헵번식 로마자 표기법

  • 복사용: ā ē ī ō ū Ā Ē Ī Ō Ū

1 개요

1860년대에 미국인 선교사 헵번(J. C. Hepburn)이 와에이고린슈세이(和英語林集成, 화영어림집성)라는 일영·영일 사전을 만들 때 처음 고안하고 1880년대에 확립한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으로, 일본의 법률상 표준은 아니나 사실상의 표준으로 쓰이고 있는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이다. 헤본식(ヘボン式) 로마자 표기법이라고도 한다.
모음은 라틴어식 또는 이탈리아어식(a ≒ 아, i ≒ 이, u ≒ 우/으, e ≒ 에, o ≒ 오)로 고정돼 있고, 자음은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로마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방법만 알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기법이다.

일본어를 로마자로 표기할 때는 이 헵번식 표기법이 상당히 잘 지켜지는 편이다. 대부분의 일본인들과 일본 기업들이 이 표기법을 따르고, 일본의 지명, 도로 표지판, 문화재 이름 등이 모두 이 표기법에 따라 표기되며, 영어 등 로마자를 문자로 하는 언어의 신문이나 미디어, 웹사이트 등에서도 이 표기법을 사용한다. 외국인에 대한 일본어 교육도 99.9% 이 표기법으로 한다.

영어권에서 출판되는 일부 일본어 사전은 아예 일본어 표제어를 오십음도 순서대로 배열하지 않고 이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표기한 뒤에 그 표제어들을 ABC 순으로 배열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의 법률상 표준이 아닌데도, 일본의 일부 관공서에서는 이 표기법을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일본 외무성에서는 여권에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의 변형)을 쓸 것을 요구한다.

만약에 영어권 등에서 일본 관련 자료를 찾을 경우, 이 표기법을 숙지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덕질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한 헵번식을 알아 두면 일본어의 외래어 표기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왜 [f] 발음을 フ를 이용해 표기하는지, 왜 [z] 발음을 ザ행으로 표기하고 [d͡ʒ](영어 jump의 j) 발음을 ジャ행으로 표기하는지, 왜 [t͡ʃ](영어 church의 ch) 발음을 チャ행으로 표기하는지, 왜 [b], [m], [p] 앞의 [m] 발음을 ン으로 표기하는지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 표

굵게 표기된 부분에 주의할 것.

あ aい iう uえ eお o
か kaき kiく kuけ keこ koきゃ kyaきゅ kyuきょ kyo
さ sashi[1]す suせ seそ soしゃ shaしゅ shuしょ sho
た tachitsu[2]て teと toちゃ chaちゅ chuちょ cho
な naに niぬ nuね neの noにゃ nyaにゅ nyuにょ nyo
は haひ hifu[3]へ heほ hoひゃ hyaひゅ hyuひょ hyo
ま maみ miむ muめ meも moみゃ myaみゅ myuみょ myo
や yaゆ yuよ yo
ら raり riる ruれ reろ roりゃ ryaりゅ ryuりょ ryo
わ waゐ iゑ eを oん m[4] /n/n'
が gaぎ giぐ guげ geご goぎゃ gyaぎゅ gyuぎょ gyo
ざ zajiず zuぜ zeぞ zoじゃ jaじゅ juじょ jo[5]
だ dajizuで deど doぢゃ jaぢゅ juぢょ jo
ば baび biぶ buべ beぼ boびゃ byaびゅ byuびょ byo
ぱ paぴ piぷ puぺ peぽ poぴゃ pyaぴゅ pyuぴょ pyo

じ와 ぢ의 표기가 ji로 같고, ず와 づ의 표기도 zu로 같다. ち, つ의 음운 변화가 ぢ, づ에도 적용되어 시코쿠 남부와 큐슈 방언을 제외하면 じ와 ぢ, ず와 づ가 변별되지 않는다.

3 표기 세칙

3.1 조사 は, へ

は, へ가 조사로 쓰일 경우 각각 wa, e로 적는다.

3.2 촉음(っ)

촉음은 다음에 오는 자음을 거듭해 표기하되, sh 앞에서는 s로, ch 앞에서는 t로 표기한다.

