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용어

1 병원체

病原體 Pathogen

역사적으로는 병을 일으키는 것들을 싸잡아 병원체라고 하였으나, 현대적인 의미로는 감염을 일으키는 물질[1]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생명체(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 기생충 등)이나, 프리온같은 특이 케이스도 존재한다.

아래 설명할 항원과는 많은 경우 겹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예컨대 병원체임에도 항원이 아니라면 몸에서 때려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2] 망했어요. 병원이 아님에도 항원인 경우 알러지가 일어나거나 자가면역질환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2 항원

Antigen

면역체계가 '인식할 수 있는' 물질. 비단 각종 침입자들만이 아니라, 몸에 별 영향이 없는 생뚱맞은 것들[3]도 항원으로 인식하는 바람에 이런 것들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심하게는 자기자신을 항원으로 인식하는 바람에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화학물질, 단백질, 무기물 등 거의 모든 것들이 항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는 원래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것도 항원으로 인식하여 공격하기도 한다. [4]

3 항체

Antibody

주로 B세포에 의해 만들어지는 면역글로불린 단백질을 총칭하는 말. 여러가지 클래스가 있는데, 작용기전과 위치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는 항원에 들러붙어서 항원을 응집/무력화시키고(중화), 보체계를 활성화시키고(보체 활성화), 항원을 코팅해서 백혈구가 잘 잡을 수 있도록 타게팅(옵소닌화)하는 역할을 한다.

체액성 면역의 주요요소이다. 하나의 개체라도 B세포가 내는 항체는 모조리 제각각인데, 그 이유는 B세포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항체 유전자 유전정보를 재조합하기 때문. 이때 항체에서 항원을 인식하는 부위의 내용을 담고 있는 서열에 집중적으로 변이가 발생하는데, ATGC중 말 그대로 아무거나 끼워넣게 된다. 이때 별 탈없이[5] 항체를 내는 B세포가 선별되며, 자기 신체를 항원으로 인식하는 B세포는 분화 과정에서 처분된다. 결과적으로 성숙한 B세포는 전부 다른 종류의 항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6][7] 그리고 이 반응은 B세포만이 아니라 T세포도 한다. B세포는 수용성 항체를 만들어서 혈액 속으로 내보내고 T세포는 세포막에 수용체로써 가지고 있다는 차이 뿐.

4 항원 항체 반응

항체가 대상 항원에 결합하는 반응. 항원 한 종류에 대해서 다양한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같은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도 그 반응성이 천차만별이다. 이 항원 항체 반응을 통해서 사람은 체액성 면역을 일으킬 수 있고 실험실에서는 EIA를 할 수 있다.

5 주 조직적합성 복합체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

1형(class I)과 2형(class II)이 존재하는데, MHC class I은 일종의 세포 주민등록증 내지는 피아 식별띠 같은 존재이다. 몸에 있는 모든 세포는 면역 특별구역에 있는게 아닌 이상 자기항원을 부숴서 표본을 세포밖에 전시하게 되는데, 이때 전시하려고 내미는 손이 바로 MHC class I. 세포가 바이러스박테리아 등의 침입을 받을 경우 세포 안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단백질이 MHC class I에 전시되게 되고, 이런 세포는 지나가던 킬러 T세포가 발견해서 제거한다.

사람마다 복잡하게 변이가 있고, 장기이식 수술시(특히 골수 및 간 기증시)에 조직 적합성이 맞다 안 맞다를 따지는게 바로 이 MHC class 1이다. 골수와 간은 혈구생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MHC에 상관없이 교체를 하게 되면, 거기서 자라난 혈구가 이식된 사람의 MHC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온몸을 공격하게 된다.[8]

반면 MHC class II는 일종의 용의자 수배전단같은 존재. MHC class II는 침입자를 갈아먹는 항원표지세포(APC, Antigen Presenting Cell)에서 주로 발현되는데, APC들이 갈아먹은 병원체의 항원을 MHC II에 붙여서 전시해 놓으면 지나가던 T/B세포들 중에서 가지고 있던 수용체 중 항원을 인식하는 놈들이 활성화된다. 참고로 만들어진 T/B세포는 MHC class II를 어느정도 인식이 가능해야 전시된 표본을 인식할 수 있고, 그렇다고 MHC자체를 항원으로 인식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MHC에 대해서 적당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항체를 가진 세포만 선별된다.

