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 시리즈의 캐릭터. 원어명은 아카카부토(赤カブト - 붉은 투구).
오우의 쌍둥이 고개에 살고 있는 거대한 홋카이도불곰으로 등으로 머리부터 꼬리까지 붉은 밤색 털이 특징이며, 인간들마저 습격하는 흉폭한 식인곰이다. 곰 사냥꾼 타케다 고헤이의 노림을 받았으나 역으로 기습을 걸어 고헤이의 얼굴을 뒤덮는 거대한 흉터가 남을 정도의 중상을 입혔다. 그러나 붉은곰 자신도 얼굴에 고헤이의 총탄을 맞아 오른쪽 눈을 실명하기에 이른다. 총상을 입은 후에도 더욱 난폭해져서 인간들을 계속 습격했고 이를 퇴치하기 위해 나선 전국의 내로라하는 사냥꾼들이 몰려들었으나 모두 실패, 심지어 자신을 잡으려던 엽사들을 역으로 죽여버리기까지 했다. 결국 인명피해를 우려해 쌍둥이 고개가 입산금지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붉은곰은 인간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셈이 되었다. 주인공인 실버가 들개무리를 규합해 이를 물리친다는 것이 작품의 주된 줄거리.
은아유성(명견 실버) 1부의 최종보스에 해당하는 캐릭터로 대사 한 마디 없는[1] 짐승캐릭터 주제에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일본 만화의 역대 악역을 꼽을 때에도 종종 언급되곤 하는 녀석.
단순히 힘세고 난폭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영리하기까지 하다. 인간과 총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어 절대로 사냥꾼과 정면승부하지 않는다. 다수가 모여 있는 사냥꾼들에게는 절대 접근하지 않고 사거리 밖에서 움직이며 사냥꾼의 빈틈을 노리다가 상대가 고립되거나 방심한 순간 달려든다. 물론 덩치나 힘도 보통의 불곰들의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는 괴물. 인간의 무서움을 알고 이를 지략으로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시튼 동물기의 로보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차이점은 가축을 습격하여 재산피해를 입히는 로보와 달리 이쪽은 인간을 해쳐 인명피해까지 일으킨다는 점. 그리고 로보는 배우자의 죽음에 슬퍼한 나머지 평정을 잃었지만 이 녀석은 자기 자식들을 고기방패로 사용할 정도의 냉혈한이다.
신체적인 특이사항으로는 머리의 붉은 털 이외에도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과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 타케다 영감에게 맞은 첫 탄환이 뇌에 박히면서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겨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 설정으로, 최종화를 보면 무슨 공룡처럼 2배로 거대해져 있다. 더불어 휘하에 부하 곰들을 규합하여 수십 마리 이상의 부대를 모으고 요새를 쌓는 등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마치 인간의 군주와도 같은 행동들을 보이게 된다.
이는 은아유성의 노선변경에 따른 결과로 원래 은아유성은 오우군단의 이야기가 아닌 다이스케와 실버가 전세계의 맹수들을 사냥하는 수렵물이 될 예정이었고 붉은곰은 콤비의 첫 사냥감으로 낙점되어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작품의 노선이 군담만화로 변경되며 붉은곰은 각지의 제후들이 힘을 합쳐 쓰러뜨려야 하는 악의 군주가 된 것이다. 실제로 작품 초반에 묘사되는 붉은곰의 모습은 숲 속에 모습을 숨긴 채 사냥꾼을 노려보는 맹수지만 후반부의 붉은곰은 압도적인 힘과 불사의 생명력으로 무장한 악의 마왕이 된다. 최종적으로는 이 두 이미지가 합쳐져 현재에 이르렀다.
쌍둥이고개의 인간마을은 스키장 운영과 등산객들을 상대로 한 관광업이 주력산업이었으나 붉은곰 때문에 입산금지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 그곳의 인간들 입장에서도 사느냐 죽느냐가 걸린 투쟁이었던 셈. 더욱이 붉은곰은 경제적인 피해 이외에도 말 그대로 목숨을 노리고 덤벼드는 적이었다. 일본에는 실제로 홋카이도 개척 시절 야생 불곰들의 습격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비극적인 역사가 있다.산케베츠 불곰 사건참조 작중에서 묘사되는 괴물과도 같은 곰들의 모습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담으로 현대에 인명피해를 일으킨 야생동물은 무조건 추적하여 그 가족과 동료들까지(만약 있다면) 사살하는 것이 원칙이며, 개체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것이 힘들 때는 근처의 동종들을 무차별 사살한다. 아무리 자연이 소중해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인명이다.
다이스케나 히데토시 등 많은 인간들이 붉은곰을 노렸으나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끝내 발치에조차 다가가지 못했다. 다만 서로를 숙적으로 인정하고 있던 타케다 노인과는 최후의 순간에 재대결을 벌인다. 타케다가 기르던 사냥개 3대와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의 악연. 시로에서부터 리키, 긴(실버)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투쟁을 했다. 이쪽 역시 타케다와 마찬가지로 붉은곰 쪽에서도 적으로서 인정하고 있는 듯. 최종전투에서 리키와의 카리스마 대결이 볼만하다.
전투능력 역시 작중 최강급. 애초에 개가 주역인 만화에 곰이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밸런스 붕괴일 지경인데 저런 말도 안되는 괴물곰이다. 엄청난 괴력 이외에도 민첩한 몸놀림과 뛰어난 후각,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금강불괴급의 내구력인지 수많은 들개군단의 공격을 받고, 적호의 특공으로 시력을 잃고[2], 필살기 절천랑발도아 3연격으로 척추가 끊어지고, 미간의 급소에 총상을 입는 등 결정타 클리셰의 공격을 수 차례 받고도 쓰러지지 않은채 기어이 리키를 공격해 죽여버리는 위엄을 보였다.[3] 결국 실버가 발도아로 목을 날려 머리와 몸을 잘라서 떼어 놓음으로써 붉은곰을 절명시킨다. 그나저나 목을 잘라야만 죽는다니 무슨 요괴도 아니고...
은아시리즈 4부작에 해당하는 銀牙 -The Last Wars-에서는 명견 실버에서 개들과의 전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붉은곰의 아들 몬순이 등장해서 오우군을 위기에 빠뜨린다. 아들 몬순은 아버지 붉은곰 이상의 덩치과 괴력, 날렵함을 갖고 있고, 오우군으로부터 붉은곰의 재래라는 말을 들을 정도.
웹툰작가 서나래가 언급한 적이 있다. ## 아마도 명견실버를 보았을 초딩, 혹은 국딩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 ↑ 애니메이션 기준. 코믹스에서는 개 뿐만 아니라 곰들의 언어도 따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사가 존재한다.
- ↑ 그리고 이렇게 눈을 잃고 자신의 요새에서 떨어진 시점에서도, 덤벼드는 개들을 후각만으로 한동안 때려잡는다. 코믹스의 묘사에 따르면 이 때만해도 순식간에 200마리 이상이 죽었다고(...). 참고로 최종 결전에 돌입한 개들의 숫자가 750마리였다.
- ↑ 이때 코믹스판에서는(애니판은 상기했듯 곰들 자체가 애초에 대사가 없으니...) 눈에서 빛을 뿜으며 "놓치지 않는다! 늙은이!(타케다) 리키! 긴! 네녀석들 셋만큼은 절대로 살려두지 않는다! 나와 함께 지옥으로 가는 거다!"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대사까지 한다. 그야말로 최종보스에 어울리는 포스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