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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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Combat. 사진은 2012년 RoboGames의 100kg급 로봇인 Sewer Snake(좌)와 Last Rites(우)의 경기. 둘은 로봇 대회에서 라이벌로 유명하다.근데 현실은 유튜브에서 뒤져보면 거의 다 Sewer Snake가 이긴다



2006년 RoboGames의 154kg급 경기에서 Ziggy와 Sewer Snake의 경기 영상. 당시 154kg급에는 두 로봇만 참가했었다. 참고로 Sewer Snake는 원래 100kg급 로봇으로 증량하여 참가.

1 개요

전투 능력을 가진 두 대의 로봇이 서로의 파괴, 혹은 다른 특정 조건을 목표로 하여 겨루는 경기. 현존하는 로봇 대회에서 치러지는 종목 중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이 종목의 시초는 BBC로봇 워[1]라는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서도 로봇파워 등을 통해 치러진 적이 있다. 현재는 RoboGames와 같은 국제 대회에서 가장 대규모로 치러지고, 국가 및 지역별 소규모 로봇 대회에서도 틈틈이 벌어진다.

로봇 간의 전투라고 하면 변신로봇 만화에 길들여진일반인들에겐 인간 형태를 띤 로봇 간의 격투를 연상하기 쉬우나 그런 로봇은 휴머노이드라 하여 휴머노이드들만의 경기 중 별도의 격투 종목이 존재하고 있으며, 배틀로봇의 경우 인간 형태가 아닌, 바퀴와 차체를 가진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여기에 여러 종류의 무기를 추가해 상대를 공격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기껏해야 상대를 쓰러뜨리거나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한계인 휴머노이드 간의 격투와는 달리, 경우에 따라선 상대를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는, 훨씬 격렬한 경기 양상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그런 만큼 인기도 많고 역사도 길다.

2 규칙

국가, 지역별로 다양한 대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경기 규칙도 각각 다른데, 우리나라의 로봇파워 등을 통해 가장 잘 알려진 형태의 규칙은 로봇 워의 것으로, 경기장 내에 함정(대부분 빠지면 게임오버), 하우스 로봇[2], 화염방사구, 지상돌출물 등을 추가로 설치해 이러한 장애물들을 로봇들이 이용해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 형태의 경기가 있다. 반면 RoboGames에서 개최하는 경기는 경기장 내에 관중석과의 분리벽, 링 외부 참호 정도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 로봇들이 서로를 파괴하거나, 장외로 몰아내는 방법 외에는 승리할 수 없는 양상을 띤다. 보통은 대중성을 중시하는 대회에서 로봇 워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매니악한 대회에서는 RoboGames와 비슷한 경기 규칙과 경기장을 채택한다.

무기 사용은 어떤 것이든 가능하나, 장거리 공격 무기(레이저, 총, 액체 분사 등)나 조종을 방해할 수 있는 전파 장치 등의 사용은 대부분의 대회에서 금하고 있다. 다만, 이 종류의 무기들 중 경우에 따라 장착이 허용되는 대회도 있으니 자세한 것은 추가바람. 화염방사기의 경우 로봇 워에서는 금지되었으나 RoboGames에서는 허용되어 있다.

3 특징

배틀로봇 경기의 다른 로봇 경기와 비교했을 때의 특징이라면 일단 격렬함과 폭력성을 들 수 있다.[3] 로봇이라는 물건이 제작하는데 충분한 지식과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배틀로봇 경기가 아니면 딱히 로봇의 파괴를 염두에 두고 치러지는 경기들은 거의 없다. 휴머노이드 격투의 경우도 로봇이 손상을 입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각종 안전장치 등을 구비하며, 최대한 안전한 선에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 배틀로봇 경기도 로봇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수준의 손상을 입었을 경우 공격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로봇의 심각한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 조종자의 의사에 따라 경기를 조기 종료할 수 있긴 하지만 특별한 경우[4]가 아닌 이상 경기에 참가하는 로봇들은 대부분 일정 수준의 손상은 각오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배틀로봇은 제작 비용 뿐만 아니라 경기 이후의 손상을 복구하는 비용까지, 유지 보수 비용이 매우 많이 드는 종목이다. 때문에 다른 종목은 몰라도 배틀로봇 경기만큼은 매니악한 참가자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체급이 높은 로봇일수록 제작 및 유지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건 당연지사. 배틀로봇에의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배틀로봇의 외형을 보고 포병 및 전차병 출신의 위키러들을 빼면"어떻게 구동 시 회전을 할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차량과는 달리, 딱 봐도 바퀴가 축으로 회전할 수 없는 형태이기 때문. 그러나 전차와 같은 무한궤도를 가진 차량들이 회전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원리를 알 수 있다. 회전 시에는 두 바퀴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게 되고, 이를 통해 일반 차량과는 달리,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을 할 수도 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회전 시 바퀴 각각을 따로 구동시키는 조종법이 필요하므로 일반 차량과는 다른 방법의 조종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3.1 구성

