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귀

1 개요

屍鬼(Shiki)

오노 후유미의 소설. 1998년 신쵸샤에서 단행본 상·하로, 2002년 일본 신쵸분코에서 문고본(총 5권)으로 발행되었다. 제 52회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 장편부문 후보작. 대한민국에서는 들녘출판사에서 소설을, 학산문화사에서 소설과 만화를 정발했다.

1999년 들녁 출판사에서 한국어판이 발행되어 꽤나 호평받은 작품.(지금은 절판되었다) 사실 들녁 출판사에서 발행된 시귀는 여러모로 편집된 것이다.(원래 일본에서 총 5권으로 발행된 걸 들녁 출판사에서 편집해서 3권으로 내놓은 것이다) 학산문화사의 북홀릭에서 시귀 완역판을 2012년 7월 5일에 출간 및 발행하였다.

2008년에 《봉신연의》의 작가 후지사키 류가 이 소설을 코믹스화해서 다시 유명해졌다. 일본에서는 점프스퀘어, 한국에서는 학산문화사에서 단행본을 발행했다. 애니메이션은 2010년 7월 8일부터 후지 TV의 노이타미나로 총 22화, 2쿨 분량[1]으로 방영되어 2010년 12월 31일에 완결. 벅틱이 1쿨 오프닝과 2쿨 엔딩을 불렀다.

이후 DVD/블루레이로 20.5화와 21.5화의 에피소드가 추가되어 있어 실제로는 24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 위치

  1. 소토바 (마을) - 대략 인구 1300여 명의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한 면의 국도와 북산의 샛길 이외엔 육로가 없는 전형적인 깡촌 중의 깡촌. 구 명칭이 소토바 마을이고 현재 명칭이 소토바지만, 노인이나 토착민이 많은 특성상 6개의 구 명칭(카미소토바, 나카소토바, 시모소토바, 소토바, 몬젠, 미즈구치)으로 나뉘어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사건의 주요 배경.
  2. 야마이리 - 현재 2가구에 3명만 살고 있고 수도도 없이 우물의 펌프를 쓰는 소토바 마을 내의 더 외진 곳. 본래 임지로 가는 길목으로써 이곳을 중심으로 목재업이 발달되었으나 점차 사양세에 이르면서 작품 초반의 모습으로 남게 된다.
  3. 미조베 초 (町 마을) - 소토바에 인접한 도심지. 국도가 지나가면서 개발된 지역으로 소토바에서도 도회에 나간다고 하면 미조베 초를 뜻한다. 원래 이 국도를 포함한 개발지역은 소토바 지역으로 잡혀 있었으나 외지인의 돈으로 벌어먹기 싫다는 소토바 마을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미조베 초로 옮겨진 것. 이것은 소토바 주민들의 배타적 성향에 대한 단적인 예로 사용된다.

3 캐릭터

작품의 특성상 특별히 시귀/前 등장인물, 시귀/後 등장인물로 분류.

4 캐릭터 설정

1. 인간 - 햇빛을 볼 수 있고 심장박동, 맥박이 있는 인간이며 죽으면 그냥 썩거나 시귀가 된다. 지속적인 적당량의 흡혈로 불로의 상태가 될 수 있는 듯하다(키리시키 세이지로).

2. 시귀(屍鬼) - 시귀(시귀)

