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제

목차

개요

도주제의 한 방안. 11주로 일본을 나눈 사례.도주제의 또다른 방안. 13주로 일본을 나눈 사례.

일본의 행정구역 개편 방안 중 하나. 수십 년 된 떡밥이다 문자 그대로는 일본의 최상위 행정구역을 도(道)와 주(州)로 하는 제도를 가리킨다.[1] 메이지 유신 때 실시된 폐번치현(廢藩置縣/廃藩置県)에 빗대서 헤이세이(平成)[2]의 폐번치현 또는 폐현치주(廢縣置州/廃県置州) 등으로도 부른다.

이 떡밥은 대한민국의 지방행정학계의 일각에도 영향을 미쳐서 나타난 것이 광역시+도 혹은 광역경제권 통합론이다.

전근대의 대마도나 제주도처럼 '도주(島主)'라는 지역 통치자를 인정하는 제도가 아니니 주의하도록 하자.

현행 도도부현(都道府縣/都道府県)들을 몇 개씩 묶어서 한데 통합한 뒤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 중앙 집권을 완화하고 지방 분권을 촉진하자는 아이디어이다. 물론 도주제를 도입한다고 꼭 연방제가 되는 건 아니고[3] 연방제를 도입한다고 반드시 도주제라는 형태를 취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일본에 연방제를 도입한다면 도주제나 그것과 유사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주제라는 명칭은 현 일본의 행정 구역 중 유일한 도(道)인 홋카이도(北海道)는 아마 종전의 행정구역을 유지하고 다른 지역만 복수의 도(都)·부·현을 묶어 주(州)로 명명할 가능성이 높아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이 개편안이 정말로 시행될 경우 도나 주 중에 한 쪽으로 통일을 하거나, 아니면 도·주 대신에 다른 명칭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도주제라는 이름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명칭이며, 실제 시행에 들어갈 경우 명칭을 논의해서 다른 것으로 명명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명칭은 부차적인 것이고 핵심은 지방 자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관한 것이니 명칭 문제는 당장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4][5]

도주제 방안들은 세부 각론에서 기존의 도(都)·부·현을 유지하면서 그 위에 주라는 층위를 두는 방안과 도·부·현을 없애는 방안으로 갈린다.[6] 또 도·주를 대체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대해서도 결정해야 하는데, 참고로 대부분의 도주제 방안에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현은 다른 지역과 합치지 않고 단독으로 도·주를 구성하게 하자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7]

도주제는 수시로 정치권과 학계에서 떡밥이 투척되긴 하지만 정말 도입될지는 미지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반대 측에서는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과 억지로 인근 도도부현들을 한데 합치려 들면 주민 반발이 일어나고 합친 뒤에도 이전의 행정구역끼리 다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건 대한민국의 통합 창원시 사례만 봐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긴 하다. 반대측은 또한 너무 많은 권한을 지방에 위임할 경우 지진·폭우·폭설·화산 폭발 등 재난 대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8] 결국 가까운 미래에 도입되긴 힘들 듯하다.
  1. 다만 도와 주가 아닌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뒤에서 설명한다.
  2. 현재 일본의 연호인데 현 덴노의 치세 내에 이 제도를 시행하지 못한 채 다음 덴노가 즉위하면 다음 연호로 바꿔 부르게 될 것이다.
  3. 연방 국가가 아닌 단일 국가여도 지방에 비교적 강한 자치권을 부여할 수는 있다.
  4. 여담이지만, 다수의 도주제 구획안에서 큐슈(九州)는 통째로 하나의 주(州)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곳에 생기는 주의 명칭이 九州州(한국 한자음으로는 구주주, 일본 한자음으로는 큐슈슈)가 될 판이다(...). 솔직히 州가 두 번 중첩되는 건 이상하므로, 만약 이 구획안이 실행될 경우, 이곳의 명칭을 다른 것으로 정하자는 여론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예를 들면 과거 율령제에서 큐슈와 그 부속 도서에 설정됐었던 사이카이도(西海道)란 이름을 재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큐슈 자체도 역사가 깊은 지역이라 큐코쿠(九国), 친제이(鎮西), 츠쿠시시마(筑紫島) 등의 이름이 있다.
  5. 도(道)나 주(州) 말고 주(洲·쿠니·くに)라고 명명하자는 제안도 있다.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현 지사는 일본을 넷으로 나눠서 모리노 쿠니(森の洲·숲), 노노 쿠니(野の洲·들), 야마노 쿠니(山の洲·산), 우미노 쿠니(海の洲·바다)(이상 일본 열도의 동북부에서 서남부 순서대로 기재)로 명명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6. 따라서 전자의 경우 위에서 말한 '헤이세이의 폐번치현'이나 '폐현치주' 같은 표현과 맞지 않는다. 기존 행정구역 단위를 폐지하진 않기 때문.
  7. 류큐 독립론자들은 역사적 이유에서 오키나와 현 + 아마미 군도(현재 가고시마 현 소속)를 류큐 주로 편성할 것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8. 물론 이 문제점을 감안해서 도주제를 시행하더라도 재난 대비 문제는 중앙 정부에 권한을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서 보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