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녹차의 일종
1.1 개요
抹茶(まっちゃ)[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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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잎을 분말로 분쇄하여 만든 차. 국내에서는 흔히 가루녹차라고 부른다. 이는 원래 중국의 송나라 시절 녹차를 마시던 문화에서 유래하는데, 당시엔 녹차를 유통하기 위해 단단한 형태로 굳혔고[2] 차를 마실 때는 그때그때 조각을 내서 찻물에 넣고 우렸다. 그러나 찻잎은 뜨거운 물속에서 색이 갈변하므로, 가루를 물에 개서 마시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말차이다. 의외로 엽차(葉茶)보다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엽차는 명나라시대가 되어서야 나타난 양식이다.
엽차와 비교할때 버리는 부위가 없고 차의 불용성 영양소와 섬유질을 섭취 가능하며 간편하기까지 하다[3]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려먹는게 아니라 가루를 섞어서 먹는것이기에 엽차와는 다른맛이 나고 맛도 진한 편.
2014년 3월에, 모 방송에서 "말차는 알루미늄이 다량 함유되어 좋지 않다"고 썰을 풀어서 시선이 조금 안좋아졌다. 다만 이 방송은 걸러듣는게 좋은데, "말차는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방식", "오직 한국과 일본만 말차를 먹는다"는[4] 식으로 왜곡된 정보가 많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녹차에 포함된 알루미늄이 인체에 어느정도의 비율로 쌓이는지, 어떻게 축적되는지도 밝히지 않았고, 그냥 "치매 환자를 보니까 알루미늄이 많이 축적되어있더라" 정도의 논리만 펼치고 있다. 물론 녹차에 알루미늄이 포함되어있다는 이야기는 이 방송전에도 존재하기는 하였으나, 녹차에 포함된 정도의 알루미늄이 인체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는 구체적이고 공신력 있는 연구보고 등이 없으므로 주의하자. 참고로 이 방송에선 우려먹으면 알루미늄이 추출되지 않는다면서 말차를 저격하지만, 실제론 11~60%의 침출률을 엽차가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말차를 '미개한 왜놈의 방식'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듯 하다 사실 이런식의 썰은 대부분의 음식들이 지니고 있으므로, 적당히 걸러서 듣는게 답이다. 여담으로 쥐 한마리를 죽이려면, 1kg당 6g이나 되는 알루미늄이 필요하다. 즉 70kg인 인간 기준으로 420g의 알루미늄을 섭취하면 죽는 것인데, 70kg의 사람은 300g의 소금만 먹어도 사망한다(...) 물론 사람과 쥐를 단순한 비례식으로 대응할 순 없지만, 이 영상에서 쓰는 논리는 전형적인 엉터리 논리이다.
1.2 종류
말차에는 농차(濃茶)와 박차(薄茶)가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요리용이 아닌 말차용으로 판매되는 말차 가루는 박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말차의 재료는 흔히 일본에서 옥로(玉露)라고 부르는, 우리나라로 치면 우전급 찻잎을 차광재배한 것을 쓰는데, 그중에서 차나무의 수령이 일반적으로 60년~100년이상 된 나무에서 난 것들은 상품으로 치며 이것들은 대체로 잎이 매우 부드럽고 생잎 특유의 풋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잎들을 모아서 만든 것이 농차이며 재료가 귀한 만큼 제작도 장인의 손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가장 저렴한 제품도 10만원 이상에서 거래된다. 보통 고급 다회에서 사용하는 차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농차의 차 이름에는 흴 백자가 들어가거나 자연물의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차의 색도 연하고, 격불을 하지 않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는 이름과도 관련있는데, 진하게 마셔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농차는 거품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떤 다회에서는 격불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박차는 위에서 말한 것과 반대로 일반적으로 연습을 하거나 혹은 간소한 다회를 할 때 상당히 좋은 박차인 경우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박차는 농차에 비해 다루기도 쉬우며, 유화도 대개 잘 나는 편이고 맛도 대개는 무난한 편에 속한다.(오히려 농차가 입맛을 타는 경우가 더 많다.) 농차든 박차든 장인이 얼마나 잘 만들었는가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돈을 잔뜩 써서 마셨다가 돈아까워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 녹차를 시작한다면 요리용만 피하면 좀 저렴해도 맛이 이상하지 않으니 박차부터 마시는 쪽을 추천한다. 농차의 문제는, 위의 설명만 들으면 무조건 맛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박차보다 맛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경우도 많고, 무엇보다 다루기가 무척 어렵다. 잘 풀고 맛을 끌어내기위해서 차를 내는 사람의 솜씨도 요구한다고 보는 게 맞다.
