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Bolo
1 개요
베트남 전쟁중에 수행된 미국 공군의 전투기 소탕(Fighter Sweep) 작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북베트남 공군의 전술을 역이용하여 엿먹인 작전이었다.
2 배경
롤링썬더 작전를 진행하면서 미국은 북베트남의 주요 전략적 목표물[1]에 폭격을 가하고 있었으나 소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구축된 북베트남의 방공망에 고전하고 있었다. 그 결과 미국은 와일드 위즐이란 이름의 SEAD 작전을 통해 방공망을 교란 및 무력화시키면서 폭격을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베트남군은 이 SEAD 작전을 역이용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와일드 위즐기들이 접근하면 ECM으로 인해 레이더가 교란당한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레이더가 교란당하면 미군의 폭격편대가 접근중이란 사실로 인식하고 즉시 MiG-21를 투입하였고, 요격기의 출현에 깜짝 놀란 F-105를 위시한 폭격기들이 폭탄을 버리면 공중전을 회피하고 튀는 전술로 미군을 골탕먹이기 시작했다. 약이 오를때로 오른 미군 수뇌부는 MiG-21을 격추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였으나 소련식 지상관제에 따른 요격체계를 갖췄던 북베트남은 굳이 미군이 유리한 전선에 요격기를 들이밀 이유가 없었기에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난관 속에서 제8전투비행단[2]을 이끌고 있던 로빈 올즈 대령이 한 가지 해법을 제시하였다. 북베트남이 레이더 지상 관제에 따라 요격을 걸고 있지만, 레이더에 나타난 점이 F-105인지 F-4인지 지깟놈들이 직접 마주치기 전에는 알 수가 없으니 이를 역이용하자는 작전안을 제출한 것이었다. 사실 이 무렵 미군의 작전은 거의 정형화된 패턴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북베트남군의 경험치도 만렙이라 레이더를 들여다보고 여기서 공중급유기와 만났으니 F-105 폭격편대, 저기서 공중급유기와 만났으니 F-4, 거기서 공중급유기와 만났으니 전자전 기체란 것을 단박에 분류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3 준비
작전이 확정되자 미군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북베트남군을 낚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에 떡밥을 뿌려야 했다.
가장 먼저 지상 레이더를 속이기 위하여 로빈 올즈 대령이 지휘하는 F-4 팬텀 편대는 그날부터 열심히 F-105의 표준편대비행, 공중급유 패턴을 익히기 시작했다. 더불어 통신망 감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정황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F-4 팬텀 편대는 F-105가 사용하는 콜사인과 무선 교신 방법까지 익혔다. 게다가 레이더 교란을 통해 와일드 위즐기의 접근을 파악하고 있다는 정황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F-4에 레이더 재밍포드까지 탑재하는 철두철미함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미군 기지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에 반응하는 북베트남 스파이망을 교란하기 위해 작전이 결행될 날짜에 대규모 폭격작전이 있을 것이란 거짓정보를 흘려 북베트남군 수뇌부를 기만하였다.
한편 이 떡밥을 물어 MiG-21이 출격하더라도 이들을 격추시키지 못하면 안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격추시킬 수 있도록 훈련을 거듭하였고, 더불어 북베트남군이 속아넘어가도록 스트라이크 패키지까지 완전히 똑같이 편성하였다. 더불어 중국이나 다른 공산국가로 도망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주요 국경지역 부근에도 편대를 배치하여 도망가는 MiG-21을 요격하게 하였다.
4 작전수행
1967년 1월 2일, 태국의 우봉 공군기지에서 올즈 대령이 지휘하는 편대가 발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작전이 개시되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F-105의 비행패턴, 공중급유, 무선교신을 이용하였으며 똑같은 패턴으로 레이더 재밍까지 수행하면서 북베트남의 레이더에 낚시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MiG-21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짙게 깔린 구름 위로 상승하여 본격적인 공중전을 대비하였다.
