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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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지독히도 버티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처절하고 사실적인 을의 이야기

- 문화평론가 양혜은

빨래는 늘 동시대 관객들과 호흡했다. 강자에게 억눌린 억울함,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연대는 시대나 장소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 더 뮤지컬 2015년 6월호 기사 중에서

명랑씨어터 수박 제작의 한국 창작 뮤지컬. 2000년대 소시민들의 일상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지하철 1호선이라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지하철 1호선'이 2008년 막을 내릴 때까지 공연한 곳이 빨래가 공연되었던 학전그린 소극장이다. 서울 변두리 소시민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점을 인정 받아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작사상 및 극본상,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작곡상 및 극본상을 수상했다.


본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작품이었으며[1][2] 가능성을 인정 받아 2005년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상업 작품으로 정식 초연했다. 이후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 알과핵 소극장,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을 거쳐 공연을 보완했으며, 2009년부터는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오픈런[3]에 가깝게 공연했었다. 그러나 학전그린이 철거되면서 2013년 아트원씨어터 등을 거쳐 2015년 현재는 동양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2012년 2월 4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쿄 미츠코시극장에서 일본 배우들이 공연하는 라이센스 버전이 개막했다. 제목을 일본어 명사인 '洗濯(せんたく)'로 번역하는 대신 가타카나파루레(パルレ)로 음차해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공연의 특수한 성격을 드러냈다. 무대미술과 의상 역시 학전그린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공연과 동일하게 제작되었다.

2012년 10월 12일부터 11월 11일 한 달간 '2000회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름만 페스티벌이지 별 거 없이 그냥 공연만 한다. 하지만 이때까지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들 가운데 절반 가량인 40명의 한국 배우와 일본 라이센스 공연에서 참여했던 두 명의 일본 배우들이 참여한다. 다만 현재 다른 작품에 출연하고 있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는 배우들 역시 많은지라 팬들에게 다소 아쉬움을 자아내는 듯.

2015년 10주년을 맞이 했고 3,000회 공연, 관객 50만명을 기록 했다. 10주년 특별공연을 한 2015년 6월 기준으로 22명의 솔롱고, 20명의 나영을 비롯해 123명의 배우가 거쳐 갔다. 그리고 2005년 초연 당시 1시간 30분이었던 공연 길이는 2015년 현재 2시 40분으로 늘어 났고, 삽입곡도 7곡에서 18곡으로 증가했다.

2 줄거리

강원도 아가씨 나영과 몽골청년 솔롱고의 빨래 이야기
서울, 하늘과 맞닿은 작은 동네로 이사 온 27살의 나영은
고향 강원도를 떠나 서울의 한 서점에서 근무하며 살고 있다.
`나영`은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이웃집 청년 ‘솔롱고’를 만난다.
어색한 첫 인사로 시작된 둘의 만남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서로의 순수한 모습을 발견하며 한걸음씩 다가가는데...

서울살이 45년 주인할매의 빨래 이야기
나영과 희정엄마가 살고 있는 집의 주인 욕쟁이 할매.
세탁기 살 돈이 아까워 찬물에 빨래하고 박스를 주워 나르며 억척스럽게 살지만
오늘도 빨래줄에 나부끼는 아픈딸[4]의 기저귀를 보며 한숨을 쉬며 눈물을 참는다.

애교많고 사랑스러운 희정엄마와 구씨 이야기
한 눈에 나영의 속옷사이즈를 정확히 알아 맞히는 이웃집 여자.
동대문에서 속옷장사를 하는 `돌아온 싱글` 희정엄마.
애인 구씨와의 매일 같은 싸움에 몸서리를 치지만,
오늘도 `구씨`의 속옷을 빨래하며 고민을 털어버린다.

우리 이웃들의 빨래 이야기
오늘도 사장 눈치보는 직장인, 외상값 손님에 속 썩는 슈퍼아저씨.
순대 속 처럼 메어터지는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기사아줌마.
오늘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정겨운 인생살이가 빨래와 함께 그려진다.

2.1 넘버

  • 1막
서울살이 몇 핸가요?
나 한국말 다 알아
안녕
어서 오세요 제일서점입니다
자 건배
참 예뻐요
내 이름은 솔롱고
빨래
내 딸 둘아
비 오는 날이면
  • 2막
책 속에 길이 있네(빵 ver.)
책 속에 길이 있네(작가 ver.)[5]
자 마시고 죽자
한 걸음 두 걸음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
슬플 땐 빨래를 해
참 예뻐요(reprise)
서울살이 몇 핸가요?(reprise)

3 등장인물

  • 나영 : 서울살이 5년차인 당찬 강원도 아가씨. 강릉시 연곡면 연곡리에서 살다 왔다. 가족으로는 홀로 강릉에 남아있는 어머니가 있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여러 사정에 밀려서 앞길이 막막한 듯.
  • 솔롱고[6] : 본명은 솔롱고스.[7] 꿈을 위해 무지개 나라 한국에 일하러 온 지 5년 차인 순수한 몽골 청년.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다.
  • 주인할매 : 나영과 희정엄마가 세들어 사는 반지하방 주인집 할머니.
  • 희정엄마 : 애인과 밤낮으로 싸우며 온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애교쟁이.[8] 동대문 청평화시장 408호에 옷가게를 차리고 있다.
  • 구씨 : 희정엄마와 매일같이 싸우지만 마음만은 다정한 로맨티스트. 하지만 희정엄마를 두고 맞선도 보러 갔다.(…)
  • 빵 : 야비한 서점 사장. 모든 직원들의 만년 술안주. 젊은 시절 겪었던 어려움은 모두 잊어버린 것 같다.
  • 마이클[9] : 솔롱고의 룸메이트이자 재간둥이 필리피노. 공장에서 팔을 다친 후 해고 당한다.
  • 여직원 : 나영의 직장 동료.

