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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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지도 중인 서향순

대한민국 여자 양궁 신궁 계보
김진호서향순김수녕조윤정김경욱윤미진박성현기보배장혜진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
1980 모스크바1984 LA1988 서울
Keto Losaberidze서향순김수녕

1 개요

대한민국의 여자 양궁 선수. 신궁 계보의 계승자이자, 대한민국 역사상 첫 올림픽 여자 금메달리스트이며, 양궁 첫 금메달리스트. 별명은 꽃돼지, 신데렐라. 그녀에 대한 이영미 기자의 기사

1967년 7월 8일생으로 광주 출생이다.

2 선수 경력

동명여중 1학년 때 체격이 크다는 이유로 활을 잡게 된 서향순은 중학교 2학년 때 실력 부족을 이유로 양궁부에서 나왔지만, 당시 자신을 지도하던 교생 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다시 양궁부에 들어가 대회를 석권하기 시작했다. 광주여고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고 1때 처음 대표로 뽑혔지만, 처음 대표 생활에서 그야말로 엉망인 실력을 보여주면서 선수촌을 떠나게 되었다.

사실 실력의 기복이 있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서향순은 비록 양궁부에 들어갔지만, 정식으로 양궁에 입문하지 않았다. 정식 코치에게서 지도를 받은 것은 지방 순회 코치에게 4개월, 대표로 뽑혀서 4개월 교육받은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막상 최고 선수들만 모아 놓은 자리에서는 한계를 보였던 것. 좌절하고 거의 양궁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던 서향순은 광주시의 추천으로 고 3 때 다시 대표 선발전에 지원했다. 원래는 대회 출전 경력이 없어 참가가 안 되는 것인데, 시의 추천이 있어 참가하게 된 것이라고. 그리고 여기서 2등을 차지하면서 1984 LA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서향순 본인의 회고로는 만일 자신이 3등이었다면, 1년 넘게 별다른 대회에 나가지 않은 자신은 뽑아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2등이었기 때문에 배재할 수 없었다고.[1]

당연히 올림픽이 생애 첫 국제 대회였는데.... 여기서 대형 사고를 친다. 생애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 이 당시 경기 방식은 30M, 50M, 60M, 70M에서 활을 두 번씩, 총 288개를 쏴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것이었는데, 첫 라운드에서는 3위를 기록했지만, 두 번째 라운드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면서 역전, 최종 합계에서도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해 버렸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김진호를 3등으로 밀어낸 결과. 우승하면서 부모님과의 통화에서 단팥죽이 먹고 싶다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고3의 나이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대학 자체도 원하는 곳을 골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엘리트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한 타입이 아니라서 활 쏘는 자세가 당시에도 특이했다고 한다. 당시 규정으로 2분 30초 동안에 3발을 쏴야 하는 것인데, 서향순은 1분 30초 동안은 가만히 땅을 보다가 마지막 1분에 세 발을 몰아서 쏘는 특이한 루틴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표 선수가 되면서 정식으로 양궁을 배워 많은 부분을 교정하고, 탄탄한 체격인 170cm에 70kg의 체중을 가지고 힘으로 승부하는 타입으로 성장한 그녀였지만, 보는 사람을 피말리게 하는 이 루틴만은 끝내 고치지 못했다고 한다.

얼떨결에 우승한 탓인지, 애당초 탄탄한 기초부터 양궁을 시작한 케이스가 아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 뒤의 경력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이화여자대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계속하지만, 그 뒤 양궁 국제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은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것이 전부다. 서향순에게 밀려 LA 올림픽 금메달을 놓친 김진호는 참고로 이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다.[2] 결국 양궁에 대한 흥미를 잃고,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1986 서울 아시안 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박경호와 결혼해 완전히 현역에서 은퇴했다.

3 은퇴 후

한 때, 충주시에서 햄버거 장사도 하는 등, 선수 은퇴 후에는 양궁과 완전히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가, 조선대학교에서 학위를 받고, 남편과 함께 온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국에서 양궁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딸인 박성민은 골프 유망주였다고 은퇴 후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고, 아들은 야구 선수, 막내 딸은 골프 선수다.

김진호김수녕이 그랬던 것처럼, 서향순도 광주에 자신을 기려 만든 서향순 양궁장이 있다. 염주체육관 바로 옆에 있다. 그리고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위해 짚봉산 인근에 만들어지는 양궁 경기장에는 채연 닮은 후배 기보배의 이름과 같이 쓰인 서향순·기보배 양궁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 확실히 서향순은 여러모로 시운이 좋았는데, 이때 당시까지는 그래도 추천 선수라는 이름으로 대회 출전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80년대 후반 양궁협회가 개혁을 추진하면서 아예 추천으로 대회 출전하는 것을 원천봉쇄해 버렸기 때문이다.
  2.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의 양궁은 거리별로 메달을 다 줬다. 지금도 그러면 한국이 종합 1위도 바라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