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傳奇/ 新伝奇
1 개요
신전기는 과거의 전기 장르가 현대에 맞춰져 변화하고 살아남은 장르로써, 판타지 소설이나 라이트 노벨과도 친밀성을 보이는 장르다. 한때 라이트 노벨의 주류는 신전기에 해당했다고 볼 수 있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이래로 이어진 일상과 비일상의 전기적 이항 구도 등. 그래서 2007년 시드노벨 출범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에 신전기 소설이 필요하다고 부르짖기도 했다.[1]
2 특징
현대(일상)에 초자연적인 요소(비일상)가 침범해오는 내용이라면 신전기라고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현대 판타지나 어반 판타지는 사실 바로 이 신전기에 해당한다. 특히 어반 판타지는 그 본래의 의미와 다르게 오용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확한 명칭은 신전기밖에 없는 셈.
3 상세
설명하자면 신전기의 필요 조건은 "일상"이고 충분조건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비일상"이다. 예를 든다면, 판타지 소설인 박성호의 아이리스의 경우 주인공이 완전히 비일상으로 넘어간 1부의 경우는 판타지의 범주에 들어 가지만, 실생활로 돌아와 일상과 비일상이 혼재 되는 2부의 경우는 신전기로 분류할 수 있다.
현실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하면서도 일상의 붕괴를 소재로 다룬다. 가령 평범한 주인공 앞에 갑자기 외계인, 미래인, 초능력자 따위가 나타난다든가, 혹은 삼지안이나 여신님이 나타난다든가. 라이트노벨에서 신전기의 대체적인 패턴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 → 기이한 존재와 조우 → 그 기이한 존재와 얽힌 기이한 사건에 휘말림 →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자신도 스스로를 자각해 나아감 이라는 전형을 따르며, 중간에 그 기이한 존재를 따라 아예 다른 차원으로 가버리면 전기 장르를 넘어 판타지 장르의 이계진입물이 된다.
다만 여기서 '기이한 존재'가 꼭 인간을 초월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상식을 심하게 벗어나주기만 하면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연쇄살인마나 정신병자라도 상관없다. 초능력, 오오라, 영능력, 흑마술, 도술 등의 소재도 널리 사용된다.
4 역사
본래 전기라 함은 소설의 주 내용이 실제 역사와는 다른 이면사나 혈통, 기이한 전승, 전설, 신화, 민화를 기반으로 전개되는 작품을 말했다. 다른 말로는 전기물, 전기로망, 전기소설로도 불리웠다. 영미권에 고딕 소설이 있었다면 동양권, 특히 일본에는 전기 소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기 소설은 과거 배경을 빌려쓴 일본의 시대 소설에서 태동된 만큼 어떤 의미에선 일본판 무협 장르라고도 볼 수 있었다. 과거의 전기소설은 구무협이 그러했듯, 성과 폭력에 의존한 이야기, 동양철학적 관점에서 육체와 정신을 초극하여 어떤 경지에 도달하려는 이야기를 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4.1 전개 과정
일본에서 전기 소설은 90년대에 접어들며 침체하게 되는데, 00년대 초가 되자 그 분위기가 반전되어 전기 소설의 영향을 받은 크리에이터들이 라이트노벨, 미소녀 게임 등의 장르에 나타나 활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전기소설의 원로 작가인 카사이 키요시와 코단샤 파우스트의 편집장 오오타 카츠시[2]가 추리소설의 신본격과 같이, 전기 소설에 있어서도 신전기라는 새로운 문예 운동을 일으켜 전기 장르의 부흥을 꾀하려 했다. 마치 한국에서 좌백 등에 의해 신무협이 태동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 80년대 흥성했던 장르가 90년대에 접어들며 급격한 쇠퇴를 겪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무브먼트였다는 점까지 같다.