일반적으로 배틀로봇은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띈다. 내부 부품을 구비하고, 그것을 보호할 외피, 그리고 로봇을 구동시킬 수 있는 바퀴를 기본적으로 가지며, 여기에 로봇의 컨셉에 맞는 무기를 가지게 된다. 보통은 상대 로봇을 직접 파괴하거나, 상대 로봇을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로봇의 주 목적이자 그 컨셉이 되며, 경우에 따라선 승리는 집어치우고 오로지 퍼포먼스만을 목적으로 한 로봇들도 간혹 생기게 된다.

부품은 기본적으로 바퀴와 무기를 구동시키는 모터, 그리고 조종시 전파를 수신할 안테나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내부 구조를 단순화 한 로봇일수록 수리가 용이하고 충격 시에도 파손을 덜 받아 오작동이나 구동 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낮으므로 같은 스펙이라면 단순한 내부 구조와 적은 부품 수를 가진 로봇이 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외피와 무기는 가장 단단한 부분인데, 외피는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 알루미늄, 철 등등 매우 다양하며, 무기의 경우 플라스틱 종류보다는 금속 종류를 주로 사용한다. 아무래도 대개의 로봇은 무기가 좀 더 단단하고 강력한 부분이기 때문. 후술하겠지만, 로봇의 종류에 따라 무기도 천차만별이니만큼 이 항목에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3.2 구분

해외의 배틀로봇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미묘하지만, 어쨌든 어떻게든 구분해보자면 나눌 수 있는 것이 로봇의 특징에 따른 구분인데, 크게 공격형과 수비형으로 나누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형과 수비형의 특징을 모두 갖춘 로봇도 있다. 해외의 배틀로봇들은 한국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구분하기도 어려우니 이 항목은 한국의 배틀로봇을 기준으로 많이 서술하고 있음을 밝힌다. 보다 상세한 건 한국어 위키백과의 배틀로봇 항목을 참조하자. 배틀로봇의 형태와 무기에 따른 구분에 대해 상세하게 나와있다.사실 둘다 같은 작성자가 쓴거다

3.2.1 공격형

직접 상대 로봇을 타격하여 구동 불능 상태로 만들기 위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형태의 로봇을 말한다. 대개는 모터를 이용해 회전하는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화염방사기나 공압형 리프트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로봇의 특성상 화려하고 다이나믹한 경기를 자주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으나, 바퀴 외에 무기를 직접 구동하기 위한 부품이 따로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제조 비용과 수고가 많이 들어, 주로 숙련자들이 제작하는 로봇들이기도 하다.

3.2.2 수비형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는 없는 대신, 상대의 공격을 버텨내면서 장외로 밀어내거나, 경기장 내의 장애물들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타격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하는 형태의 로봇을 말한다. 별도의 장비 없이 오로지 빗면만을 갖추고 있는 형태부터, 리프트를 갖추고 있는 로봇도 존재하는데, 여기서 리프트는 상대를 높이 날려버림으로써 손상을 줄 수도 있는 공압형 리프트를 제외한 경우들을 말한다. 대개 공격형에 비해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기가 낮으나,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내구성도 높아 제작 및 수리 비용,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초보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로봇이다. 그 특성상 경기장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경기장에 장애물 및 별도의 요소가 많다면 단순한 구조로도 승리를 챙길 수 있으나, 경기장이 단순할 경우 리프트를 포함한 무기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4 한계

겉으로만 보기에는 매우 참신하고 흥미로우며 박력 있는 오락거리처럼 보이지만, 배틀로봇 경기는 그 특성상 판이 확대되는데 심각한 장애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런 문제점 때문에 매니아들만의 놀이로 인식된다. 앞서 언급된 로봇 워Battlebots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단기적 인기에 그쳤을 뿐 판이 확대되지는 못했으며, RoboGames 역시 참가할 사람만 몇 년째 참가하는 현상이 심각한 상태.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진입 장벽이다. 특히 로봇의 제조 및 유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 문제로, 로봇에 굉장한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집안 사정이 넉넉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배틀로봇 대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문제는 로봇의 체급이 커질수록 심각해지며, 후술할 대회에서의 약육강식의 고착화 문제와 합쳐져 RoboGames의 경우 100kg 이상의 로봇 대회의 실태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인 상태다.[5] 52kg 이하에서나 그나마 다양한 참가자들이 로봇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태.

