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 『지존록』
1 개요
"세상의 모든 수수께끼를 짊어지는 자, 세상의 모든 지식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자!"[1]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서 이백여 년 전 인성(人性)조차 압도하며 천심정안(天心正顔)조차 비틀어버릴 수 있다는 절대(絶對)의 사공인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을 지니고 천하를 지배한 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탈혼마제(奪魂魔帝)이다. 색혼탈백신공으로 무인을 순식간에 괴뢰로 만든 염왕과 염왕시위대만으로도 천하에 악명을 떨쳤을 정도이다.
탈혼마제의 본명은 남궁인호로, 본래 남천화(南天華) 후예인 남궁세가의 태상가주였다. 그는 오랫동안 가문의 미래를 놓고 고심했는데, 당시의 세상을 어지럽히던 사마외도인 사천황(邪天皇)의 지류들이 앞으로 수백 년의 번영을 앞두고 있자 결국 가문의 힘으로 그들과 전쟁을 치루는 결단을 내린다. 이십여 년이 넘는 탕마의 전쟁은 사마외도의 세력을 크게 깎는 데 성공하나, 가문 내 많은 인재들의 희생도 뒤따랐다. 이에 시조의 유지를 아는 가문의 원로들조차도 너무 과하다는 반대의견을 낼 정도였다.
그러던 차에, 처음부터 같은 대의 아래 협력하던 개방(丐幇)의 동방호법이 오래 전 사라진 사천황의 직계에 대한 흔적을 발견한다. 사천황의 명을 받은 그들은 잊혀진 마도절기를 찾는 것이 임무였고, 수색 끝에 옛 군마루(群魔樓)의 본거지인 군마천루(群魔天樓)가 있는 섬을 발견하여 그곳에서 찾아낸 절기들을 독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궁가와 개방은 그들를 처치하고자 탕마대를 보내고 격렬한 전투가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수십 년 간 축적된 마인들의 힘은 공포스러웠고, 사천황의 직계는 이미 인간의 경지에서 벗어나 마물에 가까웠기에 탕마대는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전멸하고 만다.
그 홀로 남은 이가 남궁인호였다. 그는 가문의 금기를 깨고, 천 씨와 화 씨가 되기 전에는 사용해서 안된다는 천절도법(天絶刀法)과 화운검법(華雲劍法)을 사용하여 암살로 버틴다. 그 과정은 험난했음에도 남궁가에 허용된 천기심법(天機心法)과 어울린 도검의 절기는 결국 그를 살아남게 하였고, 단지 한 명의 마인만을 놓쳤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때가 남궁인호의 안에서 탈혼마제가 태어난 시점이다.[2] 본래 자살하려던 남궁인호였지만, 살아남은 마인이 있어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쫓기로 한다.
결국, 남궁인호는 나무 조각에 몸을 싣고 돌아온다. 일 년여 만의 귀환이었고, 그동안 가문에는 손자가 태어나 있었다. 남궁인호가 손자에게 '남궁천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던 날, 탈혼마제가 깨어나 남궁세가는 두 조손만을 남긴 채 멸망하고 만다. 그래서 남궁인호는 손자를 탈혼마제에 대항하는 살수로 키우는데, 그가 암천향(暗天香)이다. 그러나 암천향 역시 색혼탈백신공에 왜곡되어 또 다른 자신인 사혼향(邪魂香)을 낳게 된다.
이후 탈혼마제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밝혀지지는 않는다. 다만, 그가 남겨두었던 것들은 암천향을 통해 풍현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