이 과정에서 당시 월희, 공의 경계로 유명했던 나스 기노코와 쓰르라미 울 적에로 유명했던 류키시07 등이 코단샤 파우스트에 영입되어 활동을 펼치게 된다. 특히 카사이 키요시는 공의 경계가 전기 문학사에서 위치하는 위상을 정립하였다. 공의 경계가 기존 전기 소설의 구도를 어떻게 역전시키고 전기 소설의 신지평을 열었는지 예리하게 짚어낸 것이다. 다만 이 활동이 구체화되기 이전에,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3]가 미소녀 게임의 임계점[4]에서 신전기는 '나스 키노코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라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5]을 취하기도 했다. 본래 파우스트는 창간 당시에 신본격 계열의 니시오 이신, 사토 유야 등이 터줏대감으로 있던 곳인데 갑작스레 노선 변경이 일어난 데 당혹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즈마 히로키의 이 평가는 카도노 코우헤이의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를 문학사적 위치에서 재평가하려는 시도나, 류키시07 등의 외부 작가 영입을 통한 무브먼트의 결집성을 갱신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며 틀린 평가가 되었다.
4.2 파우스트 이후
신전기 운동의 발신국이었던 문예지 파우스트는 지속되지 못하고 좌초되었다. 오오타 카츠시가 코단샤 BOX의 부장으로 취임하며 2008년부터는 새로 창간된 문예지 판도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신전기 계열의 나스 키노코, 신본격 계열의 니시오 이신, 평론 계열의 아즈마 히로키 등의 주요 구성원들 역시 판도라로 계승된 것이다. 또한 2010년 이후에는 활동지를 옮겨 오오타 카츠시가 부사장으로 취임한 코단샤의 임프린트(일종의 자회사)인 성해사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6]
현재는 전기물과의 명확한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주로 현대 배경의 전기물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대개 나스 키노코의 작품과, 그 영향을 받은 작가[7]의 작품들을 정의할 때 신전기라고 칭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본래 뫼 사단의 일부 작품만 뜻했을 신무협이란 용어가 널리 퍼져 웬만한 무협 소설은 모두 신무협 딱지를 달고 나오게 된 것과도 유사하다. 장르적 견지에서 카도노 코우헤이의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는 용대운의 태극문에, 나스 키노코의 공의 경계는 좌백의 대도오에 비견될 만하다.
5 대표 작가
6 관련 항목
- ↑ 다만 이때는 이미 신전기가 쇠퇴하기 시작하고 러브코미디가 떠오르던 시기라 곧 노선을 변경한다.
- ↑ 본래 신본격 미스터리를 부흥시킨 문예지 메피스토의 편집자였다. 2003년 최연소 편집장으로서 문예지 파우스트 창간 및 편집에 종사한다.
- ↑ 카사이 키요시와는 수년 전부터 논쟁으로 인하여 극도로 대립하는 사이였다.
- ↑ 동인 평론집. 2004년 간행. 오타쿠 2세대의 입장에서 저물어가는 시즈쿠의 시대를 논하였다. 자신들이 에로게를 즐겼던 96~04년을 특별화하며 당시의 흐름을 〈미소녀 게임 운동〉이라 명명한다. '월희가 대두한 이래 말이 통하지 않게 된 인상이 있다'며 이 흐름을 단절시킨 주범으로 타입문을 지목하고 적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 ↑ 아즈마 히로키의 취향과 맞지 않아서 '위화감'이 든다는 말을 연발한다. 평론가로서 그 이유를 설명하기보단 왠지 모를 느낌만 말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즈마가 든 위화감의 이유라곤 에바와 시즈쿠 이후 역사와 단절되어서 아쉽다는 것 정도인데 나스가 계승한 것이 소설 쪽이었으니 그쪽 역사와 이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이때부터 기미가 보이더니 아즈마는 결국 변화하는 오타쿠컬쳐를 따라가지 못하고 서브컬쳐 비평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게 된다.
- ↑ 판도라의 상당부분은 성해사와 별개로 운영되는 전자 문예지 BOX-AiR로 이행되었다.
- ↑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현대의 전기물(신전기)에서 나스키노코의 영향력은 한/일을 막론하고 적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