또 다른 문제는 기술력과 노하우 문제다. 배틀로봇은 로봇을 제작하는 것이니만큼 기계공학적 지식이 충분히 필요하며, 그런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로봇을 제조하고 어떻게 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경험을 체득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 배틀로봇 경기에 나와서 승리를 해 본 제작자나 팀들을 후발주자들은 웬만하면 따라잡기 어렵다. 안 그래도 막대한 제조 및 유지비용이 부담이 되는 것이 배틀로봇인데, 이런 문제까지 겹쳐져 한 번 승리하는 것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면 어지간한 참가자들은 미치지 않고서야 계속해서 경기에 참여하기 힘들다. 결국 이전에 참여하던 팀들만 계속 참여하게 되고, 특유의 스타일과 경기방식만을 가진 팀들 간의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배틀로봇의 활성화는 세계 경제의 영향도 상당히 많이 받는다. 앞서 언급된 배틀로봇 프로그램들이 존속하고 흥했던 시기는 대략 경기호황이던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RoboGames 역시 다양한 참가자들이 참여해 대회를 흥하게 만들었던 건 대략 2006년 이전이다.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찾아온 2008년 이후 배틀로봇 경기들의 실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방불케 한다. 그나마 2015년에 Battlebots가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새롭게 방영된다고는 한다.

이런 문제는 후술할 대한민국의 배틀로봇 경기에서 압축적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의 배틀로봇 경기의 특성과 합쳐져 결과적으로 한국에서의 배틀로봇 경기는 2011년 이후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다. 상세한 건 다음 항목을 참조할 것.

5 대한민국에서

한국에서도 2001년부터 방영된 로봇 워의 영향으로 배틀로봇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2004년에는 대한민국 로봇대전이, 2005년에는 로봇파워에서 매주 배틀로봇 경기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한국에서 개최되던 배틀로봇 경기들은 몇몇 소규모 대회를 제외하면 로봇 워를 본따 만든 형태로, 하우스 로봇, 망치, 화염방사구, 함정을 갖춘 형태의 경기장에서 치러졌으며 상대 로봇을 구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 외에 함정으로 상대 로봇을 밀어넣어 10초 간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면 승리하는 방법이 있었다. 로봇의 무게는 33kg로 제한하였는데[6], 2009년부터는 규정이 바뀌어 공격형 로봇은 35kg, 수비형은 32kg으로 제한하는 룰을 만들게 된다. 로봇파워에서의 배틀로봇 경기는 한 주의 토너먼트에서 승리하면 배틀제왕이 되고 상금을 얻게 되며, 차주로 넘어가 그 주의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로봇과 배틀제왕전을 치루어 승리할 경우 연승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5연승을 거두게 될 경우 명예의 전당에 등극하여 최대 상금인 1000만원을 얻게 되는 방식이었다.[7]

한국에서의 배틀로봇 경기의 중심은 대한민국 로봇대전과 로봇파워였으나, 실질적으로는 1년에 한 번 개최되던 로봇대전보다는 매주 경기를 치렀던 로봇파워가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배틀로봇 경기의 양상과 변천 역시 로봇파워를 중심으로 서술할 수밖에 없다. 로봇파워 이전에도 배틀로봇 경기들은 열렸지만, 그 시기는 작성자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고(...) 로봇파워 경기의 양상만을 언급하자면, 2005년 경인 초창기 배틀로봇 경기들은 로봇의 파괴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조종술을 이용해 상대 로봇을 경기장 내 장애물을 이용해 상대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2007년 이후와 비교하면, 회전무기들의 타격력은 그야말로 안습한 수준이었으며, 그나마 실용성이 있었던 리프트 등의 무기들도 제작자들의 노하우 부족으로 적당한 길이나 모터 등을 찾지 못해 있으나마나한 경우가 많아 준비해 온 무기들을 사용하기보다는 조종술을 이용, 본체로 밀어붙이는 경기 양상들이 많았다.한가지 예시로 후다닥은 적을 구속하거나 파괴하기 위한 그 어떠한 장비도없이 단순한 삼각형의 로봇이었으나 뛰어난 조종실력 하나로 11전 11승 무패라는 미친 기록을 세우고(!!!) 명예의 전당에 등록 되었다. 지금 보기에는 두 시기 다 옛날이지만(...) 2007년 이후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어처구니 없는 무기인 회전톱날[8]이나 창(!)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어떤 형태의 무기가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는 나름의 개념은 잡혀있었고, 차츰 조종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로봇 자체의 성능이 떨어지면 승리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6년부터는 등장하는 로봇의 형태나 무기의 외형들이 서서히 정립되기 시작한다.