유명한 브랜드인 경우 대개는 장인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유명 브랜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홍차나 녹차를 대량유통시키는 대형 식음료 브랜드가 아니라 에도시대 혹은 막부시대부터 다원을 운영하면서 귀족들에게 진상했던 경험도 있는 고급 중소 다원을 말한다. (일본의 차 문화의 중심지인 교토나 우지 인근에 가면 이런 집이 널려있어서 대부분 젊은 기업도 백 년은 된 곳이 많다. 한국에서는 소X원이 매우 잘 알려져있는데 그 외에도 우지 부근엔 이런 곳이 매우 많다.) 해당 유파를 위해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보통 차의 이름 옆에는 해당 유파의 이름이 차의 명칭과 같이 길다랗게 쓰여있다.
좋은 말차를 사는 건 좋지만 너무 좋은 상점에 가서 살 경우엔 자신이 어느 유파에 해당하는 말차를 살 것인지 어느 정도급의 차를 마실 것인지에 대해 직원이 물어올 것을 감안하는 게 좋다. 특히 친구에게 선물로 사다주려고 하는 것이니 알아서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개 직원이 매우 곤란해한다. 차라리 잘 모르니까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 좋은 걸로 추천해달라고 하자. 아니면 국내에서 유명한 브랜드로 입문하는 경우에는 대충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잘 먹는 거 알아뒀다가 그걸로 달라고 하는 것도 낫다. 어차피 한국에 제대로 수입되는 브랜드는 정해져 있다.
국내에서는 말차를 찾는 사람이 적다보니, 상품가치가 높은 좋은 잎들은 말차보다는 엽차로 소비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때문에 말차의 잎이 엽차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싼 잎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특성 때문에 국내산 말차들은 가성비가 굉장히 좋다는 장점이 있다. 엽차의 경우는 고급화가 되어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말차의 경우는 50g 5000원 선이면 괜찮은 맛의 국내산 차를 구할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일본 다도의 이미지 때문에 말차는 '차 마실줄 아는 사람'들이 마신다는 이미지가 은근히 있지만, 실제로는 가격도 싸고 먹는 방식도 간편하므로 차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마시기에 매우 적절한 방식이다.
1.3 맛
만들기도 쉬우며[5] 맛도 괜찮은 편...정확히는 좀 진한 녹차라 맛은 쓰고 떫은 편에 가깝다. 따라서 녹차를 먹기 전 화과자나 설탕과자, 양갱 등 달디단 다과를 먼저 먹어 입 안에서 달콤한 맛과 섞이는 느낌을 맛보는 것.[6] 혹은, 미리 단 것을 먹어서 차의 쓴 맛을 좀 더 입 안에서 오래 굴려서 끝맛에 쌉쌀함을 잘 느끼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녹차라떼와 녹차 아이스크림은 말차를 써서 만든 것이며, 일본에서는 말차라떼, 말차 아이스크림이라고 불린다. 일본에서도 말차를 음식에 넣는 것은 역사가 짧아서 백년이 아직 안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로는 green tea latte, green tea ice cream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으니(matcha라는 말을 붙일 때도 있다) 영어 쪽을 번역한 듯 하다. 일일이 '가루'를 붙여서 쓰기 귀찮아서일지도 모르지만.
