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e of the Dragon
사설탐정 헌트(정발명)
1 개요
다이나믹스에서 1990년에 발표한 어드벤처 게임. 다이나믹스가 만든 첫번째 어드벤처 게임이다. 시에라에 합병되고 난 뒤에 시에라 상표를 달고 유통되었지만 다이나믹스라는 회사명은 유지한채 별도의 브랜드로 나왔다. 디자이너는 제프 터널.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시에라의 킹스 퀘스트 5와 함께 PC 게임계에 VGA 쇼크를 일으켰던 게임. VGA 전용에다 당시로서는 무지막지한 대용량이 투입된 화려한 그래픽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시에라와는 다른 독자적 아이콘 인터페이스를 정립해서 어드벤처 게임의 진화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게임이기도 하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어드벤처 게임은 거의가 다이나믹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다이나믹스는 이후 같은 게임 엔진을 이용해서 독자적인 색깔을 가진 어드벤처 게임을 몇편 만들었다.
사이버펑크, 삼합회 등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었던 소재를 다룬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스토리나 시각 디자인 면에서는 블레이드 러너와 빅 트러블의 영향이 강하게 보인다. 장르로 보자면 SF 하드보일드 느와르로 분류할 수 있다. 누가 중국지심 제작사 아니랄까봐 중국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동양에 대한 무지나 오해가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도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으로 떡칠되어 불편한 중국지심보다는 그나마 견딜만한 수준.
성인취향인 부분이 있어서[1] 한국에서는 심의에 걸려 한동안 못나오기도 했고[2] 게임기 버전에서는 몇장면 삭제가 있다.
2 내용
2053년의 LA. '블레이드'라는 별명을 가진 윌리엄 헌터는 전직 경찰관 출신의 사립탐정. 어느날 시장이 찾아와서는 자기 딸이 죽은 사건을 비밀리에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조사에 착수한 블레이드는 시장 딸을 죽게 만든 마약의 루트를 추적하다 삼합회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된다. 삼합회의 배후에는 더욱 더 큰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3 게임플레이
3인칭으로 진행되는 시에라 게임들과 달리 1인칭으로 진행된다. 몇군데의 장소를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게 되는데 어떤 장소를 어떤 시간에 어떤 순서로 방문하느냐에 따라 이벤트가 발생하고 분기가 생기며 새로운 장소가 추가된다. 그밖에도 인물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하는 것도 게임 내용에 영향을 끼친다. 킹스 퀘스트 이후로 발전해온 어드벤처 보다는 전통적인 텍스트 어드벤처에 좀 더 가까운 형태이고 일본의 명령어 선택형 어드벤처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번 선택을 잘못하면 바로 게임오버되는 즉사트랩도 꽤 많이 있다. 당시 게임들이 그렇듯이 황당한 트랩도 있어서 옷을 입지 않고 나갔다가 경찰에게 걸려 게임오버 되는 엔딩도 있다(...).
실시간 요소가 있어서 아무것도 안해도 시간이 흘러가고 정해진 기한 안에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배드 엔딩이 나오게된다. 그 안에서 하루 단위로 시간을 쪼개 이런 저런 일들을 진행하게 되는데 날짜별로 해야할 일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서 초반에 할 일을 다 몰아서 한 뒤에 남은 시간 내내 잠만자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게임을 맨처음 하는 경우라면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거나 모자랄 수도 있지만, 공략을 보면서 하거나 반복플레이시 등에는 시간이 아주 널널하게 남게 된다. 후속작들에서는 날짜별로 클리어해야 할 일들이 지정되어 있어서 하루 이상을 공치는 일은 없게 되었다.
몇몇 부분과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전환되는데... 없는 게 나은 수준. 더럽게 재미없으면서 더럽게 어렵다. 다행히 아케이드는 몇번 실패하면 그냥 건너뛸 수 있고, 아케이드를 건너뛰어도 패널티는 없다. 몇가지 문제점들이 있지만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구성은 수준급이고 나온 시기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명작이다.
4 각종 버전
- IBM VGA 버전
맨처음 출시된 버전이자 기준. VGA 전용에 MIDI부터 PC 스피커까지 각종 사운드 지원. MIDI 사운드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음성지원이 없다는 것만 빼고는[3] 최상의 버전이다. 동서게임채널을 통해 국내 출시됨. 국내 출시된 패키지가 매뉴얼등 각종 내용물이 충실해서 수집가에게 인기가 있는편.
- IBM EGA 버전
VGA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다운그레이드 버전. 그래픽이 아주 많이 다운그레이드되었다. 그덕에 허큘리스에서도 실행은 가능하지만 당시 허큘리스가 대세이던 국내에는 이런 버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도 않았다.
- 매킨토시 버전
그래픽은 VGA 버전과 동급. 사운드는 애드립보다는 나음.
- 아미가 버전
사운드가 애드립보다는 낫지만 그래픽이 많이 다운 그레이드되었다.
- 메가드라이브 CD 버전
모든 대사를 음성녹음한 버전. 영어더빙된 북미판과 일본어 더빙된 일본판이 존재. 영어 더빙은 시대를 생각하면 상당히 잘된편이고 일본어판은 타츠타 나오키 (헌트 역), 시마즈 사에코 (카린/아니스 역), 사토 마사하루, 카케가와 히로히코, 오오츠카 치카오, 고우리 다이스케, 미야우치 코헤이 등 제법 성우진이 화려하다.
단점은 몇군데 삭제된 것[4]과 메가드라이브의 성능 한계 때문에 그래픽이 다소 다운그레이드된 것.[5] 다른 버전은 모두 아케이드 장면을 스킵할 수 있지만 메가드라이브 버전은 명색이 게임기라고 못건너뛰고 무조건 해야한다. 여전히 재미 없다.
이상하게 여주 이름이 바뀌었다. 원래 이름은 카린인데 이 버전에서는 아니스로 나온다. (...)
- ↑ 주인공과 히로인 간의 섹스 장면도 묘사되고, 얼굴이 녹아내려 근육과 골격이 드러나는등 지금 기준에서도 다소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나온다.
- ↑ 나중에 성인용 등급으로 출시되기는 했지만 이미 몇년이나 지난 뒤라서 묻혔다. 이 게임이 정발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ESRB 출범 이전이였던 북미에서도 성인 등급 경고 달고 출시된 희귀한 게임이다.
- ↑ 음성지원이 있기는 한데 오프닝에서만 나오고 다해서 몇마디 되지도 않는다. 그것도 다이나믹스 어드벤처는 미디와 사블을 동시지원하지 않아서 음성을 들으려면 미디 음악은 포기해야된다. 훗날 해커들이 둘 다 지원하는 해킹 드라이버를 만들긴 했다.
- ↑ 다소 성인취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단지 취향만 살짝 있을뿐 잘라내야 할만큼 심한 내용은 없다. 그런데도 잘렸다.
- ↑ 이상하게 초록색이 심하게 도는 화면이 되었는데, 이게 2000년대 이후에 영화 매트릭스가 초록빛이 도는 사이버 스페이스 화면을 유행시키면서 뒤늦게 사이버펑크 필 지대로 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