2006년 경의 로봇들과 이전의 로봇들을 비교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로봇들의 전체적인 사이즈가 소형화되기 시작했다는 것. 예를 들어 로봇파워 1대 배틀제왕인 "스펀지밥"의 사이즈를 보면 무기라고는 몹시 짧은 리프트 하나일 뿐이지만 전장이 무려 1300mm에 달하는데, 20대 배틀제왕인 "트라이던트 2"의 경우 삼지창 리프트와 본체를 합쳐야 1190mm의 길이가 나온다. 트라이던트 2는 그 특성상 다른 로봇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긴 전장을 자랑하는 로봇이었으니, 이전의 로봇들의 사이즈 정립이 되지 않았으며, 때문에 무게는 동일한데 쓸데없이 큰 크기 때문에 단단한 외피나 강하고 효율적인 무기를 장착할 수 없었던 기존 로봇들의 한계가 소형화를 통해 극복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회전무기의 경우 초창기의 로봇들은 본체 상부에 직접 수평회전무기를 부착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추구하는 형태가 많았으며, 수직회전형 무기를 장착한 로봇들 또한 다수 있었는데, 2006년부터는 수평회전형 로봇들은 본체 상부가 아닌, 본체 전면의 지지대에 회전무기를 부착하는 형식으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수직회전형 로봇들은 특유의 단점인 좁은 공격범위와 불안정한 무게중심을 극복하기 위해 회전드럼형이나 무기 자체의 소형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특히 회전드럼의 경우, 기존에는 무게중심의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넓은 공격범위라는 장점은 있었으나 파괴력이 형편없어 블레이드나 디스크 형태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였으나, 충분한 파괴력을 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찾아낸 로봇 "사방불패 2"를 시작으로 수직회전형 무기를 가진 로봇 대부분이 드럼형을 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9]

2006년 말에는 배틀로봇 경기의 양상에 대대적인 변혁을 이끌어낸 로봇들이 등장하는데, 수평회전 블레이드형 로봇과 만악의 근원인걸기용 빗면형 로봇들이 그것이다. 2006년 중반까지만 해도 수평회전 무기의 주류는 디스크형이었으며, 블레이드형도 소수 등장하긴 했으나 디스크형에 비해 타격 시 반동을 크게 받는데다 적당한 무기 사이즈나 구동 모터, 그리고 그에 맞는 설계 형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공격형 로봇 자체가 상대적으로 제작 및 보수가 어려워 많이 나오지 못했던 것도 한몫 했다. 그러나 2006년 말 본격적으로 디스크형을 뛰어넘는 위력과 그에 맞는 구조를 정립한 블레이드형 로봇들이 등장하면서 회전무기형의 주류는 블레이드형으로 옮겨가게 된다. 블레이드는 디스크와 비교해서, 훨씬 길고 두껍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넓은 공격 반경과 강력한 타격력을 갖출 수 있고, 얇은 두께 때문에 티타늄이라는 고가의 금속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디스크와 달리 알루미늄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이를 채용한 로봇 "대박이"는 27대 배틀제왕에 올라 5연승까지 찍으며 명예의 전당에 등극하기까지 한다.[10]

수평회전 블레이드형 로봇과 더불어 2007년 이후의 배틀로봇 트렌드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던 걸기용 빗면형 로봇 역시 2006년 말 처음 등장했는데, 이 형태를 처음 들고 나온 "짱가"는 최초 등장시에는 그저 상대의 밑을 손쉽게 파고들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을 뿐이었지만, 점차 앞쪽의 빗면 틀을 좀더 높게 설계하면 블레이드나 디스크 등의 회전무기를 방어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방어력도 뛰어나고, 상대의 밑을 파고드는 능력도 뛰어난 완전체로 거듭나게 된다. 다만 동시에 등장했던, 명예의 전당까지 올랐던 드럼형 배틀로봇인 "하푼 2"에게는 2번이나 패하면서 5연승의 제물이 되었기 때문에 2인자에 가까운 인상을 주었으나, 곧 배틀제왕에 오르고 5연승까지 찍으며 걸기형 로봇의 전성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후 천적이라 할 수 있는 드럼형 로봇들이 본인들의 천적인 블레이드형의 범람으로 학살당하기 시작하면서 그 블레이드형의 천적인 걸기형 로봇들의 전성기가 시작되고, 제작과 유지보수가 쉽다는 점까지 합쳐져 배틀로봇의 주 트렌드는 걸기용 빗면형 로봇들이 대세가 된다. 그리고 이 시점이 되면, 배틀로봇에 대한 세간의 인지도도 높아져, 여러 공업대학이나 공업고등학교 등에서는 배틀로봇 대회에 출전, 배틀제왕에 오르는 등의 성과를 올리면 졸업을 시켜주거나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를 노리고 참여하는 참가자들 또한 생겨났고, 로봇파워 측에서도 높아지는 인지도를 반영했는지, 로봇파워 랭킹 등의 체제를 도입하여 확대되는 판의 틀을 확고히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듯 보였던 배틀로봇 대회는 거짓말처럼 급격한 하락세에 빠지게 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당연히 하락하는 시청률이었다. 시청률 하락의 원인은 후술할 여러 요인들이 꼽히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당연히 대회 자체의 존속 여부조차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차츰 로봇파워의 메인이벤트였던 배틀로봇 자체의 비중이 프로그램 내에서 축소되어, 2009년 무렵에는 특집으로만 방영되는 지경에 이른다. 형식적으로는 특집으로 방영하는 대신 경기 자체의 질은 보장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5.1 쇠퇴한 이유

