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ope Riddle
해리 포터 시리즈의 등장인물.
1 개요
볼드모트의 어머니. 작중 시점보다 한참 전에 고인이 됐으나 6편 혼혈 왕자에서 기억 속 모습으로 최초로 등장한다.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직계 후손인 곤트 가의 마지막 후손 중 한 명으로 가족으로는 부친인 마볼로 곤트, 오빠 모핀 곤트가 있다. 거주지는 그레이트 행글턴의 낡은 오두막.
그러나 아들을 더 편애하는 부친의 심각한 차별과 순수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된 근친결혼으로 인한 유전적, 정신적 불안증세 등이 합쳐져 마녀임에도 마법을 제대로 쓸 수 없어 거의 스큅 수준이 된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곤트 가는 이미 몇 대 전 가산을 탕진한 상태라 마볼로와 모핀은 메로프를 집요정 취급하며 학대하고 있었다. 머글을 공격한 모핀을 검거하러 온 마법부 직원 밥 오그든이 보는 앞에서조차 마볼로는 집안일을 하다 실수한 메로프에게 폭언을 퍼부었다.[1]
원작에 자세한 묘사는 없지만 위에 언급된 행적들을 보건대 그녀와 모핀, 마볼로는 호그와트조차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도 호그와트에는 이미 순수혈통은 극히 희귀해진데다가 심지어 슬리데린 기숙사마저도 혼혈 학생이 있는 판국이니 곤트 가 사람들처럼 극단적인 순혈주의자는 호그와트 방침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
참고로 이름인 메로프는 그리스 신화 속 아틀라스의 딸인 플레이아데스 7자매 중 한 명과도 같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일곱 별 이름은 이들 자매에서 유래한 것. 이들 7자매 별 중 메로프는 육안으로 보기 힘든데, 이와 관련해 신들과 결혼한 다른 자매들과 달리 유일하게 인간과 결혼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숨었다는 전설이 있다.
2 작중 행적
리틀 행글턴의 부호의 아들인 잘생긴 톰 리들 1세를 줄곧 짝사랑했다. 그러나 자기 딸이 머글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아들의 고자질로 알게 된 마볼로는 어마어마한 분노를 드러냈고, 톰 리들 역시 그의 눈엔 메로프가 거렁뱅이의 딸인데다 미인도 아니라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2]
하지만 마볼로와 모핀이 곤트 가를 방문했던 마법부 직원을 공격해 아즈카반에 수감되어 혼자 남겨지자 드디어 해방되었다는 행복을 누렸고, 그 해방감이 마법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메로프는 리들을 붙잡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이용하고, 마침내 그의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하기에 이른다. 덤블도어의 말에 따르면 부유한 집안 자제인데다가 아름다운 약혼녀까지 있던 리들이 가난한 집 딸인 메로프와 사랑의 도피를 한 일은 곧 엄청난 화제가 됐다고 한다. 평소에 별 관심도 없던 리들이 묘약을 먹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덤블도어는 지나가다가 물이라도 한 잔 먹고가라고 메로프가 권유해서 그런 거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참고로 리들이 메로프와 사랑의 도피를 하게 된 건 순전히 사랑의 묘약 탓이지만 리들이 그걸 먹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덤블도어의 추측과 다를 수도 있다. 아무리 목이 말랐다 한들 거만하고 평소 곤트 가 사람들을 경멸하던 리들이 자신을 스토킹하던 그 집안의 딸이 따라다 주는 물을 순순히 받아먹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 주문을 거는 것과 같은 뭔가 다른 적극적인 방법을 더 썼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사랑의 묘약을 먹었으니 그 과정이 어땠는지는 중요치 않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그 과정과 결과가 절대로 톰 리들의 의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몇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아이를 갖게 된 메로프가 사랑의 묘약을 남편에게 쓰는 걸 중단했기 때문.[3] 사랑의 묘약의 효과에서 마침내 벗어나 제정신을 되찾은 리들은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경멸하던 여자와 결혼해 있다는 걸 알자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표하지 않은 채 경악하여 떠나 버린다.
크게 충격을 받은 메로프는 그 뒤로 단 한 번도 마법을 쓰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집에서 훔쳐온 가보인 슬리데린의 로켓[4]까지 헐값에 팔아넘길 만큼 궁핍한 생활에 시달렸다. 아이를 낳으려고는 했지만 그 자신이 살려는 의지는 이미 잃었던 듯 보인다. 심신이 피폐해져 갈 무렵 그녀에게 진통이 왔고, 그녀는 한 머글 고아원을 찾아 그 곳에서 아이를 낳고 몇 시간 뒤에 숨을 거두었다. 죽기 직전 아이에게 남편과 부친의 이름을 딴 톰 마볼로 리들이란 이름을 붙여준다. 비극의 시작[5]
3 평가
본인의 짝사랑 때문에 한 머글의 인생을 망치고, 나아가 마법세계 역사상 최강 최악의 어둠의 마법사를 낳은 여자.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 비참한 집안과 자신을 학대하는 아버지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한 성장기를 보낸 점은 동정할 만하나 오직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납치하여 세뇌, 조종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리들을 정신조종하여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관계를 가지고 아이를 만들었으니 사실상 성범죄다.