3. 늑대인간(人狼) - 인간이 죽지 않고 그냥 변하는 낮은 확률로 만들어지는 시귀의 아종. 매우 희귀해서 타츠미 또한 그가 살면서 본 늑대인간은 단 넷뿐이라고 한다. 작중에 등장하는 것 또한 넷이지만 마지막 하나는 타츠미가 보지 못한다.
시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귀는 완전히 죽고 나서 며칠 뒤에 소생하나 늑대인간은 죽음의 직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체온과 맥박이 존재하며 결정적으로 낮에도 돌아다닐 수 있다.
신체능력 자체는 평범한 인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귀와는 달리,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인간의 배 이상이 되고 완력이나 각력도 몇 배로 증가한다.
유우키 나츠노와의 대면에서 빡친 타츠미는 무쇠로 된 컵을 악력으로 찌그러뜨리고 나무 탁자를 짓밟아서 박살 냈으며 한 손으로 나츠노의 목을 잡고 들어올린다. 배에 식칼이 꽂히거나 저격총 난사에 맞아도 몇 분 있으면 멀쩡하다. 흠좀무.
피를 마시지 않으면 굶어 죽으며 액체가 아닌 것을 견디지도 못하는 시귀와는 달리 음식을 먹음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흡혈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초인적인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다.
시귀의 특성인 불로, 빠른 신체재생능력은 동일하나 역시나 불사는 아니다. 여러모로 보나 시귀보다 우월한 존재이며 세이신도 그런 늑대인간들이 왜 시귀들을 섬기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2] (아마도 늑대인간은 쪽수가 압도적으로 딸리기 때문에 신체능력이 시귀에 비해 조금 우수해봤자 별로 소용없을 것이다. 더불어 대부분의 인간들 역시 늑대인간을 똑같이 피를 빨아먹는 괴물 취급할 뿐이다.)

단, 원작 소설에서는 조금 다르다. 감각이 예리한 건 같고 피를 마시는 편이 효율이 좋다는 말은 있지만, 괴력을 보이는 모습은 없다. 숫자도 30에 하나 정도라고 언급될 뿐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마을에 와서 늘어났다는 말은 있다.

5 정복과정

이하는 어디까지나 '스나코'가

전체적 과정
거점 탐색 - 침투할 마을의 배경을 조사하여 찾아냄
침투할 마을(대부분 깡시골 중의 깡시골)에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저택을 옮겨 옴
이웃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초대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 형성[3]
마을의 관공서를 정복하여 공무원(경찰, 동사무소 직원)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외부에 이 마을의 사망자 수를 왜곡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결국 시귀의 숫자가 인간보다 많아지게 되어 그곳은 시귀의 왕국이 되어버림
상징적 상호 작용 과정
흡혈로 암시를 건다.[4]
3~4회의 주기적 흡혈로 1명의 인간은 사망에 이르고 매장을 한다.
매장된 시체를 적당한 곳에 보관해 시귀가 되는지 관찰
깨어나게 된 시귀는 카네마사로 편입시킴

6 평가

한 작은 시골마을이 인간의 피를 탐하는 시귀들의 습격을 받고 그에 대응하는 모습을 통해 집단의 폭력성, 집단에 희생당하는 개인들의 슬픔, 다양한 인간 군상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고찰한 동양적인 호러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인 구성 자체는 스티븐 킹살렘스 롯[5] 오마쥬로 이는 작가도 공인했다. 하지만 그걸 모르고 원작을 봤다가 살렘스 롯을 베꼈다고 호러영화 전문 사이트와 동호회에서 버럭거리는 반응이 제법 보인다. 하지만 작가가 오마쥬로 공인했고 틀은 비슷하나 세부적인 면은 다른 점이 많아서 무턱대고 '베꼈다'라고 깔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끊임없이 시귀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며 '시귀가 인간을 덮치는 것은 인간이 소, 돼지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강변하고 있다.[6]

따라서 시귀는 인간보다 먹이사슬의 위쪽에 있는 포식자로, 인간을 무차별 사냥하여 시귀를 만드는 것보다는 적당히 사냥하고 상위계층인 시귀가 극소수여야만 먹이사슬이 보존된다고 생각할 수는 있고, 말 자체로 따지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스나코가 소토바 마을에 온 목적을 생각하면 저 말은 설득력이 없다. 스나코는 단순히 먹이를 사냥하러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을 버린 인간 세계에 대한 복수로 마을 하나를, 나중에는 더 넓은 영역을 시귀의 영역으로 만들기 위해 소토바로 온 것이다.

