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타

1 축구 용어

Regista 이탈리아로서 팀 전체의 플레이를 연출/조율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활동한다.[1]

1.1 플레이메이커와의 차이

영어로 옮길 때 두 가지 방법으로 옮길 수 있다. 단어의 원뜻을 살린 director, 축구적으로 해석한 deep-lying playmaker.

본래 뜻인 디렉터에서 알 수 있듯, 레지스타는 경기 전체를 연출하는 감독이나 연출가 역할의 선수를 가리킨다. 따라서 영어권에서 그냥 플레이메이커라고 옮겨도 될 듯 싶지만 굳이 딥라잉플레이메이커로 옮기는 이유는 이미 플레이메이커란 용어가 포지션적 특징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마라도나, 지단, 루이코스타, 리켈메 등을 가리켜 플레이메이커라 할 수 있고, 또 이들을 레지스타라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피를로, 알론소 등을 레지스타라 칭할 수는 있어도 플레이메이커라 칭할 수는 없다. 따라서 특별히 이들을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라 옮기는 것이다.[2]

그런데 왜 굳이 세계공용어인 영어 대신 왜 이탈리아어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가? 영어권 - EPL - 에서는 이런 유형의 선수보단 스콜스,비에이라,제라드,램파드로 이어지는 킥도 좋고 활동량 많고 드리블 적당히 되고 패스도 적당히 되고 수비도 적당히 되는 박스 투 박스 유형의 선수가 전통적으로 선호되어 왔기 때문에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에 대한 요구와 인식 자체가 낮았으며 [3] 그 결과 포지션의 명확한 개념 정립이 늦었기 때문이다. [4]

1.2 레지스타와 수비형 미드필더

그런데 왜 연출가를 뜻하는 단어인 레지스타란 단어를 쓰면 대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는 선수로 받아들이는가?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는 선수가 경기를 조율하는 것이 세계적인 대세기 때문이다.

1.3 레지스타의 시초

AC 밀란의 감독이었던 아리고 사키가 레지스타란 포지션을 창조했다는 말이 있지만, 레지스타란 말 자체가 더 전부터 쓰이던 말이고 아리고 사키의 전술적 지향은 피치의 모든 선수가 레지스타이자, 골게터이자, 수비수가 되는 것이었다. 포지션적 한계 때문에 골게터나 수비수가 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아리고 사키는 필드의 모든 선수들에게 레지스타가 되길 주문했다. 당시 레이카르트나 안첼로티는 훌륭한 중앙 미드필더였고 또 둘 다 레지스타였다. 측면의 도나도니나 스트라이커였던 굴리트도 레지스타였다. 밀란 카펠로 시절 알베르티니가 현대적 의미의 레지스타였다면 그건 맞는 말이다.

레지스타, 그러니까 현대적으로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의 대두는 곧 비슷한 자리에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스위퍼의 사멸과 관계가 깊은데, 이것은 단순히 아리고 사키의 442가 공격적으로 더 강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결정적으로 수비수가 백패스를 했을 경우 골키퍼가 손으로 잡지 못하게 룰이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스위퍼는 멋대로 공을 몰고 나가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백패스를 찔렀고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그 공을 품에 안는 걸로 그만이었다. 그러나 룰이 개정된 이후로는 상대편 공격수가 그 공을 가로채고 골망을 가를 수 있는 확률이 대폭 올라갔고 이것이 스위퍼가 사멸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

스위퍼가 사멸하고 포백이 도래하게 된 이후 442가 대세가 되었는데, 중앙 미드필더 둘 중 하나에게 홀딩을, 다른 하나에게 딥 라잉 플레이메이킹의 임무를 맡기는 것도 괜찮은 일로 여겨졌다. 일단 사키식으로 모든 선수에게 플레이메이킹을 시키는 것이 말은 좋은데 그걸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시키는 편이 감독도 선수도 편리하고 안정감이 있었다.[5] 하위권 팀은 반면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를 사용할 수가 없었는데 비슷한 이유다. 선수 자원이 없어서, 혹은 그런 거 하다가 팀 말아먹어서. [6]

1.4 경기에서의 운용

레지스타의 주요 역할로는 수비진에서 공을 받아 전방으로 연결해주며, 그 패스로 팀의 공격의 위치와 방향, 형태를 지정한다. 그리고 동료들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패스의 링크 역할도 수행한다. 때문에 레지스타에게는 정교한 킥력과 필드 전체를 통괄할 수 있는 넓은 시야, 그리고 전술적 판단력에 왕성한 활동량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뭐 사실 이건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이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레지스타라면 보편적인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일 거고, 날개가 레지스타라면 슈바인슈타이거가 중앙 미드필더로 변환하기 전의 바이에른에서 리베리가 맡던 역할일 거고, 억지를 좀 부리면 베르캄프가 세컨드 스트라이커면서도 레지스타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2010년대를 전후하여 세계적 대세는 좀 쳐진 자리에 위치한 중앙 미드필더가 레지스타를 맡는 것이다.

1.5 대표적인 레지스타

  1. FM의 전술에서 묘하게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모든 선수를 월드클래스로 채우면 이 포지션의 선수가 스트라이커 다음으로 높은 평균 평점을 받는다. 실제로 이 포지션의 사용 여부에 따라 전력차가 크다. 덕분에 축구의 세부적인 포지션 구별 중에서 유일하게 이 항목만 작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고 리베로가 훨씬 먼저 작성되었다. 어찌 됐건 게임에 한정된 얘기다. FM 전술이 아무리 치밀해도 현실과의 괴리가 제법 크다.
  2. 반드시 플레이메이커 = 피치의 높은 위치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앞에 수식어를 붙인다.
  3. 그나마 레돈도나 알베르티니,펩,에펜베르그,멘디에타등의 라이벌과 동시대에 뛰었던 로이 킨의 경우가 레지스타와 비슷한 롤을 수행 했다고 볼 수 있다.
  4. 특히 EPL의 90년 중반부터 00년 초반까지를 이끌던 두 명장 웽거와 퍼거슨은 샤키축구에 크게 영향을 받아 전원이 공격하고 수비하며 패스를 하면서 게임을 풀어 나가길 추구했다. 로이 킨이나 베르캄프 같은 축을 잡아주는 선수는 있었으나 그들을 돕던 베컴,스콜스,긱스,피레,융베리,제 호베르투,콜등도 모두 공격,수비,패스,볼배급등 웬만한 부분에 모두 관여하여 굳이 플레이 메이커를 후방에 배치하여 그 한명을 축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5. 확실하게 톱니가 맞아떨어졌던 사키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어쨌든 레지스타도 아니고, 플레이메이커도 아니고, 442에서 중앙 미드필더 둘이 동시에 적당히 볼을 운반하고 수비하는 미드필더로서 임무를 부여한다 = 램파드 - 제라드.
  6. 약팀이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를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경기 시간 대부분을 디펜시브 서드에서 뛰기 때문이다. 자기 진영에 우리팀 선수와 상대팀 선수 대부분이 있기 때문에 포메이션 상 후방에 위치하는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가 활약할 공간이 없다. 반면 강팀의 경우에는 경기 시간 대부분을 어태킹 서드에서 뛰기 때문에 전방이 빽빽한 대신 후방의 공간이 널널하고 이로 인해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가 많은 공간을 활용하여 질 좋은 빌드업을 수행할 수 있기에 유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