  • けっか kekka, さっさと sassato, ずっと zutto, きっぷ kippu
  • ざっし zasshi, いっしょ issho, みっつ mittsu, こっち kotchi (× kocchi), まっちゃ matcha (× maccha)

다만 cch의 경우 표준 표기는 아니고 실제 일본어 발음과도 멀어지지만, 관용 표기에서 간혹 보이기도 한다. 언제나 바로 뒤 자음을 거듭한다고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인 듯. 이탈리아어를 알고 있으면 cch를 /kk/로 발음하기 딱 좋다[6]

3.3 장음 표기

3.3.1 공식적인 방법

o, u의 장음(-oお/-oう, -uう)은 각각 ō, ū로 표기하고, 나머지 장음은 모음을 그대로 적어 표기한다. 영어 위키백과나 각종 일본·일본어 관련 출판물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 公衆(こうしゅう) kōshū, 共通(きょうつう) kyōtsū, 大(おお)きい ōkii, 遠(とお)い tōi
  • 小(ちい)さい chiisai, お母(かあ)さん okaasan, 生命(せいめい) seimei

단, 장음 부호(ー)로 표기된 장음은 언제나 ā, ī, ū, ē, ō와 같이 표기한다.

  • ハート hāto, チーム chīmu, ページ pēji

실제로 일본 내에서도 저렇게 장음 표기를 한다.
eki-name-yurakucho-s.JPG
일본의 유라쿠초역 역명판 사진. 장음 표기(Yūrakuchō, Tōkyō)를 제대로 하고 있다.

※ 주의: 형태소 경계(한자가 다른 경우나, 어간과 어미 사이거나, 별개의 단어일 경우 등)에서는 장음으로 치지 않는다.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 문서의 설명도 참고.

  • 井上(いの·うえ) Inoue (× Inōe), お送(おく)り ookuri (× ōkuri), 小浦(こ·うら) Koura (× Kōra) / 高良(こう·ら) Kōra
  • 食(く)う kuu (× kū), 縫(ぬ)う nuu (× nū), 思(おも)う omou (× omō), 追(お)う ou (× ō) / 王(おう) ō
  • 言(い)う iu (× yū)

3.3.2 관용적인 방법

아래에서 설명할 방식들은 표준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실제로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따로 다룬다. 다만 아래 방식들은 어디까지나 '관용적인' 방식이지 표준적인 방식은 아니므로, 표준적인 로마자 표기를 할 때는 아래 방식들은 지양된다.

3.3.2.1 온라인에서 주로 쓰이는 방법

온라인에서는 공식적인 방법에서 쓰는 ā, ī, ū, ē, ō를 aa, ii, uu, ee, oo/ou로 풀어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장음 부호(ー)로 표기된 장음은 앞 모음을 거듭 적어 표기하며, o의 장음은 가나 표기에 따라 oo 또는 ou 두 가지 방법으로 표기한다(-oお일 경우 oo로, -oう일 경우 ou로 표기). 주로 양덕들이 이 방식을 쓰므로, 도쿄 도서관이나 NyaaTorrents, Danbooru 등에서 검색할 때는 이 방식을 쓰는 것이 편리하다.

  • 公衆 koushuu, 共通 kyoutsuu, 大きい ookii, 遠い tooi
  • ハート haato, チーム chiimu, ページ peeji, オール ooru

다만 이 방식을 쓰면 장음을 파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방식이 그다지 좋은 방식이라고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王(おう)(원래 ō)와 追(お)う(원래 ou)가 모두 ou가 되기 때문에 ou가 장음인지 아닌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참고로 출판사 호분샤(芳文社)는 이 방법을 공식적으로 채택해서 Houbunsha로 표기한다(정식 헵번식이라면 Hōbunsha, 후술할 방식대로라면 Hobunsha).