5.1.1 경기 양상의 획일화

2007년 이전까지 배틀로봇 경기들의 양상은 말 그대로 흥미 위주의 참가자들이 자기만의 노하우와 창조성, 열정을 앞세워 만든 로봇들을 가지고 치르는 경기로서 전투용 로봇으로서의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을 지 몰라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실제로 시청자였던 사람들이 '나도 한 번'이라는 마인드로 대회에 참여하는 경우는 매우 많았고, 이들이 특집 방송을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배틀로봇 참가자 및 경기 양상의 고착화가 시작된 것은 2007년 이후인데, 몇 가지로 분류하기가 애매할 정도로 다양했던 로봇들의 형태는 이 시점부터 획일화되고 단조로워졌다. 이 때도 몇몇 공업고등학고 및 공과대학에 소속된 팀들이 강세를 차지하는 현상은 있었지만, 그 강세가 압도적이지는 않았으며 그런 팀들도 2007년 이후보다 훨씬 다양했기 때문에 별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리나 2007년 이후부터는 이름만 다른, 실질적으로 동일한 로봇들이 대량 양산되었을 정도. 또한 로봇의 외형 변경에 대한 규정도 명확하지 않아 로봇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의 로봇이 똑같은 이름을 달고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열성적인 참여자의 수도 대폭 줄어, 외형적으로는 거의 같은데 이름만 다른 수십 대의 로봇이 한 번 나왔다가 무참히 패배하고는 사라지는 현상이 몹시 빈번해졌다. 그렇다고 개성을 살리기 위해 표준과는 동떨어진 로봇을 만들 경우 대개 효율을 장담할 수가 없으니...

이렇다보니 획일화 경향의 시점이었던 2006년 말~2007년을 넘어 2008년 무렵이 되면 배틀로봇 경기는 다양성을 잃고, 사실상 수평 회전 블레이드형 로봇과 빗면 걸기형 로봇, 그리고 수직회전 드럼형 로봇 간의 가위바위보 싸움이라는 양상으로 거의 통일된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이들 중에서도 걸기형 빗면을 가진 로봇들은 그야말로 배틀로봇 대회 자체를 날려버릴 핵폭탄으로 떠오르게 된다.

과거 로봇파워에서 독특한 형태로 주목 받은 공격과 수비를겸한 스텔스와 폴리페모스나, 로봇을 찍어 고정시키는 후다닥2,본체자체가 돌아가는 랩터나 등록금10,로봇을 뒤집는 하이킥 같은 개성 적인 로봇들은 후반부 거의 종적을 감 추는 등 후반부에는 이런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강자 없이 경기 양상이 획일화 되었다.

5.1.2 재미없는 경기의 범람

재미없는 경기는 어떤 스포츠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일이지만, 배틀로봇 경기는 이례적일 정도로 재미없는 경기의 비율이 몹시 높았으며, 그 재미없는 경기의 내용마저도 일반적인 스포츠들과 비교해서 답이 없는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축구나 야구와 같은 구기 종목의 경기들은 졸전이나 수준 낮은 경기는 자주 나오지만 최소한 TV를 통해 전파를 타는 경기만큼은 일정한 경기 시간과 질을 보장하며,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졸전이나 동족전, 날빌, 초반 러시 등으로 인해 질이 낮거나 허무하게 끝나는 경기는 많이 나오지만 최소한 선수가 머리가 아프다며 경기를 포기하거나 컴퓨터가 경기 도중에 다운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정말 드물게 발생한다. 즉, TV를 통해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경기에 한정한다면 일정 수준의 질과 재미를 가진 경기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기가 재미없어 판 자체가 소멸 위기에 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한국에서 방영되던 배틀로봇 경기의 경우 경기를 시작했는데 로봇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11] 허무하게 패하는가 하면, 조종 미스로 자기 스스로 함정에 빠져 패하기도 했고,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로봇 구동에 이상이 생겨 경기 출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또 당사자로선 당연한 일이겠지만, 경기 시작 후 몇 번 타격을 입는 등 위기상황에 몰리자 로봇의 파손을 우려하여 조종 측이 경기포기를 해버리는 일도 많았는데, 이는 보는 입장에선 경기의 재미를 떨어뜨리고 허무함을 배가시킨다는 문제가 있었다. 제대로 된 경기라도, 무려 절반 이상의 경기들은 조종자가 로봇의 큰 손상을 우려하여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거나[12], 초보자들 간의 경기인 경우 낮은 조종기술, 잘못된 설계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루한 경기만 양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즉, 배틀로봇 경기는 TV에 방영되어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만한 경기로서는 다른 스포츠들과 비교했을 때 부적합한 경우가 매우 많았으며, 반대로 명승부라 할 수 있는 수준높은 경기는 도리어 정말 드물었다. 때문에 로봇파워를 통해 방영되던 배틀로봇 대회들은, 제작진 측에서 슬로우 모션이나 해설자의 멘트, 자체적인 자막 등을 넣어 재미를 보강해야 했다.