이외에도 김지숙, 슈퍼 주인, 빵 아들 등이 고정배역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배역이 1인 다역이다. 어느 배우가 어느 역도 겸하는지는 직접 공연을 보면서 한번 맞혀보자.

4 여담

  • 2009년 연강홀 공연은 최초의 대극장 공연이었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솔롱고 역에 임창정이 노개런티로 출연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정작 뮤덕들에게 특급뉴스가 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솔롱고 역이 무려 홍광호라는 사실이었다! 이후 홍광호는 2009~2010년 오페라의 유령의 라울과 세계 최연소 팬텀, 2010~11년 지킬 앤 하이드를 거쳐 끝내 웨스트 엔드 미스 사이공에까지 진출한 대형 배우가 되었고, '홍광호의 솔롱고' 즉 '홍롱고'는 팬텀지킬로 홍광호의 팬이 된 뮤덕들을 울부짖게 하는 이름이 되었다. 지나간 캐스트는 안 돌아와요 여담이지만 연강홀에서의 공연은 공연장이 너무 커서(…)[10] 작품과 잘 안 어울렸다는 평이 존재한다. 그러던 중 2016년 3월부터 올라오는 18차 프로덕션에 홍광호가 다시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팬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열광적.
  • 2009년 학전그린 공연부터 '나영이데이'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벤트의 이름대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라서 남성관객들은 참석이 불가능하다. 주로 서울에서 홀로 자취하는 여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고가는 자리다. 첫 나영이데이는 2009년 9월 열렸으며 마지막 나영이데이는 2011년 5월이었다. 해가 넘어갔는데 언젠가는 또 열릴지 모르니 기대해보자.
  • 제작사 수박의 트위터에 김준수와 관련된 트윗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프로듀서의 긴 사과문과 진행과정의 트윗 중계로 뮤덕들에게 개념기획사로 등극. 또한 한 관객이 빨래를 보러 갔다가 매표소 직원의 불친절한 응대에 컴플레인을 걸자 60여 줄에 달하는 사과문을 보내기도 했다. 후자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터진 쓰릴 미 크레이지 사태와는 극과 극의 대응이었다...
  • 아저씨(영화)의 만석, 미생(드라마)의 박과장 역 등 개성있는 악역으로 알려진 배우 김희원이 뮤지컬 빨래와 깊은 인연이 있다. 초기부터 예술감독, 엔젤 투자자의 역할을 했고 소극장 아트센터K 네모극장에서 중극장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로 옮기는데 기여를 했다고 한다.인터뷰관련 기사
  • 추민주 연출이 빨래 대본을 처음 썼을 때 가지고 있던 비하인드 스토리 글들이 있어 2015년 11월 중에 소설책을 낼 예정이고 5년 후에는 영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관련 기사
  • 10년 전과 비교해 시대가 바뀐 만큼 한 때 개작을 고려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잃을 수 있는 불안한 노동시장 등의 문제가 아직도 여전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고수하기로 했다.관련 기사관련 기사
  • 공식 블로그에서 OST CD를 구입할 수 있다. 절판되었던 OST와 동일한 출연진(나영: 엄태리, 솔롱고: 홍광호 등)인데 2009년 공연에 추가된 안녕과 한 걸음 두 걸음이 추가되었다.
  • 2015년 9월 24일에 담낭암으로 사망한 일본의 여배우 카와시마 나오미가 사망 직전인 9월 17일까지 출연했던 작품으로 일본내에서 화제가 되었다.
  1. 연출/각본을 맡은 추민주 씨는 연극원 연출과 졸업생, 작곡을 담당한 민찬홍 씨는 음악원 작곡과 졸업생이다.
  2. 공연이 직접 제작되기 전인 2003년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 부문에 대본이 공모된 적이 있었다. 심사평에 직접 언급되었던 사실로 미루어볼 때 최종 심사 단계까지 올랐다가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올라오고 있는 공연과 완전히 같은 내용인지는 확인 불가.
  3. 계속 공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픈런 형태이기는 하지만 캐스팅에 따라서 기수가 나뉜다.
  4. 사별한 남편이 외도했을 때 주인할머니가 홧김에 맞바람을 피워 나은 딸로 이름은 "정둘이"다. 허벅지 아래로 다리가 없고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주인할머니가 아들과 소원하게 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인할머니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지만, 장애인 재등록 확인을 위해 방문한 공익요원 때문에 나영이 "정둘이"의 존재를 알게 되고, 어느 늦은밤 정둘이가 갑작스럽게 아플 때 도움을 받은 일로 주인할머니가 희정엄마에게 속마음을 터 놓는 계기가 된다. 딸 둘이에 대한 주인할머니의 마음은 "내 딸 둘아" 노래에 잘 담겨 있다.
  5. 솔롱고 역의 배우가 부른다
  6. 몽골어로는 'солонго'라고 쓰며, '무지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솔롱고스는 몽골에서 한국을 부르던 옛이름이다.
  7. '내 이름은 솔롱고'에서 "내 이름은 솔롱고스, 사람들은 나를 솔롱고라 부르죠, 한국 사람들처럼 세 글자로"라고 한다.
  8. 예매처에 나온 캐릭터 소개.
  9. 2009년 연강홀 공연까지는 '낫심'이었다.
  10. 하지만 사실 연강홀도 중극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