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갑

龜甲機甲

거북이 등껍질.
다른 동물과 거북을 구별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누가 뭐라 해도 거북만이 지니고 있는 등갑이라고 할 수 있다. 거북의 신체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기관인 이 등갑은 갈비뼈, 쇄골, 등뼈 그리고 어깨뼈와 엉덩이뼈의 일부가 융합된 것으로사람으로 치면 팔다리 빼고 전체가 변형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모두 59~61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등갑은 등을 덮는 배갑(背甲)과 배 부분을 덮는 복갑(腹甲)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두 부분은 외부적으로는 몸의 측면에서 복갑이 확장된 골교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1] 내부적으로는 가슴뼈와 허리뼈에 의해 연결돼 있다. 이 등갑은 종에 따라 형태의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모든 거북이 동일하다.

산 거북을 잡아 얻은 것은 귀판/별갑이라 하고(별갑은 자라 배껍질), 화석화된 것은 용골[2]이라고 불리며 뼈 화석,서각등과 함께 통틀어 칭해진다. 한약재로 쓴다

일종의 각질층이며 허물을 벗으며 성장한다. 나이테가 있으며 오래될수록 두껍고 조밀하여 단단해진다.

때문에 대형종 거북이의 경우 악어조차 공격하기 껄끄럽다. 하지만 백상아리같은 대형 상어나 모사사우루스같은 대형 파충류들은 이 껍질조차 부수고 살을 먹는다. 물론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독수리의 경우는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먹는다.[3]

한편 거북이의 등껍질은 가공하여 장신구나 장식품에 쓰이는 재료이기도 하다.

흔히 고대 중국의 갑골문(甲骨文)이 거북이 등딱지에 기록한 문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등딱지가 아니라 배딱지라고 한다.(평평하니까.) 甲은 거북이 딱지를, 骨은 짐승의 뼈를 가리킨다.

근데 이 과정이 참 웃긴게, 저 거북이 껍질이 발견된 과정이 어느 유명한 약방에서 약장수가 약재로 쓰려고 갈고 있던 것이 들켜서 였다고 한다.돈으로도 못 살 국보급 유물이 하마터면 약장수의 약으로 갈려서 사라질 뻔 했던 것.(그 약장수의 약이 하도 신통해서 뒤를 캐던 다른 약장수들의 제보로 발각되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엄청나게 많은 거북이 껍질이 갈리지 않았을까 싶다.) 역시 대륙의 기상. 그러나 드래곤 본처럼 이런 일들은 동아시아에서 매우 흔한 일로 수많은 화석들이 귀중한 약재로 지금도 사라지고 있다!! 흠좀무.

그런데 사실 한약재인 용골은 이미 춘추전국시대~전한 무렵부터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 뱃속으로 들어간 화석이 발굴된 것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홍콩에서는 '꽈이링꼬우'라고 불리는 가공식품이 인기다. 귀갑을 갈아 설탕 및 한약재를 섞고 물에 풀면 푸딩처럼 굳게 되는데 검은색상을 띄며 생긴 그대로 검은 젤리라고도 불린다.

거북이 등껍질엔 특유의 육각형이 조합된듯한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를 본따 상대를 끈으로 묶는 걸 귀갑묶기라고도 한다.
  1. 자라의 경우는 인대로 연결되어 있다.
  2. 단, 거북의 배갑에 세로로 돌출된 긴 줄을 용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악어거북이 있다.
  3. 현생 천적으로는 독수리 말고도 하이에나가 있다. 단단한 턱힘으로 껍질을 씹을 수 있다고 하는데, 환경 파괴종으로 지정된 탓에 포획되면 저렴하게 동물원에 팔려 먹이로 소비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