미 발견된 지식들을 많이 활용한다. 학부 수준에서 최초로 접하게 되는 계량경제학의 방법론은 통상최소자승추정법(Ordinary Least Square Estimation)인데, 이는 통계학과에서 다루는 회귀분석에서도 핵심적인 근간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설명변수가 통제되어 있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제학의 특성상, 설명변수를 확률변수로 취급하며 논의를 전개해 나가게 된다.

궁극적으로 계량경제학이 추구하는 목적은 데이터의 한계를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가능한 한 좋은 추정량을 얻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일반적인 통계학자와 계량경제학자 사이의 차이를 볼 수 있는데, 통계학자는 어떤 변수의 추정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때 이것이 데이터의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되면 더 좋은 데이터를 구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계량경제학자는 데이터가 불완전하더라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변수를 추정하려고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사회적 현상을 실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단순히 나눠서 암 걸리는지 실험 못 하는것과 같은 이유다

계량경제학이 중요한 이유는 이론적으로 세운 경제학적 예측이 실제로 맞는지를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통계학에서는 실험 설계가 가능하지만, 사회 현상을 실험하기는 불가능하다.[3] 그렇기 때문에 계량경제학은 통계학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지만 통계학과는 구별된다. 통계학자가 어떤 값을 추정하기 위해서 어떻게 실험을 설계할지를 연구한다면, 계량경제학자는 어떤 값을 추정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대한 가까운 값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시경제학이나 거시경제학에서 배우는 것과는 좀 다른 내용이고 그래서 처음 접하는 경제학도들은 경제학이 맞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제학의 이론을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는 학문이기에 계량경제학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경제학과 통계학의 중간쯤 되는 위치 때문인지 계량경제학자들은 통계학자들 앞에선 경제학자라고 말하고 경제학자들 앞에선 계량경제학자라고 말해서 인정받는다는 유머가 있다. 하지만 계량경제학이 앞장서서 발전하다 보니 그 독립된 위상이 이제는 결코 통계학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사회과학 데이터에 있어서는 통계학자들보다 계량경제학자들이 더 잘 알고 계량경제학에서 연구된 방법들이 통계학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상당히 나오는 편.

학부 수준에서는 보통 가장 단순한 선형 회귀분석모형을 세우고 최소자승(Ordinary Least Squares) 추정법으로 매개변수를 추정한 뒤, 추정치에 대한 통계량을 이용하여 가설검정, 의미해석 및 예측을 한다. 몇 가지 가정이 만족될 때에 OLS방법이 아주 좋은 방법[4]임을 이해하고, 내가 사용하려는 모형이 그 가정들을 만족하는지 몇가지 테스트를 이용해 검정하여 모델을 확정짓고 분석을 한다. 이것들만 잘 익혀도 간단한 분석을 비교적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며, OLS를 성립시키는 가정들을 이해하면서 실제로 발생하는 여러 논리적 오류 (대표적으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혼동)를 방지할 수 있다. 물론 많은 경우 통계학적 내용에 피를 토하다 정작 이런 것들은 제대로 못 배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OLS방법이 아주 좋은 방법이 되는 몇 가지 가정이 만족되지 못 하는 경우 OLS방법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대안이 되는 추정 방법 및 통계 모형 구축 방법을 공부하게 된다.(GLS, MLE 등)

여기까지의 과정도 수학과 거리를 둔 사람들은 상당히 힘들고 고통스럽고 단순히 외우는 과정에 불과하게 느껴지는데, 대학원과정을 계량쪽으로 전공하게 된다면... 대학원에서 계량을 한다는 것은 노동, 금융, 산업 등의 분과 주제에 대한 실증분석을 하는 경우와, 레알 계량경제학적인 더 나은 방법론을 찾는 것으로 나뉜다. 전자는 그나마 낫지만, 후자를 택하면.... 보통 문과생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들을 다룬다.제발로 지옥에 들어감 학부 수준의 통계학들은 물론이고 대학원 수준의 수리통계학, 확률론, 해석학, 베이지안 통계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아니 필요로 한다 학부시절 만능으로 여겨지는 OLS는 더 이상 해답이 아니며, 계량 전공자들은 최우추정법 (Maximum Likelihood Estimation)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추정 방법 개발과 그 추정치들의 성질에 대해 증명한다. 계량 전공이 아니더라도 전자에 해당하는 실증연구를 하는 경제학자라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추정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그 때 희생하는 성질들은 무엇인지를 익혀야 하므로 결국 계량을 어느 정도 파야 된다.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파라 [5]

계량경제학 내부 세부 전공에 따라 다르지만, 전공에 따라서는 통계학 박사 혹은 그 이상 수준의 통계학과 수학을 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JASA (Journal of 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나 J. RSS. B (Journal of the Royal Statistical Society: Series B) 같은 최상위 통계학 저널에 논문을 다수 출판하고, 통계학자들 역시 Econometrica, J. Econometrics나 Rev. Econ. Stat같은 경제학 저널에 논문을 출판한다. 실제 경제학으로 유학을 나가면, 수학을 파는 게 영어를 파는 것보다 차라리 쉬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계량지옥보다 더 깊은 영어지옥 한국 경제학자들 중 뛰어난 사람들 상당수가 계량경제학자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패턴인식, 기계학습 등 다양한 학제간 연구가 확발히 진행되고 있어서 컴퓨터공학과에서나 배울법한 내용들도 의도치 않게 상당부분 공부하게 된다(물론 위 내용들은 컴공과에서 다루는 내용의 아주 일부이다). MATLAB이나 R같은 기본적인 계산 프로그래밍 툴은 예전부터 당연히 쓰던 것이지만 이제는 C++, 파이선등을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병렬처리하는 것도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보통 고등학교때 상상할법한 경제학과는 매우 다른 공부를 하게된다. 물론 이건 어느과나 다 그렇다. 일반적인 고등학생이 대학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알고있는게 더 이상하지

4 참고

  • [1]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Thomas Surgent 교수와 그의 동료가 프로그래밍 언어인 PythonJulia를 이용하여 계량경제학적인 분석을 프로그래밍을 이용하여 어떤 식으로 하는지 작성한 온라인 튜토리얼이다. 대학원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미리 맛보고 싶은 열혈 학부생들이나 석사1년차 학생이 참고하면 특히 좋다.
  1. 실험경제학이 있기는 하지만 이론/계량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2. 아래의 모형은 소비와 소득이 선형관계를 갖는다고 전제한 것이다. 이렇게 가정할 만한 엄밀한 근거는 전혀 없다. 단순히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자.
  3. 예를 들어 직업경험으로 인한 암묵적 지식의 중요성을 검증한다고 하자. 똑같은 교육수준을 가진 집단을, 한쪽은 미화원, 한쪽은 택시기사, 한쪽은 은행원... 이런 식으로 나눠서 조사할 수 있을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면서까지 실험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4. BLUE: best linear unbiased estimator
  5. Mostly Harmless Econometrics와 같은 책을 보면 실증분석을 위한 계량경제학은 갈수록 간단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제도에 대한 이해, 도구변수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여 결코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