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

1 약과(藥果)

약 약, 실과 과 로 쓰며 그만한 것이 쉽다, 다행이다라는 뜻. 예로 '그정도면 약과지, 그만하면 약과야.' 등이 있다. 여기서의 약과는 아래 2번 단락이 어원이다. 약과가 치아가 약한 노인들도 먹기 쉽기 때문에 사용된 듯 하다.

2 한국 전통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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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밀과의 한 종류.

[1] '약'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기름과 이 당시 약으로도 취급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등 옛 조리서에도 약과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약과는 모약과(개성약과), 만두과, 연약과 등의 바리에이션이 있다. 만두과는 그 이름대로 약과를 피 삼아 소(보통 대추)를 넣고 송편처럼 빚은 것이고, 연약과는 볶은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다.

개성쪽에서는 밀고 접기를 반복해서 페이스트리처럼 결이 생기는 약과도 있다. 이런 개성약과(모약과)의 경우 일반 약과와는 달리 파삭한 식감을 가지고 있고 결 사이사이에 조청이 스며들어 한입 물면 배어나온다.

맛이 없는 것도 아니고, 틀에 찍고 기름에 튀기는 물건인만큼 대량생산이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대중적인 상품화가 잘 안되는 식품이다. 일단 칼로리가 높아[1] 부담이 되는 점이 그것이고, 가장 큰 문제는 오래 보관하기 힘들다는 것. 이 정도 칼로리는 약과지! 조금만 바깥에 내놓아도 눅눅해고, 마르기 시작하면 돌덩이처럼 굳어지기 때문에 포장이 제대로 된 후에야 팔 수 있었다. 그래서 판매되는 모든 약과는 낱개포장이 기본이다.

또한 원래 참기름조청, 등을 이용하여 반죽하고 튀긴 후 조청에 집청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반죽에 들어가는 기름도 참기름 등이 아닌 별로 질이 좋지 않은 일반기름에 조청, 꿀을 대체하는 옥수수로 만드는 물엿, 과당 크리. 이래저래 본래의 맛이 나올리가 없다.

지금도 제대로 된 약과는 제사음식 전문점 외에는 사기 힘든 편. 서울 안에서 제대로 된 약과를 파는 집이라면 호원당이 있다. 전통 방식의 약과를 맛볼 수 있지만 매우 높은 칼로리(...)와 꽤 비싼 가격이 부담. 커피숍에서 커피+케익 먹는 가격이랑 비교하면 가격은 괜찮은 편일지도...?

아무튼 소위 제대로 된 약과는 가격도 비싸고 접근성도 낮아 사먹기 부담스러운게 사실이기 때문에 쉽사리 권하기는 어렵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값 싼 공장제 약과를 먹을 경우에는 한과가 주종목인 메이커의 제품을 선택하자. 한과 전문 메이커에서는 그래도 최소한 약과에 속하는 물건을 내놓는다. 한과가 주종목도 아닌 메이커에서 만드는 약과는 이게 약과인지 비스켓인지 구분을 하기 어려운 괴악한 물건(...)이 나오는 수가 있다.[2]

조선시대엔 잔치나 제사 때나 올라가는 고급 음식이었으니 흉년이 들거나 나라가 어지러울 땐 한동안 왕궁 밖에서는 만드는 것이 법으로 금지될 때가 있었다. 이는 당시 밀가루와 꿀, 조청, 기름 등이 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어서 나라가 주관하는 잔치 때 가격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약과 금지법이 시행될 동안 적발되면 곤장 80대를 맞았다고 한다.

터키를 비롯한 중동 지방에서는 이것과 비슷한 헬와를 먹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해당 문서 참조.

처음 보는 외국인들은 "이거 비누 아님?" 이라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색깔도 그렇고, 질감도 그렇고 과자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일단 한 번 먹어보면 그리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와플 같은 느낌이라는 듯. 미국에서 한국 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을 찾아간 블로거가 선물로 강정과 약과를 가져갔는데, 강정은 별로 손을 안 대고, 약과는 동을 내더라고 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라 치아에 부담이 되는 강정보다 푸석푸석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약과가 훨씬 나았던 듯.

2.1 만드는 법

  • 음식디미방에는 반죽 재료가 밀가루 1말, 꿀 2되, 기름 5홉, 술 3홉, 끓인 물 3홉이라 나오지만 이후의 기록에는 소주나 청주 등의 술도 반죽에 섞는다.
  • 음식디미방에는 즙청 재료가 즙청 1되에 물 1홉 반만으로 나오지만 이후에는 계핏가루, 후춧가루, 생강가루, 생강즙 등을 섞는다고 나온다.

반죽 재료 : 밀가루, 기름(보통 참기름이나 들기름), 소금, 후추
추가 반죽 재료 : 술, 꿀, 생강즙
즙청 재료 : 조청이나 꿀(정 없으면 집청[3]이나 설탕), 물
즙청 선택 재료 : 생강즙, 생강가루, 후춧가루, 계핏가루 등. 유자청 등의 과일청을 넣기도 한다.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 참기름을 섞어 체에 내린다. 혹은 밀가루에 소금과 후추를 섞어 체에 내린 뒤 참기름을 먹인다.
-그릇에 생강즙, 꿀, 술을 섞어놓고 기름 먹인 밀가루에 끼얹어가며 반죽한다.
-약과판에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넣은 뒤 눌러서 박아낸다. 이것을 꼬치로 찔러 구멍을 몇 개 뚫는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약과 반죽을 준비한다.
-즙청 기본 재료(조청, 물)를 모두 섞어 졸인다. 이것에 준비한 추가 재료를 섞은 뒤 식혀둔다.
-약과 반죽을 140도 정도의 기름에서 서서히 온도를 올리며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긴다.
-튀겨진 반죽을 뜨거운 상태에서 즙청[4]한다. 속까지 완전히 배어들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모약과는 모양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죽을 반으로 나눠 겹쳐서 누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여 층층이 켜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켜를 낸 반죽을 1cm 정도로 민 뒤 알맞게 잘라 구멍이나 칼집을 낸다. 기름을 130도와 170도, 혹은 110도와 140도같은 식으로 차이가 나게 준비한 뒤 온도가 낮은 쪽에서 먼저 미색이 될 때까지 튀기고 온도가 높은 쪽으로 옮겨서 갈색이 될 때까지 다시 튀긴다. 이 때에 켜가 생겨야 한다. 이후의 과정은 일반 약과와 같다. 켜 사이사이에 배어들도록 푹 재워야 한다.
  1. 약과 2개가 밥 한공기 먹은 것과 비슷한 칼로리가 나온다.
  2. 분명 따뜻한 데서 보관한 약과가 바삭바삭한 경우도 있었다. 약과는 개성약과 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 절대로 바삭바삭한 식감을 가진 물건이 아니다.
  3. 설탕, 계피, 생강, 물엿(조청)을 넣고 조린 것
  4. 과줄이나 주악 따위에 꿀을 바르고 계핏가루를 뿌려 재워 둠. -네이버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