참고로 녹차가루가 남은 컵에 실수로 커피를 타 마시면 끔찍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1.4 다도 문화
1.4.1 일본
일본의 다도 예절
1.4.2 역사
일본에 차가 들어간 것은 고구려를 통해 삼국에 전해졌을 때 건너갔다는 설과 일본의 승려였던 이세이가 송나라에서 유학을 하면서 심취해서 일본에 들여왔다는 설이 있다. 이 당시의 차는 동의보감에도 나오듯이 몸에서 더러움을 씻어내기 위한 약재로 여겨졌는데 특히 당시 일본에서는 차를 마시는 것을 우리나라에서 홍삼마시듯이 마셨다고 한다.
이후 승려들 사이에서 정신을 맑게 하고 몸을 단정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마시는 다선의식이(이것은 우리나라에도 지금까지 존재한다) 역시 승려였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선생이었던 센노 리큐의 대에 이르러서야 현재 말하는 일본식 다도라는 형태로 정착이 된다.[7]물론 이 때의 차 역시 당/송대의 녹차 가루를 내는데서 유래했기 때문에 전체 의식은 가루를 만들고 갈아서 차를 타는데까지 전과정이 다 포함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말차는 일본식 다도의 뼈대를 이루게 된다.(잎으로 된 찻잎을 우려마시는 것은 명나라 때 만들어진 방식이다.) 따라서 말차는 일본식 다도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센노 리큐(정확하게는 리큐 스승이라고 불러야 하지만)의 대 이후로는 그의 아들들이 각각 자신의 분파를 만들고 스승에게 호를 얻어 현재에 와서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다도의 계보도만 해도 십수가지가 이르는데 모두 자기네 다회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차가 있고 격불을 하거나 다회를 수행하는 방법 여러가지로 차이가 나는데, 어떤 다회의 경우(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격불을 해서 유화를 내지 않기도 한다. 현재 가장 잘 알려진 분파로는 리큐의 손자들이 일군 우라센케(裏千家), 오모테센케(表千家), 무샤노코지센케(武者小路千家) 등의 분파로 각각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해외에서는 우라센케의 다도회가 가장 잘 알려져있고 활동도 왕성한 편이다. [8]
찻숟가락[9]으로 말차잔에 두어 숟가락 덜고, 더운 물[10]을 부어 다선(차솔)으로 거품이 일도록 저어 마신다.[11] 이 때 거품을 유화라고 일컫는데, 유화를 내겠다고 미친듯이 젓다가 차가 식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12] 말차를 마실 때 유화를 내는 이유는 이를 통해서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거품이 되어서 특유의 떫은 맛이 덜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화를 적절히 잘 낸 말차는 떫은맛이 덜어지고 감칠맛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즉, 훌륭하게 유화를 낸 말차는 그만큼 맛도 좋아진다.[13]
보통 영화나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보여지는 차완 가득히 유화가 올라와있는 것은 우라센케의 경우이고 오모테센케의 경우 차완을 위에서 들여다봤을시 유화는 많아도 40% 보통 30% 미만으로 유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렇듯 유파마다 유화의 양도 차이가 있으며 유화가 없는 것이 점주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이 아닌 점을 유의하자.
보편적으로 유화가 있는 경우가 맛이 더 좋은 경우가 많지만 유화도 사람을 꽤 타기 때문에 유파를 벗어나서 취향의 문제로 유화의 양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혹자의 경우 보통 많이 쓰이는 말차는 유화가 있는게 맛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말차의 경우 굳이 유화를 낼 필요도 없으며 유화 없이 마시는 것이 더 맛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14] 반대로 유화를 많이 내면 안되는 유파에서도 유화가 맛있다고 느끼는 다인은 물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나 선생님 앞에서는 작법대로 만들되 집에서나 아는 지인들끼리 모일 때는 유화를 가득 올려서 즐기는 경우도 있다.
