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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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달래강 전설' 또는 '달래 고개 전설'[1]이라고도 전해지는 우리 나라의 전설. 그 얘기는 지방마다 좀 다르지만 대체로 이런 줄거리이다.

소나기가 마구 쏟아지던 어느 날 멀리서 고갯길을 넘어 내려가던 오누이가 있었다. 당연히 두 오누이는 비에 흠뻑 젖었는데 문득 남동생은 비에 젖은 누나를 보고 욕정을 느끼게 되고 결국 누이와 성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져 혼자서 번민하다가 누나를 먼저 보낸 뒤[2] 돌멩이로[3][4] 자신의 성기를 찍고[5] 숨을 거둔다. 뒤늦게 누나는 남동생이 숨을 거둔 것을 알고 "달래나 보지, 한 번 달래나 보지!" 하며 탄식한다.[6]

한편 일부 결말 중에는 동굴에서 누나와 합일하여 오누이 사이에서 아기를 낳는 결말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천벌로 번개를 맞아 즉사한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로 '달래강 전설'이 있는 데,이 버전은 단지 두 오누이가 강을 건넌 뒤, 역시 물에 젖은 누나의 모습에 욕정을 느낀다라는 것으로 단지 장소가 고개에서 강으로 바뀐 것이 차이라면 차이. 그 뒷이야기는 '달래고개 전설'과 똑같다.

그 밖에 지방마다 '오빠'와 '여동생', '삼촌'과 '여조카' 등의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2 해석

이 이야기의 초점은 근친혼 또는 상간에 대한 금기이다. 물론,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모든 인류가 멸망하고 남매가 살아 결혼해 자식을 낳는 이야기가 있고[7] 일본 신화 또한 남매신 이자나기와 이자나미가 서로 통혼한 경력이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은 유교 문화가 뿌리깊은지라 이런 비극적인 전설이 탄생한 것일지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나가 '달래나 보지'라며 여운을 남기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는 있다. 즉 금기 속에서도 남성성과 여성성의 결합에 대한 열망을 남기는 것.

한편, 현대적 관점으로 보면 불쌍한 남동생은 공중도덕을 위하여 고자되기를 실천한 용자로 평가될 수 있으며 남동생이 그곳을 찍고 죽은 모습에 슬퍼한 누님이 남긴 "달래나 보지"란 말은 아직도 많은 해석이 분분해 뭇 남성들의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희대의 명대사가 되었다.

수음행위로 달래 보지 그랬느냐고 말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여성이 남성에게 성행위를 허락하는 것을 준다고 표현하기도 하므로 (ㅅㅅ 해) 달라고 해 보지 그랬느냐고 말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고대 한국어의 '주다'에도 지금과 같은 활용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자라면 확실히 누나는 대인배? 다만 "말했다가 싸우더라도 달래나 보지"라고 하는 전승도 있어서, 누나에게 허락할 마음이 있었는지가 확실하지는 않다. 이 경우에는 "말이라도 해보지 그랬냐, 말을 했으면 뭔가 해결책이라도 찾아냈지"의 뜻이라는, 소통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한 남동생은 자신의 존엄성(...)을 다한 것이며 인간으로서의 (유교적인) 본분을 지켰다고 볼 수 있다.

3 비슷한 설화

이외에도 창조신화 중 '남매혼 홍수 신화'가 존재하는데[8],

온 세상이 물에 잠겨, 각각 암수 한 쌍씩을 빼고 온 생명이 죽게 된다. 이 때 (인간으로)살아남은 것은 오누이였는데 그들은 근친결혼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다른 암수들이 서로 사랑하는 데에도 서로 피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이대로 두면 인류의 대가 끊어질 일이었다.

남매는 각각 서로 다른 곳에서 불을 피워 연기를 냈다. 그러자 두 연기가 동시에 솟아 오르더니 서로 꼬이는 것이 아닌가. "짝을 맺으라는 하늘의 신호다" 그러나 두 남매는 한 가지 더 확인을 하기 위해 맷돌을 굴렸다. 맷돌 역시 합쳐지게 되었다. 남매는 비로소 하늘이 그들의 사랑을 허락(명령)하였다는 것을 알고 서로 짝을 맺으니, 이들 남매에게서 태어난 것이 우리 사람들이라.

이 신화에서도 '달래 전설'처럼 비극적인 결말은 없지만 두 오누이가 근친상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듯이, '근친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다.[9]

이런 근친에 대한 부정적인 설화는 한국 뿐만 아니라 타국에도 존재한다. 위의 내용은 동아시아 민족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신화적 모티프로, 천의시험이라고도 하며 암맷돌과 숫맷돌을 산 꼭대기에서 굴렸는데 합쳐졌다는 등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먀오족이나, 강족계통의 소수민족들 사이에서 거의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형태로 예를 들면 오이디푸스는 부친을 살해하고 근친을 저지른 후 평생 그것을 후회하며 떠돌아다닌다. 또한 모드레드는 아더 왕과 그의 누이사이에서 난 자식으로, 아더 왕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행해진 죄지만 그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아더 왕의 왕국이 멸망한다는 묘사 또한 존재한다. 특별히 한국의 유교 문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근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세계 공통인 것이다.[10]

4 기타

팬텀하록 작 해동총화에도 등장했다.링크 류현금의 평가는 "윤리보다 인간 생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1. 충주라고도 전해지기도 하고, 경부고속도로 판교IC와 양재IC 사이에 있는 달래내고개라는 설도 있다.
  2. 자기가 먼저 누나를 따돌리고 앞으로 가서 이랬다는 판본도 있다. 그 판본에선 누나가 제 갈길을 가다가 지 혼자 앞에 가서 숨을 거둔 동생을 발견하게 되므로 더 개연성이 높아진다.
  3. 어떤 버전에는 이란 설이 있다. 만약 그랬다면 진짜 후덜덜(...)
  4. 나무에 목을 매서 자살했다는 버전도 많다.
  5. 찍고가 맞다.
  6. 이때 이 "보지" 라는 말을 일부러 여성의 성기와 중의적으로 해석 할 수 있도록 넣었다는 해석도 있다.
  7. 애당초 그리스 신들부터가 근친으로 시작했다.
  8. 복희여와의 설화와 거의 같다. 다만 맷돌부분은 추가된 듯.
  9. 복희여와 신화에선 오누이 신이 결혼하는 것이 후대에 유교적 관점에선 다소 불건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친혼을 했다고 설명하기 위해 추가 된 이야기라고 한다.
  10.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신화에서 근친 이야기가 나타나는 것은 신화 속에서의 등장인물들은 각각이 세계에서 존재하는 특정한 성질들을 대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도덕적인 관점과는 다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