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조정

원래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들어봄직한 말이지만, 이 항목에서는 스포츠에서 말하는 연봉조정에 대해 서술한다.

Salary Arbitration은 야구(한미일 프로야구)에서 쓰이는 연봉협상 방식이다. 북미 4대 프로스포츠의 다른 종목들에도 이와 같은 제도가 있으나 많은 이들은 연봉조정이라고 하면 대개 야구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1 MLB의 사례

MLB 서비스 타임[1]이 3년이 안되는 선수들은 대개 구단에서 정해주는대로 MLB 최저연봉이나 그보다 조금 넘는 금액을 받게 되지만[2], 3년이 넘은 선수들[3][4]은 구단이 정해주는 연봉 대신 단년/장기 계약에 대해 상호 간 협의를 하게 된다. 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을 연봉조정 신청 자격자라 일컫는데, 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은 대개 최저연봉[5]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것을 주장하며 에이전트를 앞세워 구단과 협상에 들어간다. 대개는 avoiding arbitration의 형식으로 단년계약을 맺거나 다년계약을 맺고, 성적이 영 좋지 않은 선수들은 논텐더로 방출[6]되거나 마이너리그 계약, 혹은 최저연봉 계약을 맺게 된다. 하지만 연봉 합의에 실패하는 경우, 연봉조정신청을 하기 전에 선수들(의 에이전트가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지만...)은 선수노조(MLBPA)에 문의를 하고 시작한다. MLB Labor Relations Department는 구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선수노조는 선수의 입장을 대변한다. 중재 시작 당시 양측이 교환한 서로간의 연봉 제시액은 수정될 수 없다. 물론 중간에 합의 보고 원만하게 끝내는 경우가 상당수지만, 패널들에 의해 불가피하게 한 쪽의 연봉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왕왕 있다. 이 때는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이 고려된다.

①커리어의 기간과 꾸준함 ②지난날의 기록
③신체적인, 혹은 멘탈적인 요소에서의 결함
④리더십과 평판 ⑤클럽의 최근 성적과 관중동원

이런 과정에서 벌어지는 합의 시도에도 기한이 있는데, 특정 기한을 넘기면 협상이고 뭐고 없이 패널들이 어느 한 쪽으로 정해주는대로 계약해야 한다. 만약 구단이 졌는데 불복하며 계약 안하겠다고 배째라 하면 선수는 당연히 FA로 풀린다.
대개 이 기간은 2월 1일부터 20일 사이로,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마무리된다.

2012~13 오프시즌에는 연봉조정 재판까지 간 사례가 한 명도 없었다. 역대로 보면 약 6:4 정도로 구단의 승률이 조금 높은 편.

한편으로 2012년 新 CBA(쉽게 말해 노사협약)가 발표되기 전[7]까지 A/B 타입 FA로 구분하는 선수들을 상실하는 과정에서 보호픽을 얻기 위한 픽장사 방법으로 연봉조정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엘리아스 랭킹에서 A타입 FA로 분류된 선수에게 구단이 연봉조정을 신청하였는데 선수가 거절할 경우 그와 계약하는 타 구단의 1라운드 픽(물론 상위 15개팀은 보호되고 2라운드픽을 상실...했지만 새 제도에서는 그마저도 상위 10개 픽으로 보호범위가 감소)이 선수를 잃은 원 소속팀에게 돌아가고 추가로 1라운드~2라운드 사이의 서플먼털 라운드 지명권이 배정된다. 물론 지금은 퀄리파잉 오퍼라는 제도가 실시되고 있지만.

