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멀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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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mal grease.

오버클러커들의 원수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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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CPU의 표면에 일반적인 서멀 구리스를 짜는 모습.

높은 열전도율을 가진 유체 물질. 주로 CPU같은 열원과 쿨러의 방열판(히트싱크) 사이에 발라 공기층을 제거하거나 빈틈을 채움으로써 열이 잘 전도되도록 돕는다.

발음상으로 서멀 '그리스'[1]이지만 일본어 영향으로 '구리스'로 많이 불러 명칭이 서멀 '구리스'로 굳어졌다. 이 명칭 이외에도 '서멀 컴파운드(Thermal compound)', '방열 첨가제', 'HTP(Heat Transfer Paste: 열 전달 반죽)',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라고도 불린다.

2 필요성

이론상으로 아주 매끈한 방열판과 아주 매끈한 CPU 코어 부분이 100% 밀착(=용접)되면 제일 높은 열전도성을 보인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에 둘의 표면이 매끈해도 실제로는 양쪽 표면 모두 완벽히 매끈하지는 않아 접합면의 어딘가는 닿아있고 어딘가는 떨어져 있다. 또한 히트스프레더의 형상이나 쿨러 조립 중 생기는 공차 등으로 인해 틈새가 아주 미세하게나마 벌어질 수 있다. 그 틈새에 들어찬 공기는 매우 훌륭한 단열재이기 때문에 0.1 mm라도 틈이 있으면 열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서멀 그리스는 이러한 빈틈을 채워줘 열 전도가 효과적으로 일어나게 해준다. 보통 공기의 열전도율은 0.025 W/mK 인데 비해 서멀 그리스의 열전도율 제품에 따라 1.2 ~ 9 W/mK 으로 열전도율이 최대 공기의 300배이고, 싸구려 서멀 그리스조차도 공기의 50배는 된다. 단, 서멀 그리스를 바르면 틈이 조금 더 벌어지게 된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서멀 그리스가 없으면 금속끼리 맞닿는 부분도 약간이나마 생긴다.

요즘 출시되는 CPU, 그래픽 카드집적회로가 있는 제품은 코어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클럭 상한선을 낮춰 회로를 보호하는 스로틀링이 일어나는데, 이는 처리하는 작업량을 줄여 컴퓨터 속도가 느려진다. 서멀 구리스를 바르는 것은 부품의 온도를 내리는 데 도움을 줘 스로틀링 현상을 막아 컴퓨터의 속도가 빨라지는 체감을 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서멀 구리스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고 하지만, 그건 CPU 사용율이 0~5%일 때 가능하고, 게임 같은 걸 돌리면 CPU의 온도가 순식간에 100ºC 넘게 치솟아 컴퓨터가 매우 느려지거나 심한 경우 부품이 사망한다. 역대 인텔 CPU중 발열이 가장 심하다는 펜티엄4 프레스캇 시리즈의 경우 서멀 없이는 바이오스 진입조차 불가하다.

386, 486 CPU 시절에는 발열이 심한 편이 아니라서 쿨러가 없었다. 그러나 486 이후로는 쿨러를 꼭 사용해야 할 만큼 발열이 심해졌기에 쿨러가 반드시 붙는다. 물론 쿨러를 쓰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용 아톰 CPU급이 아닌 이상 발열로 인해 작동 클럭이 바닥을 기고 급격하게 성능이 하락한다. (이런 써멀쓰로틀링은 인텔은 펜티엄4부터, AMD는 애슬론XP에 VIA KT333칩셋부터 지원한다.[2] 써멀쓰로틀링도 히트스프레더도 없는 제품을 쿨러없이 그냥 쓰면 태워먹는다. 진짜로, 애슬론XP의 써멀쓰로틀링을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없던 시절 탐스하드웨어에서 했던 비교실험(퀘이크를 돌리던 중에 쿨러를 떼버리자 펜티엄4는 느려지다가 멈추었는데, 애슬론XP는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은 나름 유명하다.) 또한 엄청난 CPU 방열판 및 본체 쿨링을 갖춰야 하므로 정말로 쿨러를 달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삽질이다. 그래서 출시되는 CPU의 기본 방열판에는 서멀 구리스가 기본적으로 발라져있다.

3 사용법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컴퓨터를 구입한 지 2~3년 지나면 들어간 용제가 증발해서 서멀 그리스가 굳고, 열전도율이 떨어진다. 가루도 날려서 컴퓨터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발라주어야 한다.

서멀 그리스를 바를 때 골고루 펴 바르면 공기방울이 생겨 냉각 효율이 떨어지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바르는 방법에는X자 모양으로 바르기, 가운데에 똥처럼 짜기, 당구장 모양(※)으로 짜기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서멀 그리스의 점성에 따라 효율적인 모양이 있다. 묽은 종류의 서멀 그리스는 X자 모양으로 바르는게 좋고 점성이 높은 종류의 서멀 그리스는 가운데에 똥처럼 바르는게 좋다. 두껍게 바르는 방법은 초기에는 문제가 없으나 시간이 지나면 열 전도율이 떨어지므로 적당량을 발라주는게 좋다.[3]또한 인텔 CPU의 히트스프레더는 가운데가 미세하게 오목한 경향이 있으니 적당량의 기준을 잘 생각해야 된다. 잘못하면 자신은 적당히 발랐다고 생각했는데 쿨러 떼보면 제대로 묻어있지도 않는 경우도 생긴다.