이런 점은 경기에 참여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닌 로봇이며, 제작자들도 로봇 제작에 있어서 전문가들이 아닌, 로봇 제작을 막 배우는 공고, 공대생이거나 취미로 참여한 이들이었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점은 사실 한국의 배틀로봇 경기가 해외의 경기보다도 더욱 심각하게 안고 있었던 문제점이며, 배틀로봇이라는 종목이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잡기에는 너무나 취약한 인프라가 낳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앞서 언급된 구기 종목이나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수준낮은 경기가 적게 발생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TV를 통해 방영되는, 소위 말해 1군 급의 경기들에 한정된다. 이런 스포츠는 인프라의 수준이 배틀로봇과는 차원을 달리하며, 말 그대로 조기 축구회나 동네 PC방에서 여는 스타크래프트 경기의 질은 당연히 TV에서 방영되는 정식 경기들에 비하면 참혹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 애초에 국가대표나 프로축구, 게임팀들은 세계의 수많은 아마추어 및 프로들을 포함한 선수들간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이들이며, 이들간에 치러지는 경기가 바로 1군 급의 경기들이니 그 질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그러나 배틀로봇 경기의 경우, 특히 한국에서는 이를 알고 시청하는 사람의 수도 적지만, 실제 로봇을 제작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숫자는 그야말로 참혹한 수준이다. 따라서 이들 간의 경쟁을 통해 프로와 아마추어, 1군과 2군급을 가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수준이며, 대회를 열더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선수들이 없어 개최측에서 직접 섭외해야 하는 경우도 나올 정도로 인프라가 떨어진다. 배경부터가 이 모양인데 무슨 경기의 재미와 자질을 논한단 말인가?

사실 해외의 경우, 역시 인프라 자체는 참혹한 수준이지만, 한국보다는 여러모로 사정이 나으며, 언급된 RoboGames나 로봇 워와 같은 메이저급 대회가 아니더라도, 국가, 지역별로 개최하는 소규모 대회들은 상당히 많으며, 로봇들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팀들도 상당히 많다. 이들의 수준이 구기 종목이나 e스포츠의 프로팀들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프라가 키워내는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수준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되며, 메이저급 대회의 경기 쯤 되면 한국의 배틀로봇 대회들에서 범람했던, 경기 시작도 하기 전에 로봇의 오작동으로 경기를 포기해버리는 상황은 매우 드물어진다. 앞서 한국의 배틀로봇 경기에서는 제작진 측의 편집을 통해 방영 시의 재미를 보강해야 했지만, 이런 대회들의 TV 방영 사례들을 보면 해설자들의 멘트만 나올 뿐, 별도의 편집이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가공이 따로 없더라도 재미를 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다르다는 것.[13]

5.1.3 배틀로봇 경기의 핵폭탄, 걸기형 로봇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말로 심각했던 문제는 수비형 로봇 중 하나인 '걸기형 빗면' 형태의 로봇들이 대량 양산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한국만의 특징이며, 한국에서 배틀로봇이 쇠퇴하게 된 원흉으로 대부분의 시청자 및 참가자들이 지적하는 요인인데, 우선 한국의 배틀로봇 경기는 언급한대로 단순히 로봇 간의 정면대결이 아닌, 각종 장애물을 이용한 간접적인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비형 로봇들이 상당히 흥한 대회였다. RoboGames의 경기와 비교해 보면, 이쪽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상대 로봇의 파괴 외에 장외로 내보내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수비형이라도 적을 들어올릴 리프트 등 단순한 빗면 이상의 무기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튼튼해도 적의 무기에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받다 KO되는 결과 뿐. 그러나 한국 배틀로봇 경기의 경우, 각종 장애물, 특히 하우스 로봇과 함정이라는, 두 요소가 존재한다. 하우스 로봇은 130kg[14]급의 대형 로봇으로, 경기장의 구석에 존재하며 경우에 따라서만 경기에 개입하지만, 수비형 로봇의 경우 상대 로봇의 공격을 버텨가며 하우스 로봇에게 밀어붙여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었고, 함정의 경우 수비형 로봇이 상대 로봇을 밀어붙여 여기에 넣어버리면 승리할 수 있었다.

