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외인구단(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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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당시의 흥행 감독 중 한명이던 이장호에 의해 영화화되었으며, 제목도 공포의 외인구단이 아니라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되었다. 원작의 인기때문에 여러 감독들이 영화화를 구상했으나 당대 흥행이나 비평 두마리 토끼를 잡던 감독인 이장호가 맡았다. 다만 이때는 전두환이 지배하던 군부독재의 80년대로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제목인 공포의 외인구단이 아니라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개명했다. 상영 당시의 종로 피카디리 극장(현재의 롯데시네마 피카디리)

오혜성 역을 맡은 최재성은 이 영화로 단숨에 스타가 되었는데 당대의 반항아 오혜성역에 아주 잘 어울렸다는 평을 받는다. 다른 캐스팅은 상당히 미묘한 편. 하지만 연기력으로 커버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사실 우락부락한 손병호 감독 역을 영 빼빼마른 안성기가 맡아 안 어울릴 거 같지만 연기파답게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였고, 수더분한 아저씨 역을 많이 한 맹상훈이 마동탁 역으로 나와 충격과 공포를 주었지만 생각보다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고, 나한일이 최관 역을 맡았고, 권용운이 얼굴에 뭔가 개그스런 흑인 분장을 하고 하국상 역을 했으며, 나중에 번역가로 이름을 알린 조상구는 이 영화에서 조상구 역을 맡은 걸 계기로 예명을 조상구로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엄지 역의 이보희는 특히 당시에도 꽤 논란이 됐던 캐스팅으로, 이장호 영화의 페르소나로 활약한 배우라서 뽑힌 감이 있다. 낙하산미모라는 부분이야 80년대의 대표 미녀 중 하나가 이보희니 꿀릴 게 없다지만, 내용상 엄지와 오혜성은 동갑내기임에도 아무리 잘 봐줘도 이보희와 최재성은 동갑내기로 보이지 않고 연상연하 커플로 보였기 때문[1]. 최재성이 너무 10대처럼 보여서 그런 것도 있고

좀 과장된 장면들도 여럿 있고 분량 많은 원작을 축소하면서 영화 자체로만 봤을 때 뜬금 없어 뵈는 전개도 많으며, 야구 영화라는 흔치 않은 시도 때문에 기술적인 부족함이 보이는 부분도 많은 영화. 그럼에도 원작의 분위기 하나는 제대로 살렸고 당시의 프로야구 붐과 최고 인기의 원작과 최고 흥행 감독의 만남이란 게 화제를 불렀다. 흥행도 서울관객 28만명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흥행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로 인해 잠시간 한국 영화계에 만화 원작 영화를 만드는 붐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줄줄이 흥행 실패를 맛봤다는 게 함정

외인구단 이후에 제대로 흥행에 성공한 스포츠 영화는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처음이다. 그뒤 국가대표가 흥행에 성공, 글러브가 가까스로 본전을 회수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외의 스포츠 소재 영화는 죄다 본전치기에 실패했다고 보면 된다.

전부 가상의 구단만 등장했던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선 마동탁이 속한 최강의 구단으로 해태 타이거즈가 등장한다. 그런데 마동탁네 구단은 원작에서 천하의 개쌍놈 수준인데다 작중 광주 연고팀은 황룡구단이라고 따로 있다. 아무래도 야구 소품 지원이나 기술 자문때문에 해태와 합작한 것이 원인일듯. 사실 당대 최강구단인 것도 있고.

영화 속 해설 장면에선 하일성이 출연하기도 했는데 2편에서도 특별출연한다.

원작과는 완전 별개로 외인구단2라는 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감독도 조민희라는 다른 이가 맡았는데 이 감독은 이 작품 뒤로 묻혀진다. 여기서는 1편 사건 이후 찌질거리거나 1편을 추억하면서 살던 외인구단 단원들이 최관의 지휘 아래 다시 뭉쳐서 활약한다는 스토리인데 최관의 나한일과 오혜성의 최재성, 최경도의 권순철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배우가 교체되었다. 여기서 최엄지는 이응경(...), 마동탁은 천호진, 백두산은 유퉁이 맡았다. 흥행이나 평도 상당히 나뻐서 서울관객 4만에 그치면서 시리즈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


영화화될 당시 1편에서 주제가로 쓰인 정수라의 '난 너에게'라는 곡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한편 1편에서 김도향이 부른 오프닝 격의 노래인 '외인구단'이나 기타 삽입곡들도 가득한 열혈 분위기가 영화에 꽤 어울리는 편이고, 소수지만 팬도 있다.
  1. 이보희가 실제로도 5살 연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