일본 말차의 경우 다원마다 특색이 뚜렷한 편이라 비슷한 등급의 말차라고 하더라도 맛의 차이가 있는 편이다. 가능하면 여러 다원의 다양한 말차를 시도해보고 말차의 양과 물의 온도, 유화의 양도 조절해보면서 자신만의 말차를 찾아보자.
1.4.3 예절
다과를 먼저 먹고 받은 찻그릇를 왼쪽으로 돌려서 세번에 나눠서 마시며 마지막에는 다 마셨다는 의미로 후룩 소리를 낸다....라고 일반적으로 다과회 방식에 나와있는데, 그 말차사발 사이즈에 맛있게 차를 내서 식기 전에 다 마시려면 딱 세모금 정도가 나오는데다 유화가 풍부하면 싫어도 후루룩 소리가 난다. 여러번 해보다보면 이것이 격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인장에게 당신 차 참 잘 우렸소 라고 말없이 칭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게다가 원래 다도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도자기는 일본에서 보석보다 비싼지라 찻잔을 돌리거나 찻그릇등을 감상하는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지금도 다과회에서는 가장 고급 말차와 고급 사발을 사용하는 것이 예절이다.
화과자를 차 위에 띄우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차에 섞어 마시기보단 따로 마시는게 예의라고들 한다. 어쨌든 이런 다과 없이 말차만 벌컥 들이키면 글쎄...먹자면 못 먹을 물건은 아니지만 좀 많이 떫어서 떫은 맛을 싫어하는 편이라면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할 수도 있다. 이건 다도에 있어 절대 하면 안되는 큰 실례 중의 하나.[15]
일본에서 다도를 체험할 일이 있다면 먹어보자. 다만 실례가 되는 행동들은 조심해야 하므로 일단 가서 배우고 체험하자. 우스갯거리가 되기 싫다면.
일단 기본적으로 주는 쪽은 말차를 만들어 차선으로 위아래로 저은 후, 마지막으로 노(일본어 노, の)자를 그리고[16] 권하는 말과 함께 건넨다. 이때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받는 쪽은 찻잔을 받아서 감사하다 말한 뒤 일단 마시지 말고 찻잔(오챠왕)을 두어번 돌리며 찻잔을 감사의 예를 표하고[17] 후루룩 마시고 입술이 닿은 부분을 손으로 흝은 후[18], 기모노 앞자락에 끼워둔 종이로 손가락을 닦고 칭찬의 말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말차 다도법이다. 대다수의 대중매체에선 시간상 이하생략을 거쳐 후루룩 -> 칭찬 부분만 나오니 주의.
추가로 유파에 따라 마시는 방법도 다른 경우가 많다.[19] 이렇기에 한 유파에서 오래 배웠더라도 다른 유파의 다과회의 초대를 받으면 벙찌는 일도 종종 생긴다. 처음 다도를 경험하거나 다른 유파에 초대받았을 경우에는 사전에 정주(다과회의 주최자)와 다른 손님들께 미리 양해를 구하면 도가 지나친 실례[20]가 아닌 이상 이해해준다. 모든 예법을 완벽하게 맞추는 것은 오랫동안 다도를 해온 사람도 힘든 일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처음 시작했을적 하나하나 배워나가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 이해해주는 분위기.
혹시라도 다과회에 초대받게 될 위키러들을 위해 몇가지 팁을 적어본다.
