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신허인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서 환상이면서 실재하는 비고인 묵연동(默然洞)의 선가(仙家) 제일위 절기이다.

풍현은 강함을 추구하는 무인이라기보다는 복수를 위한 힘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많이 조급해 하고 있다. 그래서 묵연동에서는 신혼(神魂)으로 함께 하고 있던 제세칠성(濟世七聖)이 정서적인 부분을 제어하는 것이 기본인 선가의 무공을 익히기를 권유한다. 이에 풍현은 선가십종(仙家十種)에서 심공(心功)의 절정이라는 서열 일 위의 신공인 신정부(神庭府)의 원영신허인(元嬰神虛印)을 익히게 된다.

원영신허인은 문무쌍수(文武雙修)로 심중원영(心中元嬰), 신중신허(身中神虛)에 이르러 이 경지를 하나의 인(印)으로 묶는 것이다. 즉, 이 세상에 뿌려진 씨앗 그대로의 형상인 원영으로 돌아가, 그 원영을 시작으로 가장 순수한 태초(太初)의 형상인 신허에 이르는 것이 목표이다. 이러한 원영신허인을 완성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아닌지 논쟁만 수백 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완성한다면 모든 형태의 요술이나 환술, 진법에 대해서 극성(剋性)을 얻게 된다.

절대천마(絶代天魔)는 차라리 신선이 되라고 할 만큼 성취하기 어려운 절기인 것 같으나, 생각보다 풍현은 아주 쉽게 원영신허인을 완성한다. 그래서 멸마(滅魔)의 신병이라는 유령환(幽靈環)을 받게 된다. 이는 원형신허인을 펼치게 되면 심중원영의 무념무아(無念無我)에 들게 되고, 무심(無心)의 독특한 허권(虛圈)이 배어 나오게 되는데, 이러한 경지만이 유령환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 언급되는 환우육존(寰宇六尊) 중 절대혈후(絶對血侯)는 혈왕맥의 전수자라고 한다.[1] 절대혈후는 혈혼신기(血魂神氣)라는 패도적인 기운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것은 혈왕맥의 진정한 전승자만이 지닐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혈혼신기의 원천이 혈영(血嬰)인데, 바로 원영신허인을 핏빛으로 물들여서 뒤틀은 것이다. 그래서 사파와 마도의 기예들을 의태(擬態)시켜 지닌 특징과 강점을 고스란히 전개할 수가 있다.[2]
  1. 대체로 이 혈왕맥은 혈마류로 여겨진다. 아무래도 후대에 탈혼마제(奪魂魔帝)에 대항한 혈마류의 진정한 전승자로 보이는 혈부(血府)의 혈왕야(血王惹)와 같은 계열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 과정은 다르지만, 결과는 똑같이 얻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원형(原形)과 만나게 되면, 똑같다고 큰 소리 칠 수가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