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니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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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부침개

Schnitzel. 오스트리아식 송아지 고기 커틀릿.

한국에는 오스트리아식 돈가스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웃한 독일에서는 거의 자국의 요리급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오스트리아나 독일이나 국경은 나뉘었지만 동일 문화권에 가깝다. 1806년 까지는 오스트리아가 곧 독일의 중심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오스트리아나 이와 인접한 독일 바이에른 등지를 여행하고 온 사람의 경험담에서나 들을 수 있는[1] 요리였지만, TV나 인터넷 뉴스, 여행 블로그 등 각종 매체에 소개되며 현재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인 요리이다.[2] 송아지 고기 외에도 돼지고기닭고기 등을 사용한 슈니첼이 있으며,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한 독일에서는 돼지고기 슈니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조리법에서 돈가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빵가루를 입힌 고기를 식용유에 튀기지 않고 철판 등에 부침개처럼 부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가스 특유의 바삭한 튀김옷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군대에서나오는 돈까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실제 음식점에서 시켜보면, 왕돈가스인데 빵가루가 좀 얇게 묻혀진 모양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슈니첼은 돈가스보다는 짜고 기름진 편이며, 고기를 펴서 만드는 왕돈가스에 비해서도 두께가 얇다. 사용되는 고기는 2~300g 선이지만, 망치로 두들겨서 무진장 크게 만드는데다가 튀김옷이 있기 때문에 혼자 하나를 다 먹긴 힘들다. 물론 이것도 음식점마다 조금씩 다르며,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명 맛집에서는 얇고 바삭한 껍질에 제법 두툼하고 담백한 고기가 들어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전통 슈니첼과는 많이 다른 형태다.

오리지널 메뉴인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은 돼지고기가 아닌 송아지 고기를 사용한다. 빈식 슈니첼(Schnitzel Wiener Art)은 돼지고기로 만들며 오리지널은 아니다. 비너 슈니첼은 주로 삶은 감자, 감자튀김, 감자 샐러드 등을 곁들여서 먹는다. 비너 슈니첼에는 소스를 따로 뿌리지 않고 레몬즙을 뿌려 크랜베리잼 (Preiselbeeren)을 곁들여 먹는 게 정석이다. 독일에서 크렌베리잼 없이 소스를 부어 먹는 걸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비웃는다. 뮌헨에서는 일반적으로 안 나오는 데가 드문 것은 함정.

독일에서는 소스가 없는 비너 슈니첼보다 자국의 전통 소스를 첨가한 예거슈니첼(Jägerschnitzel), 치고이너슈니첼(Zigeunerschnitzel)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특별 메뉴인 함부르거 슈니첼(Hamburger Schnitzel) 및 홀슈타이너 슈니첼(Holsteiner Schnitzel)의 경우 첨가 소스가 없는 대신 계란 프라이 2개를 얹어 준다. 베를리너 슈니첼(Berliner Schnitzel)은 기본 재료가 특이하게도 암소 젖통살인데, 한국에서 매우 생소한 부위를 재료로 쓰는 덕분에 국내에서는 해먹으려야 해먹기 힘든 음식이 되어버렸다[3]. 독일 위키의 분류에서는 본래의 재료가 다른 예거슈니첼(일반 슈니첼에 버섯 소스만 곁들인 것이 아닌 Jagdwurst를 커틀릿한 것)이나 베를리너 슈니첼을 진정한 슈니첼(Echter Schnitzel)이 아닌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변종으로 프랑스 요리인 코르동 블뢰(Cordon Bleu)를 슈니첼 스타일로 납작하게 만들어 부쳐 먹는 슈니첼 코르동 블뢰(Schnitzel Cordon Bleu)가 있는데, 독일에서는 그냥 코르동 블뢰로 부르는 게 일반적이며, 쉰켄햄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우리나라의 치즈 돈가스와 다를 게 없다.

호주에서는 슈니첼에 모차렐라 치즈와 여러 가지 토핑을 얹고 다시 한번 오븐에서 구워내는 파르마(Parma)를 펍 메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원래는 팬에서 구워낸 얇은 고기 위에 토핑을 얹는 이탈리아 요리 파르미자나(Parmigiana)에서 온 것인데 호주에서는 두툼한 슈니첼에 토핑을 얹는 방식으로 변형되었다. 호주에 가면 옷 치수가 9XL까지 있는 이유가 있다. 멜버른의 미시즈 파르마스(Mrs. Parmas)와 같은 파르마 전문점에 가면 닭고기, 송아지고기, 가지(채식주의자용) 슈니첼 중에 선택할 수 있고 토핑도 오리지널부터 시작해서 마게리타, 케이준, 멕시칸, 페페로니 등등 범위가 피자 수준으로 넓다. 호주 빅토리아 주의 지역 생맥주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으므로 멜버른 여행 가실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이세계 선술집 노부에도 언급되는데, 브란타노 남작이 주문한다. 시노부는 샌드위치 종류를 대접했는데, 슈니첼에 대응하는 카츠 샌드를 내놓은 덕에 남작은 만족하고 떠난다.
  1. "내가 유럽 여행을 다녀왔는데, 돈가스를 팔더라."
  2. 다만 예전에 방송했던 스펀지 돈까스 로드편에서 시청자가 슈니첼이 독일 음식이라고 하자 방송에서 오스트라아 음식이라고 못 박는 장면이 있었다.시정자가 틀려야 재밌으니까
  3. 아주 없지는 않은데, 평안도 음식점에서 어복쟁반을 주문하면 일부 재료로 나오기는 한다. 베를린 음식을 맛보기 위해 평안도 음식점 식재료 공급선을 파헤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