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학

1 개요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은 미시경제학과 더불어 경제학에 속한다. 거시경제학에는 경기변동론(business cycle), 경제성장론(economic growth) 등이 포함된다.

거시경제학은 크게는 경제성장론경기변동론으로 주제를 나눌 수 있고, 경기변동론이 80%, 경제성장론이 20%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금융이론은 주로 경기변동론에서 다루어진다. (물론 성장론에서도 다루어지긴 한다.)

20세기 동안 거시경제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고 싶다면 여기를 참고해보자.

2 미시경제학과의 관계

미시경제학이 개별경제주체(소비자, 생산자)의 행태를 다루는 반면, 거시경제학은 경제 전반(국가 전체)의 집계적 거동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1]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을 발표하면서, 거시경제학이 학문적으로 체계화되었다. 그 이전에 거시경제학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는, 당대의 경제학자들이 국가단위의 분석에서도 미시경제학의 이론적 예측이 들어맞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 또한 '모든 시장이 같은 규칙에 의해 분석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미시경제학과는 달리, 거시경제학은 '화폐시장이나 생산물시장같은 다양한 시장에는 각각의 규칙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시경제학의 많은 부분은 또한 미시경제학을 바탕으로 한다. 학부 수준에서 배우는 총수요 총공급 곡선이 미시에서 배우는 수요공급의 연장선에 있고, 거시경제학을 더 파고 들어가면 개인의 저축과 노동공급 등이 전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데 결국 이것들은 미시경제에서 배운 것들을 기반으로 한다.[2] 실물경기변동이론을 포함한 대학원 거시경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즉 경제학과 수업을 들을 때 미시경제부터 듣고 거시경제를 듣도록 짜여져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아예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지만.

3 학파

1929년세계 대공황 이후 케인스 이전의 고전학파 경제학은 대공황을 설명할 수 있는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했고, 이로 인해 케인스의 방법론이 각광을 받았다. 다만 최초의 케인스의 이론은 오늘날 수많은 경제학과 학부생들이 접하는 것과는 달리 주로 '서술'에 의존한 것이었고,[3] 이를 오늘날의 형태로 다듬은 것은 존 힉스(John Hicks)와 앨빈 핸슨(Alvin Hansen) 등을 시초로 하는 미국의 케인지언들.[4]

미시경제이론이 하나의 체계로 자리잡은 것과 달리 거시경제이론은 크게 보면 두 개의 체계가 대립한다. 하나는 미시경제의 마찰이 없는 상태(합리적인 대표적 개인의 최적화 -> 모든 시장을 청산하는 경쟁시장균형해의 존재)를 기본으로 깔고 거시에 접근하여 시장이 무리없이 돌아간다고 보는 고전학파 계열이다. 또 다른 하나는 케인즈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미시적으로 파악한 대표적 개인의 거동은 비대칭정보, 불완전경쟁, 조정실패 등의 이유로 거시 집계변수의 거동과 반드시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케인스학파 계열이다.[5] 거시경제학이란 학문이 생긴 이래로 양자의 대립이 꾸준히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최근의 추세는 일단 동태적 최적화, 장기적으로는 완전한 시장 등에 대한 합의는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양자의 주장에 대해 서로 동의하는 부분이 늘고 있기도 하다.[6]

미시경제학과 달리 거시경제학에 다양한 학파가 존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본질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거시경제 상태를 요약한다고 할 수 있는 GDP는 잘 해봐야 분기당 1회 발표되고, 거시경제학이란 학문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은 케인즈의 일반이론을 기점으로 생각하면 1936년 이후이다. 약 80여년의 자료가 연간 4회 발표되므로, 기준이 되는 데이터는 한 국가당 기껏해야 25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7] 그런데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수없이 많다. 이와 같이 통계적 자유도의 문제가 있어서 데이터로부터 명확한 결론을 추출하기 어렵고, 그렇기에 수많은 해석이 가능하며, 따라서 각각의 해석을 지지하는 학파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4 관련 항목

  1. 오해하지 말 것은, 일반균형을 고려하면 미시도 거시만큼이나 크다는 점. 예컨대 특정 재화에 대한 소비라면 미시, 경제 전체의 집계적 소비라면 거시다.
  2. 다만 새케인즈학파 이전 케인즈학파의 이론은 미시경제학의 이론을 무시했기 때문에 통화주의학파 등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새케인즈학파 이후로는 미시적 바탕을 기본으로 깔고 가기 때문에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시경제학이 기본이다.
  3. 이 때문에 케인스의 경제이론을 직관적이라고 묘사하기도 하고, 엄밀하지 않은 결과라고 오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케인스는 케임브리지 학부 재학 시절 뛰어난 수학자였기에, 오늘날과 같은 엄밀한 수학적 설명을 곁들이지 않았다고 해도 수학적 엄밀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후세에 그의 이론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그의 가정 하나하나를 수식으로 바꾸어 설명을 시도한 결과 확인된 사례.
  4. 때문에 "나의 케인스는 그렇지 않아!"를 외치는 포스트케인지언이라는 유파가 있기는 한데 물론 교과서에서는 언급도 안 되는 비주류. 자세한 것은 비주류 경제학참고. 단 전혀 안 나오는 건 아니다. 가령 포스트케인지언으로 분류되는 조앤 로빈슨 등의 불완전경쟁모형이 미시경제학에서 나온다. 물론 본인 이름은 안 나오고 모형만. 칼도어는 이보다는 훨씬 많이 거론된다.
  5. 미시경제를 연구하는 이준구 교수가 자신에게 케인지언이냐 아니냐를 묻는 기자들이 있다며 혀를 찬 적이 있기도 하지만, 미시전공자들은 (거시 개념 자체가 Ad Hoc하다며 좀 경원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어느 쪽에 공감하느냐고 하면 의외로 케인지언 쪽이라는 반응이 많다. 고전학파 계열이 미시적 기초화를 강조하는 걸 생각하면 좀 의외인데, 오히려 바로 그것 때문이라는 이도 있다. 즉, 그 미시적 기초화라는 것이 주로 최적화 이론 위주로만 이루어져서 일반균형이론의 관점을 결하고 있다는 것. 미시를 연구하는 경우 거시적으로 케인지안이 되기 쉬운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시장을 구성하는 경제주체가 모두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해도 거시적으로 시장이 항상 파레토효율을 달성하지는 못한다는 점에 있다. 이 결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다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이른바 시카고 학파로 대표되는 시장 자유를 중시하는 학자들은 실제로 미시적 기초에 베이스를 둔 경우가 많다. 단적으로 게리 베커를 보더라도...
  6. 어떤 정도냐면 케인지언의 주요 거점인 하버드 대학에는 로버트 배로 같은 새고전파 계통이 이름을 날리고 있고, 최근 시카고 대학의 학부 교수진들은 죄다 케인지언 성향이라고 하는 프린스턴 대학 출신이 세를 넓혀가고 있다. 새케인스학파 중에서도 그레고리 맨큐처럼 새고전학파에 비교적 우호적인 케이스도 있고. 새케인스학파 교수와 새고전학파 교수가 공동연구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7.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는 많다. 대표적으로 Angus Maddison같은 경제학자는 수많은 경제사료와 각종 통계기법을 총동원하여 기원후 1년까지의 GDP를 계산했다. 그러나 부족한 과거 자료를 통해 역산하는 이상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실제 매디슨이 재구성한 데이터를 보면 1800년대 이전의 GDP는 거의 100년 200년 단위로 끊어져 나오고, 게다가 많은 지역의 데이터가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