게다가 시귀들의 사회는 엄격한 계급제 사회로 스나코의 측근들 몇 명을 제외한 다른 시귀들은 노예나 잡역부와 다름없고, 상층부의 명령을 어길 때는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 등 무시무시한 독재정치를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니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들로서는 시귀의 사회가 지극히 폭력적이고 비정상적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단 독재정치라는 평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 원작에서는 시귀사회뿐만 아니라 인간사회(특히 시골특유의 닫힌 작은 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작가는 시귀나 인간이나 다 같은 밥맛들이란 뜻으로 쓰려고 한 것 같지만.

후반부는 인간들의 반격으로 인한 학살극이 펼쳐지는데 시귀들이 불쌍할 정도이지만 사람이 죽이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곱게 죽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원작에서 나오던 다른 이를 여기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묘사로 닫힌 사회를 비판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먹이로 바치고 흡혈귀가 되는 걸 받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며, 직접적인 피해를 마구 끼치고 특히 부모, 아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이성 날려버린 사람들이 복수하는 일이 당연했다. 차라리 조지 A. 로메로백색공포(Martin/1978)가 흡혈귀(뭐 여기서는 흡혈귀도 아니지만)와 사회에 대한 냉소와 풍자를 훨씬 더 무섭고 섬뜩하게 그려냈다.

교고쿠 나츠히코가 패러디 소설을 쓰기도 했다.

VOMIC판도 있지만 애니판과 겹치는 성우진이 없다.(...)

7 애니메이션

일본 만화 / 목록일본 애니메이션 /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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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라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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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라틴 문자
후지TV 노이타미나 방영작 (2010년 3/4분기)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납치사 고요
모야시몬 Drama해파리 공주
시귀
프랙탈
방랑소년

후지사키 류 작화의 만화를 기반으로 하여 2010년 7월 8일부터 후지 TV의 노이타미나로 총 2쿨 분량[7] 으로 애니메이션화되어 방영되었다. BUCK-TICK이 1쿨 오프닝과 2쿨 엔딩을 불렀다.

후지사키 류의 만화를 기반으로 하였으나 방영 분량이 만화책의 분량을 거의 따라잡은 탓에 후반부는 원작 소설의 전개에 맞춰 진행되었다. 그래서 만화책과 달리 애니메이션은 만화책에도 원작에도 충실하지 못하다.

애니메이션화 과정을 거치며 작품을 흩트리지 않는 선에서 소소한 부분들에 가해진 수정을 몇 군데 찾아볼 수 있다. 허나, 주제의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은 주목되어야 할 부분이다.

시귀측의 입을 빌어 시귀와 인간이 다를바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주민들의 침입자(시귀)에 대한 공동체 의식과 자기방어행동이 공포와 분노에 의해 변질돼 마녀사냥과 이분법적인 군중심리에 물들어가고, 그 군중심리의 부정적 표출에 휩쓸리더니 주민들의 행위가 급기야 광기와 가학적 파괴욕구로 화해 가는 과정을 통해서 그들을 비판한 염세주의와 허무주의가 근간을 이루던 원작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충돌을 시도한다.[8][9]

대개 이런 주제의식이 간접적, 내재적이 아니라 직접적, 표면적으로 표출되는 부분이 종반부인 것처럼 등장인물들이 결말을 맞이하는 것 또한 종반부이다 보니 그 결말들이 사망한단 사실은 같되 다소 다르다. 나츠노와 타츠미가 대표적이고 원작에선 비중이 애니메이션보다 다소 낮았던 시미즈 메구미와 오오카와 토미오(거구의 노인인 술집 주인)또한 그렇다.

원작에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던 허무주의를 대변하는 등장인물이 타츠미인데,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역할이 원작 그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관점에 따라서는 전락했다고도 할 수 있다. 대비적으로 나츠노는 타츠미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지키던 침묵을 벗어나 인간을 비판한 작가 오노 후유미, 그리고 시귀의 이념과 논리에 그들의 행위적 정당성과 본질적 올바름에 근거한 역비판을 가하는 인물로 격상되었고 이 부분에서 본 애니메이션은 원작이 지니던 염세주의와 허무주의적 색채는 퇴색해버리고 만다.[10]

만화와 원작 모두에서 집단의 배타성을 논하는 문제의식과 맞물려 '광기와 가학적 파괴욕구의 화신으로 변질되어버린 인간'을 표면적이고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졌던 오오카와 토미오는 애니메이션에서 역시 대대적인 개수를 거쳤다.