1. 주최자와 다른 손님께 예의를 지킨다. 무엇보다 중요한 행동이자 마음가짐이다.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스스로가 조심하고 예를 지키려고 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주최자와 다른 손님들은 이해해준다. 사실 이것만 잘 지켜도 문제가 없다.[21]
2. 처음이라면 가능한 주최자와 다른 손님께 양해를 구하자. 별 거 아닌 자존심으로 아는 체를 한다면 직접 고생을 다하며 정말로 비웃음을 사게 된다. 깨끗하게 모른다고 인정하고 양해를 구한다면 불편하더라도 챙겨줄지언정 코 끝을 빳빳하게 세우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챙겨줄려다가도 마음이 싹 가시게 되는 건 누구나 똑같다. [22] 보통 첫 다과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박차에 초대받을 가능성이 높다.[23] 농차와는 달리 박차는 중간중간 얘기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기에 정중히 가르침을 구한다면 오히려 짧게나마 정식으로 다도예법을 배울 찬스가 될 수 있다.
3. 혹시라도 타이밍을 놓쳤거나 가르침을 구할 분위기가 아니라면 자신의 앞의 자리[24] 의 손님이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자. 손님들 중 리더격인 정객(御正客)과 정객을 도와 손님들을 보좌하는 마지막석(御詰め)을 제외한 중간석은 해야할 예법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방(주최자와 다른 손님)이 고개를 숙여 절을 하면 이 쪽도 고개를 숙여 절을 하자. 굳이 안해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안해도 되는데 하는 것이 해야되는 데 안하는 것보다 백만배 낫다.
4. 다과회가 시작할 시에 다른손님들이 정객이나 마지막석을 권하면[25] 정중히 거절하자. 보통 이 두자리가 가장 일이 많고 그만큼 책임감이 요구되며 무엇보다 일본 특유의 양보문화가 겹치기에 서로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덥석 정객의 직책을 맡게 된다면 당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손님들께도 피해가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정객은 특히나 손님들의 리더격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것이 다른 손님들에게 비할 바가 없이 많아진다.
5. 사용하는 도구들(다완, 찻숟가락, 차기 등)을 자신의 물건처럼 소중히 다루자. 보통 다과회에는 연습용이 아닌 좋은 다구들이 많이 사용되기 마련인데, 가격도 가격이거니와[26] 주최자에게 있어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옛 선생님이나 대대로 물려받은 다구들은 가격의 문제를 떠나 소유자에게 있어 추억의 물건이고 다른 물건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27] 되도록 흠이 가지 않게 조심하고 하나하나를 예술작품[28]처럼 최대한 정성스레 다루자. 물론 이러한 작품을 공유해준 주최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말고. 보통 박차의 경우 마시는 다완 이외에도 차기와 찻숟가락을 마지막에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6. 한 다과회를 준비함에 있어 주최자는 여러모로 신경써서 다구와 소품들을 선택한다. 계절에 맞는 물건들로 통일시키기도 하고 색에 맞춰 조합하기도 하며 특별한 일이 있는 손님을 축하하거나 살펴주는 테마들에 맞춰 준비하기도 한다. 즉 하나의 다과회는 그곳에 모인 손님들만을 위해 준비하는 자리라는 것. 걸리는 족자 하나, 꽃병에 장식된 꽃 하나, 작은 차과자 하나, 심지어 다실에 들어오기전에 지나치게 될 정원조차도 오늘 초대받은 당신을 위해 준비된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말고 무엇보다 당신을 위해 준비된 무대를 즐기자.
7. 가능하면 작은 선물 하나정도는 준비해가자. 형편이 여의치 않다면 마음이 담긴 편지라도 한장 준비하자. 이는 상대방의 정성에 자신도 답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고 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추후에 다과회에 초대해주어서 감사하다, 좋은 추억이 되었다 등의 연락을 넣으면 금상첨화.
길게 읽기 귀찮은 위키러들은 간단하게 1번만 지키자.
