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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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ange[1], the Spice of Spice.

He who controls the spice controls the universe.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

Spice must flow.

스파이스는 흘러야 한다.

프랭크 허버트SF 소설 듄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공의 물질.[2]
18세기 유럽에서 향신료를 인도에서 구해오던 때에 나온 "향신료를 가진 자가 유럽을 지배한다."라는 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18세기에 유럽은 향신료가 많이 필요했었지만, 인도와 유럽 사이의 거리가 멀어 공급량이 후달렸기 때문에 매우 귀한 물건이었으며 듄의 스파이스 역시 그 이상으로 귀중한 물질이다.

정식 명칭은 '멜란지(Melange)'. 아라키스 행성의 사막에서만 나는 특수한 물질로, 주황색의 가루 같은 형태에 약간 푸른빛과 은빛이 감돈다. [3] 듄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며 이쪽 세계의 우주에서 가장 귀한 것 중 하나로, 초암공사의 손에 전 우주로 유통되고 있다. 듄 시리즈의 캐치프라이즈인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 역시 이 스파이스를 두고 하는 말. 아라키스 자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불모의 사막행성이나 순전히 이 스파이스가 생산되는 행성이기 때문에 아트레이드, 하코넨을 필두로 하여 수많은 세력들이 아라키스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격 자체가 워낙에 비싼데 1부 당시 기준으로 1데카그램(10그램)당 62만 솔라리에 달했다. 여기서 60만 솔라리 정도면 제국 수도행성의 노른자위 땅에 별장을 지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

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실은 모래벌레들의 번식 사이클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모래벌레가 샤이 훌루드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모래벌레를 메이커(Maker)라고 부른다. 메이커가 스파이스를 생산하기 때문에 모래벌레가 아무리 문제를 일으켜도 처치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4]

레이디 제시카는 스파이스의 맛을 "계피 맛이 난다" 고 표현했으나 아트레이드의 의사 웰링턴 유에는 "전부 똑같은 맛이 나지는 않는다"[5]라고 말한 것을 볼 때 개인차가 좀 있는 듯 하다. 일단은 약품이지만 작중에서는 커피에 스파이스를 타 먹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스파이스 맥주, 스파이스 용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되는 등 기호품으로써의 성격도 짙다.

멜란지가 지닌 가장 유명한 효과는 사람의 노화를 막고 수명을 최대 수백년 단위로 연장시켜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작중 우주에서는 황가와 귀족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느정도 여유있는 중산층 정도만 되어도 아주 묽게 희석한 멜란지를 조금씩 먹는 것이 기본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멜란지를 일정량 이상을 섭취할 경우 일종의 예지능력을 개화시키는 효과가 있다.[6] 이 예지력이 듄 세계관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후 듄의 세계에선 모든 '인간의 생각을 흉내낸 기계(Thinking Machine)', 즉 컴퓨터로봇의 사용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듄의 세계에서는 우주여행, 특히 초광속 항행시에는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해 안전한 항로를 잡을 필요가 있으며,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길드는 항해사라 불리는 예지능력자들을 사용한다. 스파이스를 대량으로 섭취하게 하여 예지능력을 개화시킨 항해사들은 안전한 항로를 예지능력으로 간파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길드는 초광속여행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길드가 우주 최강세력으로 등장하고 우주최대의 기업인 초암공사의 최대주주로 등장한 것은 알고보면 이 스파이스 멜란지와 버틀레리안 지하드의 영향이 지대하다 할 것이다.

일정량 이상의 스파이스를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중독 증상[7]이 나타나게 된다. 몸무게 70Kg 이상의 건장한 사람이 스파이스를 하루 2그램 이상을 먹게 되면 보다 심한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키스의 사막에 사는 민족인 프레멘들은 24시간 스파이스를 접하다 보니 모두 본의 아니게 스파이스 중독 상태이다.

길드 항법사들의 경우 스파이스를 다량 복용한다기 보다는 아예 고농도 스파이스 가스 속에서 생활하다시피 하고 있다. 길드 항법사들은 지속적으로 과량의 스파이스를 섭취하는 데다가 생활 환경이 거의 무중력 상태이다보니 돌연변이가 심해서 대부분 인간을 벗어난 생김새가 되고 있다. 데이빗 린치 영화판을 보면 거의 반쯤은 메이커들과 동일하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정도.

폴 아트레이드의 아들인 황제 레토 2세는 아라키스를 테라포밍하여 물이 풍부한 행성으로 만들어 샤이 훌루드를 멸절시키면서 스파이스의 공급을 완벽하게 차단했고, 그 뒤로 비축한 스파이스를 쥐꼬리만큼 중요 단체에 배급하는 방식으로 독재 권력의 기반을 다졌다. 때문에 베네 틀레이락스가 스파이스를 대체할 인공 스파이스 개발을 하지만 결과물은 대부분 영 신통찮다. 이 인공 스파이스는 5부에 들어서야 완성된다.

웨스트우드의 게임 듄 2에서는 귀한 물건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자원으로 분류된다. 하베스터로 긁어모아서 기지로 가져오면 돈이 된다. 이후 C&C 시리즈에 영향을 미친 부분.

스포어에서의 스파이스라는 자원도 이것이 모티브. 하지만 스포어는 원작과 달리 색색깔이라 용도와 색상을 구별하기 쉽다.

Anno 1404에서는 향신료라는 자원이 나오는데 이것을 일정량 이상 거래할경우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 라는 업적을 얻게 된다. 향신료를 영어로 말하면 스파이스이므로 일종의 말장난이다.

길드 항법사를 통해 보여준 "예지력을 통해 우주에서 항로를 찾는 초능력자"라는 개념은 이후 Warhammer 40,000의 내비게이터(Navigator)를 통해 오마쥬된다.

여담으로 영화가 국내에서 '사구' 라는 이름으로 나왔을 때에는 '생명수' 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었다. 효능으로 따지면 뭐 일부는 맞는 말이지만..
  1. 엠퍼러 : 배틀 포 듄에선 멜랑게라고 잘못 표기되어 있다.
  2. 일단은 약물이지만 기호품처럼 일상적으로 섭취하기도 하는 등 조금 애매하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3. 사실 초기에 허버트는 스파이스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설정을 안 해놓아서 외양 묘사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전에 써놓은 '길드 항법사가 오렌지색 가스 안에서 헤엄친다'는 구절을 읽고는 주황색 가루로 정했다고 한다.
  4. 사실은 모래벌레인 메이커들이 식물을 대신하여 산소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메이커는 스파이스뿐만 아니라 테라포밍에 필수 조건인 산소 생산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도트 카인즈가 외부행성으로부터 물을 수입하면 쉽게 메이커들을 죽일 수 있었지만 차마 없앨 생각을 못했다.
  5. 이 때 그는 스파이스 멜란지를 인생에 비유했다. 똑같은 맛이 나는 것이 없으며,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없다고. 결국엔 베네 틀레이락스가 인공 합성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 발언이 있은 후 수천년 후의 일이니 넘어가주자
  6. 단, 이쪽은 개인의 재능의 영향을 크게 받는듯 하다. 엘리아 아트레이드는 오히려 가지고 있던 예지능력을 스파이스 과다 섭취로 잃어버렸다.
  7. 눈, 그러니까 눈동자는 물론 흰자까지 모조리 새파랗게 변한다. 이렇게 파랗게 변한 눈은 Eyes of Ibad라 한다. 이렇게 한 번 스파이스에 중독된 사람이 스파이스의 섭취를 중단하면 심한 금단증세를 보이게 되며 곧 사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