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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고든 렘지의 키친 나이트메어
파리 날리는 식당을 되살려내는 요리만화. 원제는 食キング(쇼쿠킹).
작가는 먹짱의 작가로 유명한 츠지야마 시게루. 총 27권이며 후속작인 極食キング이 2009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 5권 완결로 나왔으나 이쪽은 정발되지 않았다.
홋카이도의 유명 레스토랑 오릉곽정의 간판 요리사인 주인공 키타가타 토시조[1]가 경영자인 동생 세이시로와의 갈등으로 오릉곽정을 떠나 전국을 떠돌면서 망해가는 식당의 재건 의뢰를 수행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의뢰를 수락하는데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돈보다도 주인장이 최소한의 개념은 지키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예를 들어 적어도 손님에게 내오는 녹차(한국으로 치면 보리차 포지션)의 질이 좋은지, 주방기구의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쓸데없는 장식이나 복잡한 메뉴는 없는지 등등이다.
의뢰비로 거액의 돈을 받긴 하지만 주인의 재건 의지를 알아보기 위함이고, 그 대부분은 식당 재건을 위해 재투자한다. 대개 주인장이 그냥 쌩돈 털렸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재건을 위한 재료를 사놓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다른 요리만화처럼 환상적인 메뉴를 선보인다거나 어디서 초특급 재료를 구해다주는 기행은 벌이지 않고(좋은 농장과 다리 놓아주는 일 정도는 한다), 주로 주인장의 정신 개조와 기본기 확립을 시켜주는 일이 많다.
전반적으로 먹짱처럼 과한 연출이나, 앞뒤가 안 맞는 황당한 연출이 많다. 예를 들어서, 요리사는 자신의 손을 소중히 해야 한다며 주먹질하는 자들을 매도하지만 정작 주인공도 자주 싸우고 유리창에 주먹질을 한다. 요리사는 자신의 요리를 소중히 해야한다며 다그치면서, 경우에 따라선 요리를 엎어버리거나 쓰레기통에 넣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거나(...). 다만 교육을 위해 위장을 하거나 스파이를 색출해내려고 어쩔 수 없이 이러기도 한다만.
2 결말
충공깽스럽게도 영국 요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정신나간 영국인 요리사 에드워드가 후반부의 주요 반동인물. 동생인 세이시로가 오릉곽정으로 일본 전역을 제패하기 위해 해외에서 직접 데려온 것. 모두 미쳤지. 처음엔 마냥 친절하고 약간 덜렁대는 성격처럼 보였으나 전부 페이크로, 사실은 에드워드와 키타가타 토시조의 선조끼리 과거에 악연이 있었고, 그래서 에드워드는 오릉곽정을 꿀꺽하고 자신의 요리점을 일본에 진출시키기 위한 계략을 품고 온 것이었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토시조 몰래 요리사들을 전부 구워삶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가 몽땅 자르고 영국인으로 대체해버린다. 더군다나 이 영국인들은 제대로 된 요리사도 아니고 그냥 일본에 있던 영국인들을 아무나 대충 고용했기에 요리는 엉망이었고 오릉곽정 지점들은 망하기 직전까지 간다. 결국 토시조가 오릉곽정을 구해내기 위해 요리 대결을 신청하여 싸우게 된다.
대결의 소재는 카레로, 과거 선조끼리 요리대결을 할 때 사용했던 메뉴를 현대에 고스란히 재현해낸다. 때문에 서로 모양이 똑같은 카레를 내놓는 바람에 타이밍이 늦었던 주인공이 패배하는 듯하지만 일본인의 입맛과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에드워드의 실책으로 최종적으론 주인공의 승리로 끝난다. 그리고 주인공은 선조끼리 싸우고 난 뒤 화해를 했었다는 얘기를 알려주고, 에드워드와도 화해를 하게 된다.
이후 주인공은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요리의 기본은 소바(메밀국수)의 제작법이란 결정을 내리고, 마침내 무명암이라는 소바집을 연 뒤 찾아오는 훈련생들을 수련시킨다. 그러나 매스컴의 악랄한 기레기기자, 정확히는 토시조의 신장개업에 의해 손님을 뺏긴 가게 연합의 뒷돈을 받은 자들이 행패를 부려 역으로 "사실 토시조 역시 손님을 깔보는 위선자에 불과하다"는 거짓 정보를 뿌린다. 이에 수많은 손님들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등장한 의뢰인들과 선한 캐릭터들이 모여 토시조를 응원하고, 거짓기사를 쓴 출판사에 항의를 하자고 결의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나타나 선조가 히지카타 토시조로부터 받은 신선조의 깃발을 내우며 '원산지를 조작하고 방부제 등이 넘쳐나는 식재료, 살짝 치켜세우면 손님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요리사, 자칭 평론가라거나 가게에서의 매너를 지키지 않는 손님들이 문제'고 이러한 "식재료와 요리사 그리고 손님의 붕괴"가 일본에 크나큰 해악을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주위에선 본격적으로 일본 음식계의 유신을 추진하자며 끓어오르지만...
