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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2년 5월 31일[1], 부산광역시 사상구 괘법동에 위치한 태양다방 여종업원 양 모 씨(당시 22세)가 실종 10일 만에 강서구 명지동 성창목재 앞 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성폭행 흔적은 없었지만 흉기에 무려 40군데나 찔린 흔적이 발견되었다. 유력한 용의자 3명이 거론되었으나 제보가 없어 사건 발생 후 14년이 지난 2016년 현재까지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2 실종 열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여자
부산광역시 사상구 괘법동에 위치한 태양다방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22세의 양 양은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인 2002년 5월 21일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밤 10시에 퇴근길에 올랐다. 같은 날 밤 11시에 후배 정 양과 통화를 하면서 현재 서면에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이후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 날 다방에도 나오지 않았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착하고 검소하고 성실했다고 하는 양 양. 그녀는 왜 갑자기 연락을 끊고 모습을 감추어 버린 것일까?
양 양에게 반찬도 해주고 방 청소도 해주던 언니는 며칠 째 동생이 연락이 되질 않자 직접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어디론가 떠난 흔적도 없었다. 언니는 수소문 끝에 동생이 일하던 다방을 찾아갔지만 다방 쪽에서도 양 양과 연락이 되지 않은 건 매한가지였다. 오히려 언니한테 양 양의 행방을 알고 있느냐며 되물을 정도였다. 언니는 결국 동생이 실종되었다고 사상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에 신고한 날짜는 양 양이 사라지고 9일이 지난 5월 30일이었다.
그런데 실종 신고를 하고 바로 다음 날인 5월 31일 낮 12시 25분, 강서구 명지동의 성창목재 앞 바다에서 양 양의 시체가 떠올랐다. 실종된지 10일 만의 일이었다. 인근을 지나던 공공근로 근로자 조 씨가 파도에 떠밀려 온 포대 자루에 사람이 들어 있는 걸 발견했고 그 시신의 신원이 곧 10일 전 실종된 양 양으로 밝혀진 것이다. 양 양은 옷을 입고 있는 상태였으며 성폭행을 당한 흔적은 없었다. 그런데 시신의 상태는 매우 참혹했다. 자창이 무려 40군데나 발견된 것이다! 국과수 측에서는 이 40개의 자창 중에서 2~3개가 치명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는 양 양은 왜 이렇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것일까?
3 유력한 용의자들
경찰은 곧바로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일단 범행 현장이 어디인지부터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양 양의 시신이 발견된 명지동은 낙동강 하구에 있는 곳인데 이 시신이 낙동강 줄기를 따라 떠내려온 것인지 아니면 바다에서 조류를 타고 거슬러 올라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 수사를 진행했지만 양 양이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만 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수사 진행이 더뎌졌는데 갑자기 희망을 주는 일이 발생했다. 유력한 용의자들이 CCTV에 포착된 것이다. 그것도 1명이 아니라 3명이다!
용의자 A는 20대 중반의 건장한 체격을 한 남성인데 그가 양 양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는 장면이 그대로 은행 CCTV에 포착된 것이다. 그 자가 인출해 간 돈의 액수는 자그마치 296만원이었고 중요한 건 돈을 인출한 시점인데 양 양이 실종된 바로 다음 날인 5월 22일이었다. 또 이 자가 돈을 인출한 은행은 양 양이 일하던 다방과 매우 인접한 곳에 있었다. 다만 뉴욕 양키스 야구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은 반 쯤 가려져서 보였다. 이 자의 발견으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경찰들은 부산 전역에 위치한 은행의 CCTV들을 이 잡듯이 조사했다. 그리고 2명의 용의자가 추가 발견되었다.
용의자 B는 30대 초반의 여성인데 긴 단발머리를 했고 키는 160cm 정도에 체중은 75kg 내외 정도로 보이는 뚱뚱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용의자 C는 20대 후반의 여성인데 역시 키 160cm의 보통체격의 소유자였고 긴 파마머리를 했다. 이 두 여자는 양 양이 일하던 다방에서 좀 멀리 떨어진 부산 내 다른 은행에서 양 양의 통장에 있던 돈을 인출했다. 두 사람이 인출해 간 액수는 자그마치 600만원이었다. 또 이 두 여자는 A와 달리 모자를 쓰고 있지 않아 얼굴이 비교적 또렷하게 잡혔다.
이렇게 용의자 A, B, C 3명의 얼굴이 고스란히 CCTV에 잡혔고 경찰은 곧바로 이들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으리라 보고 공개수배를 했다. 현상금도 걸고 아예 TV에서도 이 사건을 방영해 3명의 용의자들을 공개수배했다. 그러나 이렇게 수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제보가 나오지를 않았다. 경찰은 다시 양 양의 주변인물 50여 명을 상대로 조사를 해봤지만 역시 성과 없이 지지부진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수사팀은 이 사건을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았다. 현재 미제사건전담수사팀도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았다. 양 양은 평소에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저축을 했고 통장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경찰 측에서는 양 양이 무려 40군데나 칼에 찔린 점으로 볼 때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협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3명의 용의자가 나왔고 유일하게 이 사람들의 얼굴까지 또렷하게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잡을 결정적인 제보가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았으며 이들의 행방조차도 묘연해 결국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건은 해결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