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성

奇巌城, L'Aiguille Creuse

모리스 르블랑의 장편소설. 아르센 뤼팽 시리즈 중 한 작품이다. 제목인 기암성은 기괴한 암석의 성이란 뜻인데, 일본에서 의역한 제목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도 일본 제목 그대로 들어왔다. 어린이용 번역본은 "구멍 뚫린 바늘성"이라 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원제가 비어있는(Creuse) 바늘(Aiguille)이란 뜻임을 생각하면 이 쪽이 오히려 충실한 번역일 듯.

굉장히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편지에서 시작하여 점층적으로 스케일이 커지면서 급기야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장대한 보물찾기 이야기가 된다. 이 보물찾기 이야기는 칼리오스트로 백작가의 거울에 적힌 네 개의 수수께끼 중 세 번째인 "프랑스 제왕의 보물"에 해당된다.[1][2]

가니마르 형사를 대신하여 소년 탐정 이지도르 보트를레가 등장한다. 비중이나 내용 면에서 보면 사실상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지도르다.

모험소설로서는 완성도가 높고 평가가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아르센 뤼팽 출현작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특히 작품 마지막 부분 이지도르가 초대객 카드를 뒤집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반전은 압권.

참고로 작품의 두 히로인, 레이몽드와 쉬잔은 친척지간이다.

다만 셜록 홈즈 팬들에게 이 작품은 트라우마가 되다 못해 모리스 르블랑을 불구대천원수로 삼게 만드는 최종병기인데, 이전부터 안 좋은 꼴을 보여주던 Herlock Sholmes가 이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상 작품 전체적으로 보면 이 인물은 거의 사족급으로 쓸모없기에 '대체 왜 이런 인물을 끼워넣었냐'는 소리도 듣고 있는 상황.[3] 그냥 열폭 아닐까[4]

  1. 이 수수께끼는 "보물은 참나무 속에 있다","보헤미아 왕가의 표석", "프랑스 제왕의 보물", "칠지 촛대"인데, 첫 번째는 뤼팽 시리즈가 아닌 별도의 추리소설인 "줄타기 무희, 도로테"에서 도로테라는 소녀가 풀었고, 두 번째는 "서른 개의 관"에서 뤼팽이, 세 번째는 "기암성"에서 뤼팽이, 네 번째는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에서 조제프 발사모가 맨 처음 풀었다.
  2. 이중 "줄타기 무희, 도로테"는 뤼팽이 나오지 않지만, 뤼팽과 흡사한 도로시의 조력자가 등장하고 구성도 뤼팽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면이 많기 때문에 팬의 관점에 따라서는 뤼팽 시리즈에 넣기도 한다.
  3. 작품 중간중간 나와서 당해주고 마지막에 엄청난 병크(항목 참조)를 저질러 주는데 문제는 그 부분들이 전부 빠져도 작품 전개엔 지장이 없다. 여담으로 국내 1980년대 출판본 가운데 최종장을 빼놓고 출판된 판본이 존재하는데, 이걸 읽고는 감동을 먹고 있다가 후에 완전판을 읽고 나서 어이를 상실했다는 증언이 다수 있다. 그만큼 사족이라는 소리.
  4. 그래도 아무 역할도 없는 사족이라고 보기에는 극의 긴장도를 높여주는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다. 젊은 신성 이지도르, 노련한 가니마르, 외국 전설 홈즈, 괴도 뤼팽이 경쟁하는 4각 구도라서 잘만 마무리하면 됐을 텐데 병크도 이런 병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