한편 북베트남 방공망은 미군이 흘린 가짜자료와 그동안 잘 훈련된 패턴을 바탕으로 레이더에 탐지된 편대는 폭탄을 만재한 F-105 대편대로 판단하였다. 게다가 레이더에서 평소 호위를 위해 따라오는 F-4 팬텀 편대조차도 확인되지 않자 "아싸 잘먹겠습니다!"를 외치면서 당장 지상에 대기중인 MiG-21 편대에 발진을 명령하였다. 출격 채비를 마친 MiG-21들이 하나 둘 이륙하여 F-105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급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즉시 구름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저승사자가 도착했다"를 선언하였다.
MiG-21 편대는 바로 F-105로 보이는 대편대를 공격하기 위해 태세를 취하는데… 왠지 F-105가 아닌 놈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놈들이 산개하면서 요격전에 착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뭔가 좀……!?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한 월맹군 조종사들은 "팬텀이다! 팬텀이다!"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실 이 무렵 로빈 올즈 대령의 편대는 북베트남군의 반응이 15분 정도 늦었던 바람에 철수하고 후속 편대와 교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MiG-21들이 속속 구름을 뚫고 올라온 덕분에 쾌재를 부르며 사냥에 돌입하였다.
올즈 대령에게 단련될 대로 단련된 F-4 조종사들은 그 즉시 현란한 공중기동술을 보여주며 스패로우와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면서 MiG-21을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MiG-21 3기를 격추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그럼에도 지상의 북베트남 레이더 관제사들은 아직까지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계속 MiG-21 편대를 발진시켜 현장에 투입하여 오히려 미군에게 엄청난 회식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일단 올즈 대령의 편대는 연료 문제로 기수를 돌렸고 뒤를 이어 대니얼 제임스 2세 대령[3]이 지휘하는 포드 편대가 현장에 진입하여 MiG기 사냥을 계속하였다. 양측이 상대를 격추시키기 위한 공중기동술이 전개되었는데 기존의 F-4 팬텀 조종사들은 어리바리하다가 오히려 역관광당하는 편이었으나 올즈 대령이 가르친 제자들은 MiG기의 움직임에 적절한 대응기동을 펼치면서 결코 꿀리지 않는 기동전술을 구사하고 있었다. 몇 차례 위기사항이 있었으나 포드 편대는 1기를 격추시키고 손실없이 철수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존 B. 스톤 대위가 지휘하는 램블러 편대가 진입하였다. 램블러 편대 역시 포드 편대가 그랬던 것처럼 기동술을 펼치면서 MiG기와 격투전을 벌였다. 램블러 편대 역시 위기사항을 경험하긴 했으나 이미 F-4 팬텀이 수적우세였기 때문에 그대로 MiG기를 몰아붙여 3대를 추가 격추시켰다.
전황이 불리함을 파악한 MiG기 편대는 즉시 도주하기 시작했고 모두 구름 아래로 모습을 감춰 전투지역에서 이탈하였다. 적이 사라지자 F-4 팬텀 편대도 작전을 중지하고 태국의 우봉 기지로 귀환하였다.
5 결과
미군은 건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 및 조종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총 7기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하였다. F-4 팬텀의 손실은 없었으며 당시 북베트남에 총 16기의 MiG-21이 있었고 교전에서 최소 11대 가량의 MiG기 출격이 확인됐기 때문에 그야말로 압승이라고 평할 수 있는 결과였다. 베트남측 발표에 따르면 5기의 MiG-21을 상실하였으며 2명의 조종사가 전사했다고 발표하였다.
이 작전의 성과로 미군은 북베트남의 방공망이 위축될 것이라 판단하였고 7월까지는 이렇다할 MiG기 요격이 없어 큰 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했으나… 그 사이 북베트남은 방공망을 강화하고 중국과 소련의 도움을 받아 MiG기를 보강하고 훈련을 계속하여 또다시 미군의 폭격편대에 딴지를 거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