3.3.2.2 인명, 지명 등의 고유 명사 표기 시

고유 명사 표기 시(명함이나 여권 등에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할 때 등)나 영어에 들어간 일본어 단어에는 아예 모음 위의 macron(¯)를 표기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특히 영어권 등에서 흔히 쓰이는 표기이며, 일본 도로 표지판과 일본 여권의 경우 이 방법을 택하고 있다. macron을 표기하지 않는 관습 때문에 헵번식이 원래 장음을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데(참고), 애당초 헵번식 자체가 사전에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생각해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東京(とうきょう) Tokyo (← Tōkyō)
  • ラーメン ramen (← rāmen)

사실 macron이 빠져도 한자 표기랑 로마자 표기를 같이 보면 장음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것은 대부분 문제가 없다(물론 일본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예를 들어 小太郎와 Kotaro라면 원래 こたろう(Kotarō), 孝太郎와 Kotaro라면 원래 こうたろう(Kōtarō)라는 식이다.

일본 여권은 -o 장음을 원칙적으로 -O로만 표기하나, -OH로 표기하는 것도 개인의 요청에 따라 허용하고 있다(-u 장음은 언제나 -U로만 표기).

  • 河野(こうの) KONO 또는 KOHNO, 洋子(ようこ) YOKO 또는 YOHKO
  • 結城(ゆうき) YUKI (YUUKI는 불가능)
  • 裕次郎(ゆうじろう) YUJIRO 또는 YUJIROH (YUUJIRO 또는 YUUJIROH는 불가능)

箕面(みのお) 시는 お단 장음을 oh로 표기하는 변칙을 적용해서 Minoh로 표기한다(정식 헵번식이라면 Minō, 장음을 표기하지 않는 일반적인 고유 명사 표기 방식대로 하면 Mino).

3.4

ん은 뒤에 모음이나 y가 올 경우는 n'으로 적고, 그 외에는 n으로 적는다. 일본 철도 역명판의 경우 n' 대신 n-으로 적는다.

  • きんえん kin'en (きねん kinen), こんや kon'ya
  • ぶんか bunka, あんない annai, でんわ denwa

초창기 헵번식은 b, m, p 앞의 ん을 m으로 표기했으나, 현재는 b, m, p 앞에서도 n으로 표기한다.

  • はんばい hanbai, あんまり anmari, せんぱい senpai
  • てんぷら tempura

다만 일본 철도 역명판과 일본 여권은 여전히 b, m, p 앞의 ん을 m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일부 회사나 기업 또한 b, m, p 앞의 ん을 m으로 표기한다(예: 朝日新聞(あさひしんぶん) Asahi Shimbun).

고유 명사 표기 시에는 ' 부호가 빠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본 여권의 경우 이 방법을 택하고 있고, ん + あ행/や행과 な행을 구별하는 방법은 따로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7][8]

  • しんいち Shinichi (← Shin'ichi)
  • 純一郎(じゅんいちろう) Junichiro (← Jun'ichirō)

3.5 기타

고유 명사는 첫 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한다.

3.6 띄어쓰기

띄어쓰기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으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칙 자체는 존재한다.

1. 기본적으로 각 단어마다 띄어 쓴다.

2. 조사[9], 형용동사(= な 형용사)의 어미, 코퓰러(copula; だ, です 등)는 앞 말과 늘 띄어 쓴다.

  • 私(わたし)は watashi wa, 思(おも)うよ omou yo, いいね ii ne, これです kore desu
  • 本当(ほんとう)だ hontō da, きれいな kirei na, 壊(こわ)されぬように kowasarenu yō ni

4 외래어 표기 시 쓰이는 가나 조합

주황색 조합은 외래어나 외국의 지명·인명을 표기하는 데 일반적으로 쓰이는 조합이며, 파란색 조합은 외래어나 외국의 지명·인명을 원 발음이나 원 철자에 가깝게 표기하려고 하는 경우에 쓰이는 조합이다. 外来語の表記

イェ ye
ウィ wiウェ weウォ wo
ヴァ vaヴィ viヴ vuヴェ veヴォ vo
ヴュ vyu
クァ kwaクィ kwiクェ kweクォ kwo
グァ gwa
シェ she
ジェ je
チェ che
ツァ tsaツィ tsiツェ tseツォ tso
ティ tiトゥ tu
テュ tyu
ディ diドゥ du
デュ dyu
ファ faフィ fiフェ feフォ fo
フュ fyu

앞의 링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그 밖에 다음과 같은 조합도 있다. 다음 조합들은 낮은 빈도로 쓰인다.

