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대왕

1 개요

중국 서유기에 등장하는 요괴 마왕 중 한 명.

통천하라는 너비 팔백 리의 강을 지배하며, 비나 눈을 내리게 하는 도술을 사용할 줄 안다. 온 몸에 비늘로 된 황금빛 갑옷같은 걸 입고있는데 비늘 하나하나가 큰 구리 쟁반만 하며 무기는 여덟 개의 잎이 있는 구리 철퇴를 사용한다.

비를 내리게 하는 조건으로 통천하 강변의 마을에서 어린 남녀 아이를 바치게 하여 잡아먹음으로써 통천하 인근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삼장법사 일행이 통천하에 도착했을 때 마침 숙박한 집의 아이들이 그 해의 제물이었고, 손오공저팔계는 밥 얻어먹은 보답을 할 겸 그 아이들로 변신해서 제물이 된 척 하다가 퇴치해주기로 한다. 하지만 요괴가 도망쳐버려 잡는 건 실패하고, 이때 저 쟁반만한 비늘을 떨구고 가 요괴의 정체를 짐작케 한다.

영감대왕은 부하들과 이야기하다 그게 손오공 일행이라는 걸 알게되고, 어떻게 잡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다. 그리고 부하 중 하나인 쏘가리 할망구가 제안한 대로 다음날 통천하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삼장법사 일행이 얼음 위를 지나갈 때 얼음을 깨뜨려서 삼장법사만 납치하여 가두는데 성공, 날 좋을 때 잡아다 먹기로 한다.

저팔계, 사오정이 쳐들어가보나 당해낼 수 없어 후퇴한다. 손오공은 물 속에서는 전혀 못싸워서 쫓아가지 못하고 대기.[1] 그래서 사오정과 저팔계가 영감대왕을 물 밖까지 유인해오면 손오공이 막타를 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손오공이 막타를 칠려는 찰나에 영감대왕이 도망가고 만다. 한번 혼쭐이난 영감대왕은 사오정과 저팔계의 유인책에 걸려들기는 커녕 문을 흙더미로 막아 버리고 농성에 들어간다.

결국 손오공이 관음보살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하고, 관세음보살은 대바구니를 만들어 가져와서 강에 담그고 주문을 외워 영감대왕을 붙잡았다. 이로써 드러난 영감대왕의 본모습은 바로 관음보살의 연못에 살던 금붕어였고, 무기로 사용하던 구리철퇴는 연꽃 봉오리였다. 관음보살이 설법을 할 때 이를 훔쳐 듣고 신통력이 생겨서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되었고, 홍수가 났을 때 떠내려와 이 통천하에 자리잡았었다고 한다. 결국 그대로 관음보살에게 잡혀간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갑자기 강 속에서 거대한 흰 자라가 나타나, 자신이 원래 이곳의 주인이었다면서 영감대왕을 쫓아내 줘 고맙다고 한 뒤 등에 태워서 강을 건네다준다. 영감대왕이 삼장법사를 잡으려고 신통력으로 얼린거라 다시 다 녹은 듯.

여담으로 이 자라는 서천으로 가거든 자신이 대체 언제쯤 짐승의 탈을 벗어나게 될지 좀 알아다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후에 삼장법사 일행이 불경을 가지고 돌아오다가 아 스포금지 다시 만나지만 삼장법사는 물어보는 걸 깜빡했었다.(...) 실망한 그가 물속으로 쑥 들어가버려 불경은 물에 홀딱 젖어버린다. 결국 길가의 바위에서 말리다가 그만 몇권 표지가 바위에 들러붙어 남아버렸다고 한다. 삼장법사는 귀중한 불경이 손상되었다며 안타까워하지만 손오공은 원래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기에 불경에도 '흠'이 필요했고, 이렇게 흠이 생겨 비로소 완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 해프닝은 삼장법사가 태어나 서천으로 불경을 가지러 갔다가 당나라로 돌아오기까지 81가지의 고난을 겪어야 하는데 고난이 80개로 딱 하나 모자라서 관음보살님이 그 모자란 고난 하나 겪으라고 구름 타고 당나라로 가던 중간에 떨궈버린 것.(...)

2 2차 창작물

이말년 서유기에서는 통천하를 건너는 사람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우거나 주변 마을에 무거운 세금을 걷는 것으로 순화되었다. 손오공은 이걸 듣고 탐 켄치 드립을 쳤다. 거기에 더해 차지국 대홍수로 통천하의 수위가 높아져 강해진 상태라고.[2] 그 실체는 천년묵은 금붕어로, 더 강한 힘을 추구하다가 자신을 강바닥에 일체화시켜 통천하 자체를 자신의 홈그라운드로 삼았다.

그러다 통천하를 지나려다 가라앉은 삼장과 저팔계를[3] 구하기 위해 손오공과 사오정이 궁전까지 난입하자 그대로 강바닥을 확 열어버린 후 둘을 그대로 삼켜버린다. 직후 가까스로 상반신만 빠져나온 손오공을 수압으로 짓누르고 손오공이 여의봉을 늘려서 영감대왕의 머리를 뭉개버렸지만 통천하와 일체화되었기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그대로 손오공을 짓눌러 육포로 만들어 기어이 리타이어시킨다.

허나 가까스로 통천하에서 탈출한 사오정은 삼장과 저팔계가 무사하다는걸 알고선, 홍해아를 부르게 되고, 그대로 입수하자 모든 것을 불로 바꿔버리는 삼매진화로 인해 통천하가 불강으로 변모. 베댓 왈 옥룡이 불타샤 그나마 옥룡이는 기계 자체가 방염처리가 된 관계로 살아남을 수 있었으나, 영감대왕과 부하들 전부 생선구이를 넘어 끔살당한다. 불고기인가

이말년 서유기에서 그 전까지 등장하던 적들이 하나같이 어딘가 나사빠진 구석이 있는 등 개그만화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였다면, 영감대왕은 처음으로 등장한 진지하고 포스있는 악역으로 그와 대결하는 에피소드도 이전의 에피소드보다 더 진지하고 무게감있게 그려지는…줄 알았는데 홍해아의 입수로 허무하게 끔살당하고 다음편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1. 손오공은 물 속도, 불 속도, 심지어 바위 속으로도 들어갈 수는 있지만 피수결이나 피화결을 맺어야 하기에 전투는 전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수중생물로 변신해도 못싸우는 건 마찬가지라 수중전은 나머지 둘의 몫.
  2. 참고로 이건 손오공 일행의 소행이다(...).
  3. 사실 저팔계의 헤엄으로 삼장과 저팔계는 빠져나왔다. 저팔계 왈, 헤엄을 쳐도 빠져나올 수 없는 강은 헤엄을 엄청 잘 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