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턴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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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탐험의 마지막을 앞두고...

1 개요

미국로켓

우주탐사의 새로운 역사를 쓴 발사체,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탐험을 함께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탈것

천재 로켓공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을 위시한 NASA에 의해, 아폴로 계획을 위해서 만들어지고 아폴로 계획에서만 사용될 예정이었던 미국의 초대형 우주발사체. 그러나 20호까지 계획됐던 아폴로 계획이 축소되어 17호에서 끝남에 따라, 남은 새턴 로켓들은 미국의 우주정거장 실험인 스카이랩 계획에서도 쓰였다. 그 이전에 사용된 아틀라스, 타이탄 로켓은 원래 군용 ICBM을 발사체로 전용했던 것과 달리 처음부터 우주발사체 전용으로 개발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출간된 서적 중에는 간혹 SATURN을 번역해버려서 토성 로켓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고유명사는 번역없이 그대로 사용해야한다. 가령 버거킹의 Whopper는 와퍼라고 부르지 엄청큰것이라고 번역하지않는다. 물론 요즘 나오는 책들은 안 하지만, 옛날 책을 보다가 "토성 로켓"이 나온다고 토성 탐사용 로켓이라고 이해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2 상세

여러 가지 모델이 계획되었으나 실제 사용된 것은 시험용인 새턴 I, 실용형인 새턴 IB와 새턴V 세 가지 모델뿐이다. 2단식 로켓인 새턴 IB는 아폴로 우주선을 지구 궤도로 보내는 데 사용되었으며, 아폴로 5호(무인), 아폴로 7호, 스카이랩 2호/3호/4호, 아폴로-소유즈 도킹 프로그램에 사용되었다.

3단식 로켓인 새턴V는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내는데 사용되었으며, 아폴로 4호/6호(무인), 아폴로 8호부터 17호까지, 그리고 스카이랩 우주 정거장의 발사에 사용되었다. 새턴V는 120톤의 페이로드를 지구 저궤도로 쏘아 올릴 수 있는데, 이 거대한 로켓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총 5개의 F-1 엔진으로 이루어진 1단의 출력은 무려 1억 6천만 마력으로, 총중량 3000톤의 거체를 발사 2분 40초 후 분리하기까지 2,700m/s까지 가속시키는 무지막지한 물건이다. 새턴V의 이러한 압도적인 출력과 수송력은 2016년 현재까지도 사상 최대의 출력원과 수송능력으로 남아있다.[2]

아폴로 및 스카이랩, 소유즈-아폴로 미션에 이르기까지 발사 실패가 전무하다. 로켓의 발사 성패는 엔진의 신뢰성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2단과 3단 또한 안정적이었으므로 실패가 없었겠지만, 1단에 쓰인 F-1 엔진은 그 괴물같은 추력과 규모를 감안하면 대단한 경지. 당대의 달 탐사 경쟁자였던 소련의 N-1 로켓은 형편없는 1단 구성 때문에 대기권도 못 뚫어보고 번번이 실패했다. 미국의 F-1 엔진만큼 신뢰도 높은 초대형 엔진을 구현하지 못한 소련은 보통의 엔진을 무려 30개나 다는 방법으로 1단을 만들었는데, 엔진이 많아질수록 거기에 이어지는 연료라인과 부품 구성은 복잡해지고, 그 난잡한 구성에 한곳만 문제가 생겨도 연쇄작용이 일어나... 4회의 발사 모두 5단 중 1단 분리도 못해봤다. 새턴 로켓이 파괴적인 출력으로 대기권을 벗어날 동안 N-1 로켓은 그냥 파.괴.

F-1 엔진이 워낙 잘 만든 엔진이라 이 엔진의 제조사인 프랫&휘트니 로켓다인은 NASA의 새로운 우주발사체인 SLS(Space Launch System)의 부스터에 입찰했다. 부스터 하면 보통 스페이스 셔틀에 적용된 고체부스터를 떠올리나 고체부스터는 한번 연소가 시작되면 끌 수가 없다. P&W는 이를 어필하면서 입찰한 것이다. 문제는 당시 NASA와 로켓다인은 심각한 데드라인에 직면해 있어서 관련 자료를 대충 만들고, 일일이 수작업과 예술에 가까운 용접으로 붙여 만든지라(!) 이런 초대형 액체로켓엔진에 대한 정확한 자료와 실무 경험이 없는 후대 직원들이 쩔쩔맸다고. 일례로, 이 F-1 엔진의 노즐 안쪽 깊은 곳에는 로켓연료와 액체산소를 연소실 안으로 분사해주는 수백 개의 인젝터 구멍이 나 있는데, 제작 당시 이 구멍들을 일일이 손수 뚫었다!