잘못 바르거나 실수로 묻어난 서멀 그리스는 휴지같은거로 그냥 닦으면 잘 안 닦이는데, 무색 네일 리무버(아세톤)을 면봉에 묻혀 닦으면 잘 닦인다. 아세톤이 없다면 의료용 알코올을 발라 닦아도 상당히 잘 지워진다. 그리고 넓은 면적을 닦을때는 휴지나 면봉보다 순면으로 된 여성용 화장솜에 아세톤이나 알콜을 묻혀 닦으면 매우 편하다.

요즘엔 CPU를 구매시 점성이 강한 서멀 그리스가 동봉된 쿨러에 발라져 나오므로 일반적인 운영 환경에서는 한 번 장착했으면 굳이 다시 발라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붙어있던 쿨러를 떼었다 다시 붙이는 경우, 또는 오버클럭을 하기 위해 쿨러를 교체하려 한다면 다시 발라야 한다. 그리고 조립 컴퓨터를 구매했을 때도 다시 발라주는 것이 좋다. 써멀 구리스의 품질을 알 수 없거니와 양을 너무 적게해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컴퓨터 청소 할 때마다 다시 발라주는 것이다. AMD CPU들은 서멀 그리스가 굳어버려서 쿨러를 분리할 때 CPU도 같이 뽑혀 올라오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많다. 이는 소켓에 단단히 고정되어있던 CPU가 강제로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소켓과 CPU에 무리가 가고, 잘못하면 핀이 부러져 CPU와 보드 둘 다 못 쓰게 되는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이처럼 방열판에 CPU가 붙어서 안 떨어지면 방열판을 살짝씩 비틀어주며 당기면 쉽게 분리된다. 이 방법조차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드라이기로 살짝 달궈준 후에 떼어내면 잘 떼진다. 그래서 산업용이나 군사용 장비는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내열성이 훨씬 더 좋은 비휘발성 용제를 사용한 제품을 이용한다.

4 주의 사항

'리퀴드 프로'나 '리퀴드 울트라'같은 액체성 서멀 그리스들은 높은 확율로 갈륨이 섞여있기 때문에 바를 때 조심해야 된다. 전기 전도성이 있기 때문에 실수로 기판 위에 떨어트리거나 너무 많이 발라서 넘칠 경우 다른 곳으로 새어 들어가 쇼트(합선)내서 기판을 고장내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갈륨의 특성중 하나인 '갈륨 침투'가 일어나 알루미늄이 부식된 것 처럼 될 수 있으니 히트 스프레더와 쿨러의 접촉면이 알루미늄인 경우 특히 주의를 요한다.

한팩에 1000원도 안하는 흰색의 초저가 서멀 그리스는 간혹 가다 매우 드물게 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서멀 그리스를 썼을때 재수가 없으면 섞여있던 물이 새어 나와 CPU메인보드를 조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이것이 걱정된다면 사랑하는 PC를 위해서 은색의 고급 서멀 구리스를 발라줘서 열 전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챙기자.

5 기타

사실 PC용 서멀 구리스는 비싼 제품이라도, 제품 자체의 가성비는 좋은 편이 못 된다. PC를 직접 조립하는 유저들이 아니면 쓸일이 거의 없는 소량 유통제품의 한계. 때문에 공업용 제품을 잘 쓰면 상당한 가성비를 볼 수도 있다. 다만 공업용은 원래 용도가 조금 달라서 특유의 단점이 있으니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써야 그 장점을 최대한 써먹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처참한 서멀 구리스도 있으니 잘 골라야 한다. 잘못 고르면 안 바르니만 못한 열 전도율을 보여 구매자의 혈압을 올리는데 한몫 단단히 한다. 서멀 구리스만 잘 골라도 온도가 10도 가까이 내려간다.

써멀 구리스와는 반대 개념으로, 쿨러와 CPU표면을 서로 딱 들어맞도록 가공해서 열전달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접촉만 제대로 보장하면 물파스, 연고, 치즈, 마요네즈 등 별의 별 상식밖의 물질을 발라도 온도 문제는 의외로 크지 않다. 그 중에 가장 큰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무좀약과 핸드크림. 다만,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방안에 마요네즈 냄새가 퍼질수도 있다(...)[4]

인텔사의 아이비브릿지, 하스웰 CPU는 코어와 히트스프레더 사이가 납땜되어있는 대신 서멀그리스로 채워져 있어 전력 소모는 낮아졌음에도 온도가 낮아지지는 않았다. 이에 어떤 사람들은 오버클럭시 발열을 잡기 위해 뚜껑을 따서 서멀을 바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코어 대차게 말아먹고(...) 피눈물 흘리는 유저도 있는 모양.

후시딘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6 관련 문서

  1. 나라이름 그리스랑은 다르다. 나라 이름은 Greece, 윤활유는 grease.
  2. 초창기엔 AMD의 시장지배력이 약하다 보니 메인보드 회사들이 생깠다. 저때는 다른회사도 아닌 ASUS가 인텔의 보복이 무서워서 AMD 지원보드를 무지박스에 담아 팔던 사건이 불과 얼마전이기도 하던 시절이니 AMD 보드 지원이 좋을 수가 없었다.
  3. 애초에 서멀 그리스는 열전도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바르는 것인데 두껍게 발라봤자 좋을거 하나도 없다.
  4. 진지빨자면 하지않는게 좋다. 물파스의 경우 그 특성상 기화가 쉽게 일어나서 바른 직후에 한해서 효과있는 것 뿐이다. 당장 풀로드 1~2시간만 돌아가도 물파스 연고 등의 물질들이 초기의 상태를 유지한다고 보기 힘들다. 풀로드시 CPU의 높은 온도 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종료된 후 상온에서도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굳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지속적인 데미지를 주던가, 성분이 날아가서 누드 서멀구리스가 되던가 둘중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