1.4.4 한국
한국에도 말차문화가 있기는 한데, 고려시대까지 매우 융성했다. 주로 스님들을 통해 이루어졌고, 차 자체가 워낙 비싸고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인데 남부지방에서밖엔 수확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차나무가 있는 지역에서는 일정량을 수확해서 정부에 납품해야했다. 이것이 고려 중기로 가면 농사를 방해할 지경에 이르러서 농민들이 차나무를 베어버리고 다세를 거부하기에 이르러서 우리나라에는 오래된 차나무가 매우 적은 수만이 유지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유교가 중심이 되고 절을 중심으로만 차를 마시는 습관이 유지가 되었기 때문에 말차와 관련된 차례역시 양반가에서 주로 마시는 맑게 내린 차가 아니라면 흔치 않다. 다만 절에서는 여전히 맷돌에 갈아서 마시는 방식을 사용해서 그냥 차를 마시는 방법중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일본의 다도가 하나의 의식으로 만들어서 형태가 전수되었고, 중국에서는 차 자체가 워낙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기예의 하나가 된 반면 한국에서는 소비하는 사람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던 특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29]
요새는 차례상을 차릴 때의 그 차례가 아닌 다과와 관련된 전통쪽으로 전통 다례를 재구성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부분 일본의 다구와 다례법을 참고해 현대에 재창조된 것이다. #1 #2 #3 [30] 이런 이유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조선 중기 이후와 고려 말기에 승려들에 의해서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차문화가 지금 일본에서 차를 만들거나 마시는 방법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리라 여겨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어쨌건 한국에서 말차를 다루는 쪽은 거의 절이나 절에서 다도를 배운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맞다. 절에서 말차를 마시는 습관이 이어져 내려온 것은 카페인이 정신을 고양시키는 걸 스님들이 워낙 잘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말차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말차는 따로 차광을 해서 키우기보단 찻잎을 그냥 맷돌에 찻잎을 갈아서 내리는 말차이다.[31][32] 일본처럼 바람에도 날릴만큼 곱게 갈진 않았다. 이것은 일본 말차가 발전한 독자적인 형식이므로 일본 말차를 마실 땐 일본식으로, 한국 말차를 마실 때는 굳이 일본식 예의나 차의 급을 나누려들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맛도 다르고 방법도 다르고 다 다르다.
2 군대에서 마지막 정기휴가를 일컫는 말
마지막으로 내는 연차이기 때문에 말차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 抹 자는 비비다, 가루로 만들다, 치다 이런 뜻인데, 거품을 내서 먹는 말차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분말(粉末)의 말이 아니다!
- ↑ 보이차의 경우는 오늘날에도 이 방법으로 유통된다.
- ↑ 말차의 경우 인스턴트 커피 먹듯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지만, 엽차의 경우 준비할 도구의 수가 많고 우려낸 후 찻잎이 남는다. 사용되는 다구의 종류에 있어서 말차는 찻사발과 차시(숟가락), 차선 정도면 충분하지만 엽차의 경우 대충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다구를 갖출 경우 찻잔을 제외하고도 다관, 숙우, 퇴수기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아무리 간편하게 우려낸다고 하더라도 찻잎이 남는건 어쩔 수가 없다.
- ↑ 말차는 중국 송나라에서 유래된 방식이다.
- ↑ 물론 밑에서 보시다시피 다도는 절대 쉽지 않다. 그리고 우려내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서도 맛이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겁낼필요는 없다. 다도에 관심이 없다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값싼 제품으로 대충대충 해먹어도 꽤 맛있다. 컵에 뜨거운 물 받아서, 차를 약간 넣고 젓가락이든 티스푼이든 아무거나 사용해서 대충대충 휘저어 먹으면 OK. 이정도면 거의 티백수준의 간편함이다. 차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음료수일 뿐이니 취향껏 먹으면 그만이므로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홍차만 하더라도 우유를 부어 먹는 나라, 설탕을 퍼붓는 나라, 잼이랑 같이 먹는 나라, 두유를 부어 먹는 나라 등등 다양하지 않은가?
- ↑ 또한 말차가 독해서 공복에 마시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다과를 먹는다고도 한다.
