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한스

20세기독일에서 어느 말 주인이 "내 한스수학문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해서 일어난 소동.

말 주인은 퇴직한 프로 수학선생이자 아마추어 조련사였는데, 간단한 수학 문제를 주면 그 답만큼 바닥을 발굽으로 두드리도록 훈련시켰다. 바닥을 두들긴 다음에 먹을 걸 줬다고. 처음에는 노후 취미의 일환이었던 모양인지, "내 말은 수학문제도 푼다"며 사람들과 내기해서 공짜 술 타내는 데에나 썼다고.

그러다 신문기사 타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지자 말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한스는 주인이 없는 곳에서도 답을 잘 맞추는 등, 진짜로 계산하는 말같았다. 마침 당시 진화론의 대두로 '인간>넘사벽>동물'이란 상식이 무너지고 있던 대중에게 더 잘 먹혀들었다.

그러나, 한 과학자(Oskar Pfungst)가 한스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 (질문자를 포함해서) 구경꾼이 없으면 적중률이 떨어짐
  • 답이 1이면 더 잘 틀림
  • 관중이 답을 모르는 문제는 더 잘 틀림(많은 경우에서 터무니없이 큰 숫자를 내놓음)

진상은 이랬다. 예를 들어 답이 6이라면 사람들은 말이 6번 두들겼을 때 눈을 크게 뜨거나 주의를 더 기울이는 등, 어떤 식으로든 반응했다. 말은 사람들의 바디랭귀지를 읽고 그 때 발굽질을 멈췄던 것. 한스는 숫자 계산은 하지 못했지만, 콜드 리딩을 쓸 줄 알았던 것이다. 벡터가 다르긴 하지만 정말 영리한 말이긴 했던 셈. 사람들이 원한 건 수학문제 푸는 말이라서 문제지

여담으로, 말 주인조차 한스가 숫자계산을 한다고 착각했던 모양이다. 과학자의 논파로 안습된 말 주인은 사기꾼으로 낙인찍혔고, "그 말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 부디 한스가 짐말이 돼서 평생 혹사당하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자기가 착각해놓고 이제와서

비슷한 사례로, 스펀지에서 나왔던 주인이 속으로 생각한 숫자만큼 짖는 일본의 애완견이 나와서 화제가 됬었는데, 이도 일정 숫자만큼 개가 짖으면 주인이 움찔하면서 몸으로 반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