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학교에서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대비를 위해 만든 일종의 특별반. 사법고시, 행정/입법고시, 외무고시 등을 대비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사법고시는 로스쿨대비반으로, 외무고시는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 및 국립외교원 대비로 바뀌었다. 또한 소위 언론고시라고 해서 언론사 공채를 노리는 사람을 모은 것도 포함시킨다.
2 상세
고시를 노릴 법한 학생들이 많은 상위권 대학교에서 주로 운영하고 있다. 7급이나 9급 공무원 시험은 일반적으로 여기서 다루지 않으며 고시 혹은 고시급의 시험을 대비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대부분 학교 차원에서 직접 관리하며 지도교수와 조교까지 있는 수준. 다만 서울대학교는 학교 특성상 취업사관이 아닌 순수학문의 정수를 표방하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의 고시반은 현재까지 없다. 어차피 서울대생은 옆에 신림동이 있어서 거길 가도 되고. 다만 행정대학원에 들어가면 경우에 따라 고시에 도움이 되도록 커리를 짜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주로 고시를 대비하기 위한 특강이나 스터디 운영이 주 목적이다. 최근에는 언론사 들어가기도 어려워지면서 KBS, MBC, SBS, JTBC,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주요 언론사 공채시험이나 공인회계사 시험도 대비해 주기도 한다. 주로 로스쿨반, 행시/외시반, 외교관후보자반, 언론반, CPA반, 사범대의 경우 임용고시반 등으로 분류되며 학교마다 고시반에 고유명칭을 붙이기도 한다.
3 장점
특강은 교수가 하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학교에 따라 전문 강사를 데려와서 수업하기도 한다. 장점은 확실히 저렴하다는 점. 학원에서 들으면 40만원 정도 할 강의를 10만원 이내로 들을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이걸 잘 활용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강이 여의치 않으면 인강을 공동구매해서 저렴하게 배포하기도 한다.
저렴한 강의 외의 또다른 장점이라면 각종 편의혜택. 대개 도서관에 지정 열람석을 마련해주거나 아예 고시반 전용 독서실을 따로 운영하는 식이다. 통학이 오래 걸리는 학생이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나 기숙사 같은 혜택도 많이 제공한다. 다만 대개는 정기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르거나 해서 조건에 부합해야 지속적인 혜택을 받는다.
또다른 이점은 스터디 구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사실 고시생들 대부분이 사람과 많이 만나지 않으며 신림동 고시촌으로 몰리기 때문에 신림동에서 살지 않는 학생은 스터디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인터넷으로 구하는 데도 한계가 있으며 친구들이 다같이 고시를 준비하면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높은 확률로 딴 길로 새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건 꺼리는 편. 하지만 고시반에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여럿 있고 주로 공부하는 공간도 같기 때문에 여차하면 스터디 구하기 수월하다. 서로 그러면서 외로움도 좀 달랠 수 있고.
게다가 교수와 조교들이 모의고사와 채점 같은 것도 제공해주기 때문에 사실상 스터디+학원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교수가 직접 내는 모의고사는 강사들의 그것보다 훨씬 깊이가 있고, 학문의 최신 경향을 바로바로 반영하기 때문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학원에 비하면 수강생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알바들이 하는 학원에 비하면 채점과 평가 또한 좀 더 알찬 편. 특히 답이 어느 정도 정해진 경제학 계열 과목이나 법 계열 과목은 큰 차이가 없겠지만 개인 의견이 들어가고 답안의 내용이 상이할 수 있는 정치학, 행정학 같은 과목은 이 쪽이 나을 수도 있다. 빡센 학교는 출결관리 같은 것도 해서 나름대로 나태함을 방지해주기도 한다.
4 단점
강의를 교수가 직접 가르친다면 사실 고시준비에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중요하고 답안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등의 요령은 만연체로 설명하는 대부분의 교수들보다는 강사가 훨씬 탁월하다. 교수의 경우 학자이다 보니 본인의 견해를 너무 강하게 피력해서 정작 수험적합성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물론 박경효같은 교수출신임에도 강의력이 탁월한 사람도 있지만... 또 강사를 모셔온다 해도 학교에서 제공해주지 않는 강의를 원하거나 자기 커리큘럼과 맞지 않는 단계의 수업이 열린다면 별 도움 안 된다. 비인기 선택과목은 대부분 학교 고시반의 혜택을 보기 어렵기도 하고.
또한 학교에 고시반이 있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편하고 좋지만 한편으로는 학교 일정에 휘둘린다는 의미도 된다. 학교에 사정이 있어 도서관을 닫는다거나 학교에 행사가 있거나 하면 매우 난감해진다. 또한 고시촌의 조용한 분위기와는 달리 싱글벙글하며 학교 다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괜히 괴로워지거나 일탈에 빠지기도 쉽다. 학교에 있기 때문에 학교 근처에 놀 거리가 많기도 하고... 고시촌 간다고 꼭 저런 느낌 안 든다는 보장은 없지만 눈앞에 유혹요소가 널려있는 것과 별로 없는 것은 심리적으로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더군다나 자기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데 학교가 축제기간이라 주점과 가요무대가 열린다면 엄청나게 공부에 방해될 뿐더러 상당히 비참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시반 내부의 문제도 있는데, 다소 폐쇄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데다 타 학생들이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 집단인 관계로 내부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면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소위 내부고발자 문제가 빈번히 일어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고시반에서도 기수문화를 따져 군대놀이를 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고시반을 나와도 한 쪽이 고시를 그만두거나 하지 않으면 이 인간들을 다시 볼 가능성이 꽤 높기도 하고. 스터디를 구하기는 쉽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물리적으로 사람이 옆에 있어서 그렇다는 거고, 이 사람들이 자기와 학습 수준과 진도가 비슷한지는 또 별개의 문제다. 사람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과 딱 맞는 사람을 구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5 얼마나 도움이 되나?
사실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고시라는 시험이 다 자기 하기 나름+운 인 관계로... 학교에 고시관련 과목이 잘 깔려 있다면 그걸 잘 듣고 고시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만 활용해서 붙는 사람이 나오는가 하면 고시반에서 몇 년째 썩는 고학번 선배도 이따금씩 있다. 물론 이런 사람은 고시를 안 하는 게 옳겠지만 본인에게는 이게 그렇게 쉬운 결정이 아닌지라... 다만 시간과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며, 고시반과 학원을 병행하는 경우도 흔하므로 본인이 잘 활용한다면야 얼마든지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