NASA의 우주센터에 보관돼있던 한 F-1 엔진의 인젝터에는, 작업자가 빗나간 위치에서 구멍을 뚫다가 잘못을 깨닫고 정위치에 다시 뚫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부품 하나하나 사람 손길이 많이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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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존되어 있던 예비 엔진들을 조심스럽게 분해해서 레이저 스캔을 떠 복제한 다음 발전된 재료공학과 유체해석 소프트웨어 등을 적용해서 F-1A[3]를 개량한 F-1B를 만들어 냈다. 내용을 다룬 칼럼 원문을 링크한다. 젊은 기술자들이 자신들의 두 배 나이에 해당되는, 깊이 잠든 기술이었던 이 F-1엔진을 21세기에 와서 되살리는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영어의 압박을 이겨내고서라도 볼 만한 글. 위에 나온 노즐 인젝터 사진과 함께, 60년대 제작 당시 수작업으로 여기저기 붙이고 갈아낸 엔진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도 보인다. [1] [2]


60년대에 설계된 F-1엔진의 연소실과 다공 외벽 노즐은 5600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그간 발달된 재료공학과 유체역학, 설계 기술 등을 적용한 F-1B의 동일 파츠 부품 수는 겨우 40여개(...) 부품이 많아질수록 에러가 날 확률도 커지는데 저 개수로 임무를 완수한 60년대 것이 어째 더 괴랄해보인다 당시에 엔진을 개발했던 방법이 만들어보고→측정해보고→원하는 스펙인가→다시 만들고 의 반복이었다고 한다. 현재 뭔가를 개발할 땐 실물을 만들어보기 전에 최대한 컴퓨터 가상 설계와 계산을 통해 개발비를 줄이려는 걸 생각해보면... 국책사업으로 1964년부터 73년까지 당시 금액으로 65억 달러를 들이부은 로켓의 위엄. 돈 얘기가 나왔으니 여담으로, 제작과 발사과정을 포함한 1969년도의 새턴V 로켓 한 대의 당시 비용이 1억 8천 5백만 달러, 60년대 금액이라 감이 잘 오지 않으니, 물가상승률을 대입해서 2015년 기준으로 금액을 환산해보면 미화 11억 9천만 달러라고 한다. 우리한테 감이 더 잘 오는 단위로 바꿔보면, 1,100원 환율 기준으로 우리 돈 1조 3천여억 원.(...) 나로호가 한 대 제작해서 쏘는데 2천여억 원 가량 들었다고 하니... 우리도 나로호를 헥사코어로 만들면!? 참고로 저건 한 기 발사비용이고, 전체 프로젝트의 비용은 당시에 64억 달러, 현재 41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45조 원에 달한다...

다만, SLS의 개발순서에 약간의 변동이 일어나면서, F-1B 엔진을 이용한 Pryos 부스터가 SLS에 채용될지 여부는 당장 알 수 없게 되었다. NASA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SLS 블록2부터는 고체부스터가 아닌 액체부스터를 이용할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프랫휘트니의 F-1B를 이용할지 아니면 블루오리진의 액체메탄 엔진을 이용할지는 미지수.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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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턴V의 통제 컴퓨터(LVDC)는 이 당시에 막 보편화되기 시작한 집적회로를 대량으로 사용한 최초의 임베디드 컴퓨터 중 하나다. 1961년에 채용된 ICBM 미니트맨이 트랜지스터를 그대로 때려박고 2층짜리 회로기판을 손으로 그린 원시적인 설계를 한 반면, 고작 6년 뒤에 발사 성공을 견인한 LVDC는 트랜지스터 4개로 이루어진 집적회로를 12층 PCB에 박아 거의 수십배에 달하는 집적도 향상을 이루어냈다.
  1. 1단은 보잉, 2단은 노스 어메리칸, 3단은 더글러스가 제작했다. 지금은 모두 보잉에 합병되었다.
  2. 구 소련이 에네르기아 발사체를 개량한 불칸 발사체로 이 기록을 깨려고 했지만 소련이 망하면서 없던 일이 되었다.
  3. 새턴V에 적용된 F-1을 개량한 버전으로, 제안되었으나 사용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