2 NPB의 사례

미국만큼 정교한 시스템까지는 아니지만 선수의 대리인(에이전트) 제도가 있다보니 이쪽도 선수들이 연봉조정을 하며 충분히 승산이 있는 협상을 할 수 있다. MLB의 경우와 다른 점은, 구단과 선수 간의 연봉협상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중간 금액을 산정하여 접점을 마련해주는게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다만 실제로는 거의 실효성이 없는 제도인 점은 KBO와 마찬가지. 제도 자체는 1970년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실제로 선수가 연봉을 더 받은 경우는 수십년동안 단 3건에 불과하다. 1992년 요코하마의 다카키 유타카(구단 제시액 9330만엔 → 조정액 9840만엔, 다음해 전력외 통고), 2000년 닛폰햄의 시모나야기 츠요시(1억3750만엔 → 1억4000만엔, 2년 뒤 트레이드), 2010년 세이부의 와쿠이 히데아키(2억2000만엔 → 2억5300만엔, 3년 뒤 FA) 보면 알겠지만, 실질적으로 앞의 2건은 조정액 자체도 매우 적었고, 구단에 찍혀서 방출, 트레이드 된 경우라 선수로선 오히려 손해본 경우고, 실질적인 성공사례는 와쿠이 히데아키 한 건 뿐이다. 와쿠이의 경우도 5년 연속 10+승,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에이스치고는 구단이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낮게 연봉을 잡아서 그런거고...[8]

또한 G.G.사토의 경우 구단과 5차례나 연봉협상이 결렬되어 결국 연봉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위원회에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구단과 협상하라고 돌려보낸 사례도 있는 등 일본에서도 선수가 연봉조정을 신청하는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흔하다.

3 KBO의 사례

연봉조정?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연봉조정 자격연한은 1군 등록일수 3년이다. 그런데 역대 연봉조정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재판까지 간 20명 중에 이긴 선수가 유지현 뿐이다.(그나마도 이후 구단에 제대로 찍혀서 은퇴행...) 2010년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의 연봉협상에서 이견을 보이자 야심차게 연봉조정을 준비했으나 결국 구단에게 패배하였다. 팬들의 의식도 딱히 선수들의 연봉조정신청에 대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 이대형이 2011년 시즌 종료 후 연봉조정을 신청했을 때엔 LG 트윈스 팬들이 매우 분노했고 이대형도 여론에 떠밀렸는지 깨갱하며 구단의 말을 듣고 말았다.

선수들에게 있어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절차가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전지훈련 기간인 1월에 벌어진다는 것. 구단들은 미계약자에 대해 스프링캠프에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초강수를 들고 나오기 때문에 에이전트 제도가 인정되지 않아 모든 협상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선 영 좋지 않다.

한편으로 연봉조정 결과에 구단이 불복하면 선수는 자유계약으로 풀리고, 선수가 불복하면 임의탈퇴로 묶인다(...)
  1.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부상자 명단/출장정지 명단/etc에 들어있는 기간. 쉽게 말해 짬밥
  2. 물론 싹수가 보이는 유망주들 중 최저연봉 서비스타임 기간에 확 노예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예를 들지면 라이언 브론, 에반 롱고리아, 맷 무어 등이 있다.
  3. 추가로, 구단의 임의적인 서비스타임 조정(즉, 마이너리그 강등)을 막기 위해 수퍼2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2년 1일~171일 등록일수를 기록한 선수 중 성적 순이 아닌 순수하게 짬밥 순으로 상위 22%를 추린 다음 그들에게도 연봉조정자격을 부여하는 것인데, 이 경우 수퍼2 연봉조정 대상자들은 서비스타임 6년을 채워 FA가 되기 전(여기서는 며칠 차이로 아깝게 FA를 놓쳤다고 추가로 FA 시켜주는거 절대 없다)까지 연봉 조정 찬스를 4번 갖게 된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몰마켓 구단들은 어떻게든 최저연봉 서비스타임 3년+α를 확보하기 위해 여전히 6월 중후반에야 최고 유망주를 콜업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거기에 수퍼2 커트라인이 내려가면서 유망주들의 콜업 시점은 점점 더 늦어지는 중.
  5.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의 변동 등에 따라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다. 2013년에는 49만불.
  6. 일정 수준 이하로 연봉을 삭감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선수의 연봉을 삭감하고자 할 때는 논텐더 데드라인에서 방출했다가 재계약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구단 사이에 감정이 상하여 결국 이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7. 구제도 하에서는 수퍼2의 범위가 서비스타임 상위 17%였다.
  8. 예를들면 당시 와쿠이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더 잘한 활약을 한 다이에의 에이스 스기우치 도시야의 연봉은 2010년 3억엔에서 2011년 3억 5천만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