좋은 재료를 써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노력으로 언젠가 일본 요리는 좋아지게 될 것입니다. 해산!
주인공은 여태까지 그래온 것처럼 원론을 강조하며 시간을 내서 모인 요리사들을 각자의 요리점으로 돌려보낸다. '우리들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처럼 열혈스러운 결말. 그리고 여전히 재건 의뢰를 받으면서 돌아다니는 토시조를 슬쩍 보여주고 끝낸다.
3 외전
본편이 끝난 후 외전에서는 주인공 키타가타 토시조의 가문이 키타가타 가문의 족보를 4편에 걸쳐서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메이지 유신부터 제2차 세계 대전까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묘사되는데…마지막 에피소드인 태평양 전쟁 편이 문제. 특히나 마지막 전체컷은 카미카제를 묘사한 것.
다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전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전우들을 안타까워 하며 일본군의 막장 상태에 학을 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당시 일본군은 팥이 없어서 대신 고구마를 넣어 단팥죽처럼 보이게 했다는 말이 나오고, 실제로 생존자들 중 한 명이 인증한다.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키타가타 세이이치는 가짜가 아닌 진짜 팥과 찰떡, 설탕이 들어간 단팥죽을 끓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컷에서는 '오릉곽정에 디저트로 나왔던 단팥죽은 하늘에서 산화된 전우들에 대한 작은 공양'이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카미카제 그림 역시 이것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마작의 제왕 테쯔야에서도 비슷한 묘사가 나온다. 직접적으로 까지는 않지만 당시 전쟁을 겪었던 군인 2~4명이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으로 나온다. 별명이 '치질'인 교관&'도라폭탄'의 타카는 전쟁에 대해 환상과 거짓말을 품고 있는 인물로, 시로즈 토시야 중위&다이고 사부로 대위는 전쟁 때문에 망가진 인물로 나오니 비교해보기 바란다.
4 기타
주인공은 분명 양식점 요리사인데 보다보면 할 줄 모르는 게 없는 걸로 나온다. 라면도 만들고, 초밥도 만들고, 케이크도 만들고... 심지어 본인 입으로 피자는 잘 못 만든다고 했지만 일주일도 안 되어서 5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온 싱고의 실력을 따라잡았다. 과연, 전설의 요리인(...). 그나마 9권에서 토시조가 자기도 모르게 자만해서 한 번 진 적이 있긴 한데 그걸 깨달은 뒤엔 바로 다음 권에서 마음의 요리로 또 이겼다(...).
심지어 주인공은 요리사가 기교를 부리거나 퍼포먼스를 하는 걸 무척 싫어하며 순전히 음식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라고 가르치는데 어째 그 퍼포먼스마저도 무척 잘 한다(...). 피자를 구워 화덕에서 꺼낸 뒤 손님 상 앞으로 날려보내는 퍼포먼스를 무척 쉽게 했으며, 심지어 도로 반대편 피자가게의 열려있는 창문을 겨냥해 피자를 멀쩡하게 날려보내기까지 한다!
또한 전설의 요리인답게 손님을 관찰하여 재료와 조리법을 달리해 입맛에 맛는 요리를 선보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진정한 요리사라면 단순히 맛있는 요리가 아니라 '마음의 요리'를 해야한다는 이유에서이다. 근데 국적에 따라 그 지역의 전통적인 가정식을 선보이거나, 사전조사를 통하는 경우는 몰라도 즉석에서 손님에게 관심법을 행하는 것 같은 과장된 연출이 많다. 먹짱도 그렇고 이러한 연출이 작가의 취향인 듯.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상황'을 그리려면 어쩔 수 없는 묘사이긴 하다.
후반부의 신선조의 정신을 내세운다거나, 히지카타 토시죠를 미화하는 듯한 부분이 일본의 국수주의를 드러내는 것 같다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막부와 유신지사 중 어느쪽이 더 위험한지를 따진다면, 오히려 일본은 유신정부가 들어선 다음부터 적극적인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다. 국수주의 vs 제국주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하지만 본받을 대상이 신선조와 유신지사만 있는것도 아니고, 신선조보다 유신파가 더 위험했으니 괜찮다는건 논점회피다. 물론 신선조의 정신을 내세우는 부분 보다는 외전편의 가미카제 이야기 쪽이 훨씬 더 문제의 소지가 있다.
작가가 대단한 카레덕후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유독 카레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고, 카레가 사건의 중심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오릉곽정도 카레 때문에 생겨났을 정도이니 뭐... 이 점이 영국계 요리사가 최종 보스로 등장하게 된 이유인데 현재 일본에서 먹는 카레의 원류가 영국식 카레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일본 카레의 원류는 막부 말기에 영국 요리사가 전해준 카레가 아닌 영국 해군 짬밥의 로컬라이징이었지만.
초반부에서는 걸핏하면 요리사 멱살 잡고 "이 썩어빠진 놈" 운운하다가 후반부로 가면 주인공 성격이 서서히 순화된다(…).
그림체 특성상 내용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그림이 떨떠름한 부분이 많다. 분명 감동하는 장면인데 등장인물들이 죽은 눈이 되어버린다(…). 이 작가 스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