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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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2016년 9월 20일

자신을 희생해 이웃들의 목숨을 살린 의인.
살신성인의 모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이웃들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의인이다.

2016년 9월 9일 새벽 4시경, 동거녀가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한 어느 남성[1]이 화풀이로 동거녀가 사는 마포구에 있는 21개 원룸이 있는 5층짜리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때 건물에 불이 붙은 것을 눈치채고 다른 4명과 함께 나온 안치범이 119에 신고한 다음, 연기가 가득 찬 건물 안으로 홀로 뛰어들어가 집집마다 벨을 누르고 불이 났다고 외쳐 이웃들을 대피시켰다. 이웃들은 "새벽에 자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세요'라고 외쳐서 대피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의 희생으로 이웃들은 모두 무사했지만,[2] 정작 본인은 연기에 질식해 5층 계단에서 쓰러진 채 소방관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9월 20일에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발인은 9월 22일 오전 6시 30분이라고 하며 유족들은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마포구청과 협의해 의사자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생전에 성우를 꿈꿔온 청년이었다. 혼자 성우 학원에 다니기 위해 지난 6월에 원룸으로 이사해 살다 화재에 휘말린 것. 여담으로 사고가 일어난 당일은 고인이 응시했던 성우 입사 시험의 응시자 접수 마감일이었다고 한다. 시기상으로 봐서는 대원방송 7기 성우 공채로 보인다. 그는 성우를 꿈꾸며 이곳에 홀로 세들어 산지 3달이 되었으며 방송사에 성우 채용 응모까지 한 상태였다.

많은 성우들이 이를 안타까워했고 고인을 애도하는 트윗을 올렸다.구자형 성우의 트윗, 김지율 성우의 트윗, 정훈석 성우의 트윗, 서유리 성우의 트윗. 특히 김지율 성우는 생전 고인과 실제로 안면이 있었던 모양. 성우 최재호에 따르면 한국성우협회 이근욱 이사장과 배한성 명예이사장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와 조문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성우협회는 그에게 명예성우직을 주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한국 성우 역사상 최초이다. 관련기사

세화고등학교 출신이며 고인이 사망한 다음날 세화고에서 이분에 대한 신문기사를 나눠주어 애도하게 했다.

부산외대 재학 중이었으며 러시아·인도 통상학부 09학번으로 3학년 1학기를 마친 뒤 휴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외대 측에서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前대표는 9월 27일 안씨의 양친을 방문하여 '고인이 의사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기사

2016년 10월 27일, 세월호 사건 당시 친구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준 고 정차웅 군과 함께 의사자로 인정되었다. 관련 기사
  1. 화재가 발생한 원룸 3층에 살고 있던 중국조선족(재중동포)으로 알려졌다.(SBS 취재파일, 연합뉴스 보도) 때문에 인터넷상으로 화재의 범인이 중국조선족이라는 것에 대해 덩달아 중국조선족 전체에 대한 비방까지 나오면서 이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상대가 중국조선족이었든 한국인이었든 죄를 지은 죗값은 당연히 치러야 하겠지만, 중국조선족 전체에 대한 과도한 비방은 삼가하자. 제노포비아에서 비롯된 논리적 오류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고인의 의로운 행동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다. 생각해보자. 원룸 각 세대마다 빠짐없이 돌면서 화재를 알리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던 고인이 설마 여기는 한국인이 살고 여기는 외국인이 산다를 가늠해 가면서, 또 화재의 범인이 중국조선족인지 아닌지를 일일이 따지고 생각하면서 자기 목숨을 걸고 그렇게 뛰어다녔겠는가?
  2. 비록 대피 도중 1명의 부상자와 5명이 연기를 마시기는 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