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블루

Omothymus violaceopes

어스 타이거에 속하는 타란튤라. 관용명답게 산지는 싱가포르의 밀림지대라고 한다. 전신에 감도는 바이올렛에 가까운 푸른 발색[1]과 긴 다리가 매력 포인트인 타란이다.

과거에는 어스 타이거 계의 구티 사파이어 오너멘탈같은 존재로, 유체부터가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한 타란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브리딩이 몇 차례 성공하여 지금은 매물이 그나마 풀렸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여전히 비싸고 귀해서 구하기 힘들지만(...).

싱가폴블루는 오렌지 바분처럼 배회, 버로우, 나무위에 모두 적응하여 살 수 있는, 소위 3성을 지닌 특이한 타란이다. 보통은 성체기준으로 나무위성을 선호하며 배회나 버로우는 성장할수록 잘 하지 않는다.[2][3]

그러나 이렇게 귀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사육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데, 이는 대부분 체형에 기인한다. 어스 타이거 체형의 특징이자 매력 포인트인 비록 작달막하지만 잘 다져진 근육질의 다리와 역삼각형 상체의 체형, 소위 다부진 체형이 싱블에게는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냘프고(?) 잘 빠진 기럭지의 대명사인 오너멘탈과 견줄 수준이니(...). 이는 나무위성을 선호하는 싱블의 특성상 다리가 집중적으로 발달해서 그런 거지만.

그래도 생긴 건 조금 이질적이어도 성격은 어디 안 가서, 포악하고 지랄극성맞은 성격은 여전하니 싱블의 사육장 뚜껑을 열었다면 신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게다가 저 길쭉한 다리를 도박으로 얻은 게 아니기에 이동속도가 굉장히 빨라, 조금이라도 컨트롤에 삑사리가 나면 이 기술을 현실 세계에서 공짜로 구경하고는[4] 그 뒤로 영영 못 찾거나, 당황해서 잡으려다 해치거나, 어딘가를 물리거나 할 수도 있다. 간단하게 싱가폴블루 = 코발트블루 + 오너멘탈 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외에도 유체 때는 버로우를 해서 초반 육성이 골치아프고, 먹성도 성속도 그냥저냥인데다 다습계종이어서 손이 참 많이 간다. 이래저래 사육 난이도가 높은 매니악한 녀석이기에 싱블을 제대로 키우려면 타란튤라 사육의 기초적인 지식과 발 빠른 타란에 대한 노하우는 필수이다.
  1. ↑ 다만 평상시에는 그냥 검은색이나 짙은 남색에 가깝다. 그 보랏빛 발색은 직접 빛을 비춰야 제대로 볼 수 있다.
  2. ↑ 사실 어스 타이거 중 이런 성향을 지닌 종이 제법 된다. 말레이시아 어스 타이거를 위시한 cyriopagopus 속은 모두 유동적인 3성을 지녔고, 싱가폴블루를 비롯한 lampropelma 속은 3성 모두 적응 가능하지만 나무위성을 선호한다. 타이타이거 등의 haplopelma 속도 배회와 버로우를 동시에 한다.
  3. ↑ 그러나 이 현상은 아성체 말부터 슬슬 두드러지며, 유체 때는 대부분 버로우를 한다. 다른 어스 타이거들도 마찬가지다.
  4. ↑ 이 경우는 사육자를 공격한다기보단 그 속도로 도망가 버린다는 의미지만. 이걸 달리 말한다면 제대로 키우고 있을 때에는 그 속도로 먹이를 순식간에 낚아채는 비범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