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무

李德懋
1741~1793

1 소개

조선 후기의책덕후실학자로, 본관은 전주이며 호는 형암, 청장관, 아정 자는 무관이다.

실학자 중에서도 박제가, 정약용, 이서구 그리고 유득공 등과 함께 꽤나 높이 쳐주는 인물로, 실제로 역대 실학자들 중에서 제일 박식했다고 한다. 연암 박지원의 제자이자 친구 사이로, 박지원의 글 중 훌륭하다 생각하는 것들을 몇 개 추려내어 각각 그 글에 대한 비평을 달아 놓은 '종북소선'이라는 책을 쓰기도 할 정도였다.

어렸을 때도 다방면에서 큰 재능을 보였지만 서얼인 관계로 벼슬직에 크게 등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정조 대에 이르러 박제가와 함께 서얼 출신임에도 중용되었고, 박제가와 함께 청나라에 사신으로 가기도 하였다. 청나라에서 여러 문학 자료와 고증학 자료를 가져와 학문을 발전시키고, 귀국 후 북학을 제창하였다. 청나라에서 자료만 수입한 것이 아니라, 그 곳의 선비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청나라 사행 전후로 계속 그 곳의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러한 인연은 훗날 추사 김정희가 청에서 인정을 받고 명성을 떨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는 긴 흐름의 한 부분이 되었다. 아들로는 이광규가 있다. 후에 이광규가 그의 저술을 묶어 '청장관전서'를 펴냈다. 손자 이규경 역시 뛰어난 학자로, 문집 '오주연문장전산고'를 남겼다.

2 단 것 마니아

여담이지만 이 사람 단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서구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자기 말로는 '성성이(오랑우탄)가 술을 좋아하고, 원숭이가 과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사족을 못 썼다고 한다. 그런데 박제가가 염치가 없이 세 번이나 단것을 먹으면서 자기에게는 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예전에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먹으라고 줬던 단것까지 몰래 훔쳐 먹었으니, 이서구에게 대신 좀 꾸짖어 달라고 징징편지까지 쓴 기록이 남아 있다(...).[1] 귀...귀엽다!

3 책덕후

책덕후로서의 면모를 보면, 그가 무척 가난한 삶을 보낸 것과 어우러져서 뭔가 읽는 사람을 눈물짓게 하는 면이 있다.(...) 방이 너무 추워서 이불 위에 논어를 펼쳐서 덮고 바람은 한서를 병풍처럼 펼쳐세워 막아 겨울을 났다고 하는 일화가 있다. 또한 책을 살 수가 없어서 책을 빌려온 뒤 그걸 베끼고 돌려주는 식으로 소장도서를 늘리기도 했던 모양이다. 훗날 정조가 그를 중용하여 박제가와 함께 규장각 검서관의 자리를 주었다. 검서관이라는 자리는 쉽게 말해, 학술적인 업무를 담당하여 경연을 기록하거나 자료를 찾는 등의 일을 하는 직위인데, 규장각의 희귀한 책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아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2]

4 진성 선비

선비의 일상 생활에 대해 서술한 '사소절'을 보면 굉장히 꼼꼼한 성격으로 보이며 지금 눈으로는 '뭐 이런 거까지 신경 쓰나' 싶을 정도로 사소한 일에도 예절을 지킬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추락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북한산 백운대를 오르지 않았으며, 복어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위험한 곳을 일부러 찾아가지 말고, 음식으로 목숨을 시험하지 말라는 이유에서였다.

5 미디어에서의 출연

  • 한국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차태현이 이덕무 역을 맡았다. 여기서 이덕무는 책을 좋아하고 재치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절친한 벗 양씨를 역모죄에 엮이게 만들어 죽이고 자기 아버지 이성훈 대감을 귀양보낸 좌의정 조명수의 권력 원천을 제거하기 위해 동서양의 지혜를 결합한 독특한 계략을 짜서 서빙고의 얼음을 순식간에 털어낸다.
  1. 해당 원문: 내가 단 것에 대해서는 마치 성성(狌狌)이가 술을 좋아하고 원숭이가 과일을 즐기는 것과 같으므로 내 친구들은 모두 단 것을 보면 나를 생각하고 단 것이 있으면 나를 주곤 하는데 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의 호)만은 그렇지 못하오. 그는 세 차례나 단 것을 먹게 되었는데, 나를 생각지 않고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이 나에게 먹으라고 준 것까지 수시로 훔쳐먹곤 하오. 친구의 의리에 있어 허물이 있으면 규계하는 법이니, 족하는 초정을 깊이 책망해 주기 바라오.-간본 아정유고 권6 문(文)-서(書)
  2. 하지만 일로 책을 접하는 것이다보니, 자신의 집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처럼 편하지 않다는 기록 역시 남겼다. 자기 좋아하는 것도 직업으로 하면 재미가 덜한 것처럼?