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홈즈

Elizabeth Holmes
셜록 홈즈케이티 홈즈와는 아무 상관 없다.

1984~

1 개요

미국판 황우석 또는 오보카타 하루코

미국의 메디칼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CEO이다.

2014년 엘리자베스 홈즈는 자사가 개발한 메디컬 키트 '에디슨'이 260여개 질병을 피 한 방울로 진단할 수 있다고 선전하였다. 등장과 동시에 테라노스는 미국의 의료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꼽혔다. 이 당시 테라노스의 시장 가치는 90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홈즈는 순식간에 전설적인 창업자 겸 젊은 억만장자로서 큰 명예를 누리게 된다. 한때 홈즈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45억 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2015년 WSJ의 취재를 시작으로, 에디슨 키트의 실제로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은 16종에 불과하고 나머지 200여개의 병은 기존 대기업이 출시한 기기를 이용해 진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0원으로 추락했고 홈즈는 모든 재산이 무효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법 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있다.

2 초기이력

해외 파견 공무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부모님들이 세계 곳곳에 파견되었기 때문에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없었지만, 그 덕분에 견문을 넓혔다고 한다. 한때 중국에서 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매우 유창하게 한다.

이어 2003년 스탠퍼드 대학에 화학공학 전공으로 입학했다. 이때 중국과 홍콩에서는 SARS 가 유행하는 중이었고, 홈즈는 중국어를 했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한 연구소에 인턴으로 갈 수 있었다. 여기서 진단 키트의 아이디어를 얻어 2년차에 대학을 중퇴하고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3 테라노스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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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의 에디슨 키트 선전사진.

기존의 혈액검사는 간호사가 채혈자의 정맥으로부터 수 ml의 피를 뽑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에디슨은 당뇨병 혈당체크기처럼 자신의 손가락을 바늘로 따서 몇 방울만 자가 채혈하여 테라노스 본사로 보내면 되었다. 미국에서는 5-6가지의 간단한 혈액검사를 하는데 드는 비용이 수백달러에 이르는데, 테라노스는 훨씬 적은 혈액과 비용으로 260가지 검사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때문에 에디슨의 발명은 미국 메디칼-바이오 시장의 생태계를 뒤집을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자연히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90억 달러에 이르게 되었고, 항상 검은 터틀넥을 입는 그녀를 언론에서는 여자 스티브 잡스라고 치켜 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단 테라노스의 기술이 진짜이기만 했더라면, 홈즈는 잡스나 주커버그를 넘어선 신화적인 인물이 되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을 것이다. 하여간 한창 뜰 때 듣는 소리들은 다 똑같다 진단 키트를 세계에 뿌려 빈곤 지역에도 높은 수준의 의학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의학계와 생명 과학계는 미량의 혈액으로 수백가지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테라노스가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혈액 진단 기술이 제대로 된 실험이나 논문으로 증명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어쩌다 홈즈에게 기술의 진위성을 따져 물어도, 홈즈는 에디슨에 적용된 기술이 극도로 중요한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려줄 뿐이었다.

마침내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로 검사의 비정확성 및 테라노스 내부 고발자의 폭로가 드러났다. 테라노스가 에디슨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제시한 240가지의 혈액검사 항목 중 실제로 에디슨이 진단해낸 것은 15개 항목에 지나지 않았으며, 나머지 230여가지의 항목 검사는 다른 회사의 혈액검사 기기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FDA의 검사도 거치지 않은 채 에디슨을 시장에 공개하였으며,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실험 결과 조작으로 덮고 넘어가는 등 연방 법률에 위배될 일들을 여러 번 저질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테라노스가 지금까지 내놓은 실험 결과는 모두 무효가 되었다.# 2016년 현재 테라노스는 주식시장에서 퇴출되었으며, 월그린 등 에디슨 키트를 비치했던 대형 마트들은 테라노스와의 계약을 중단했고, 홈즈의 주식 평가액은 0원으로 추락했다. 뿐만 아니라 연방검찰이 이 사건의 조사에 착수함으로써 사법 처리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4 기타

학벌과 외모 뿐만 아니라, 그럴싸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투자가들을 홀렸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황우석보다도 오보카타 하루코와 비슷한 점이 많은 부분.

다만 오보카타 하루코는 연구소에서 주도적으로 캐릭터를 부여한 반면, 엘리자베스 홈즈는 철저히 그녀 스스로 만들어낸 스토리로 남을 끌어들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가령 대학 중퇴 후 자신의 전 지도 교수를 테라노스의 연구원으로 고용했다거나, 터틀넥을 즐겨 입는 이유를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데 옷 같은 걸로 고민하기 싫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에디슨의 발명 동기가 채혈에 대한 공포증이었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던가. 근데 이 동기는 기사마다 방송마다 다르게 나와서 어느 쪽이 캐논인지 알 수가 없다. 질병에 시달리는 난민 어린이들을 돕고 싶어서 개발했다는 설정도 존재. 한창 테라노스가 인기를 구가하던 시기에도 홈즈가 TED 출연 등으로 자신과 자사를 홍보하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미국이 원체 스토리텔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도 하고, 테라노스의 사업 내용 자체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매우 당긴데다, 테라노스의 가능성을 보고 달려든 펀드의 투자 규모가 막대했던지라 한 때는 누구도 테라노스를 터치할 엄두를 못 냈다. 홈즈가 에디슨의 기술에 관해 정확히 설명한 적이 없었음에도 수많은 유명인사와 투자자들이 테라노스를 지지하였다. 무려 닉슨 시절의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가 테라노스의 이사였고, 부통령 조 바이든이 공개적으로 홈즈를 극찬했다. 제대로 된 상품 한 번 내놓은 적 없는 테라노스는 존재 자체로 10조원 이상의 가치가 매겨져 유니콘 기업 0순위에 올랐다. 이러니 테라노스는 궁지에 몰릴 때마다 권위있는 투자자와 막강한 변호사, 언론이 만들어준 명성의 그늘로 숨으면 됐다. 테라노스의 투자자나 지지자 중 의학과 관련된 인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WSJ의 보도 이후 미국 언론은 허황된 '성공 신화'가 시장의 판단력을 낮춘다고 꼬집었다.

한때 45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홈즈의 재산은 하루 아침에 0원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홈즈는 법률상 이에 따른 세금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 이 세금만 수천만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다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다. 미국은 의도적인 사기행위에 대해서는 기업인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기 때문에 운이 나쁘면 상당 기간 감옥살이를 할 가능성도 있다. 참고로 홈즈는 아직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빅 쇼트의 감독 아담 맥케이제니퍼 로렌스와 함께 엘리자베스 홈즈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