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본격

일본 추리소설에서 하나의 경향 혹은 분기.

일본 추리소설사를 살피면 몇 개의 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에도가와 란포나 요코미조 세이시가 활약했던 시기는 '고전' 혹은 '본격'의 시대라고 불린다. 이 흐름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쳐 조금씩 변모하기 시작한다. 패전의 수렁을 극복하고 고도성장을 준비하는 동안 고전 추리소설은 조금씩 빛이 바래갔다. 그 당시 등장했던 것이 마쓰모토 세이초를 위시한 '사회파'이다.

이러한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적 흐름은 시마다 소지의 등장으로 바뀌었다. 시마다 소지사회파 추리소설 이 한창 유행이던 일본 추리소설 문단에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등단하며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은 일본 추리소설사에 하나의 분기를 만들어 낸다. 수수께끼와 논리적 해결이라는 추리소설 본연의 즐거움을 탐닉하는 새로운 유파, 훗날 신본격이라고 불리게 될 장르가 만들어진 것이다.

시마다 소지는 1989년 <본격 미스터리 선언>을 통해 신본격의 등장을 만천하에 공표하였다. '환상적이고 매력적인 트릭 그리고 해결을 위한 고도의 논리' 라는시마다 소지가 주창한 새로운 본격 추리소설은 당시 젊은 작가들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대학 미스터리 클럽 등에서 활동하던 재능 있는 신인들이 그의 열렬한 추천사를 딛고 차례차례 등단했다. 관 시리즈로 이미 국내에 많은 팬을 거느린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뿐 아니라 추리소설 평론가로 잘 알려진 노리즈키 린타로, <살육에 이르는 병>으로 일본 추리소설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아비코 다케마루,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우타노 쇼고 등이 바로 신본격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며, 이들은 후에 신본격 1세대 로 불리며 다양한 활동을 계속 전개해 나갔다.

현재 일본 추리소설계는 이와 같이 사회파신본격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들이 서로 섞여 발전해 나가고 있다 보면 된다. 신본격을 주창한 시마다 소지 역시 사회파적 요소를 가져온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