이 때 왜 하필이면 수비형 중에서도 걸기형 빗면을 가진 로봇들이 문제가 되느냐 하면, 일단 2007년 이전까지의 수비형 로봇들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수비형 로봇들은 상대의 밑을 파고들어 밀어붙인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밀어붙일 때 상대 로봇이 가만히 당해주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이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게 되며, 따라서 상대의 무기를 무력화시키고 밑을 파고들려는 수비형 로봇과 상대 로봇 간의 조종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수비형보다는 공격형 로봇들의 경기를 더 재미있어하고 좋아하게 마련이지만, 수비형 로봇 또한 조종 실력이 따라주는 사람에 한해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 도태되기 마련이므로 경기의 재미 자체는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걸기형 빗면을 가진 로봇들의 경우, 본체 앞쪽에 상대 로봇을 걸칠 수 있는 큰 틀을 가진 빗면을 달아놓는다. 이 경우, 이 로봇이 상대 로봇의 밑을 파고드는데 성공하기만 하면 높은 확률로 상대 로봇을 그대로 빗면 위에 건 채 유린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이나믹한 조종 싸움은 사라지고, 경기는 자연스레 지루해지게 된다. 또 2006년 무렵부터 공격형 로봇들의 무기가 비약적으로 강화되면서, 어지간한 수비형 로봇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도태되기 시작했지만, 걸기형 로봇의 빗면은 그 특성상 상대 로봇의 공격을 받아도 로봇의 구동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으므로 다른 로봇들에 비해 압도적인 내구성을 갖추게 된다. 더군다나 수비형 로봇의 특징인 값싼 제조비용과 유지비용이라는 특징까지 갖추고 있으니, 그야말로 만들기 쉽고, 비용도 싸고, 효율까지 좋고, 여기에 경기를 더럽게 재미없게 만들어버리는 최악의 형태의 로봇이 되고 만 것이다.

사실 2007년 경 최초로 등장한 걸기용 빗면형 로봇인 '짱가'는 그 독특한 아이디어와 높은 효율, 그리고 조종실력 등으로 인해 높은 인기를 구가한, 재미없는 로봇과는 거리가 먼 로봇이었다.[15] 그러나 이런 로봇들이 양산되기 시작하면서 그 독특함은 의미를 잃어가고, 경기를 재미없게 만들어버리는 최악의 로봇들로 변질되고 만 것. 더군다나 이 로봇의 높은 효율 때문에 배틀로봇에 새롭게 참가하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걸기형 로봇들을 선택해 출전했고, 기존의 슈퍼스타들을 보내버리기까지 하는 경기들이 나오면서 한국의 배틀로봇 경기들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고 만다.[16] 사실 이 로봇들은 그 특성상 뒤집히게 되면 매우 무력해진다는 단점이 있어 상대를 뒤집을 수 있는 형태의 로봇인 회전 드럼형 로봇이라는 천적이 존재했으나, 이들은 또 다른 형태의 공격형 로봇인 회전 블레이드형 로봇들에게 매우 약하다는 단점이 있는데다, 걸기형 특유의 높은 효율은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었으니... 앞서 언급된 공격형과 수비형의 무게 제한 규정의 변화도 이러한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런 제한을 통해 수비형 로봇들의 강세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는 있었으나 때는 너무 늦어 얼마 안가 로봇파워에서의 배틀로봇 경기는 폐지되고 만다.

5.2 최근

2010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배틀로봇 대회는 거의 자취를 감췄으며, 최후의 보루라고 여겨지던 대한민국 로봇대전도 2011년 제 8회 대회를 끝으로 더 이상 개최하지 않으면서 배틀로봇 대회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게 되었다. 대회가 존재하지 않으니 배틀로봇을 제작할 이유도 사라지고, 그에 대한 논의도 사그라들면서 한국에서 배틀로봇은 사실상 흑역사화가 된 상태다. 그나마 2012년에는 광운대학교의 로봇동아리 측에서 RoboGames의 배틀로봇 경기에 참가하면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나 했지만, 이 역시 한 번 출전 이후로 더 이상 출전하지 않게 되면서 배틀로봇의 부활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진 상태. 지금은 그나마 당시 경기에 참여했던 몇몇 참여자들이나 열혈 시청자들 사이에서나 "아쉬웠다" 수준으로 회자되고 있는 상황.

배틀로봇 대회는 2011년에 한국에서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에, 현 시점으로 이미 5년이나 된 과거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스타크래프트처럼 한 때 높은 인지도와 넓은 인프라를 자랑했던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알 사람만 아는 대회였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태다.

