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부십마해

뼈는 뼈대로, 살은 살대로, 피는 피대로

모두 나의 시종!
떠도는 고혼도, 흔들리는 원혼도, 지랄하는 망자도
모두 나의 수족!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 나오는 사대기보(四大奇寶) 중 절대지존환(絶對至尊環)의 사로 서열 일 위인 가공무쌍의 사공이 음부십마해(陰府十魔解)이다. 산 자에게 있어 최강의 공포라는 '죽음'조차 희망이라며, 그 작은 희망조차 좌절시킬 수 있는 잔혹하며 악독한 사공이기도 하다. 산 자의 영혼 및 신체는 물론 이미 죽은 자들의 혼(魂)조차 지배할 수 있는 절대(絶對)의 사공이기에 사신지력(死神之力) 명부지왕(冥府之王)이라 일컬어진다.

이 음부십마해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음부고루유혼신공(陰府骷髏幽魂神功)이고, 그 위력을 드러내는 가공할 사기(邪氣)는 공력이 깊어질수록 체액이 모조리 말라버리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래서 연성자는 온몸이 앙상하게 마르게 되어 피부가 완전히 거죽으로 변하고, 오장육부(五臟六腑)도 형체마저도 일그러지며 압축되어 뼈에 들러붙는 꼴이 된다. 또한, 살점도 없는 살갗 속의 뼈가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을 하게 되어 꼭 한 구의 고루나 백골처럼 변화하게 된다.

풍현도 이 음부십마해를 자주 사용한다. 특히나 귀마(鬼魔)와의 대결에서 십성의 고루인(骷髏印)을 보여주는데, 이에 귀마는 매우 놀라며 당혹해 한다.[1] 이러한 귀마의 반응을 본 풍현은 음부십마해를 연성한 다른 자가 있음을 눈치채고, 음부십마해의 심령공제라는 유혼(幽魂)을 펼친다. 그러나 이미 귀마는 더 강력한 유혼에 지배된 상태였기에 저주망혼령이 드러나면서 죽고, 귀골시무인(鬼骨屍霧人)으로 변하여 연혼전주(練魂殿主)의 지배를 받는다. 그리하여 풍현은 음부십마해를 극성으로 연성한 자가 있음을 분명히 확인하고, 진혼력(鎭魂力)으로 귀골시무인을 물리친다.

음부십마해는 본래 마교(魔敎)의 구대마문(九大魔門) 중 음부고루문(陰府骷髏門)의 절기로, 마존절기 중에서도 최강일지도 모른다.[2] 연혼전주도 이 고루문의 후인이나, 지존마(至尊魔)에게 패하면서 고루문에서 버려진다.[3] 그래서 연혼전주는 지존마와 다시 싸워보기 위해 풍현을 시험하며 때가 이르기를 기대하지만, 결과는 참혹할 뿐이다.
  1. 본래의 음부십마해라면 온몸이 고루와 같아져야 한다. 그렇지만 풍현은 고루인을 사용한 왼손만 달랑 고루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지존환의 음부십마해는 지존마의 교정을 거쳤기에 그리 발전된 것 같다.
  2. 『지존무상록』의 무료공개편에서 연혼전주가 고루왕(骷髏王)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보면 음부십마해를 '마존절기의 정점'이라 표현을 하는데, 이게 마존구문의 마존절기 모두의 정점이라는 의미일 가능성도 있지만 음부고루문의 마존절기의 정점이라고 해석하는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쪽을 의도한 서술인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전자를 의미하는 서술이라고 해도 이게 객관적인 평가인지 아니면 자기 문파에 대한 자뻑(...)인지도 확실하지 않으니.
  3. 고루문이 패배자에게는 관심 없다고 버린 것이라 하는데, 아마도 지존마가 연혼전주의 천마신부(天魔神符)의 금제를 파훼함으로써 금제가 없어진 연혼전주는 더는 마교도가 될 수는 없었던 것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