- ↑ 오다 노부나가 또한 상당히 좋아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탐내는 도구도 있었을정도. 이때 유행되고 사치스런 문화중 하나였는데 차를 만드는 도구가 꽤 고가로 거래되기도 했다한다. 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즐겼는데 차도구와 방을 황금으로 도금하다시피 꾸며 조정의 인물들이 깜짝 놀랬다는 기록도있다. 대하드라마에서 히데요시가 그려질땐 한낱 농민이 나라 최고인물로 출세했다는걸 나타내기위해 줄곧 넣는 장면 중 하나.
- ↑ 적어도 절반, 혹은 70~80% 이상이 우라센케로 알려져있다. 덕분에 매체 등에서 보이는 작법도 보통 우라센케의 경우가 많다.
- ↑ '다시(茶匙)라고 한다. 일본의 것과 한국의 것이 차이가 있는데, 일본의 것은 귀이개 비슷하게 구부러진 모양이고 한국의 것은 길다란 티스푼과 비슷하게 생겼다. 요즘은 거의 다 일본의 다시를 쓰지만.
- ↑ 다른 녹차와는 다르게, 팔팔 끓는 물을 사용한다. 차완을 예열하지 않거나 끓은 지 오래되는 등의 이유로 온도가 내려가면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
- ↑ 거품내는 행위를 다인들은 격불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계란 거품내듯 나선으로 움직이면 신기하게도 거품이 나지 않는다. 정중앙에 수직으로 차선을 꽂은 뒤에 손목 스냅으로 정확히 일직선으로 왔다갔다해야 거품이 난다. 물론 이 때 속도가 모자라다든가 하면 당연히 거품이 나지 않는다. 대개 빠른 속도로 앞뒤로 백 번은 치라고 이야기하는데,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백 번 치는게 왜 이리 시간이 오래걸리는지 의문이 들고 손목이 삭아서 부러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 실제로 다완은 그렇게 쉽게 식지는 않는다. 한 10분 격불을 하면 식겠지만... 것보다 차가 식으면 예열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꼭 마시기 전에 다완을 예열하자.
- ↑ 유화가 곱게 난 말차는 맛도 좋고, 유화가 거칠게 난 말차는 맛이 거칠다.
- ↑ 일정 수준 이상의 말차라면 보통 농차에 쓰이는 등급의 말차인데 농차에 쓰이는 말차를 박차에 마시면 호화롭기 그지 없다. 물론 가격도 자비가 없지만.
- ↑ 당신이 저은 차는 구정물
과 불꽃 튀는 접전이 이루어질 수준의맛이라 도저히 못 마시겠소 라는 뜻 - ↑ 우리나라에선 단순히 다선을 잔 가운데로 모두어 뺀다
- ↑ 이때 벌컥 마시면 굉장히 예의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 ↑ 입술이 닿으니까...
- ↑ 정확히는 기본적인 부분은 공유하지만 세세한 부분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 ↑ 기본적인 에티켓을 말한다. 기껏 내준 차가 마음에 안든다고 투정부린다던가, 상대가 두손 모아 건네준 다완을 한손으로 받는다던가, 백정이 막걸리 들이키듯 한손으로 제낀다던가, 분위기를 흐리는 주제를 던진다던가, 주변 사람 신경안쓰고 자기 집 안방에 있는 듯한 행동 등 진상짓만 안부리면 된다. 이쯤되면 다과회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점심식사에 초대받아도 해선 안되는 행동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 공개적으로 열리는 체험회장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여는 다과회의 경우 주최자와 어지간히 친한 사이거나 호감을 보이지 않는 이상 '초대조차' 받기 힘들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주최자는 한 다과회를 위해 크게는 한 달 이상을 기획하고 최소 몇 일을 준비한다. 상대방이 그만큼의 시간과 열성을 쏟아 당신을 맞이한다면 당연히 그에 예로 답해주는게 초대받은 사람로서의 일이다.
- ↑ 덤으로 다시는 그 다과회에 초대를 못 받는 옵션도 따라온다. 보통 친한 사이에 여는 다과회에 초대받아 자리를 망쳐놨으니 상식적으로 또 초대를 받을 수 있을리가.