MHC에 대한 정보를 담고있는 유전자를 HLA gene[9]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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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A complex의 구조.

6 PRR

pattern recognition receptor

선천성 면역세포가 외부 침입자를 인식하는데 쓴다. 다세포생물은 정상적이라면 세포밖에 있어선 안되는 물건이라거나, 가지고 있을리가 없는 물질들을 인식한다.[10] DNA나 이중가닥 RNA, 그냥 RNA[11], 박테리아의 세포벽 구성물질인 만노오스라던가 LPS 같은게 대표적.

7 보체계

complement system

간에서 만들어지는 일련의 단백질로, 만노오스같은 단세포생물에만 있는 화학물질을 인식해서 활성화되는데, 활성화되면 세포표면에 붙어서 구멍을 뚫어놓는다.[12] 숙주세포는 피해를 받지 않도록 이 보체계를 끄는 단백질을 전시해놓고 있다. 하지만 보체도 엄연히 알러지를 유발한다. (...) 보체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면역세포가 와야하는 탓에... 보체는 C1 부터 C9 순으로 활성화 및 결합되어 진행되는데 이들 중 C3 C4 C5의 분해형인 C3a, C4a, C5a는 호산구와 호염구를 유도하고 이들은 알러지를 유발하는 백혈구이다.

8 감작

desensitization

자가면역 반응이 나지 않기위한 안전장치는 많다. 장내세균 같은 것도 일단은 외부항원이지만, 이런걸로 면역을 시작하면 안된다. 그래서 림프구를 한번 체내에 돌리면서 반응하지 않는것만 쓰는데, 이를 이용해서 항원을 약하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걸로 감작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구강투여가 유효하나, 이론적으로 그렇다는거지, 실제로는 감작되기전에 몸이 망가질수도 있는것을 생각해야 한다.
  1. 기본적으로 '증식'의 개념이 포함된다. 예컨대 '독'은 몸에 해롭지만 그 자체가 몸 안에서 증식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병원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2. 대표적인 예가 페스트균. 엄청나게 위장을 잘 해서 엄청나게 숫자가 늘어날 때까지 면역체계에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냥 단백질인 프리온도 항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예를들면 꽃가루, 밀가루, 땅콩
  4. 췌장 세포를 공격하는 1형 당뇨병이 전형적인 예이며, 안구나 고환 등 원래 우리 몸이 형성될 때부터 면역 체계로부터 격리되어 있던 기관이 손상되어 항원이 유입되면 그것 또한 공격하는지라, 반만 고자 가 되어도 결국은 내가 고자라니가 된다.
  5. 정지코돈 같은 걸 끼얹었다든지 하는 이유로 괴상한 경우가 아닌
  6. 상당히 단순한 메커니즘으로 수많은 항원을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를 밝힌 도네가와 스스무는 1987년 노벨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하였다.
  7. 지금 보면 단순한 메커니즘이지만, 이제까지 만들어진 적이 없는 물질에도 반응하는 항체를 만들어내야 하는 가능성이 얼마 안되는 유전자 안에 어떻게 짜여져 들어갈 수 있을까는 꽤 오랫동안 면역학자들을 괴롭혀 온 역설이었다.
  8. 적반하장의 아주 좋은 예
  9. HLA는 human leukocyte antigen의 약자이다.
  10. 대표적으로 단세포 생물에만 있어야하는 것들.
  11. 대부분의 경우 이 물질들이 세포 밖에 있을 이유가 없다. (...) 호중구가 종종 DNA로 만든 박테리아잡이 덫을 만들긴 하지만...
  12. 다만 이건 가장 대표적인 보체의 작용일 뿐이다. 실제 각각의 보체들이 하는 작용은 정말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