일각에서는 리들이 거만한 망나니였던 데다 그가 메로프와 아이를 버려서 볼드모트라는 괴물을 태어나게 만들었다며 처자식을 외면한 리들을 비난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매도이다. 사실 리들은 이미 자신처럼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딸과 약혼한 상태였고, 약혼녀와 예정대로 결혼했다면 지금까지 자라왔던 환경보다 더욱더 좋은 배경이 약속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세속적인 것을 떠나 리들은 애초에 메로프를 사랑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메로프가 마법으로 자신을 홀려 결혼했다는 것은 그의 입장에선 메로프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것이다. 리들 가족에게는 사실상 메로프가 만악의 근원인 셈이다.
곤트 가의 광기와 순혈주의에 대한 집착이 낳은 피해자라는 점에서 동정받고 있기는 하나 그 자신 역시 아버지와 오빠처럼 상대의 의지에 관계없이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끔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아버지와 오빠의 광기를 이어받아 또다른 가해자가 된 셈이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이기에 낳기는 했지만 아이가 낳는다고 혼자 크는 것이 아닌데, 정작 자신은 자기연민에 빠져 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곤트 가 특유의 이기적인 면모도 가지고 있다.
그렇게 그녀는 무고한 머글의 인생을 망치고[6] 아모텐시아를 이용해 사랑을 이해하기 힘든 아이를 낳았으며, 그 아이를 위해 살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7], 하필 아이를 맡겨도 마법세계가 아닌, 고아의 인권이 최악이었던 런던 빈민가의 고아원에 맡김으로써 차근차근 어둠의 마왕의 탄생신화를 완성시켰다.
아이 이름에 단서를 양껏 집어넣은 건 화려한 피날레의 덤. 그렇게 그녀는 사상 최악의 마법사가 탄생하기까지 세 번의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영국의 마법세계 및 머글 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 여자의 아들이 저지른 짓거리가 얼마나 화려한지 알고 싶다면 볼드모트 참고.
- ↑ 참고로 알버스 덤블도어는 이때 곤트 가를 방문한 오그든을 설득해 이때의 기억을 가져왔고 6편 혼혈 왕자 시점에서 특별 수업을 받기 시작한 해리 포터에게 펜시브를 통해 이 기억을 보여줌으로써 볼드모트의 기원을 알려주었다.
- ↑ 작중에서 언급되는 메로프의 외모는 힘없이 늘어진 긴 머리카락, 창백해 보이는 평범한 얼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두 눈으로 묘사되었다. 그녀의 얼굴을 본 해리조차 리들과 메로프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할 정도.
- ↑ 그 이유에 대해 덤블도어는 메로프가 계속해서 남편을 조종하는 것에 죄책감을 가졌거나, 이제는 진짜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을 거라는 멍청한 결론을 내렸거나, 아이를 임신해서 이제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라는 추측을 했다. 4권에서 볼드모트 본인이 말한 바로는 리들은 메로프가 자신이 마녀라는 사실을 밝히자 그녀를 버리고 떠났다고 한다(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은데 아마도 아버지와 조부모를 살해하기 전에 알아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계속 묘약을 썼다면 자기 곁에 붙잡아놓을 수는 있었겠지만 쓰지 않았으니.
- ↑ 훗날 슬리데린의 로켓은 볼드모트에 의해 호크룩스가 된다.
- ↑ 실제로 볼드모트와 덤블도어 모두 볼트모트의 가족사를 파헤치는 최초의 증거가 그의 이름이었다. 만약 가족의 이름을 따지 않고 다른 이름을 붙여 줬거나 이름을 지어주지 못하고 죽어 볼트모트가 고아원 사람들에게 대충 이름이 지어졌다면 볼드모트가 정말 우연히(...) 리틀 행글턴이라도 지나가지 않는 이상 그의 혈통은 절대로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물론 이런다고 볼드모트가 어둠의 마법사가 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볼드모트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알지 못했을 때도 호그와트에서는 온갖 사건사고와 말썽이 숱하게 일어났고, 심지어 마법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어린 시절부터 온갖 사악한 짓을 해댔으니...
- ↑ 최종적으로 톰 리들 1세가 볼드모트의 손에 사망하기에, 그대로 살았다면 아름다운 약혼녀와 부유하게 살았을 그의 장밋빛 인생을 두 번에 걸쳐 망가뜨린 셈.
- ↑ 아모텐시아로 태어난 아이라도 적절한 양육환경에서 자라면 꼭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므로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