2014년에는 배틀로봇의 인지도 가 조금 상승함과 동시에 남아있던 배틀로봇 영상들이 대거 검열삭제되었다. 추억팔이 영상들이 이제는 거의 없다

하지만 유튜브에 치면 배틀로봇 큰 대회는 많이 나오는 편이며 아는 사람들은 보면 즐겁게 보는 편이라고 한다.

EBS에서는 배틀로봇이 나오던 로봇파워측 영상의 질개선을 위해 건의를 넣기도 했다고 한다.

6 관련 항목

  1.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는 ITV에서 서바이벌 로봇대전이라는 명칭으로 방영했었다.
  2. 경기를 직접 치루는 로봇 외에, 개최팀 내에서 직접 운용하는 로봇. 일반적으로 배틀로봇에 비해 크고 파괴력이 강하다.
  3. 매니아들은 로봇 간의 싸움이지 살아있는 생물 간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폭력적이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주체가 어찌되었건 폭력의 정의를 생각한다면 상대적으로 폭력적인 것은 맞다. 다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4. 설계 미스나 내부 회로 오작동 등의 문제로 별다른 타격도 없었는데 멈추는 경우. 사실 꽤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경기를 시작했는데 뜬금없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나올 정도.
  5. 최중량급인 154kg급의 경우, 몇 년간 배틀로봇 Ziggy가 챔피언 자리를 독식하다 2010년 이후로는 아예 체급 자체가 폐지된 상태다. 100kg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 홈페이지[1]에 들어가서 확인해보자. 100kg 급부터는 챔피언 자리는 따던 놈들만 따는 자리다.
  6. 이는 해외 로봇의 라이트급 무게인 27kg, 미들급 무게인 52kg 중 어느 쪽과도 호환되지 않는 무게이다. 호환성이 있게 규정이 정해졌다고 해도 해외 대회에의 진출이 가능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것이 한국 배틀로봇들의 갈라파고스화를 낳았을 가능성은 있다.
  7. 다만 이 때 5연승을 거둔 로봇은 이후 출전이 불가능해지므로 일종의 슈퍼스타가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8. 사실 초창기 로봇들의 외피는 매우 얇았기 때문에 이런 무기가 제한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는 있었다. 이 무기를 달고 배틀제왕까지 오른 로봇도 있을 정도. 허나 이 로봇의 성공도 실제론 무기의 성능보다는 조종술의 승리이거나 운빨(...)인 경우가 허다했다.
  9. 사방불패 2는 이전까지 형편없는 드럼의 위력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조종술로 승부하는 로봇에 가까웠으나, 이런 업그레이드를 거친 후에는 본격 파괴형 로봇으로 각성하게 된다. 허나 같은 시기 다른 로봇들도 장족의 발전을 이룬 덕분에 업그레이드 이전에는 3번이나 배틀제왕에 올랐으나, 업그레이드 이후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게 된다.
  10. 다만 이 로봇은 기존의 수평회전 무기형의 장점이었던 안정적인 구조와 뒤집혀도 가능한 구동이라는 장점을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블레이드형의 트렌드를 선도하지는 못했다.
  11. 보통 조종기 수신 문제나 내부 회로 오작동 등의 문제가 많다.
  12. 이 경우, 심판진의 재량에 따라 경고를 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조종자가 경기의 승리보다는 로봇의 안전을 더 우선시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고가 큰 의미가 없는데다, 경고의 기준 자체도 상당히 애매했다.
  13.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시청하면서 로봇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키워 온 경우가 많은 대회 참가자들은, 로봇파워 측의 이런 편집을 혹평했다. 보는 맛을 지루하게 만들며, 쓸데없는 띄워주기와 시간 때우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건 매니아층 만의 이야기이고, 로봇에 처음 관심을 가진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실제 TV에서 그럭저럭 포장되어 괜찮은 경기처럼 보였던 경기들도, 실제 경기장에 가서 보거나 인터넷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직접 찍어온 동영상들을 보면, 전혀 다른 경기처럼 보일 정도로 차이가 난다.
  14. 2005년부터 2008년 초까지는 130kg의 마당쇠라는 로봇이 존재했으며, 이후에는 180kg인 로봇 꿀장군이 자리를 대체했다.
  15. 이 짱가의 제작자는 후에 자신과 같은 걸기형 로봇들이 범람하여 배틀로봇 경기들을 망치는 현실을 개탄했는지, 후에 걸기형 로봇들에게 천적급의 효율을 내는 삼지창 리프트형 로봇을 들고 나와 이들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으니...
  16. 배틀로봇에서는 기술과 경험의 문제 때문에 이전에 출전하여 노하우를 쌓았던 팀이나 제작자만 흥하게 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언급했으니, 한편으로 적절한 숫자과 기간 동안의 슈퍼스타들의 존재는 스포츠에서도 특정 종목의 흥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가 그토록 오랜 기간 e스포츠로서 살아남은 이유를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