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밸러리 진 솔라나스(Valerie Jean Solanas, 1936-1988)는 미국의 페미나치이자, 앤디 워홀에게 총격을 가한 살인미수범이다.
2 생애
솔라나스는 1936년 4월 9일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그녀는 친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어렸을 때 이혼했으며, 솔라나스가 그녀의 의붓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자 그녀는 조부모에게 보내졌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솔라나스는 알코올중독자인 할아버지에게 주기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그녀는 어린시절부터 매춘을 시작했다. 그녀는 가출해 결국 떠돌이가 되었으나,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고 졸업한다. 대학에서 그녀의 성적은 최상위권이였다고 한다. 그 후 그녀는 구걸과 매춘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3 SCUM 선언문
이 사회에서의 삶은, 최상의 경우에도 지루하기 짝이 없으며, 사회의 모든 측면은 여성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시민의식이 있으며, 책임감 있고, 모험을 원하는 여성에게 남은 길은 정부를 전복하고, 화폐 체계를 무너뜨리고, 산업의 완전 자동화[1]를 이루고 모든 남성을 제거하는 것 뿐이다....
남성의 존재는 생물학적 실패이다. 남성 유전자 Y는 여성 유전자 X의 불완전한 형태이며 이는 남성이 유전적으로 불완전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남성은 불완전한 여성이며,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실패한, 걸어다니는 실패작이다. 남성은 결핍이며, 정서적 결함이다. 남성성은 결함있는 질병이며, 남자들은 정서적인 불구이다.
SCUM 선언문에서 발췌.
1968년, 그녀는 SCUM 선언문을 썼다. SCUM은 Society for Cutting Up Men(남성 거세 단체)의 약자이다. 영어에서 'scum'은 욕설이기도 하다. 이 선언문에서, 그녀는 남성과 여성은 태생적으로 적대관계에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오직 폭력적 혁명으로만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학기술을 이용해, 남성 없이도 인류를 생산할 수단을 확보한 후에 전세계의 모든 남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남성의 존재는 생물학적 실패이며, 남성은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여성에 비해 열등하다는 우생학적 주장을 했다. 일반적인 혁명가들과는 다르게, 그녀는 이러한 시도가 남성에 대한 대량 학살을 수반할 것임을 알고 있었고, 또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SCUM 선언문이 남성위주, 가부장제적 사회에 대한 풍자와 패러디일 뿐이므로, 진지하게 남성 학살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책이 올림피아 출판사에서 처음 출판되었을때 퍼블리셔 Maurice Girodias는 그냥 농담으로 생각하였다.[2] 그러나 정작 솔라나스 본인은 이 글을 '정말 진지하게(dead serious)'[3] 쓴 것이며, 풍자나 패러디의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즉 사실상 남성혐오에 입각해 쓴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4 앤디 워홀 총격 사건
그녀는 앤디 워홀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1967년에 그의 영화 촬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어느 시점에서, 그녀는 워홀에게 'Up Your Ass'라는 제목의 연극 대본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앤디 워홀이 그 작품을 공연해주길 원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은 지나치게 외설적이였기 때문에, 워홀은 그것이 경찰의 함정수사라고 생각했다.[4] 워홀은 그 대본을 방치했고 30년이 지나서야 발견되어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되었다.
이 무렵 솔라나스는 극심한 정신분열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워홀이 의도적으로 그녀를 배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관심을 얻길 원했으나, 워홀은 그녀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녀는 워홀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있다고 느꼈다. 1968년 6월 3일, 솔라나스는 앤디 워홀의 작업실 '팩토리'에서 앤디 워홀에게 총을 쏘았다. 그녀는 앤디 워홀 옆에 있던 미술 평론가 마리오 아마야도 쏘았으며, 워홀의 매니저도 쏘려고 했으나, 탄환이 걸려 포기하고 작업실을 떠난다. 그녀는 그 날 바로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다.
이 총격으로 인해 앤디 워홀은 평생을 장애 속에서 살게 되었다. 솔라나스는 살인미수 죄로 기소되었으나, 그녀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에 의해 참작되어, 그녀에 대한 처벌은 3년간 정신병원에서 치료받는 정도로 끝나게 되었다.
5 이후의 삶
정신병원에서 풀려난 이후, 그녀는 워홀을 미행하다가 다시 체포된다. 그 후로 그녀는 1988년 폐렴으로 사망할 때까지, 정신병원들을 전전하면서 지냈다.
6 평가
수많은 저명한 페미니스트들이 솔라나스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표명했다. 전미여성협회(NOW)에서는 그녀를 정신병원에서 석방하라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전미여성협회의 대표 티그레이스 앳킨슨은 그녀를 "여성운동계 최초의 챔피언"[5]이라고 평가하였다. 솔라나스의 변호사 플로린스 케네디는 솔라나스가 "여성운동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변인"이라고 평가했다. 1996년에는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I Shot Andy Warhol)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그녀의 범죄를 정당화, 미화하였다. 영화평론가 듀나는 이에 대해 "유쾌한 남성혐오" 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6]
반면에 앤디 워홀의 친구들은 솔라나스의 극단적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응했다. 페미니스트가 아닌 일반 대중은 그녀를 살인미수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로 평가한다.- ↑ 솔라나스는 기계를 이용해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 Girodias, Maurice, Publisher's Preface (N.Y.: 1968), in Solanas, Valerie, SCUM Manifesto (London: Olympia Press, 1971 (ISBN 0 700 410 30 9)), p. xi.
- ↑ Marmorstein, Robert (June 13, 1968). "A winter memory of Valerie Solanis [sic]: scum goddess". The Village Voice. New York, NY. XIII (35): 9–10, 20.
- ↑ 실제로 워홀의 작품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몇차례 경찰에 의해 공연이 중단된적이 있다고 한다.
- ↑ Nickels, Thom (2005). Out in History: Collected Essays. STARbooks Press. ISBN 978-1-891855-58-0.
- ↑ 아메리칸 사이코 - American Psycho (2000) <익스트림 뮤비> 듀나 2007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