- ↑ 긴 다과회는 식사와 술까지 나오는 4시간 이상의 풀코스이다. 당연히 그만큼 알아둬야 할 것도 많고 오래 앉아야 돼서 다리도 아프기에 초심자는 잘 초대받지 않는다.
- ↑ 앞에 마주보고 앉았다는 의미가 아니고 자신보다 먼저 차를 받게될 자리를 말한다. 보통 자신의 오른쪽에 위치한다
- ↑ 2번에서처럼 미리 처음오는 자리라 양해를 구했다면 이 두 자리가 가장 일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통 다른 손님들이 권하지 않는다.
- ↑ 몇몇 다구들은 대대로 다구들만을 만들어온 장인들이 만들기 때문에 수량도 적을 뿐더러 가격도 비싼 편이다.
보통 당신이 예상하는 가격 뒤에 '0'을 하나 더 붙이면 비슷한 가격이 나올 것이다참고로 국내의 장인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 삼아 만들어서 선물하는 다완도 감정가가 28만원이 나온 바 있다. 작심하고 만드는 순간 기본가격이 수백이라는 말이다. - ↑ 소모품 중의 하나인 이빨이 나간 폐급 다선들도 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손질하고 간추려서 다실에 디스플레이해놓는 다인들도 많다.
- ↑ 실제로 장인들이 만든 물건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이 넘어갈만큼 섬세하고 아름다운 다구들도 많다. 예를 들어 다선은 대나무통 하나를 100~200조각으로 나눈 뒤에, 한 가닥은 안쪽 한 가닥은 바깥쪽 이렇게 한 땀 한 땀 엇갈려 가며 만들고, 띠를 감아서 마무리한다. 반영구적으로 쓰는 다완의 경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냥 단순하게, 아니면 막 만든 것 같지만, 그렇게 막 만든 것 같은 이도다완이 일본의 국보 26호라는 것도 생각하자. 저건 일본 나라 전체와도 안 바꾼다고 했다. 괜히 일본 다도에서 다기 감상하는 시간이 있는거 아니다!
- ↑ 한국에서 말차를 배우면 그래서 대개 한국화된 말차례를 배우게 된다. 다인 커뮤니티가 불교와 연관이 깊어서 그냥 한국 절에서 하던 방식대로 교육하는 것도 있고. 일본인의 다회에 초대받아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좀더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 ↑ 그러나 대개 일본식 차시와 차선으로 일본인처럼 격불하는 선에서 타협하는 게 현실이다. 한국식 말차례 하면 격식의 문제에서 편안하고 일상적인 분위기를 내는 정도라는 것이지, 저런 도구를 쓰지는 않는다. 지금은 링크가 짤렸지만, 링크가 살아 있을 때에는 전통적으로 쓰던 다시 사진도 있었는데, 쇠로 된 찻숟가락에 뒷쪽에는 쇠사슬이 달려 있었다. 저 쇠사슬로 격불해서 먹었던 것.
- ↑ 일본과 우리나라는 차나무의 품종이 다르며 위도가 달라서 햇빛도 일본보다 덜 따가운 편이며 차광을 안하고 키워도 그렇게 심각하게 차맛이 망가지지 않는다.
- ↑ 단 조선시대 동안 오래도록 말차 문화가 실전되어서, 한국 다인들도 일단 방식은 한국식으로 하지만, 차만큼은 일본에서 사와서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다인들은 한국에서 나온 말차를 맛보고 일본 따라가려면 100년은 멀었다고 했다나... 대개 한국 다인들이 한국 녹차에 대한 자부심이 쩔어주는 걸 감안한다면(대놓고 중국이나 일본의 잎녹차는 한국 털끝만도 못하다는 자부심이 쩌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동시에 한국산 말차에 이런 평을 하는 것은 상당한 혹평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