스나코와의 마지막 대면에서 예수상 앞에서 신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며 원망하던 스나코를 더러 삶의 기반인 마을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체, 그리고 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조화와 질서를 직접적으로 설교하고 그 '조화와 질서'의 연장선에서 천륜(생명이 나고 죽는 과정, 인륜이 아니다.)을 거스르고 생명을 마음대로 해치는 시귀의 이념과 행동을 나츠노와 마찬가지로 자연원칙과 도덕적 정당성에 근거하여 비판하였다.[11]

시미즈 메구미의 최후또한 후지사키 류의 만화와 다르게 변했다. 초반부터 직접적으로 집단 내(內) 부적응자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작중 위치에 있던 메구미는 보다 더 비참해진 최후로 더더욱 직접적이고 강렬하게 '공동체가 존재하는데 있어 대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부산물인 <배타성>'에 대해 통렬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12]

1권 판매량은 1300여장 정도. 안습. 그림체는 나름 모에를 노리긴 했으나 내용이 너무 어두워서인지 잘 팔리질 못했다. 진짜 토마츠 하루카의 저주인 건가
  1. 흔치 않은 경우.
  2. 이 점에서 오노 후유미가 작중에 내재시키려 한 허무주의적 주제의식이, 타츠미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하는 자신의 이념적 회고를 통해 드러난다.
  3. 시귀는 초대받아야만 집에 들어갈 수 있다
  4. 일종의 강력한 최면. 1:1로만 암시를 걸 수 있음. 이 암시로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인간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 자신과 연관이 높은 대상이 우선순위이며 가족이 최우선인 경우가 대부분
  5. 80년대 공포의 별장이란 제목으로 심야 특선으로 방영하여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더불어 호러팬이라면 이거 관련 리메이크와 후속이라든지 여러 정보도 알고 있을 것이다.
  6. 이 사고방식은 일본 만화 기생수라든지 여러 매체에서도 나온 것을 비롯하여 오래전부터 쓰던 방식이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의 호러 단편 소설 <이름없는 그림자>(1935)에선 고길 먹는 사람이나 사람을 잡아먹는 그림자 괴물을 이야기하면서 그 괴물이 사람을 비웃는 게 나온 바 있다.
  7. 노이타미나는 1쿨 분량의 기준인 12화도 항상 11화로 제작해온 특징을 지녔음. 2쿨은 22화.
  8. 오노 후유미의 원작이 단일한 주제의식을 가지던 것과 차별화되어 주제의식을 이루는 과정에서 대두되는 문제의식들에 대칭되는 문제의식을 임의적으로 내세워 각 의식을 상징하는 인물들을 통한 가치관의 대립이 작중에서 보다 두드러진다.
  9.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면 균형잡히게 변했고 좋지 않은 부작용이라면 원작의 명확하던 주제의식이 산란되어 훼손되었다.
  10. 원작에선 나츠노를 쓰러뜨리지만 실성한 나츠노의 부친에 의해 샷건을 맞고는 주의가 흐트러지고 이어 나츠노가 그를 붙들고 절벽에서 뛰어내려 동반자살한다.
  11. 원작상에선 공동체의 군기반장 역할을 하며 시귀화한 아들을 죽이고도 웃는 인물로 그려졌다. 게다가 세이신이 절로 도주하자 전후사정 살피지 않고 주민들을 데리고 절의 인간들도 한패라며 죽인다. 또한 결말에서 스나코에게는 그저 네가 원흉적 가해자이니 우리의 폭력은 정당하다고 합리화하며 즐겁게 한번에 죽이지 않고 괴롭힌다. 세이신에 의해 베여 죽는건 동일하다.
  12. 원작상에선 마을에 대해 원망과 분노를 폭발시키며 비판하는 연출이 없고 그저 도망치다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