イィ yi
ウゥ wu
ウュ wyu
キェ kye
ギェ gye
クヮ kwa
グヮ gwa
スィ siスゥ su
ズィ ziズゥ zu[10]
ニェ nye
ヒェ hye
ビェ bye
ピェ pye
フャ fyaフィェ fyeフョ fyo
ホゥ hu[11]
ミェ mye
リェ rye
ラ゚ laリ゚ liル゚ luレ゚ leロ゚ lo
ヷ vaヸ viヹ veヺ vo

5 문장 표기 예제

すべての人間は、生まれながらにして自由であり、かつ、尊厳と権利とについて平等である。人間は、理性と良心とを授けられており、互いに同胞の精神をもって行動しなければならない。(세계인권선언 제 1조 일본어 번역)

→ Subete no ningen wa, umarenagara ni shite jiyū de ari, katsu, songen to kenri to ni tsuite byōdō de aru. Ningen wa, risei to ryōshin to o sazukerarete ori, tagai ni dōhō no seishin o motte kōdō shinakereba naranai.
  1. s의 구개음화를 반영하여 sh로 표기한다. 이는 요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래서 영어에서 초밥(스시)을 susi가 아니라 sushi라고 하는 것이다.
  2. 영어 boats의 ts 발음이 つ의 자음 발음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3. 한국어 '후'의 ㅎ과 거의 같은 발음이므로 hu로 표기해야 되지 않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나, 단지 표기법의 차이일 뿐이다.
  4. b p m앞에서는 m으로 표기한다
  5. 다만 じゃ, じゅ, じょ의 경우 일본인들이나 서양인들도 jya, jyu, jyo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사실 이 jy- 표기 실수는 역사가 꽤 깊은데(?), 이 글에 따르면 적어도 1930년(쇼와 5년)에 지적된 기록이 있다고 한다. 현대에는 이야기 시리즈의 센조가하라 히타기 삽화에 나오는 SEN'JYO'GAHARA HITAGI가 있다.
  6. 이탈리아어에서는 /kki/, /kke/ 발음을 표기해야 할 때 cchi, cche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7. 이 점은 중화인민공화국 여권과도 비슷하다. 중화인민공화국 여권은 어깻점(')을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두 음절 Yu'an과 한 음절 Yuan은 모두 YUAN으로 표기된다.
  8. 사실 원래 ん + 모음인 경우를 な행으로 잘못 해석했을 때, 그 잘못 해석한 결과물은 이름으로 쓰이지 않는 조합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じゅんいちろう로 읽히는 이름은 존재하지만 じゅにちろ(う)로 읽히는 이름은 없기 때문에 Junichiro만 봐도 원래 じゅんいちろう(Jun'ichirō)로 읽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원래 な행인 경우를 ん + 모음으로 잘못 해석했을 때도, 그 잘못 해석한 결과물은 이름으로 쓰이지 않는 조합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いのうえ로 읽히는 성씨는 존재하지만 いんおうえ로 읽히는 성씨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Inoue만 봐도 원래 いのうえ(Inoue)로 읽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 조사를 붙여 쓰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좀 어색하긴 한데, 조사가 영어에서 전치사와 유사한 위치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니다. 일본어의 조사는 한국어의 조사와는 달리 그 형태 그대로 접속사로도 쓰이기 때문에, 조사와 앞 말을 붙여 쓰는 건 일본어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スィ와 ズィ는 구개음화가 적용되지 않은 si/zi 발음을 특별히 구개음화되지 않은 발음임을 표시하기 위한 표기이다. スゥ와 ズゥ의 경우는 s/z 다음의 u 발음을 강조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가끔 쓰인다. 일본어에서 변별되지 않는 한국어의 '수'와 '스' 발음을 표기상으로 변별할 때가 그 예.
  11. は행은 원래 자음이 양순 파열음 [p\]였다가 양순 마찰음 [ɸ\]를 거쳐 성문 마찰음 [h\]로 변해 버렸는데(순음퇴화 문서 참고), ふ(フ)만은 [ɸɯ\]로 정착되었기 때문에 양순음화가 적용되지 않은 순수한(?) [hu\] 발음을 나타내기 위해 ホゥ라는 표기가 고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